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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낙남정맥(2013.1.27.~2013.11.16.)

낙남정맥 1구간(영신봉~음양수~삼신봉~외삼신봉~묵계재~고운동재)

도대체 얼마만의 낙남인지 모르겠군요.

사실 이미 마무리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언제든지 첫 구간을 땜빵하여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날머리에 대한 부담-고운동재에서 진주 혹은 하동으로 이동하는 교통상의 애로점-이 그 실행을 차일피일 미루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

나아가 삼신봉부터 고운동재까지는 비법정 탐방로로 묶여 있어 국공파와 맞닥뜨릴 경우의 난처함도 한 몫을 하였고....

항상 평일 중의 하루를 할애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거기에서 더 진전된 그 어떤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1+9도 거의 마무리에 접어든 지금.

더 이상 낙남 구간을 뒤로 미룰 수 없을 정도로 1+9도 그 막바지입니다.

한편 산경표 상의 낙남정맥이 갈리는 영신봉에 접근하는 방법은 거림으로 드는 방법과 백무동으로 드는 방법 등 두 가지가 가장 빠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내 산악회도 그렇고 혼자 진행하는 분들도 그렇고 대부분 거림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거림에서 올라가는 것이나 백무동에서 올라가는 것이나 비슷하게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저같이 서울에서 홀로 출발할 경우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한방에 가는 차가 있으니 그 차를 이용하여 백무동에서 올라가는 것이 진주로 해서 돌아서 거림으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용이할 것 같군요.

2013. 9. 25. 24:00에 출발하는 백무동행 버스를 타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함양입니다.

인월을 지나 백무동에 도착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9. 26. 목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낙남정맥 제1구간(백무동~세석산장~음양수~헬기장~삼신봉~외삼신봉~묵게재~고운동재)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168.44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백 무 동

03:58

세석산장

6.5(km)

06:26

148(분)

5분 휴식

음 양 수

1.2

07:19

53

26분 아침

헬 기 장

2.6

08:29

50

삼 신 봉

3.3

09:31

62

10분 휴식

외삼신봉

1.2

10:10

39

12분 휴식

묵 계 재

2.7

11:43

93

고운동재

1.7

12:22

39

19.2km

08:24

07:31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03:44

차에서 내려 잠시 행장을 갖추고는 바로 옆의 화장실에 가서 볼일도 보고 ... 

주위도 둘러보면서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어디 하나 제 기억과 만나는 곳이 없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백무동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거의 15년은 됐나요?

백무동을 통하여 장터목~천왕봉~장터먹~세석~청학동 코스를 무박으로 진행하였던 것이....

03:52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상가를 지나,  

03:58

백무교를 지나니 바로 우측으로 국공파 사무실이 있고 국공파 직원이 나와  문을 열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직원은 사람을 볼 줄을 아는 지 다른 사람들은 서 있는데도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제가 들어가니 문을 열어주면서 안전산행을 당부합니다.

03:59

일부 산객들은 장터목 방향으로 들어서고 저하고 다른 한 분만 한신계곡으로 직진합니다.

04:10

백무동에서 세석까지 6.5km라.... 

처음에는 추워서 자켓을 입었는데 벌써 몸이 달구어져 자켓을 벗고는 티 한 장만 입은 여름 복장으로 진행합니다.

 지리산이든 어디든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이 돌때문에 허리가 욱신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 제발 오늘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04:25

첫나들이 폭포를 지나고, 

 나무 다리도 지나고,

아주 오래된 다리도 지납니다.

물 흐르는 소리는 시끄러운데 뭐 보이는 것도 없으니 시간 뺏길 일이 없어 그거 하나는 좋군요.

나무 계단도 지나고, 

05:51

그러다 보니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고도는 높아지고... 

돌계단도 오릅니다. 

 로프도 보고,

이제 지리에도 가을이 오나봅니다.

나뭇잎이 붉어지기 시작하는군요.

06:15

드디어 마루금에 오릅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입니다.

좌측으로는 촛대봉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영신봉입니다.

세석산장으로 내려 갑니다.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세석까지 와서 하룻밤 자고는 아침 준비에 한창이군요.

예전에는 산장이던 곳이 지금은 취사장을 바뀐 곳으로 가서 전투식량을 꺼네 데우는 사이에, 

잠깐 밖으로 나와 거림 방향을 봅니다. 

 춧대봉 쪽으로는 붉은 기운들이 보이고......

07:02

약 37분 정도 아침을 신속하게 먹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낙남정맥 1구간을 시작합니다.

원래는 영신봉부터 하여야 하나 그곳은 요주의 구간이기 때문에 지난 번 한 것으로 갈음하고 세석부터 시작합니다.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거림을 버리고 청학동 쪽을 택합니다.

나무 데크를 지나고, 

07:10

다시 삼거리를 만나 청학동을 따릅니다.

07:19

돌무더기가 모인 아주 조망이 좋은 큰 너럭바위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영신봉부터 내려온 오리지날 낙남 마루금과 만나게 됩니다.

진행하는 마루금과,

그 우측으로 멋진 운해가 보입니다.

07:24

그 운해에 빠져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너럭바위를 내려오니 음양수 샘이 있습니다.

거기서 이정표를 따르고,

07:25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빠지지 않는 절구통 같은 물건도 봅니다.

좌측의 노고단 그리고 그 바로 우측의 반야봉을 봅니다.

지나온 마루금과 중간 우측의 세석산장도 보이고....

우측으로는 촛대봉입니다.

07:41

의신마을 갈림길을 통과하고,

그 의신마을 방향의 운해입니다.

이 길은 바위지대를 연속하여 진행을 하여야 하니 신발의 선택보다는 바닥에 깔 깔창이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저는 새 신발에 다행히 지난번 쓰던 lockey님의 bp-40덕분에 허리에 무리가 오는 걸 방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07:59

석문을 지나고,

조망처에서 좌측의 거림마을 풍경도 봅니다.

멀리 좌측끝으로 외삼신봉이 보이고 그 줄기가 낙남의 줄기로군요.

07:59

위험한 바위 구간 하나를 지나고,

예의 산죽밭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성가실 정도는 아니고.....

08:09

이정표를 지나는데 오늘 이곳의 이정표는 거리 개념에 좀 마음씨 후한 편입니다.

1시간 조금 더 걸었는데 3.3km라니요.

그만큼 등로가 평이하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닙니다.

08:13

고개하나를 넘고...

촛대봉을 당겨 보았습니다.

계속 왼쪽 뒤에서 따라오는군요.

08:29

1237고지의 헬기장을 지납니다.

이동통신 중계 시설물이 이정표와 함께 위치해 있군요.

09:01

세석을 떠난지 2시간 정도가 지났습니다.

중간에 10분 정도 잠깐 앉았음에 비추어 지금 제 걸음이 시속 3.1km의 속도라고요?

설마...

하긴 거의 가벼운 내리막이라고 보면 될 것이니 그럴 수도 있겠군요.

여하튼 이 구간은 바위 아니면 산죽입니다.

그냥 그렇게 보면 무난합니다.

발목에 유의하고 산죽에 대비하고...

외삼신봉....

촛대봉과 구름에 덮힌 천왕봉을 보는데 친구 녀석으로부터 전화가 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뭐 요새 할 이야기라고는 야구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우측으로 보이는 것이 내삼신봉이로군요.

추모비를 보면서 잠시 가신 이의 명복을 빌어드리고....

09:31

지리의 주릉을 봅니다.

앞에는 지나온 마루금 좌측으로는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지리의 주릉.....

왼쪽 끝의 노고단이며 바로 우측의 반야 그리고.....

뾰족하게 솟은 내삼신봉,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삼신봉에 정상에 섭니다.

상불재며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그 줄기 사이로 청학동이 보이고.....

그러고는 제가 진행할 낙남의 주릉 상에 있는 외삼신봉을 봅니다.

12분 정도 머물다 다시 한 번 정상석을 보고 진행방향 우측의 바위로 내려서서 진행을 하면서,

09:44

쌍계사 갈림 이정표를 보고 저는 청학동을 따릅니다.

삼돌이님이 저를 응원해 주시는군요.

혹시 이번 가을 모임에 맨발선생님과 참석해주시려나...

09:50

청학동으로 갈리는 삼거리입니다.

낙남의 주릉 방면으로는 이렇게 나무를 쌓아놓았고 그리고 비탐방로라는 안내판이 떨어져 있습니다.

국립공원에서는 이 구간이 희귀 동식물의 보전이나 다른 어떤 목적에서 민간인의 통행을 불허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여기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요.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합니다.

산죽.

조릿대라고도 불리우는 산죽 숲을 보호하기 위함인가?

어쩼든 군락지를 이룬 그 산죽밭을 뚫고 지나는데 진행의 어려움이란 크게 없습니다.

괜히 너무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10:10

청학동 삼거리를 지나 20분 정도 마루금을 치고 올라오면 외삼신봉에 도착하는군요.

우측 중간에 삼신봉과 왼쪽에 약간 뾰족한 내삼신봉을 보고,

아직도 구름에 덮여 있는 천왕봉을 봅니다.

청학동....

낙남의 줄기.....

조금은 위험한 벼랑에 언 친절하신 선답자가 약간은 어설프긴 하지만 아주 긴요하게 저같은 사람이 쓸 줄을 설치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이 줄이 없었으면 나무와 돌을 잡고 약간은 위험을 감수하며 내려올 뻔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위험지구를 내려와 좌틀하자 알만한 분들의 표지띠를 보고,

다시 산죽지대입니다.

뭐 그러려니 하고 진행하니까 별 문제없는데 다만 거미줄이 오늘도 문제입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진행하려니 얼굴을 가린 임시방편의 마스크가 문제가 되고 마스크를 벗으려니 눈이 문제가 되고....

적절하게 운용의 묘를 살리는 수밖에....

잠시 조망이 트이는 바위위에서 천왕봉을 보고....

다시 산죽 터널로 들어섭니다.

길을 이렇게 선명하여 길을 잃거나 할 염려는 전혀 없군요.

11:43

드디어 묵계재입니다.

묵은 헬기장이 있는 이 묵계재 아래로는 1047번 도로가 터널을 통과하여 하동군 청암면과 산청군 시천면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는 물론 이곳을 통하여 사람들이 왕래를 하였을 테고....

이 묵계재의 저편에 표지띠 한 장이 날리고 있습니다.

넙적다리까지 오는 키큰 풀을 헤치고 표지띠를 따라 진행하니 바로 산죽 터널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늘은 보이지 않고 갑자기 어두워진 느낌입니다.

상영중인 영화관 안으로 막들어선 느낌.

동공의 조리개가 커집니다.

걷는것보다 기어가는 게 더 빠른 느낌을 가지며 마루금을 오릅니다.

그러니까 이 지역은 820고지까지 떨어진 묵계재에서의 고도를 다음 봉우리인 991고지까지 약 170여m의 고도를 약 0.9km 가량 진행하고 다시 내려 가는데 약 0.5km를 즉 약 1.4km를 그저 아무 생각없이 약간 어정쩡한 자세로 힘들게 비알을 오르면서 손으로는 스틱으로 거미줄을 제거하거나 혹 제거하지 못하여 안면으로 달라붙는 그것들을 떼어내는데 사용하고 눈은 선글라스로 가렸으니 허리를 펴지 못한 자세에서 안ㅍ만 대강 보며 그냥 진행을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간혹 발밑에 뭔가가 밟히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이곳에 사는 놈이 뭐 있겠습니까.

그리고 산객이 이곳에서 빠져나와 다른 어느 곳을 다니며 희귀식물이나 희귀동물엑 해를 끼칠 어떤 가능성도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곳입니다.  

겨울에?

제가 생각해 볼 때 겨울에 이곳을 지나기는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조릿대가 발딱 서서 그나마 사람이 지날 공간을 내어 주었지만 만약 겨울에 눈에 덮히거나 눈의 무게로 주저 앉은 이 녀석들을 헤치고 지나가려면 누군가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서는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이런 관리의 어려움때문에 이 구간을 국공파는 비등하는 여론의 아니 정맥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이곳을 비법정탐방구간으로 구획해 놓았지 않았는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군요. 

12:22

말이 40분이지 그 40분 동안 조릿대 군락지의 터널을 기다시피 걸으면서 거미줄과의 사투를 벌인다면....

어쨌든 간에 그런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만족감은 더 크리라 샌각됩니다.

다시 작은 산죽 군락지를 들어가면 철조망이 망가진 곳이 나타나고 그 곳을 넘으니 벌써 수개 월 전에 지났던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산청댐으로 가는 도로가 나옵니다.

12:34

굳게 닫혀 있는 저 문을 보면서 저 문이 언제나 열려져 정맥길을 걷는 마루금파들이 마음 놓고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마치 휴전선의 닫혀 있는 철문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며 국공파도 별 의미 없는 저 닫힌 문을 열어 소통의 장으로 들어와 우리의 산줄기를 선조들께서 주신 산경표의 의미를 되새기며 걷는데 한 축을 담당하여야 할 것을 기대합니다.

산이라는 요소에는 산, 산꾼 그리고 그곳을 담당하는 산림청과 국림공원관리공단을  빼놓고는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