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바위봉에서 바라본 주산지
어제 이어간 포도산 ~ 황장재 구간은 너무 단조롭다 싶을 정도로 너무 힘이 들지 않아 애초 계획을 세울 때에는 날씨를 고려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얼음물을 준비하려고도 하였으나 어제 정도의 컨디션과 날씨면 별 문제 없으리라는 생각으로 산에 들으려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된장찌개로 밥을 먹은 다음 터미널로 가보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군요.
진보에서 출발하는 첫 버스가 07:00에 출발하니 06:50에나 대합실 문을 연다는 것입니다.
07:10 황장재로 가는 버스는 괴정1리를 들려 가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군요.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2. 4. 27.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황장재~대둔산 삼거리~먹구등~왕거암~대궐령~주산재~별바위봉~피나무재
4. 소요시간 :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황장재 |
|
07:50 |
|
|
국립공원진입 |
4km |
09:19 |
89 |
|
대둔산갈림길 |
0.95 |
12:30 |
131 |
|
먹구등 |
4.6 |
11:15 |
45 |
10분 휴식 |
왕거암 갈림길 |
4.4 |
13:21 |
126 |
|
왕거암봉 |
0.54 |
13:38 |
17 |
왕복 거리 |
갓바위 전망대 |
2.3 |
14:30 |
52 |
|
주산재 |
5.6 |
17:31 |
181 |
30분 휴식 등 |
별바위봉 |
0.76 |
17:54 |
23 |
|
피나무재 |
3.9 |
20:00 |
126 |
|
계 |
27.05km |
13:10 |
12:30 |
순 운행시간 |
산 행 기 록
이 버스를 타고 갈 겁니다.
청송.
靑松이 아니라 靑SONG이군요.
07:45
황장재에 내립니다.
어제 내려온 개구멍을 보고,
오늘 진행할 낙동정맥의 황장재 들머리 구간입니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영덕군 지품면으로 가게 되고 저는 우측으로 올라 낙동에 안깁니다.
호젓한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조금 오르막이 가파르긴해도 아침에 오르는 산냄새는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군요.
왼쪽으로는 멀리 오늘 첫번째 오르게 될 봉우리인 대둔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08:06
첫번째 이정표를 만나는데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이정표가 누워 있습니다.
어쨌든 1km 진행을 하였고 먹구등까지는 7.9km 남았다고 하는군요.
밋밋한 곳도 많지만 거의 대부분은 오름입니다.
08:22
묘지 한 기를 지나자마자,
바로 갈평재가 나옵니다.
우측으로 가면 갈평지가 있는 저수지가 나오고좌측으로 가면 지품리의 한골지가 나오게 되는군요.
오른쪽으로는 대둔산에서 갈라지는 태행지맥이 따라옵니다.
태행지맥은 정맥에서 살짝 비켜 나 있는 대둔산(900m)에서 태행산(933m)을 지나 비봉산(670.1m)을 거쳐 용전천에서 맥을 다하는 24.6km의 줄기입니다.
대둔산에서 태행산으로 이어지는 줄기입니다.
08:44
여전히 관리되지 않는 시설물입니다.
국립공원이 지척인데 사람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지만 말고 시설물 관리를 하는 것도 국립공원사무소의 직무는 아닌지....
물론 관할 구역 밖이라서 산림청에서 신경을 써야하겠지만 말입니다.
괜찮은 소나무 하나를 지나니,
08:54
다시 이정표 하나가 나오면서,
예전에 텐트를 설치했던 흔적이 나옵니다.
아마도 이 부근에 송이가 많이 채취됨을 생각해 볼 때 산객들이 가을에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하여 주민들이 설치해 놓은 것 같습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는 비닐 줄이 등로 양쪽에 쳐 있습니다.
그 흔적이 이렇게 땅바닥에 뒹굴고 있습니다.
09:19
나즈막한 묘지를 지나자마자,
산줄기를 타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안내판이 나오는군요.
혹자들은 다른 산줄기들도 많은데 구태여 들어오지 말라는 국립공원 비정규 탐방로까지 왜 들어가느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참, 답답합니다.
산줄기를 이어가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우문(愚問)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같은 우답(愚答)으로 맞선다면 -장황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그 놈의 삵이나 보호해야 할 동식물들은 왜 국립공원 안에만 서식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다른 곳에 사는 흔적이 발견되면 그곳도 모두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되는 건가요.
혹시나 산객들이 발생할 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는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09:40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무덤 하나가 나옵니다.
나무 하나가 멋들어진 분위기를 연출하는군요.
벤치 하나만 갖다 놓으면 마치 호숫가 어떤 풍경이 나올 것도 같습니다.
낙동정맥에서 분기 한 저 산줄기들....
고산준령이라는 말도 쓰기가 미안할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의 강산....
대둔산으로 올라 그 넘어 풍경도 조망을 하여야 할 것인데 뭐가 바쁜지 그냥 가기로 합니다.
혹시나 국공파를 만나 수 있을 지도 모르고...
묘지 좌측으로 좌틀하니 아직 봄을 맞지 않은 나무와 그 밑의 야생화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군요.
09:54
대둔산 갈림길을 지난지 오래지 않아 봉우리 하나를 또 오릅니다.
삼각점이 있는 799.7봉입니다.
그냥 숲속에 받침도 없이 위 부분만 나와 있어 겨울에는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군요.
10:18
좌측 벼랑 쪽으로 너덜이 있는 지대를 지나자 849봉을 오르게 됩니다.
아주 너른 직선 마루금입니다.
내려가는 길도 부드럽고....
10:32
그런데 이게 완전히 멧선생 목욕탕을 만납니다.
좀 스산한 분위기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이 녀석들이 삼각점 부근은 손대지 않았군요.
이곳이 732.6봉인데 등산지도는 물론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지도에도 나오질 않습니다.
국가기준점위치정보시스템을 찾아보니 분명 '경상북도 영덕군 지품면 기사리 산33인 월외리 동쪽 너구동 마을에서 동쪽계곡 묶은 농로를 따라 마지막 묶은 밭에 이르면 동쪽 능선으로 정상에 올라 남동쪽 능선 따라 약 300m지점인 능선 상에 위치'해 있다고 나와 있는데 말입니다.
멧선생 목욕탕을 지나자 구멍바위가 나오는데 이 길은 우틀합니다.
예쁜 진달래가 만개해 있고,
11:01
이름을 알지 못하는 노란꽃도 아주 예쁩니다.
그 아래로 안부 부분이 갈림길 같습니다.
그렇군요.
왼쪽으로 표지띠도 하나 걸려 있군요.
왼쪽으로 내려가면 기사리로 가는 길입니다.
11:11
국립공원 안에 있는 산줄기를 타다 보면 자주 보이는 이상한 표지입니다.
무엇일까요.
이 표지판의 간격은 대강 500m 단위로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산줄기에는 없어도 국립공원 안에 그것도 출입금지 구역 안에 있는 것.
우리가 대간을 할 때 황병산 ~ 진고개 구간, 오대산 두로봉 ~구룡룡, 점봉산 그리고 한강기맥을 할때 오대산 호령봉~계방산에서 보던 그것과 같습니다.
생각건대 허가를 득하지 않고 이 구간을 진행하는 산객들의 비상 시 현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이정표로 119 혹은 공단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해 놓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식적은 아니더라도 비공식적으로 정맥꾼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만 인식하기로 합니다.
11:15
그곳을 지나자 먹구등(846.4m)이라는 팻말이 붙은 곳에 도착합니다.
본래의 지명인 벅구등에서 세월이 흐르면서 먹구등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되는데, 벅구등의 정상에 평평한 돌이 있어 이 돌 위에서 발을 구르면 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벅구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글쎄 어느 돌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어쨌든 '등(嶝)'이라는 이름을 또 하나 배우게 됩니다.
보개지맥의 한 줄기에 있는 주라이등, 지리산의 불무장등 그리고 영남알프스 일대에 있는 시살등 등...
삼각점이 있는 이 먹구등이 갖는 의의 또한 자못 큽니다.
비록 잡목으로 꽉 찼고 길도 희미하지만 이 폐헬기장 뒤로 진행을 하게 되면 두수람(927m), 금은광이(812.4m) 등을 거쳐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5.4km의 단맥이 됩니다.
길도 좋은 곳이니 진행해봄직도 하군요.
11:25
다시 헬기장을 지나,
11:48
명동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도 좌측으로 진행을 하는 줄기는 마고산을 지나는 9.8km의 단맥이 되는군요.
이제 조금은 느긋한 길을 걷게 됩니다.
왼쪽으로 송천리 마을을 볼 수 있으나 잡목으로 인해 조망은 별로 입니다.
12:01
헬기장이 나오지만 용도 상실한 그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푯말도 떨어져 나뒹굴고...
뒤로 조망이 조금 트이는 곳을 봅니다.
먹구등에서 많이 진행하였군요.
12:06
또 폐헬기장이 나오고,
천상의 화원같은 곳도 나옵니다.
그 너른 곳을 지나 완만한 경사를 내려가니,
평평하고 너른 안부가 나타납니다.
12:04
느즈매기로 지난 번 우리 그랜드의 일부 대원들은 여기서 우틀하여 큰골을 거쳐 주왕산 관광을 하면서 여유 있는 산행을 하였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이 번호판은 계속되고...
13:21
힘들게 된비알을 올라서자 우측으로 선명한 길이 나 있는 왕거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좌측으로 ㅈ니행하는 길은 정맥길이고 여기서 우측으로 좀 벗어난 길에 왕거암이 있으니 주왕산 전경을 감상하기 위하여 올라가 봐야겠습니다.
13:30
삼각점이 있고,
이런 안내판이 있는 왕거암입니다.
가매봉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저 가매봉을 지나 절골이나 큰골로 진행이 가능하겠군요.
저도 저 길은 가보지 않은 곳이라 자못 궁금하기는 하군요.
후일을 도모합니다.
13:38
다시 원위치 하여 정맥을 걷습니다.
왼쪽 멀리 화림지맥이 이어지는데 여기서도 맹동산의 바람개비가 보이는 것을 보면 역시 산줄기는 직선이 아니라 꾸불텅거리며 이어지고 그래야 골도 깊고 물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자연의 섭리 같습니다.
그 우측으로는 동해 바다도 보이고...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의 한계라 해상도가 좀 그렇군요.
절벽에 핀 진달래와 바위가 오랜만에 눈을 맑게 해주는 것 같고,
조망이 좀 트이는 곳에서 다시 맹동산 방향을 조망합니다.
이 주왕산국립공원지역을 지날 때 조심하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곳이 국립공원으로 출입이 금지된 곳이기 때문에 표지띠가 여느 곳과는 달리 별로 없습니다.
산객들이 지나지 못하는 곳이니 당연히 산객들이 없을 것이고 그러니 표지띠는 필요 없을 것이니 국공파들이 표지띠란 표지띠는 모두 수거해 버린 것입니다.
그 작업을 한 뒤에 지나는 산님들이 부족하나마 이렇게 몇 개 매어놓았는데 그래도 이분들이 가장 많이 달아놓았군요.
신뢰해도 좋은 표지띠입니다.
비나 눈을 피하기 좋은 지붕을 가진 소위 '제단바위'입니다.
14:30
정말이지 넓은 고원지대입니다.
이곳이 '갓바위전망대'로서 대궐령이라고도 불리우며 오늘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바로 아래에 갓바위가 보입니다.
용덕리 일대가 조망되고 멀리는 동해바다도 보이고...
우측으로 내리막이 있는데 갓바위골로 탈출할 수 있는 탈출로로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오늘 먹은 것이라고는 카스타드 3개, 자유시간 3개 등인데 정맥의 남진하는 등로는 주로 서쪽 사면을 타고 진행을 하게 되어 북동풍을 전혀 받지 못하고 진행을 하게 되니 입이 쩍쩍 달라붙을 정도로 건조함을 느끼게 됩니다.
당연히 물을 먹게 되는데 벌써 미지근해져서 갈증을 해소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제와 상당히 다른 조건입니다.
어제는 마루금이 정맥 줄기 산에 있어 별로 어려움이 없었던 반면 오늘은 바람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오전 내내 오지 않던 전화가 이제 통화가능 지역에 들어왔는지 계속 의뢰인이나 사무실과 카톡과 전화로 대꾸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입이 더 말라 오는군요.
거기에 더하여 짜증도.....
20여 분을 떠들다 진행을 하려하니 힘이 쪽 빠지는 느낌입니다.
여기서 페이스를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북진하는 분들이 만들어 놓은 화살표입니다.
갓바위전망대를 놓치지 말라는 배려 같습니다.
15:04
무슨 용도로 매어놓은 줄인지 모르겠습니다.
15:08
나무에 흉측하게 붉은 락카 칠을 해놓았는데 가만히 보니 '출입금지'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출입금지라는 말은 길이 있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고 이 길로 진행을 하면 갈선골을 통해 절골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28
이제 물도 거의 떨어져 가고,
아까 좀 페이스를 잃었다 생각을 하니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는군요.
15:37
798봉에 위치한 헬기장에 도착해서는 완전히 탈진한 느낌입니다.
물론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전달 등을 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약 1.4km 진행하는데 67분이나 걸렸을 정도이니 이 당시의 참혹(?)함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할 것입니다.
15:54
경주최씨 묘지를 지나고,
이렇게 뚝 떨어지는 안부를 내려가는 것도 달갑지 않습니다.
또 올라가야 할 것이니까...
그런데 이 급한 경사를 내려오다 보니 정면으로 골짜기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산자분수령'의 원리가 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힘든 것도 잊어버릴 즈음,
16:01
케른이 있는 598고지를 지나는데 지도에는 '야영가능'이라고 적혀 있는 곳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바로 우측으로는 비가 오면 물줄기가 만들어지는 흔적이 있는 곳이 있고 정맥 줄기는 정말이지 교묘하게 저 물줄기와 만나지 않고 그 옆을 지나면서 고도를 조금씩 높입니다.
지금 내려온 줄기를 역으로 진행할 경우 힘이 조금 들 것 같군요.
참나무시들음병으로 벌목하여 쌓아 놓은 흔적입니다.
그렇게 조금 편한 길을 지나다,
16:10
묘지의 흔적은 없어지고 덩그러니 묘비만 남아 있는 곳을 지납니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다시 보며 지나는데,
16:36
저 줄기를 왼쪽으로 올라 우측으로 진행을 하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다행히 첫 봉우리는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지만 그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른쪽으로 그 유명한 '주산지' 못이 보이기는 하지만 거의 탈진 상태가 되어 감에 따라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않습니다.
17:31
주산재에 도착합니다.
삼거리인 여기서 왼쪽으로 진행을 하면 이 봉우리를 거쳐 658봉을 지나 #914도로인 우설령에 도착하게 됩니다.
넘어가서 오늘 산행을 마치고 싶은 생각도 간절하지만 다음 번 구간인 피나무재~성법령 구간을 의식하여 어쩔 수 없이 죽자사자 가야합니다.
참고로 등산지도에는 양설령이 우설령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 많은데 이는 양(兩)을 우(雨)로 잘못 읽어 표기한 것입니다.
지도를 보면 가끔 이런 발못 표기된 산이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우선 떠오르는 것이 파주의 감악산 바로 아래에 있는 사리산(舍利山)을 金으로 잘 못 읽어 금리산으로 표기하였더군요.
17:36
다시 내려와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즉 직진을 하여 올라가면서도 그대로 주저앉기를 몇 번이나 하면서 저 답지 않게 빨리 피나무재에 도착하기만을 학수고대합니다.
어쨌든 저 봉우리만 올라가면 뭔가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643고지의 주산재에서 745.2봉인 별바위봉까지 올라가는 756m의 거리를 진행하는데 걸리는 25분은 정말이지 악을 쓰고 올라가야 하는군요.
배는 고프고 물은 없고...
이렇게 무지한 산행을 하기도 정말이지 오랜만입니다.
17:54
별바위봉입니다.
예전에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가 우연히 바위를 쳐다보는데 그 바윗사이로 별이 보이고 그 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는 과거에 급제해서 별바위라 불리게 되었다...
뭐 그래서 별바위봉이라고 한다는군요.
진행하여야 할 마루금이 멋지게 흐르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저에게는 뚝 떨어지는 도로가 보이지도 않아 난감하기만 합니다.
웬수같은 산줄기들...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 겨울 그리고 봄'의 무대인 주산지....
지금이 한창이라고 하는군요.
농번기가 시작되면 물을 빼야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멋진 풍광은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저 바위 옆을 우회하여 즉 바로 앞의 계곡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상당히 가파릅니다.
북진하시는 분들은 조금은 힘겨운 곳이 될 듯...
흙도 쉽게 부스러지는 것들이고...
상당히 조심하여 내려오다보니,
소위 통천문이라는 곳을 지납니다.
18:10
헬기장 하나를 지나고,
18:38
또 다른 하나의 헬기장을 지납니다.
이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참으로 죽을 맛입니다.
18:53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라 믿고 싶은 702고지에 이르니 우측으로 길이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북진하는 분들은 무조건 직진만 하면 되니 별 문제가 안 되는 이곳에서 남진하는 저는 비교적 더 산명한 길을 따라 진행을 하니 급경사 지역으로 낙엽이 너무 깊어 질질 미끄러지며 된비알을 내려갑니다.
그런데 5분 정도를 걸어가도 표지띠 한 장 보이지 않습니다.
지도도 확실치 않습니다.
아까 우측 길에 표지띠나 길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됩니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판단력도 흐려지는 것 같고 ...
입에서는 별 쓸데 없는 말이 막 나오고 하는 수없이 다시 돌아 올라가야 합니다.
이런 정맥길에서도 알바를 하여야 하나....
간신히 원위치 하여 우측으로 빠지는 길에 제 표지띠 하나를 걸어두고 내려갑니다.
한 2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아닙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다시 이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국공파 ㄴㄷ..."
힘도 없는 상태에서 10여 분을 헛심만 쓰다니...
랜턴을 켭니다.
그래도 해가 떨어지니 좀 시원하여 이제는 걸을만 하군요.
19:38
이제 국립공원 구역에서 빠져나옵니다.
정말이지 다시는 국립공원 같은 곳은 드나들지 않고 싶은 심정입니다.
헤드랜턴의 위력을 믿으며 내려가는데 간간이 찻소리가 들립니다.
114로 전화를 하여 주산지가 있는 부동면 택시 전화번호를 문의합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이 아저씨는 안동에 모임이 있어 술 마시러 갔고 자기가 아는 민박집을 소개해 줍니다.
20:00
예상보다 1시간 30분이나 더 걸려서 피나무재에 도착합니다.
저 곰탱이하고 저와는 워낙 궁합이 맞지 않음을 저는 너무도 잘 압니다.
주산지 민박집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내일 산행을 대비하여 찬물을 대야에 담아 냉족욕도 하고는 된장찌개에 삼겹살을 구워주는 주인 마나님의 배려로 소주 한 병에 밥 실컷 먹었는데 오늘따라 야구도 이기고 흡족한 마음으로 잠에 듭니다.
팁 하나.
제가 잠을 잔 민박집입니다.
부동면으로 들어와 절골교를 건너자마자 우측에 있는 민박집인데,
이 길로 직진하면 나오는 주산지와도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다리 우측으로 진행하면 절골 등산로이고,
대추나무 밭도 옆에 있고,
특히나 밑반찬이 주인장이 직접 주왕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거라 생 것은 삼겹살 싸 먹는데, 말린 것은 절여서 만든 반찬을 먹었는데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유명 사진작가인 김중만씨가 그 일행들과 여기서 이틀밤을 자고 갔다고 합니다.
그 일을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는 주인장은 앞으로는 유명(?) 트레커인 현오 권태화씨가 잠자고 간 곳이라고 선전할 것이라며 시원스럽게 특유의 웃음을 짓더군요.
다음날 저를 태우고 청송소방서 앞까지 태워주며 헤어짐을 아시워하며 캔맥주로 이별주에 갈음을 하며 "마누라가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제 말을 받아 "가을에 오면 송이가 좋으니 그때 송이를 안주로 하여 소주 한 잔 하기로 하자."는 말까지 하는군요.
이별주를 나누고 음주 운전을 하며 떠나는 주인장과 헤어지며 조금 뒤에 도착하는 그랜드 버스를 타고 오늘 운행 구간인 성법령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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