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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한북정맥 지맥

보개주라이단맥(알바구간 보충)

제가 마루금을 죽자사자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느 구간을 산행하면서 소구간을 마루금으로 산행하지 않고 다른 길을 걸었다면, 그것도 몰라서 우회한 것이 아니라 당시 어떤 환경에 의한 방해라든가 아니면 당시에는 어쩔 수 없을지라도 그것이 어느 정도 자의에 의한 결과였다면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한북정맥에서 갈라진 산줄기는 거의 다 했으면서도 항상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런 구간이 몇 개 남아 있어서 입니다.

그 중 하나가 고대산에서 주라이등을 넘어 불견산으로 가던 중, 추가령을 지날 때 산림조합 직원들이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추가령~내산리임도 구간은 임도로 운행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벌써 1년 전 일이군요.

주말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오늘은 하루 사무실을 쉬고 비슬님, 벌떡님과 함께 그 구간을 하기로 계획합니다.

그런데 보통 그 구간을 다시 운행하기 위해서는 고대산으로 올라 삼각봉을 지나 삭도 옆으로 진행하여 군비상도로를 만나 다음 봉우리를 하나 넘어 주라이등에 오른 다음 추가령으로 내려서서 잃어버렸던 구간인 추가령 ~ 내산리 구간을 진행한 다음 내산리에서 하산하면 될 것입니다.

비록 잃어버린 구간은 얼마되지 않겠지만 접속구간을 더하면 상당한 거리가 될 것인데 오늘은 고대산이나 대광봉을 거치는 대신 군비상도로를 따라 오르는 방법으로 진행을 하기로 합니다.

결국 비때문에 이번 주 한강기맥은 한 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11. 4.

2. 동행한 이 : 벌떡, 비슬

3. 산행 구간 : 신탄리 ~ 1등로 입구 ~ 주라이등 ~ 추가령 ~ 아래 대광골

4. 소요시간 :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신탄리역

 

 09:27

 

 

1등로 입구

  1.4km

 09:47

 20

 

지맥 만남

  4.3

11:01

 104

 

주라이등

 1.3

11:41

40

 

추가령

 1.2

 12:30

52

  19분 휴식

아래 대광골

  2.2

 15:25

28

102분 점심

26.2

05:58

03:57

순 운행시간

 

산 행 기 록

09:27

요사이 고대산 가는 길은 무척이나 멀어졌습니다.

전에는 전동차에서 기차를 갈아타는 낭만도 있었고 이렇게 작은 역에서 표 한 장을 사는 번거로움도 기꺼이 마다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 수해로 한탄강의 철교가 유실되는 바람에 기차 운행이 중지되었고 가뜩이나 적자 운행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철도청에서는 "얼씨구나 좋다."면서 그 복구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벌써 4개월이 다 지나도록 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덕분에 이곳 고대산을 찾는 산객들은 부득이 동두천역에서 버스(39-2)로 갈아타서 이곳까지 와야하는데 매 20분 마다 다닌다는 그 버스를 타고 고대산을 찾기는 쉽지 않아 고대산 입구의 식당이나 슈퍼 아주머니들은 인상을 쓰게 됩니다.

없는 분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정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굳게 닫혀 있는 신탄리역의 쓸쓸한 정경입니다.

직원들은 출근을 하여 무슨 일을 할까요?

썰렁한 마을을 보면서 지납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고대산 입구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일단은 들어서야 하였는데 이제는 입구에 버스 종점 역할을 하는 주차장이 있어 포장된 아스팔트 위로 걸어올라가도 됩니다.

1코스로 오르는 등로 옆의 군비상도로로 올라가기로 하였으므로 굳이 매표소 앞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완연한 가을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키가 컸던 풀도 이제는 그저 이런 모습으로 내년을 기약하려는가 봅니다.

멀리 등로와 관련된 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09:47

신탄리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제1등산로 입구입니다.

 고대산 정상까지는 2.8km이니까 한 시간 정도 땀을 흘리면 다다를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09:48

우리는 오늘 저 문 옆으로 진행을 합니다.

 길은 이렇게 편하게 진행합니다.

 중간에 약수터도 하나 지나는데 관리가 되지 않아 100% 음용불가입니다.

이곳 도로 사정은 무척 양호한 편입니다.

이렇게 산사태 방지를 위하여 축대도 잘 쌓아 놓았고...

망에다 돌을 채워서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것으로 이런 공법을 론생마대 시공이라고 하는군요.

아마 돌에 풀종자를 부착시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풀들이 자라나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웬 모기와 파리들이 자꾸 달려드는데 아마도 비가 온다는 징조일 수도 있겠는데 저렇게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으니... 

 길 오른편으로 오늘 진행할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측 볼록 튀어난 봉우리가 주라이등 일명 석봉입니다.

 11:01

 이제 다 왔군요.

 대광봉으로 오르는 맞은 편 등로이고,

 도로 한 켠에는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익히 보았던 비입니다.

 뭐 5사단 공병대와 미 제2공병단이 1991. 5. 24. 완공한 도로라는 글이 박혀져 있습니다.

 멀리 대광봉에 새로 만든 정자가 보이는군요.

 드디오 군부대 쓰레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교육을 시키는지 몰라도 군인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렇게 온통 쓰레게 천지입니다.

 등로에는 하얀 붕대로 리본을 만들어 나무에 매어 놓았는데 6.25. 유해발굴현장인 것 같습니다.

 우선 그 작은 봉우리 하나에 오르니 예전에 보지 못했던 말뚝 하나가 보이는군요.

 폐삼각점입니다.

 이렇게 유해발굴을 위하여 구덩이들이 많이 파해쳐져 있습니다.

 안부를 내려가면 좌측으로 우회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철조망을 통과하고,

 깊은 낙엽을 밟고 진행을 하면,  

 안부가 나오고 길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왼쪽은 주리이등을 우회하는 구간이고 오른쪽은 주라이등을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길입니다.

 작년에는 좌측으로 우회를 하는 바람에 다시 돌아오는 우(愚)를 범하였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직벽에 가까운 벽을 돌과 나무를 잡고 올라갑니다.

 상당한 난코스입니다.

조심스럽게 이 길을 타고 오르면, 

 11:41

주라이등 정상입니다.

운무때문에 멀리 금학산이나,

 지장봉도 그저 윤곽만 확인할 뿐입니다.

 12:00

 아래 뱀같은 임도를 보면서 막걸리 한 통을 비우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상당한 양입니다.

 하는 수없이 주선주섬 먹을 것을 배낭에 집어넣고 잽싸게 이동을 합니다..

 12:15

 바로 헬기장이 나옵니다.

 이곳도 이미 아는 곳입니다.

 헬기장을 지나 우틀을 하면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을 만납니다.

 상당한 경사입니다.

 드디어 추가령이 보이는군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잠시 피할 곳을 찾습니다. 

 12:30

 추가령에 내려서기 전 바로 우측에 있는 벙커로 들어갑니다.

 대피소로서는 아주 그만이군요.

 여기서 가지고 온 떡과 만두 그리고 라면으로 포식을 합니다.

 내일 비가 오기로 예보가 되어 있어 오늘 사무실을 쉬면서까지 감행한 산행인데 이렇게 비가 오니 좀 난감합니다.

 더욱이 지금부터가 작ㄴ녀에 답사하지 못한 구간이 시작되는 곳인데 ....

 14:12

 비가 조금 약해지는 틈을 타서 방카를 나옵니다.

 14:14

 작년에는 이곳에서 가지 치기 작업을 하시는 분들 때문에 좌측 비상도로로 진행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오늘 산행은 우측의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것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비때문에 또 곤란해집니다.

 하는 수없이 하산을 합니다.

 마침 우측으로 비상도로가 있습니다.

곧 이 추가령이 산거리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부대 쓰레기가 눈에 보이고...

 그림같이 보이지만 빗속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멋있기는 하지만,

 

 

 

 금방 이렇게 어두워져 옵니다.

 이렇게 한 시간 정도 내려오자 도로는 시멘트 도로로 바뀌고 2층짜리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이미 이 집은 폐허가 되어 있고 쓰레기만 쌓여 있습니다.

 현재 위치도 알 수가 없어 택시를 부를 수도 없고 더욱이 비를 맞으면서 계속 하산할 자신이 없어집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던 종이지도를 가지고 오지 않은 곳을 후회합니다.

 하는 수없이 GPS에서 현 위치를 확인합니다.

 N38 11.077 E127 07.930.

그러고는 119에 현 위치가 어디 정도인지 확인을 부탁하니까 이곳은 전방이라 군부대에서 전파를 교란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위치가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부근 지리를 잘 아는 분과 대강의 통화를 하자 그리로 택시를 보내준다고 합니다.

얼마 후 도착한 택시기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곳이 아랫대광골이라고 하는군요.

쓰린 가슴을 안고 연천읍으로 나와 의정부행 버스로 갈아타고 의정부로 나옵니다.

오늘 또 목표 구간을 실패했으니 다음에는 이 구간부터 다시 시작해서 꼭 끝내야 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