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이 난이도가 높다는 것은 물론 다른 곳보다 봉우리의 높고 낮음이 심해 산행하기가 힘이 들다는 면도 있겠지만 저의 관점에서는 그곳이 오지 산행이 많기 때문에 접속구간이 길고 설사 하산을 하였다 하더라도 큰 도시로 나와 귀가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한강기맥의 첫구간을 하는 두로봉까지의 접속 구간도 그렇고 운두령 그리고 가장 심한 곳인 구목령, 먼드래재, 화방재....
구목령 구간 중 한 번은 산친구산악회의 도움으로 함께 구목령에서 도로까지 트럭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에 2시간 20분 짜리 하산 코스를 간단하게 할 수 있었으나 구목령 먼드래재 구간은 그 산악회가 12. 11.로 일정을 잡는 바람에 저도 꾀를 내어 그 구간은 그때 하기로 미룹니다.
그렇다면 먼드래재 ~ 화방재 구간은?
예전의 선답자 자료들을 다시 복습힙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대강 보고 지나쳤던 산냄시님 산행기에서 기가 막힌 자료를 찾아냅니다.
동서울터미널 06:30, 홍천 07:40 착, 서석행 08:00, 08:40 서석 착, 08:50 서석발 먼드래재 버스 이용하여 09:07 먼드래재 착 그리고 산행 뒤 화방재에서 16:50에서 몇 분 뒤 도착하는 홍천행 버스 탑승......
기가 막힌 대중 교통 연결망(網) 입니다.
문제는 산행 시간입니다.
비슬님과 동행하는 저는 무서운 산행 속도의 산냄시님의 산행 시간은 우선 무시하기로 합니다.
저희와는 비교불가이기 때문입니다.
무원마을 형님과 다른 두어 분의 구간 시간을 참고하니 비슬님이 조금만 실력 발휘를 해주고 기상 여건만 허락해 준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보통 약 15km를 07:20 정도 걸려서 진행들을 하셨으니 저희들로서는 최소한 07:40분 정도로 끊어야 간신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과의 싸움.
과연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은 어머니댁에 가서 김장을 한 다음 일요일 새벽 04:30에 기상을 합니다.
너무 이르게 전철역으로 가니 전철 역사의 문이 아직 열지 않았군요.
06:29발 홍천행 버스에 탑승합니다.
07:35 홍천 도착.
잽싸게 대합실 내에 있는 분식집에서 라면을 시켜놓고 김밥 두 개를 쌉니다.
그리고 막거리 한 통을 사서는 버스에 오릅니다.
08:35 서석 도착.
08:50에 출발하는 버스는 청량리행 버스와 먼드래재를 거쳐 횡성, 원주로 가는 버스 등 두 대가 있군요.
오늘 서울지방의 아침 기온이 -1˚이니 홍천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5˚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11. 12.
2. 동행한 이 : 비슬님, 저
3. 산행 구간 : 한강기맥 제4구간(먼드래재 ~ 수리봉 ~ 대학산 ~ 화방재)
4. 소요시간 :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먼드래재 |
|
09:05 |
|
|
710봉 |
1.6km |
09:56 |
51 |
|
수리봉 |
3.1 |
11:41 |
105 |
10분 휴식 |
935봉 |
3.1 |
13:21 |
100 |
20분 점심 |
대학산 |
3 |
15:07 |
106 |
|
임도사거리 |
1.93 |
16:00 |
53 |
|
610봉 |
0.57 |
16:19 |
19 |
|
화방재 |
1.5 |
16:50 |
31 |
|
계 |
14.8 |
07:45 |
07:15 |
순 운행시간 |
산 행 기 록
서석에서 이 버스를 1,200원 내고 탑니다.
중간에 할머니 한 분을 태운 버스는 09:05에 먼드래재에 도착을 하는군요.
09:05
그 시간 먼드래재에서는 절개지 보강 공사를 하느라 많은 분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혹시나 산방기간을 이유로 입산을 방해하는 분들이 계실까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빨간 깃발을 단 차량이 조금 전 서석방향으로 들어가는 것을 버스에서 본 지라 별로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산불감시원의 직분도 감안하여 몸도 풀지 않은 채 바로 등로로 오릅니다.
첫 봉우리를 힘들게 올라 볼일도 보고 느긋하게 운행을 시작합니다.
임시방편으로 만든 듯한 사다리를 봅니다.
겨우살이를 채취하기 위하여 만든 것인가요.
아니면 버섯을 따기 위하여?
저 왼쪽으로 보이는 암봉이 710봉 같습니다.
지도를 보니 저 곳에서 크게 우틀하게 될 것인데 그 부근의 등고선이 촘촘한 것으로 보아 오르고 내려갈 때 힘 좀 써야 할 것 같습니다.
09:42
진행을 하다 뒤를 돌아보니 육안으로는 19번 도로가 보이고 먼드래재도 보이는데 사진에는 잡목때문에 구별이 잘 되지 않는군요.
유난히 참나무가 많은 이곳의 봉우리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사도 상당히 심하여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땀 좀 냅니다.
늦바람 고문님과 더큰곰님이 맞아 주시는군요.
안녕하시지요.
항상 건강에 주의하십시오.
내년 봄 홀대모 모임에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바위도 잡고 나뭇가지도 잡으면서 오릅니다.'
이럴 때 스틱은 참으로 불편한 물건입니다.
그렇다고 접어서 배낭에 매달 수도 없고..
오르는 길은 두 가지 입니다.
바위를 타고 오르는 길과 조금은 편하게 우회하는 길.
그러나 그 게 그 겁니다.
09:56 (N37 39.530 E128 09.167)
710봉 정상에 오릅니다.
오른쪽으로 높게 솟은 봉우리가 하나 보입니다.
저의 진행 방향이 여기서 크게 우틀하여야 하므로 10시 방향의 저 봉우리가 수리봉 같습니다.
여기서 진행은 정상 못미친 곳에서 크게 우틀하여야 합니다.
마치 제가 오른 방향과는 달리 이곳으로도 올라 올 수 있는 길인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제가 오른 곳에서 바로 우틀을 하여야 하는군요.
그런데 그 경사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경사도(%)는 높이 ÷ 거리로 표시한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경사각과는 차이가 납니다.
복잡한 얘기는 저도 잘 모르니까 생략하고....
어쨌든 위에서 내려다 보나,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나 느끼는 각도는 거의 수직에 가깝습니다.
10:02
그런데 문제는 정작 그 루트의 어려움에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등로가 좁고,
10:11
"이제 살았구나."하는 안도감을 가지게 해 놓고는 다시 올라 또 암봉인 620봉을 지나,
이렇게 살벌한 길을 또 한 차례 더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오늘은 영하의 날씨이기 때문에 낙엽 밑의 흙이 다 얼어서 그 미끄러움은 눈이나 얼음 위를 걷는 것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여기서 좁은 사면을 내려오다 미끄러질 경우에는 바로 밑에 있는 절벽으로 그대로...
그런데 이곳에는 안전장치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곳이라 이런 지역에서 세 번의 전과(?)가 있는 비슬님이 느껴야 하는 고통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10:29
결국이 두 구간의 거리는 겨우 736m임에도 시간은 33분이나 걸렸으니 우선 한숨부터 나옵니다.
오늘 산행의 핵심은 시간 싸움인데 처음부터 시간을 잡아먹으니 오늘 산행은 하는 수없이 또 택시로 홍천까지 나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안전 산행'을 우선시 하는 저의 motto이니 화를 내면서 채근을 할 수도 없고...
포기하면 쉬워집니다.
각설하고 여무재에 도탁합니다.
이 여무재는 19번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홍천군 서석면과 횡성군 청일면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던 고개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지금도 그 흔적은 너무도 뚜렷하게 나 있더군요.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진행방향을 봅니다.
10:38
널널한 등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또 한 봉우리를 향해 오릅니다.
우측으로 아주 예쁘게 생긴 봉우리 하나가 보입니다.
아마 저 봉우리가 864봉 같습니다.
11:02
아까 우측으로 본 864봉과 연결된 779봉에 오릅니다.
저 봉우리에 올라 저는 좌틀을 합니다.
11:04
그 봉우리를 내려오면서 조고문님께 인사도 드리고,
그리고 낯익은 안성팀인 대방님과 안성촌놈님께도 인사 드립니다.
야간산행 주특기이신 대방님 요즘도 거침없으신 것 같습니다.
11:17
또 봉우리 하나를 오릅니다.
참 돌도 많은 산입니다.
좀 척박한 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좀 묘하게 생겼습니다.
제법 목도 있고...
이 녀석을 딱 볼 때 머릿속에 떠오른 동물은 바로 오리였는데...
그런데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뒤에서는 비슬님이 열심히 스틱질을 하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멀리 영월지맥 태기산의 바람개비가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풍속이 보통이 아닐 것 같으니...
11:41 (N37 40.754 E128 08.270)
드디어 수리봉에 오릅니다.
수리봉이라는 말은 어찌보면 산의 생김새가 수릿과의 새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산을 다니다 보면 많은 수리봉을 만나게 되는데 수리라는 이름은 '정수리, 꼭대기'라는 뜻을 가졌던 말로 양주동 박사님의 해석을 보면 峰이라는 단어의 훈(訓)은 수리라는 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봉우리라는 말도 봉수리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수리봉이라 함은 그 주위의 봉우리에 비해 높은 봉우리를 지칭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0. 7. 27. 연 이틀 한강기맥에 계시던 대동강님께서 10:57 이곳을 지나시면서 수고해 주신 흔적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삼각점과 더불어 이 얼마나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까.
이런 표지판을 달고 다니시는 분들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표지띠도...
12:03
수리봉을 내려오면서 모처럼 맞는 너른 지역입니다.
물론 오른쪽으로는 작은 줄기 하나를 내 보내고 완만한 계곡이 만들어지는 지점이기는 하여도 오랜만에 가슴이 트이는 느낌입니다.
지금 제가 걷고 있는 이 기맥의 마루금은 강원도 횡성군과 홍천군의 면계가 되는 곳이며 좀 더 좁혀서 이야기하면 횡성군 청일면 봉명리와 홍천군 서석면 어론리의 경계를 걷고 있습니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보이는 저 동네는 봉명리의 삼밭떼기 마을이군요.
그 마을이 보일 때부터 왼쪽으로 계속 작은 줄 하나가 따라오는군요.
뻔하죠.
특용작물을 심어 놓았으니 일반인들은 출입을 금해달라는 말이겠지요.
12:36 (N37 40.701 E128 07.456)
작은 무명봉(877m)에 오릅니다.
별로 특징도 없는 봉우리입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는 표지띠입니다.
한북정맥이나 한북정맥에서는 자주 보던 표지띠인데 ...
또 저 안부를 내려가서 또 올라가야 하는군요.
저는 좀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비슬님 인상이 자꾸 험악해집니다.
그런데 실은 자기가 좋아서 오는 것이지 제가 같이 가자고 꾀이는 것도 아닌데 좋은 데 와서 인상을 쓴다는 것은...
하지만 동면 좌운리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타기 위해서라도 오늘은 좀 달래줍니다.
12:56 (N37 40.726 E128 07.123)
힘 좀 써서 오른 봉우리는 890봉입니다.
지도에서 보듯이 이곳에서는 급좌틀입니다.
직진을 막고 좌틀하라는 표지띠가 어지러이 날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선생님도 뵙는군요.
오늘은 또 어느 천산에 가셨는지...
13:21 (N37 40.726 E128 07.123)
오늘은 제가 세 개의 삼각점을 만나기로 예정이 되어 있는데 그 중 두 번째로 만나는 삼각점입니다.
즉 여기가 935봉으로 이 봉우리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는 그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또 하나의 봉우리가 갈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1000m에 약 3m 정도 모자라는 높이의 발교산으로 갈리게 되고 홍천군 서석면 어론리와 동면 노천리 그리고 횡성군 청일면 봉명리가 갈리는 삼면봉(三面峰)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정상석 없는 봉우리에 대동강님과 함께 산친구산악회의 유대장님이 또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유대장님은 저와는 갑장인데 저와는 달리 간단없이 산을 떠나지 않아 우리나라 산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계신 분입니다.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발교산 갈림길은 보통 줄기가 봉우리 정상에서 갈리는 것과는 달리 기맥 길을 약 100m 정도 더 내려와서 갈리게 됩니다.
4분 정도는 더 걸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 방향으로도 빨간 표지띠 등 두 개 정도가 날리고 있는데 이에 주의도 하여야 합니다.
크게 우틀합니다.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고 사면을 타고 돌아가는 구간이 두어 개 나타납니다. 약간은 불만입니다. 그러나 그 길도 장난이 아닙니다. 워낙 등로가 좁고 미끄러워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오늘의 날씨 때문입니다.
13:47 별 특징없는 927고지를 지납니다. 약간 좌틀하여 진행을 합니다.
좀 널널한 길을 편안하게 진행합니다.
한강기맥은 많은 분들이 지나면서 이렇게 흔적을 남겨주시어 후답자들은 산행을 하기가 정말 편안합니다.
13:57 (N37 40.503 E128 06.074) 지도에 헬기장이라고 나오는 곳에 도착합니다. 이 정도면 폐헬기장이라고 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937고지인 이곳에서 좌틀을 하여야 합니다. 직진방향으로도 길이 나 있으니 여기도 조금은 주의를 하여야 할 곳입니다. 시간을 보니 오후 2시가 조금 안 되었고 시간 상으로 보면 다른 보통의 걸음을 갖으신 분들에 비하여 조금 앞선 것 같으므로 막걸리에 빵으로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물론 아까 잠시 쉬면서 김밥에 막걸리 반 통을 먹었으므로 나머지를 먹는 것이기는 하지만 비슬님에게 잠시 휴식을 주자는 의도입니다. 20분을 쉬고 일어 섭니다. 그런데 여기서 너무 여유를 부렸습니다.
14:35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체된 것 같습니다. 비슬님이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질 것을 감안하고 빨리 움직였어야 하는데.... 대학산에서 화방재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 선답자들의 시간에 비추어 적어도 저희들은 대학산에 15:20까지는 도착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를 넘으니 또 둔덕봉 하나가 나옵니다.
좌우로 전나무 숲이 보이는데 뒤따라 오는 비슬님을 채근하지 않을 수 없군요.
오른쪽으로는 부목재에서 넘어오는 임도가 대학산을 넘어 저희가 진행하는 임도 사거리에서 만날 방향으로 뻗어 있는 그것이 보입니다.
저 봉우리가 대학산 같은데 돌맹이가 많아 잘 보고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 바윗덩어리들 밑으로는 절벽같은 것들이 상당한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마치 백두산에서 보았던 '지하삼림'이라는 곳을 연상시킬 정도군요. 선답자들 중 어느 분의 산행기에서 보니까 '돌 웅덩이'라는 표현을 하였었는데 그럴 정도로 야간 혹은 날씨가 안 좋은 날에 운행할 때에는 주의를 요하는 구간입니다.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정말로 큰 사고가 날 구간입니다.
15:07 (N37 40.449 E128 05.086) 오늘의 마지막 삼각점을 봅니다.
예전에는 조그만 표지목 하나만 초라하게 달려 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비록 비닐 코팅한 표지지이기는 하지만 재법 의젓하게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잡목으로 둘러 쌓여 있어 주위를 조망한다는 것은 힘듭니다. 어쨌든 cut off는 통과하였지만 1시간 43분 내에 화방재까지 가야하는데 비슬님이 마지막을 버텨 줄 수 있을 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15:20 (N37 40.345 E128 04.891) 폐헬기장인 이곳에서 약간 우틀합니다. 표지띠의 수가 자꾸 적어져서 알바를 대비하여 비슬님보다 약 50m정도는 앞에서 진행을 합니다.
오늘같은 날은 내리막이 더 걱정스럽습니다. 날씨 때문에 낙엽 밑의 흙이 얼어서 아주 미끄럽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곳에는 오늘 처음으로 보는 로프가 그나마 내리막 길의 안전을 조금은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는 부지런히 발과 스틱으로 낙엽을 치워 비슬님이 미끄러지지 않고 겁을 먹지 않도록 청소를 하면서 진행합니다.
다행히 큰 오르막은 없습니다.
15:49 (N37 40.494 E128 04.264)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오르면서 빨리 임도가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합니다.
15:39
무조건 직진을 하다가는 임도 절개지를 만나게 되는군요.
조금 더 침착하여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는 제 덤벙대는 성격때문에 2분 정도를 손해 봅니다.
16:00
이제 남은 시간은 50분입니다.
과연 저 봉우리 뒤에 있는 610봉을 넘어 몇 개의 봉우리를 거친 다음 화방재까지의 즉 약 2km의 거리를 지친 비슬님을 데리고 진행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렇다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라고 하고 싶어도 경험칙상 임도보다는 마루금을 타는 게 시간적으로 덜 걸릴 것이라는 생각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마루금파'가 어떻게 임도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조건 치고 올라갑니다.
그런데 첫 봉우리 하나만 오르면 내어줄 지 알았던 610봉은 기어코 세 개를 넘기고서야 자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16:19 (N37 40.587 E128 03.806)
이제 남은 거리는 1.5km에 시간은 30분.
이건 뭐 산행을 하려 온 것이 아니라 무슨 경주를 하러 온 것 같습니다.
해도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고...
잘못하면 헤드랜턴까지 켜야 할 생각까지 하여야 합니다.
다행히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고 사면으로 지나기도 하고....
16:36
그러나 벌목 작업을 한 곳에서는 우틀과 직진 방향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무조건 직진입니다.
찻소리가 들리기도 하는군요.
16:47
길은 급강하하면서 등로는 잡풀때문에 분명치 않지만 좌측의 잣나무 숲을 보면서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새싹이 자라고 있는 밭을 조심스럽게 우측으로 인삼포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서 화방재(450m)에 도착합니다.
16:46에 도착하여 정시인 16:50에 내려오는 비슬님을 반깁니다.
이동통신 중계탑에 제 표지띠 하나를 매어두고 좌운리에서 16:50에 출발하여 16:56에 도착하는 홍천행 버스를 1인당 2550원의 요금을 지불하며 홍천으로 향합니다.
약35분 정도 걸려 홍천에 도착하여 터미널 옆에 있는 6,000원짜리 순대국밥에 참이슬을 곁들여 먹고는 18:30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합니다.
오늘 거리는 15km정도에 불과하였지만 높낮이가 아주 심한 구간으로서 저희들의 경우는 휴식 시간 포함 7시간 45분 정도 걸리는 구간이었지만 초보자나 여자들이 포함되었을 경우에는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가지는 게 여유있고 올바른 산행이라 여겨지게끔 교훈을 주는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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