백두대간 (제14구간, 비재 ~ 늘재(눌재, 널재)

지난 주 덕유구간을 땜방을 하러 갔다가 나의 국공파에 대한 대처 능력 미숙으로 도중 하차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부득이 늘재에서 밤티재를 거쳐 비재 쪽으로 내려오는 역방향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결단을 내리는 데에는 역시 '홀대모' 고수님들의 조언이 큰 역할을 하였으며, 그 조언이 결국 나를 속리산 구간으로 이끌었다.

 

먼저 예습이 필요했다.

예습을 하다보니 '홀대모' 회원 '다정님'이 운영하는 '피앗재산장'이 발견되었고 그 곳을 base camp 삼아 토요일은 비재~늘재 구간을, 일요일은 늘재 ~ 버리미기재 구간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교통편이었다.

금요일에 피앗재산장까지 가는 문제도 그렇고 일요일 귀경하는 차편도 역시 문제가 될 것 같아, 하는 수없이 승용차를 가지고 가기로 하고 길을 익히고자 피앗재산장으로 접근하는 길도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 연풍IC에서 내려 34번, 47번 국도와 517번 지방도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2009. 4. 17. 서울을 출발하여 연풍 IC에 내려선 시간이 20:00경.

장연을 지나 쌍곡계곡에 들어서자 비록 어둠으로 인하여 주변이 제대로 식별될 리는 만무하였으나, 길가에 늘어선 민박집과 식당 그리고 팬션이 이 곳이 상당히 유명한 유원지이며 계곡은 절경인 곳임을 짐작케 한다.

 

소금강이라는 팻말이 있는 곳을 지나 구곡양장을 오르자 제수리치가 나오며 이내 삼거리가 나온다.

어둠 때문에 금강산에 비길 만큼 절경이어서 신라 말기에 종래는 신선이 되었다고 하는 孤雲 최치원이 머물렀던 비경을 직접 확인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加恩邑 이정표를 따라가면 내일 날머리인 버리미기재가 나올 것이어서 나는 우회전을 하여 늘재를 향한다.

 

늘재를 눈에 익히고 비재를 지나 피앗재 산장을 향해 가던 중, 아무리 찾아도 비재로 들어가는 왼쪽 길도 없으며 교통 표지판 역시 없어 무려 한 시간이 넘게 헤매는 일이 발생하였다.

 

결국 '다정'님의 구원으로 그 들머리는 비포장 도로가 약 100m 진행되는 곳이며 그 입구에 'GS 동관주유소'가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불이 꺼져 있는 주유소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승용차 한 대 간신히 빠져나갈만한 입구를, 얼마전 날머리인 비재의 2차로 아스팔트 도로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비포장 도로인 그 곳을 아무리 연계해도 연결시킬 수 없었던 나로서는 멋지게 한 대 얻어 맞은 꼴이었다.

 

12시 넘어 산장에 도착한 나는 4시 정도에 출발하기로 하고 다정님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취침.

 

4. 18. 03:40에 일어나 아침 밥을 먹고 '다감님'이 준비해 주신 도시락을 챙기고 '다정님'의 차로 늘재를 향해 출발.

 

늘재에 도착하여 04:45 입산금지 팻말 뒤로 난 길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오늘 산행 시작.

 

 

내가 새벽 산행을 고집하는 이유는 마루금을 걸으면서 느끼는 조망감을 그 마루금에 이르기까지의 새벽산행은 조망이 제대로 되지도 않아 어쩌면 좀 지리할 줄 모르지만 이런 잡목으로 가득찬 오름길은 낮에도 어차피 조망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도 없어 그렇게 오름길을 계산을 하며 오르느니 차라리 그저 헤드 랜턴이 가르키는 땅만 보고 오르고 그러다 보면 그 랜턴의 효용 가치가 다 할 무렵 어느 정도의 높이가 확보되고 또 그 정도의 높이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느 정도 트인 시야가 그 곳에 이르기까지의 고된 심신을 분명히 확 풀어 주는 기회를 분명히 제공하여 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러기는 마찬가지다.

뒤 돌아보이는 곳의 마을이나 가야할 속리산 주능선의 스카이 라이도 그저 스카이 라인 일뿐 제대로 시야기 확보될 리 만무하다.

 

05:50.

그렇게 오르는 중에도 계속 발견되는 '출입금지'라고 쓰여져 있는 현수막이 양식 없는 산꾼들을 일갈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날이 밝아지기 시작할 무렵 길이 워낙 잘 되어 있는 직선 길로 무심코 들어섰는데 갑자기 표지기가 보이지 않고 그 길은 내리막 길로 들어선다.

섬뜩한 생각에 다시 돌아서서 오던 길을 10m 정도 돌아 나오자 오던 방향에서 왼쪽으로 희미한 길이 있으며 그 길로 들어서자 황폐화된 묘지가 있고 큰 바위 2개 사이로 표지기가 날리고 있으며 그 뒤로 밤티재 도로가 보인다.

696.2고지이다.

 

즉 잡목 사이로 허연 부분이 보이는데 그게 밤티재를 만들면서 절개지 부분에 토사유출 방지 차원에서 심어놓은 이름모를 풀이다.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자 이내 아스팔트 도로와 그 건너 철책이 보이며 잠긴 출입문이 보인다.

 

 

아직 국공파는 출근하지 않아 빈 감시초소가 보이고 화북 방향으로 echo bridge가 보인다.

정보에 의하면 국공파는 아침 09:00에 화북분소로 출근하여 차량으로 09:30경 이곳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철책을 우회하여 등로로 오르기 시작하면 아까 허옇게 보이던 절개지 사면의 풀을 밟을 수 있으며 동물 이동로와 그 건너의 내가 내려온 길 뒤로 698.2고지가 보이며 이제 날은 다 밝았다.

 

 

 

 

아직까지 속리산의 윤곽이 잡히지 않으며 다만 잡목 사이로 보이는 암봉들이 서서히 내가 암봉군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간간이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594고지에 오르는 이 길은, 길이 너무나 명백하여서 그런지 아니면 어차피 통제하여 놓은 길이기 때문에 표지기를 다 제거해서 그런지 유달리 표지기가 눈에 띄지를 않는다.

기묘한 바위가 서 있는 594고지에 이르자 뒤에 있는 구화산 너머로 여명이 보인다.

 

 

 

장암리 마을이 보이며 화북분소 사무실, 성불사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며 내가 지나온 696.2봉이며 청화산 등이 보이며 앞으로는 드디어 속리산 암봉 등이 다가오고 있다.

 

 

 

 

 

성불사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암봉이 눈에 익을 무렵 드디어 산부인과바위를 통과하면서 바위 오름길이 시작된다. 

즉 신생아가 산모의 몸에서 빠져나올 때처럼 힘들게 통과하여야 하는 작은 구멍을 뜻하는 이 산부인과 바위는 이 구간에서 세 곳 정도를 만나게 되었는데, 직접 통과 혹은 우회 통과 방법이 있는 곳도 있고 오로지 그 곳만을 통과하여야 하는 곳도 있다.

 

 

 

700고지에 오르자 중벌리 쪽 마을이 눈에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696.2봉과 그 연봉들이 멀어졌다고 느낄 때, 드디어 문장대가 철탑과 함께 눈에 들어온다.

 

 

또 산부인과 바위를 만나고 그 작은 구멍을 통하여 기어오르는 구간도 만난다.

 

 

 

그러다 보면 큰 바위에 오소리 모양을 한 이끼 덩어리도 만나게 되며 그 바위 밑으로 머리가 바위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낡은 밧줄에 의존을 해야만 하는 구간도 나온다.

 

 

 

 

 

그렇게 바위를 타고 오르다보면 잠시 호젓한 오솔길도 만나게 되는데, 이때 그 반가운 '진주삼현여고' 표지띠가 옛 애인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을 가지게 한다.

스즈끼 이치로와는 사뭇 다른 감정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솔길과 암릉을 볼 수 있는 짬을 잠깐 내 주었던 속리는 다시 낡은 밧줄 하나를 던져주고는 세미클라이밍을 요구한다.

 

 

 

 

아니 세미클라이밍이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암벽타기를 요구한다.

바위도 기어오르고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고 내려 가기도 하고, 배낭이 돌에 긁히는 소리도 들어야 하고, 그 옆주머니에 있는 물통 쭈그려졌다 펴지는 소리도 간간히 들어야 되는 이 곳이 속리산인데, 정말이지 그 재미에 아니 혹시나 하는 긴장감에 푹 빠지다보니 내가 도대체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조차도 잘 모를 지경이었다.

 

 

 

 

그렇다.

그렇게 오르다보니 시간은 07:55을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벌써 문장대 아래에 있는 헬기장에 올라와 있었다.

뒤로는 내가 기어 나온 귀두 모양의 바위가 있었고 앞에는 문장대가 좌로는 화장실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국공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국공파는 오후 9시에 출근하여 10:30 정도면 이곳에서 근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 점심때에는 식사를 위하여 자리를 잠시 비운다고 하고 아마 그 시간을 이용하여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문장대 오르기 전 넓은 터에는 문장대 표지석이 2기 설치 되어 있었으며, 그 중 한글 표지석 뒤에는 속리산이 그 이름을 갖게된 유래가 기록되어 있었다.

즉 孤雲 崔致遠의 시에서 비롯 되었다는 내용인데...

'도는 사람을 멀리하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 하려 하고

  道不遠人  人遠道

 산은 사람(속세)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은 산을 떠나려 하는구나

  山非離俗  俗離山'

또 문장대가 그 이름을 가지게 된 유래 역시 그 다음에 기술 되어 있다.

즉 원래는 雲藏臺였었는데 세조대왕이 신병 치료차 복천암에 머물던 중, 이 곳을 찾아 신하들과 함께 글을 지었다고 하여 文藏臺가 되었다고...

그리고 정상의 움푹 파인 곳이 알이 부화한 곳으로 생명의 신비...

그런데 속리산이 그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그 이전으로, 離持山으로 불리던 이 산을 766년 미륵보살의 계시를 받은 진표율사가 보은에 이르자 들판에서 밭을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율사를 맞이하자, 이를 기이하게 여긴 농부들이 율사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이 소들은 겉으로는 어리석으나 속으로는 현명하여, 내가 계법을 받은 것을 알고 불법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하자, 농부들은 크게 깨닫고 그 자리에서 낫으로 머리를 자르고 율사의 제자가 되었는데, 이렇게 율사와 같이 덕 높은 스님이 법주사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출가한 사람이 3,000명에 이를 정도가 되었던 바,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세속(俗)을 뒤로하고(離) 산(山)으로 몰려 들었다고 하여 이 산을 俗離山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자로 되어 있는 표지석 뒤로 관음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으나 통제구역 임을 알려 주고 있어 나는 문장대로 오른다.

 

 

 

 

 

 

문장대 정상에는 몸을 가누기에도 쉽지 않을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臺의 왼쪽으로는 신선대, 비로봉, 천왕봉 그리고 소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 능선이 이어지고,

그 오른쪽으로 법주사 사하촌의 모습이,

그 옆으로는 관음봉, 속사치, 북가치, 묘봉이,

그 옆으로는 정낭골 계곡과 중벌리 마을이,

그 오른쪽으로 내가 온 694고지니, 698.2고지 그리고 청화산 연봉들이 보인다.

정말이지 이건 panorama가 아닌 실제 상황으로 말 그대로 '장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그리고 문장대의 움푹 파인 부분.

'동국여지승람'에는 이 구덩이에 물이 철철 넘쳐서 가뭄에도 줄지 안고 장마에도 불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 물이 동쪽으로 흘러 낙동강이, 남쪽으로 흘러 금강이, 서쪽으로 흘러 북쪽으로 꺾이면 달천(남한강)이 된다.'고 기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천왕봉이 그 삼파수의 원천임을 볼 때 이는 사뭇 과장된 기술이라 하겠다.

그 웅덩이 앞에 앉아 카메라를 시설물 설치대 위에 거치하여 놓고 셀프로 한 커트 찍었다.

 

 

항상 이 곳에 다달았을 때에는 시장통 같이 북새통이었었는데 오늘은 사람 하나 눈에 띄지 않고 매점이 있던 자리에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복원중'이라는 플래카드만 바람에 휘날리고 있어 표지목 앞에서 과일을 하나 꺼내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앉은 자리에서 가야할 곳을 바라보자 멀리 신선대 휴게소가 보이며 천왕봉까지도 보인다. 

 

 

 

 

신선대 휴게소에 도착하여 문장대를 바라보았다.

테이블을 이용하여 셀프로 한 카트.

막걸리를 대포로 한 잔 마시며 쉬고 있는데, 이 휴게소의 진돗개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 온다.

귀여운 녀석...

 

 

 

입석대 가는 길에 기묘한 형상의 바위군을 지나자 조릿대 군락 사이로 길이 나 있으며 이내 입석대를 지난다.

 

 

 

비로산장 계곡이 보이며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 멀리 바위 너머로 보이는 천왕봉이 한 폭의 그림같아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석문을 지나자 상고암 삼거리가 나오고 이 곳이 문장대부터 이어지던 일반 등산로가 끝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천왕봉 오르기 바로 전에 왼쪽으로 헬기장이 있고 그 너머로 장각동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인데 그 코스도 출입금지 구간이다.

헬기장 위로 천왕봉이 보이고 나는 걸음을 재촉한다.

아까 삼거리에서 만났던 일단의 등산객들은 산거리에서 비로봉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는지 시끄러운 소리들이 멀어진다.

 

 

 

 

 

천왕봉이다.

일제에 의하여 천황봉으로 불렸었던 천왕봉이다.

국립공원이 아닌 뜻있는 산객들에 의하여 '천황봉'이라는 정상석은 뽑혀지기는 하였다고 하는데 아직 그 대체물이 세워지지 않은 것이 약간은 안타깝다.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곳이 대목리와 삼가저수지.

그리고 법주사 사하촌.

문장대와 비로봉 등..

그리고 뒤 따라온 천안에서 혼자 왔다고 하는 총각에게 부탁하여 안내표지판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 한 장을 남길 수 있었다.

 

 

천왕봉을 내려서자 한남금북정맥의 입구가 출입금지 표지판과 함께 서 있고 그 마루금이 잡목 사이로  보인다.

 

 

 

 

가파른 내리막을 한참이나 미끄저지며 뛰다시피 내려오자 대목리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오고 오솔길 같은 평평한 길을 지나자 바로 눈 앞이 팍 트이는 곳이 나온다.

전망대 바위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의 사면이 바위가 낭떠러지로 절경이었으며 멀리 만수동이 보이며 오른쪽으로는 한남금북정맥이 꼬리를 물고 있다.

 

 

 

 

703고지, 726고지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이 앞으로 펼쳐져 있고 여전히 내리막은 계속된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표지띠 너머로 천왕봉이 보이고 있고 이내 나는 폐쇄된 헬기장에 다다른다. 

 

 

 

 

멀리 투호봉 중턱을 가로 지르는 977지방도로가 보이며, 갈령에서 올라 왔다는 아저씨 두 분을 만나 산인사를 나누고, 뒤를 돌아 크게 꺾인 667고지를 바라보자 이내 피앗재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피앗재 산장의 안내판이 보이고, 그 반대방향으로는 쉰섬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있으며 나는 마침 부산에서 오셨다는 아저씨에게 부탁을 하여 표지판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 한 장을 건진다.

진행방향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형제봉을 바라보고 뒤를 돌아보니 트인 곳에서 천왕봉을 조망한다.

 

 

 

이때 반가운 표지띠가 하나 눈에 띈다.

우리 '홀대모'의 '초은(艸垠)'님의 것이었는데, 마치 '조금만 더 힘내라'는 메세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 나에게는 커다란 응원군이 되었다.

이윽고 이상하게 생긴 바위들을 타고 오르니 형제봉(828m)이다. 

 

바위 끝까지 표지띠가 어지러이 널려 있는데 그 곳을 넘어서면 계속 977지방도로를 옆에 끼고 같이 운행하게 된다.

 

 

 

 

13:52 갈령 삼거리에 도착.

이미 체력이 많이 소비된 상태였는데 진행방향으로 왼쪽으로 가면 갈령 갈림길이, 뒤로는 형제봉이 보이며 나는 급경사를 따라 아래쪽으로 진행한다.

앞으로 비재까지는 3.6km.

이 정도의 거리라면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라고 한다면 약 1시간 조금 더 걸릴 정도의 산세이고 지형일텐데 지금은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못재 삼거리라는 곳을 지나고는 있으나 이 곳이 왜 못재인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고 오히려 그 위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 바로 나타나는 억새밭이 오히려 못재가 아닌가 생각되는 지역이다.

 

 

 

 

680고지 아래에 있는 충북알프스로 빠지는 삼거리를 지나 그 680고지로 오르면또 오솔길 같은 길을 지나 또 오르고 내려가기를 약 6회 정도나 하여야 하는 이 길은 너무나 지리하고 힘들기만 하다.

 

 

15:36.

드디어 비재에 도착.

늘재를 출발한 지 10시간 54분 걸렸다.

중간에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운행 시간만 10시간 정도 거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