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맥의 추경(秋景)
지난 번 3구간 산행에서 올해 첫눈에 델 대로 덴 터라 이번에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냥 거니고개까지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할까 아니면 그냥 내년으로 미룰까....
참, 저답지 않게 이런 쓸 데 없는 생각까지 하는 걸 보면 지난 첫눈이 첫눈치고는 너무 많은 양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저에게 너무 큰 시련을 갖다 준 듯 싶습니다.
어쨌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오늘 산행에 나섭니다.
그런데 지난번 내려온 범의터라는 곳이 휴네스트 골프장 때문에 이제는 없어져 부득이 그 곳을 이으려면 공사 중인 골프장 안을 통과하여야 하는데 공사 중이어서 경비가 삼엄한 그곳을 통과하기란 쉬울 것 같지 않습니다.
그때 떠오른 곳이 임도.
그 임도를 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 입구를 물어보느라 산림청, 홍천군, 강원도까지 물어보다 결국 그곳이 도유림이어서 강원도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지금 개설 중인 임도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으나 그 입구도 골프장 입구와 거의 같은 곳에 있다고 하니 접근 경로가 불확실하고 또 거리는?
지도를 봅니다.
다른 루트는 없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입니다.
참고도 #1
위 참고도 #1을 보자마자 제가 지난 번 본 산 지도가 기억 나고 굳이 골프장 입구를 고집하지 않더라도 마루금을 이용하여 충분히 춘천지맥 마루금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버스 시간표를 봅니다.
오전에 한 대, 오후에 한 대 등 두 대만이 운행한다고 하는데 그 아침시간도 홍천에서 06:30분입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차를 가지고 홍천으로 가야하니 오늘 하산 구간을 홍천고개로 잡고 홍천고개에서 내려오는 곳에 주차를 시킨 다음 홍천에서 오는 버스를 탄다면?
2012. 11. 18. 04:30 기상하여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현장에 접근하기로 합니다.
시간이 널널하여 가평휴게소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천천히 운행합니다.
두촌면 원동리 삼거리에 있는 홍천농산물 집하장 옆에 차를 대고 삼거리에서 07:00경에 오는 군내버스에 승차합니다.
이 기사님도 내릴 곳에는 다 내려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장소만 특정하라십니다.
고마우신 기사님.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2. 11. 18. 목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춘천지맥 4구간 (달음재~1076.4봉~가마봉~거니고개~매봉~홍천고개)
4. 산행거리 :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달 음 재 |
07:18 |
|||
1076.4봉 |
2.4(km) |
08:20 |
62(분) |
|
가 마 봉 |
3.7 |
09:44 |
84 |
6분 휴식 |
거니 고개 |
3 |
10:38 |
54 |
|
593.8봉 |
2.75 |
12:07 |
89 |
24분 점심 |
777.3봉 |
4.5 |
13:52 |
105 |
|
매 봉 |
2.3 |
14:53 |
61 |
|
홍천 고개 |
4.7 |
16:30 |
97 |
|
계 |
23.35(km) |
09:12 |
08:42 |
실 운행시간 |
산행 기록
07:15
참고도 #1의 '가'의 곳인 달음재 고갯마루에 내립니다.
어디서 많이 본 표석입니다.
그렇군요.
원래는 참고도 #1의 '나'의 곳.
곧 지금의 골프장 입구에 있던 마을 표석인데 골프장 입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깨끗하게 조성된 이곳에는 팔각정도 있고 길 건너에는 등산로 표시도 되어 있군요.
괜한 걱정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행장을 갖추고 등로 입구에서 지도를 봅니다.
이정표도 되어 있을 정도니 오늘 등로는 널널할 것 같군요.
07:18
등로는 얼어있지만 길이 이렇게 편하니 문제 없습니다.
다만 해발 642m인 달음재에서 1076.2봉꺼지 고도를 높이려니 그게 좀 문제군요.
땀 좀 내면서 오르다 보니 멀리 소뿔봉이 보이고,
07:53
그러고는 폐헬기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웬 개소리와 멧선생 소리 같은 게 들려오는데 저를 좀 불안하게 만드는군요.
소리도 지르고 음악도 틀면서 진행합니다.
08:15
얼어 붙은 눈을 힘겹게 밟으며 진행하다 보니 좀 더 큰 헬기장이 다시 나오고 이젠 그 개소리도 안 나 왼편의 바위 옆 등로로 치고 올라갑니다.
지도 #1
멧돼지 머리가 연상되는 바위 위를 올라서니,
08:20
드디어 이정표도 있고 삼각점도 있는 1076.4봉에 오릅니다.
이제부터는 지맥 길을 걷게 되는데 여기까지 오르는데 힘들 게 한 것 중 하나가 얼어붙은 눈이었는데,
여기도 이렇게 눈이 많아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해 주는 것 같아 좀 불안해집니다.
2등급 삼각점(어론 24)을 확인하고는 주위를 조망합니다.
설악산 줄기의 모습이 ...
그 왼쪽과 앞쪽도 감상하는데 동쪽 방향 그러니까 지난 번 산행한 곳은 잡목으로 시야가 제대로 트이지 않습니다.
08:27
지맥길을 시작하려는데 도저히 그냥 내려가기가 좀 그렇습니다.
아이젠도 별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눈입니다.
그렇더라도 할 건 해야죠.
오늘은 아이젠도 체인젠을 가져왔습니다.
거기에 스패츠를 하였으니 좀 위안이 되는군요.
지도 #2
08:45
지도 #2 '다"의 1048봉입니다.
별 조망은 없군요.
09:12
그러고는 신흥동으로 떨어지는 등로를 만납니다.
지도 #2의 '라'의 곳입니다.
어느덧 눈이 없어지고 등로 사정은 A급으로 바뀝니다.
바로 위의 836봉으로 오르니 '한국전쟁 전사자 발굴 작업' 흔적을 봅니다.
가마봉이 이제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전위봉 하나를 지나니,
09:44
3등급삼각점(어론311)이 있는 가마봉(924.7m)에 오릅니다.
800 고지에서 100여m의 고도를 높이느라 다소 힘이 드는군요.
가리산이 좀 가까워진 걸 보니 이제부터 가리산도 사정권 안으로 드는 느낌입니다.
하긴 이곳과는 44번 국도를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이니....
뒤를 돌아보니 희미하게 소뿔산도 보이고 1076.4봉도 잡목에 가리긴 하였지만 그런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장쾌한 마루금을 즐기며,
북쪽의 산하도.....
음....
서쪽의 줄기는....
가리산의 머리가 마치 왕관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긴 춘천지맥에서는 그래도 가장 유명한 곳이니까...
그러니 이 줄기 이름을 가리지맥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 않겠습니까.
710고지를 지나고,
604고지를 넘으니,
길은 이렇게 널널해집니다.
누가 춘천지맥을 오지에 그것도 길도 힘든 그것이라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604 고지에서는 우틀하여 진행합니다.
우측으로 어론리의 한 마을이 보이는군요.
어론리라 ...
쭉쭉 뻗은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자,
10:38
거니고개 조각공원 휴게소입니다.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중간에 이런 휴게소를 두고 진행하는 것도 큰 행운입니다.
이 휴게소는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입니다.
지도 #3
11:05
약 24분 정도 두부찌개로 밥을 먹고 물을 하나 더 챙긴 다음 진행 방향을 살핍니다.
선답자들은 절개지 왼쪽으로 오르기를 추천하였는데,
좀 먼듯하여 우측을 보니 안내 간판이 보이고 그럭저럭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접근을 해 보지만 현장에 다가가 보니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철망이 쳐져 있어 접근 불가입니다.
다시 내려와 치고 올라갈 만한 곳을 찾는데 길 건너 휴게소 앞에서 한분이 큰소리로 외치면서 우측으로 진행한 다음 좌틀하라는 수신호를 보냅니다.
나에게 하는 말이냐고 수신호를 보내자 그렇다고 합니다.
그 분이 가르키는 방향은 이 팻말 우측인데 출입을 하지 못하게 철조망이 있는 곳이고.....
다가가 보니 그곳은 열려 있고 이렇게 길이 우측으로 진행을 하다 작은 마루금에서 크게 좌틀하게 되어 있군요.
그분에게 고맙다는 수신호를 보내자 그분도 산행 잘 하라는 수신호를 보냅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는 200여m가 넘는 곳에서 하는 수신호의 정확한 의미를 해석할 수 있군요.
고맙습니다.
그 길로 올라와 보니 전에 있던 철조망은 제 기능을 상실했고 새로운 철망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따라서 그 경계도 이렇게 달라졌으니 앞으로 이 구간을 진행하실 분들은 절개지 우측의 등로를 이용하시면 편하게 마루금으로 접근할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11:27
마루금에 도달하면 이렇게 군 참호가 있고,
어론리 방향으로 조망도 괜찮습니다.
어론(於論)이라...
도엽명으로 나와 있어 삼각점 구분 부호로도 사용되는 어론은
어론리(於論里)는 마을 사람들이 말다툼이 많아 그렇게 불려지게 되었다는데...
글쎄요...
평분화된 봉분 두 기를 지나고,
뒤로는 지난 번 1119봉에서 흘러나온 시멘트 도로가 어론리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이는군요.
12:07
그러다 보니 4등금삼각점(어론403)이 있는 593.3봉에 오릅니다.
거니고개에서 올라온 고도를 생각하니 걱정한 것보다는 양호합니다.
정면으로 진행할 줄기들이 보이는데 우측에 보이는 707봉에서 급좌틀을 하여 직진하는 구조이니 매봉까지는 'ㄱ'자 진행 그 다음은 다시 남쪽으로 꺽이는 형상이니 'Π' 형태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12:30
지도 #3 '라'의 618 봉에 오르는데 이게 뭡니까.
마치 낙동정맥을 할 때 수시로 보았던 황장목 같습니다.
정상에 딱 한 그루만 서 있군요.
괜히 제가 횡재를 한 느낌입니다.
우측으로 시멘트 포장을 한 임도가 마루금을 향해 꾸불꾸불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약간의 조망이 허락이 되어 뒤를 돌아보니 뒤로 1119봉이니 소뿔산이니 그리고 삼면봉에서 이어져 나가는 산줄기 등이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지도 #4
12:59
702봉에 오르니,
계명산으로 빠져 소양호로 잠기는 줄기가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산은 무슨 봉입니까.
707봉에서 720.9봉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임도와 함께 보이고....
조금 고개를 빼보니 드디어 북한강이 보이는군요.
13:05
그러고는 707봉에 오릅니다.
이 봉우리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봉우리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720.9봉을 지나는 또 하나의 단맥이 형성되는군요.
그 줄기를 바라보고 좌틀합니다.
자작나무 숲을 걷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군락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작나무 숲은 자작나무 숲입니다.
13:17
지도 #4의 '마' 652봉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사람들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군요.
오랜만에 산객들을 만나는가 기대도 해봅니다.
보기 힘든 산타래 선배님의 표지띠를 보니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언제나 열정적인 산행.
존경합니다.
13:23
갑자기 너른 개활지 같은 곳이 나오고..
무덤인데 완전히 평분화된 곳입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반대 방향에서 들리던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한 무리의 산객들이 올라오시는군요.
지맥 산행을 하다가 사람들도 만나게 되다니...
반가운 마음에 산인사를 나눕니다.
성남에서 오셨다는군요.
13:52
777.3봉을 오릅니다.
여기서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지도를 보아도 삼각점은 지도 #4의 '바' 550봉 방향으로 조금 빠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상 지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3등급 삼각점(어론 301,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산92-3)을 확인하고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생생한 표지띠 하나를 봅니다.
아!
그분들이 성남인자산악회분들이었군요.
노장중과 중년 층이 함께 하시는 산악회인데 뒷정리가 깔끔하시군요.
그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고 떠난 자리에 빈 커피캔 하나만 남기시고 아무런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골이 큰골마을 같습니다.
정말이지 지맥길에서 이런 여유를 갖게 되다니...
우측으로도 마을을 볼 수 있고....
14:23
매봉 ①(740m)에 오르고,
그 봉에서 좌틀하여 안부로 떨어져서,
좀 힘들게오리지널 매봉(800.3m)을 오릅니다.
저 매봉에서 삼각점을 확인하려면 저 우측으로 20여m 더 진행하여야 합니다.
14:53
그래야 4등급 삼각점(내평419)을 확인할 수 있는데 삼각점이 너무 닳아서 거의 형체를 파악하기 힘들군요.
그 매봉에서 대명치를 지나 계명산 ~ 소양호로 진행하는 단맥하나가 진행하게 되는데 그 줄기입니다.
바로 이 방향입니다.
예전에 좀 무성했던 나무들을 다 벌목하여 어느 정도 조망이 가능하군요.
다시 진행을 합니다.
너무 여유로움을 주는 지맥길입니다.
ㅈ도 #4의 '사'의 곳에 위치한 군 초소 흔적을 지나고,
15:19
그러고는 지도 #4의 690봉에 이르러 약간 우틀합니다.
아무런 특이한 점이 없어 지도에 나와 있을 정도면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완전히 깨집니다.
지도 #5
잣나무의 사열을 받는 듯 합니다.
조덕골 방향을 조망합니다.
아주 환상적인 곳입니다.
색깔의 조화....
사진 촬영 기술과 카메라의 기능을 좀 더 잘 활용할 줄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에 생기는 곳이고, 그런 시간이며, 그런 환경입니다.
스마트 폰으로 몇 장을 촬영하여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날립니다.
가운데 1119봉이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제가 지난번 산행 때 보던 곳이 바로 이곳이란 말입니까.
너무 지체하였습니다.
15:53
조금은 힘들게 706봉에 올라,
아까 지나온 지역을 조망합니다.
16:03
이제 오늘의 마지막 삼각점을 만날 시간이군요.
713봉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3등급 삼각점(내평305)을 확인하고 직진하여 내려갑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우틀이지만 흐름을 따라 진행하여야 합니다.
직진하다 좌틀하면 작은 헬기장이 나오고,
거기서 직진하다 표지띠를 따라 좌틀하여 내려오니,
드디어 홍천고개이군요.
홍천고개에는 가락재에서 출발한 산악회의 버스가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군요.
16:30
마침 자가용 한대가 서 있어 태워줄 것을 부탁하자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며 미안하다고 하시는군요.
차가 오지도 않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까봐 그냥 내려가기로 합니다.
속리산 마치고개 같은 길을 내려가는데 제가 제일 산호하는 트럭이 한대 내려옵니다.
인사를 하니 제대로 새워 주시는군요.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시는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이십니다.
덕분에 편하게 자은 삼거리까지 와서는 차를 회수하여 막히는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귀경하니 30시가 훌쩍넘었군요.
그런데 다음 구간이 문제로군요.
홍천고개에서 원동삼거리까지의 거리가 자그마치 5.9km나 되니 소요시간만 해도 적어도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른 시간에 운좋게 히치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아예 거꾸로 가락재부터 시작하여 홍천고개까지 짧게 진행을 하여야 할까요.
쓸데 없는 고민 거리 하나가 생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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