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로봉에서의 일출
상왕봉에서 바라본 운해
북한강 이북의 산줄기들은 거의 다 훑은 격이 되니 이제는 북한강 이남의 산줄기를 찾아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한강기맥이 우선 눈에 들어옵니다.
정맥을 먼저 하라고 하는 선배님이나 고문님의 조언도 있으셨지만 한강기맥을 우선하고 정맥에 들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백두대간에서 직접 갈라진 북한강이북의 산줄기로는 우선 도솔지맥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들고 싶었던 한강기맥을 우선하고 그 다음에 하기로 순서를 세웁니다.
먼저 한강기맥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한강기맥(漢江岐脈)의 개요
백두대간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되어 계속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서진하여 나가다가 두 강물이 합수되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팔당 양수리(兩水里) 두물머리에서 그 맥을 다하고 한강에 꼬리를 내리는 도상거리 약 167km의 산줄기를 말한다.
한강기맥은 공식명칭이 아니고「태백산맥은 없다」「산경표를 위하여」의 필자인 조석필님과 「신산경표」의 저자이신 박성태님이 산경표를 더욱 유용하게 쓰기 위하여 산경표에서 이름을 얻지 못한 몇몇 산줄기를 기맥으로 부르자고 했고,
남한의 산줄기 중에서는 호남정맥 내장산에서 분기되어 영산강의 북쪽 벽을 이루다 목포유달산으로 가는 영산기맥. 호남정맥 바람재봉에서 분기되어 영산강의 남쪽 벽을 이루다 해남 땅끝으로 가는 땅끝기맥 그리고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분기되어 낙남정맥과 함께 진양호를 에워싸며 내려가다 진주남강댐에 이르는 진양기맥등을 제시하였기에
남한강과 북한강을 가르는 한강기맥도 통상 100km이상 되고 특수한 의미를 부여하는 산줄기로서 독립된 강을 가르는 분수령이기에 여기에 맥락을 맞춰 제안 사용한 명칭이다.
또한 혹자들은 한강기맥은 남한에서 5번째로 높은 계방산(1,577m)을 필두로 1천m급 고봉이 10여개가 넘고 험준한 준령들이 많으며 오대산에서 출발하여 시종일관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내려오기 때문에 두강의 중앙에 있는 산맥이라고 하여 한때 한중기맥이라고 주장도 하였다.
그리고 금남정맥, 금호정맥, 영산기맥, 땅끝기맥, 진양기맥보다 산줄기의 길이가 더 길어 한강정맥이라고 명명하려고도 했으나 차츰 한강기맥이라고 불러오게 된 것이 오늘날 이렇게 일반화 되었다.
한강기맥(漢江岐脈)상의 주요산과 고개
백두대간 두로봉(1,421m)-두로령-상왕봉(1,491m)-오대산비로봉(1,563m)-호령봉(1,561m)-계방산(1,577m)-운두령(1,089m)-보래봉(1,324.3m)-청량봉(1,052m)-삼계봉(1,065m)-덕고산(1,125m)-운무산(980.4m)-먼드래재-대학산(876m)-화방재-덕구산(670m)-응곡산(603.7m)-만대산(680m)-오음산(930m)-삼마치-금물산(774m)-갈기산(684.9m)-신당고개-송이재봉(670m)-비슬고개-용문산(1,157m)-유명산(862m)-옥산(577.9m)-청계산(658.4m)
보통 한강기맥은 8~9 구간으로 나누는 게 보통인데, 그럴 경우 다음 구간과의 접속의 편의를 위하여 제1구간은 두로봉에서 시작하여 운두령으로 끝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천군 내면, 평창군 진부면, 용평면 등이 접경을 이루고 있는 이 구간을 단풍도 한참인 10. 22. ~ 23. 양 일간을 이용하여 님도 보고 뽕도 따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두로봉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접속 루트는 상원사 입구에서 시작하여 그 지겨운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 두로령에 도착한 다음 두로령에서 두로봉을 다녀오는 방법인데 그럴 경우 두로령~두로봉 구간이 중복됩니다.
어쨌든 이 구간의 접속 거리는 7.6km가 되는 반면 진고개 ~ 두로봉 코스를 이용할 경우 6.7km의 거리에 두로령~두로봉 구간을 붕복 운행한다는 찝찝함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편안한 길을 무조건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처음에는 진고개 코스를 이용하려 하였으나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여야 한다는 부담으로 일반적인 상원사~두로봉 코스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10. 21. 예약을 한 숙소에 도착하여 보니 상당한 양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다음날 산행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일기예보에 의하여 토요일 오후까지 내린다고 하는군요.
하는 수없이 고기를 굽고 소주병을 땁니다.
산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산에 안 가면 하는 일이라고는 술만 마시는 것인지...
토요일도 오랜만에 단골집은 신약수 아래에 있는 송어집으로 자리를 옮겨 무지개송어의 쫄깃한 맛에 심취합니다.
일단 발동을 걸어 놓았으니 산 핑계를 대면서도 22:00가 되어서야 간신히 잠자리를 폅니다.
04:00
예약한 평창 택시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야인님과 함께 신속하게 장비를 챙겨 택시에 오릅니다.
어제 숙취가 아직 채 가시지는 않았지만 산행을 하다보면 액기스로 다 빠져 나갈 것이라 믿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10. 23.
2. 동행한 이 : 야인님(일부 구간), 저 등 2명
3. 산행 구간 : 상원사 주차장 ~ 두로봉 ~ 상왕봉 ~ 비로봉 ~ 호령봉 ~ 활산목삼거리 ~ 주왕지맥 갈림길 ~계방산 ~ 운두령
4. 소요시간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상원사주차장 |
|
04:33 |
|
|
두로봉 |
8.0km |
06:37 |
124 |
10분 휴식 |
상왕봉 |
3.5 |
08:07 |
90 |
10분 휴식 |
비로봉 |
2.2 |
08:51 |
44 |
|
호령봉 |
2.1 |
09:38 |
47 |
17분 휴식 |
활산목삼거리 |
6.4 |
12:36 |
178 |
20분 휴식 |
주왕지맥갈림길 |
4.1 |
14:46 |
130 |
10분 휴식 |
계방산 |
2.7 |
16:18 |
92 |
휴식시간 |
운두령 |
4.8 |
17:33 |
75 |
측정불가 |
계 |
33.8 |
13:00 |
11:XX |
순 운행시간 |
산 행 기 록
조진대 고문님께서 손수 제작하신 지도를 가져 왔습니다.
04:30.
사찰 직원에게 통행료(?) 각 3,000원 씩을 내고 택시비용으로 27,000원을 지불합니다.
상원사 주차장에 내려 산행 준비를 합니다.
04:33
산행을 시작합니다.
지겨운 비포장 임도를 걷는데 여러분들이 보았다는 토끼 한 마리 나타나지 않는군요.
다만 하현달만이 랜턴 불빛을 무색하게 주위를 비쳐 주고 있습니다.
별들도 어두운 하늘에서 제 빛을 발하고 있으니 랜턴은 무용지물 같습니다.
05:10
처음으로 이정표를 봅니다.
두로령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니 조금은 느긋해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05:33
상왕봉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곳입니다.
진행거리는 4.7km인데 소요시간은 정확하게 1시간이 걸렸습니다.
05:39
그러고는 바로 북대사에 도착합니다.
05:56
드디오 두로령입니다.
생각보다 조금 빨리 도착한 것 같습니다.
속이 좋지 않아 여기서 잠시 쉬다 갑니다.
06:35
드디어 두로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야인님이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지 자꾸 처지는군요.
동해에 붉은 기운이 도는 걸 보니 곧 일출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06:37
헬기장이 있는 백두대간의 두로봉입니다.
이곳은 1986. 여름 휴가 때 직원들과 오대산~설악산 종주 산행을 하였을 때 야영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고 아랫쪽에 심마니터가 하나 있었고 샘물도 있었는데...
백두대간 방향으로 표지띠가 날리고 있습니다.
정상석을 확인하고,
노인봉과 소황병산의 군 기지를 봅니다.
오른쪽으로는 운해도 보이는군요.
오늘 두로령을 향하여 임도를 올라올 때 오른쪽 뒤로 저 소황병산의 기지 불빛이 유난했었습니다.
백두대간의 연봉들 사이로 구름이 물이 되어 바다가 아닌 강물의 모습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가 아직 뜨고 있지 않습니다.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06:38
드디어 바다 위로 해가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저와 야인님만이 이 태양의 솟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06:42
태양은 금방 자신의 온 모습을 다 보여줍니다.
불행히도 열심히 올라오셨던 아저씨 세 분이 일출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상당히 아쉬워 합니다.
이제부터 한강기맥 제1구간 산행을 시작합니다.
비어 있는 국공파 초소를 지나 우틀합니다.
어제 비바람으로 나뭇잎은 다 떨어져 저희들의 단풍의 끝물을 냄새라도 맡으려 했던 바람은 저 낙엽같이 무참하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07:09
그런데 문제는 야인님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산행 속도가 떨어지고 쉬어 가는 횟수가 잦아지다 보니 오늘 산행이 걱정되는군요.
08:07
다시 두로령으로 돌아왔습니다.
야인님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상왕봉을 향해 오릅니다.
07:35
첫 번째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이정표와,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바로 또 헬기장이 나오고...
야인님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주위를 둘러봅니다.
07:43
두로령 삼거리 즉 북대사로 빠지는 삼거리에 이르러 야인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야인님은 무릎의 통증까지 호소하며 자신은 천천히 운행하여 비로봉에서 늦게 출발하는 2진과 같이 만난 다음 상원사와 월정사 관광을 하겠다고 합니다.
저 역시 컨디션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계획했던 것이고 또 다시 오기가 쉽지도 않을 것이므로 혼자서 결행하기로 하고 먼저 출발합니다.
08:07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상왕봉입니다.
정상석 뒤로 백두대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두로봉도 잠깐 바라보고...
오른쪽 끝이 구룡령이니 그 옆으로는 갈전곡봉을 지난 방태산 줄기와 그 주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우측으로 백두대간의 약수산, 응복산 등이 두로봉을 향해 달려오고 있군요.
왼쪽으로는 용평 방향이 아직도 이렇게 운해로 가득 찼습니다.
조금 당겨보았습니다.
그리고 진행방향으로는 비로봉과 호령봉 그리고 그 뒤로 전망바위가 있는 쌍봉이 보이는군요.
08:08
비로봉 방향에서 진고개 방향으로 간다는 일군의 산객들이 열심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길은 이렇게 질퍽합니다.
08:20
길이 이렇다 보니 걷는데 상당히 주의를 하게 됩니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이 부근을 지날 때 항상 보게 되는 주목...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 산님들의 사진사가 되어 주는 친절도 보이며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늘이 보이는 오르막길을 오를 때 마지막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긴장을 하게 됩니다.
과연 저 뒤에는 어떤 풍광이 펼쳐질까?
08:37
헬기장이 있는 이곳에서,
진행방향 왼쪽의 모습이고,
오른쪽의 모습도 보고...
그 뒤의 모습을 좀 당겨보았습니다.
돌아서서 상왕봉과 두로봉으로 가는 줄기도 보고....
멀리 소황병산과 노인봉도 봅니다.
앞에는 동대산이 있군요.
이제 비로봉도 얼마 남지 않았고 혹시 국공파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좀 서둘러야 합니다.
조금 더 아까 본 운행을 가까이 볼 수 있는,
08:51
비로봉에 섭니다.
정상에는 벌써 많은 분들이 오셔서 컵라면도 먹고 사진 촬영도 하는 등 바쁘십니다.
증명 사진을 한 장 남깁니다.
정상석 뒤로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계방산입니다.
그 오른쪽으로는 소게방산 등이 보입니다.
백두대간도 한 번 또 보고....
지나온 줄기들을 보고는 서둘러 이동합니다.
참 좋군요.
08:55
비로봉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봉우리에 있는 삼각점입니다.
실제 오대산의 비로봉은 여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상이 비좁고 아무래도 여러 산님들에게 비로봉을 보여주기 위하여 정상석을 조금 펑퍼짐한데 세우고....
왼쪽으로 적멸보궁이 보입니다.
예전의 적멸보궁의 모습은 그저 달랑 한 동의 건물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 놓았던 어찌보면 소박한 절집의 한 풍경이었었는데 얼마 전 가보니까 요란법석도 그런 법석이 없더군요.
수행은 안 하시고 몸집 불리고 외형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셔서 그런가...
대형교회와 맥을 같이 하려고 그러는 것은 아닌지 ....
진행방향으로 호령봉과 쌍봉을 봅니다.
09:02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나오는 표지판입니다.
이 C-X 표지판은 매 500m마다 나오는데 이는 백두대간을 할 때 노인봉~황병산 구간에서도 보던 것입니다.
생각건대 비정규탐방로이기 때문에 이정표를 세워 놓지 못하는 대신 이것으로 119 비상 구조목 역할을 대신하게 한 것이거나 혹은 군인들의 행군 시 위치 파악을 위해 군(軍)에서 설치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폐헬기장 하나를 지납니다.
복잡하게 생긴 나무도 봅니다.
이곳은 원시림 같은 느낌을 주는 나무들이 많음을 봅니다.
간혹 나무 사이로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오긴 하지만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09:19
돌과 나무를 볼 수 있는 곳(1532m)에서 표지띠를 따라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좌틀을 하게 되면 서대사 방향으로 내려 가게 되니 조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곳으로 내려가는 표지띠도 몇 장 붙어 있습니다.
이정표와 길이 너무 좋아 알바를 할만 한 곳이 없으니 편하게 진행을 합니다.
고사목이 많이 나오는군요.
오른쪽으로 이들을 보며 진행합니다.
09:38
그러다 보니 5대(五臺) 중 마지막 봉우리인 호령봉(1566m)에 도착합니다.
조망이 끝내주는 곳입니다.
사방이 트여 있는 이곳에서 주위를 조망합니다.
용평 방향,
그 우측...
오른쪽 소계방산 방향,
구룡령 방향...
그리고 진행방향으로 오른쪽에 있는 이 길은 길도 명백하게 나 있으나 계곡으로 직전 떨어지는 길 같은데 이 방향으로 표지띠가 두 개 걸려 있으니 기맥파들은 조금 주의를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강기맥은 진행방향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아침도 안 먹고 이곳까지 왔는데 입이 깔깔하여 빵 조각 하나를 입에 넣어 보았으나 모래알을 씹는 것 같군요.
09:55
17분 정도를 쉬다가 다시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다시 뒤로 빽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으나 가는 데 까지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진행을 하엿습니다.
산행기에서 보던 전망대 바위 인 것 같습니다.
바위 뒤로 타고 돕니다.
10:20
그 전망대 바위입니다.
이곳에 오니 진행하여야 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보이는군요.
지도와 비교하여 보니 왼쪽 끝에서 우틀하여 계방산으로 진행하게 되어 있군요.
아주 멋있는 줄기입니다.
그냥 앞으로 쭉 가면 계방산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나 산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정말 많은 분들을 뵙습니다.
항상 사모님과 함께 산행을 하시는 "아름다운강산' 정병훈님이십니다.
이 표지판은 c-10까지 계속 되고....
10:47
그냥 지나칠 뻔 하였습니다.
이제는 폐헬기장이 된 1484고지입니다.
예습을 할 때 삼각점 체크를 못하였습니다.
겨우살이도 이제 월동준비를 하여야 하나요.
산죽밭이 나타납니다.
주위 분위기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11:03
표지띠들이 세 갈레로 나뉘어진 곳입니다.
즉 사거리입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오대산 조개골로 진행이 되고 우측은 내면 척천리로 가게 됩니다.
조개골로도 표지띠가 여러 장 붙어 있습니다.
직진합니다.
그런데 앞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립니다.
반갑습니다.
네 분이서 운두령에서 5시에 출발을 하셨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저는 오후 5시 정도에나 도착할 수 있다는 말.
하지만 그 분들은 좋은 컨디션 속에서 진행을 하였는데 그 시간 때에 되면 나는....
11:14
그 분들과 헤어지고 고픈 배를 참아가며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봉우리를 오르는 순간,
이 녀석들보다 세 배 정도 크기의 몹집을 가진 녀석들과 20여m 전방에서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이 녀석들은 정말 비호같이 계곡 쪽으로 잽싸게 도망 치는데 정말 빠르더군요.
세 마리만 봤는데 혹시나 애미가 주위에 있을까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신경을 쓰지만 이 녀석들이 줄무늬 옷을 입고 있었던 것에 미루어보면 야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엘지트윈스 멧돼지 펜클럽' 녀석들이라 짐작하고 설마 동호인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을 합니다.
무원마을 형님을 만나게 된 것도 잠시 후입니다.
11:34
마지막 c-10을 확인하고,
11:45
자리를 깔고 밥을 먹으려 준비합니다.
그런데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두 숟갈 뜨다가 내려 놓고 빵 한 조각을 입에 넣습니다.
2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섭니다.
12:11
안부를 지납니다.
오르는 길에 대동강님, 무원마을 형님, 더큰곰님 내외 분들의 표지띠가 모여있군요.
저도 신고합니다.
12:36
이른바 '활산목삼거리(1357m)'에 도착합니다.
좌회전을 하면 탑동리 활선목이로 진행이 되고 기맥 마루금은 이 삼거리에서 크게 우틀합니다.
지도의 '#'곳입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마루금이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진부면을 구분하는 면계(面界)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 삼거리에서 조고문님께서 가이드를 하고 계십니다.
고문님께서 지나가신 지가 벌써 5년이 넘었는데도 장갑으로 가볍게 닦아주니 엊그제 지나가신 것처럼 깨끗해지는군요.
12:46
10분을 더 진행하니 무장공비 운운하는 안내판이 쓰러져 있는,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군인들이 헬기장 가지치기 작업을 하다 조심성 없이 맨발님의 표지띠까지 잘라내어 숲에 버러져 있군요.
깨끗이 닦아 맨발님께서 선호하시는 가지 높은 곳에 보기 좋게 매달아 드립니다.
12:50
5분 정도를 더 진행하니 또 간첩 얘기가 나오는 안내판을 봅니다.
뽀지개봉(1374m)으로 기록을 해 놓으셨군요.
그런데 어느 지도에는 1359m로 기록을 해놓아 약간 헷갈리는군요.
그런데 환경성평가지도를 보이 거기에도 1359m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정이 필요한 곳입니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이 표지판 뒤로 우틀을 하여야 합니다.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이상스럽게도 국립지리정보원 1:50000 지도에는 이 지점의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 삼각점 뒤로 척천리 방아다리약수 부근의 약수골로 떨어지는 길이 보이는군요.
표지띠가 붙어 있습니다.
거의 직진을 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으실 때 알바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낙엽이 많이 쌓인 안부로 떨어졌다 다시 조금 올라갑니다.
늦바람 고문님의 표지띠도 확인을 하고...
산죽이 있는 푸른색의 밭은 조금 헤치고 힘겹게 오르니,
13:07 (N37 43.946 E128 30.958)
별 특징도 없이 나무 뿌리기둥만 남은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이 1271.봉이로군요.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그곳을 지나면 다시 평평한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배도 고프고 힘도 없는데 입은 깔깔하여 먹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산죽밭의 싱그러운 맛도 별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13:43 (N37 43.880 E128 30.283)
1224고지인데 이곳 역시 별 특징이 없는 곳입니다.
이제부터는 앉을만한 곳만 보이면 무조건 쉬었다 갑니다.
지금까지 벌어 놓은 시간을 여기서 다 까먹게 됩니다.
또 랜턴을 사용하여야 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국립공원 표지석이 넘어져 있는곳을 지납니다.
평평한 안부입니다.
14:46 (N37 44.004 E128 29.307)
이 고지를 올라오느라 죽을 똥을 다 쌉니다.
몇 번을 쉬면서 올라왔는지 너무도 힘이 든 곳입니다.
위 지도의 주왕지맥 갈림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활선목 삼거리를 지나서는 편하게 진행을 하였었는데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이렇게 200m 이상을 고도를 높이니 가뜩이나 힘든데 ....
그런데 이곳에서 특기할만한 것이 있습니다.
주릉이 아닌 왼쪽으로 가라지는 줄기로 표지띠 몇 개가 날리고 있습니다.
한강기맥에서 분기되는 주왕지맥의 80.8km정도가 되는 줄기가 이곳에서 분기하는 것입니다.
원래 중왕산의 산명이 주왕산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주왕지맥으로 불리우는데 계방산이 이곳에서 약 2.4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계방지맥이라고도 불리웁니다.
주왕지맥은 이곳에서 분기하여 가리재~ 백적산 ~ 잠두산 ~ 백석산 ~ 주왕산 ~ 청옥산 ~ 삿갓봉 ~ 시루산 등을 거쳐 평창강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다시 내려갔다 바윗덩어리가 보이는 줄기를 향해 올라가니 바위 몇 개가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14:56 (N37 44.042 E128 29.177)
그 바로 옆에 삼각점(1462m)이 있습니다.
또 조금 앉았다 진행을 합니다.
15:10
잠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 도착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 소계방산에서 이어지는 줄기들이 울퉁불퉁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멀리 호령봉 옆에 있는 쌍봉이 보이고...
1551봉 가는 길에 너무 힘이 들어 잠시 쉬기 위하여 바위 위에 걸터 앉았더니 바로 앞에 우스운 광경을 목격합니다.
죽은 주목나무 안에 나무 하나가 터를 잡았습니다.
뿌리를 내린 것입니다.
15:38
너무 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됩니다.
안테나가 보여 무엇인가 하고 되돌아와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경희대학교에서 기후 관측을 위해 세워놓은 시설물입니다.
15:43
바로 옆으로 너른 헬기장 같은 곳이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표지띠가 날리고 있으며 '길이 없는 곳'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곳도 등로라는 이야기인데...
그렇군요.
지난 번 배선생님이 진행하시면서 붙여 놓은신 것입니다.
이곳이 소계방산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이고 이곳이 1551고지입니다.
위 지도의 '소계방산 갈림길'입니다.
15:51
공단 시설물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이제 계방산이 0.6km 정도 남았으니 조금만 악을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죽자사자 올라왔으니 이제는 슬슬 내려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이곳도 더 이상 산객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져 가는군요.
일반 산행을 하시는 분들은 다른 산을 택하여 가면 되지만 산줄기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산줄기를 옮길 수도 없고....
주목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하는 것 맞습니다.
소계방산 줄기가 정말로 힘이 있어 보입니다.
소계방산은 저기서 더 멀리 줄기를 뻗지 못하고 바로 물로 잠기는 것 같습니다.
16:18
아무리 힘들어도 목적지 까지 오긴 오게 되는군요.
구태여 오기라고 부를 필요까지는 없고...
그냥 다음에 또 오긴 와야 하는데 반복하긴 싫어서 악착같이 포기하지 못하고 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4.8km만 가면 되고 거의 내려가는 구간이니 마음의 부담은 덜 합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국가시설물을 이렇게 팽개쳐 놓은 채 방치하고 있다니...
게방산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봅니다.
저는 저 전망데에서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여기서 오늘 가지고 온 500ml 통 4개 중 마지막 통의 마지막 물을 아낌없이 입에 털어 넣습니다.
16:31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를 지납니다.
소계방산 쪽 마루금을 조망하고...
산죽밭 사이로 낙엽이 깔린 길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군요.
신갈나무...
안전시설을 해 놓은 게단을 내려가고...
16:55
또 오름을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나마 이런 분위기가 힘을 좀 덜어주는군요.
고도가 좀 낮아지니 그래도 아직 가을 분위기가 좀 나는군요.
솔직히 오늘 가을 단풍 놀이는 영 아닙니다.
지난 주에 왔었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았으나 지난 주에는 개인적으로 너무 바쁜 일이 있어서...
물푸레나무 군락지입니다.
나무가 눈을 맞은 것 같습니다.
나무 다리를 몇 개 건너면서 마지막 피치를 올립니다.
17:33
정말 오늘 고생 무지 하였습니다.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그나마 간신히 일주일 동안 먹어 비축해 놓은 에너지를 산화시켜 그것으로 한강기맥 1구간을 마쳤다니 제가 생각을 해도 너무 겁을 상실한 행동 같습니다.
운두령에 도착하여,
일행들이 가지고 온 물 500ml 한 통을 다 먹고 서둘러 귀경길에 듭니다.
오늘 한강기맥 1구간은 워낙 길이 좋고 선답자들의 표지띠가 길을 잘 안내해주어 길찾는 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낯익은 '홀대모'의 여러 어른들과 형님들의 표지띠는 저에게 더없는 격려가 되었으며 오늘 약속도 없이 만난 멧선생들은 아무리 친근감을 표시하고 싶더라도 제발 앞으로는 제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두대간 > 한강기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기맥6구간(상창고개 ~금물산~시루봉 ~ 발귀현) (0) | 2011.12.23 |
---|---|
한강기맥5구간(화방재 ~ 덕구산~응곡산~741.1봉 ~소삼마치) (0) | 2011.11.30 |
한강기맥9구간 (농다치고개~옥산~된고개~청계산 ~벗고개 ~양수역) (0) | 2011.11.28 |
한강기맥4구간(먼드래재 ~수리봉~ 대학봉~화방재) (0) | 2011.11.21 |
한강기맥 2구간 (운두령 ~ 보래봉 ~ 춘천지맥갈림길 ~장곡현 ~ 1074봉) (0) | 2011.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