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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낙남정맥(2013.1.27.~2013.11.16.)

낙남정맥 2구간(고운동재~길마재~칠중대고지~방화고지~돌고지재~천왕봉~옥산~배토재)

 

 

낙남의 아침

 

 

산경표를 보면 정맥은 쪽을 나누어 산줄기를 이어간 반면 장맥정간은 백두대간에 갈라지는 줄기로 보면서 다만 예전 유교의 가부장적 가치관에 입각해서 장자(長子_)이 격을 부여해 정간의 이름으로 붙였습니다.

한편 발간 본(本)에 따라 쪽을 달리해서 그 줄기를 이어갔다고 하여 낙남정맥도 낙남정간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백정간은 위와 같은 같은 이유 외에 그 이름이 산 이름에서 비롯된 반면 낙남정맥은 다른 정맥처럼 강 이름에서 유래된 만큼 역시 정맥으로 부르는 게 합당할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접근하기 힘든 아니 먼 그 낙남정맥을 언젠가 하긴 해야 하는데 좋은 기회가 잡혔습니다.

코뿔소 산악회에서 그 구간을 역방향이 아닌 순방향 즉 지리산부터 시작하여 고암나루터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무박으로 단 12방에 끝내겠다는 것입니다.

딱 제 취향입니다.

'구름나그네' 선배님의 지론과는  배치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언제 산줄기를 상당한 양만큼 할 수 있을 지 감당이 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안내산악회를 따라 간다고 해도 어차피 산행이야 제 혼자서 할 것이 분명한 만큼 그것을 꼭 배타적인 방법 내지는 수단으로 볼 것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산악회가 코뿔소 산악회여서 명망이 있는 산줄기 전문 산악회인 만큼 제가 진행하는 산행에 그렇게 부담이 갈 것 같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첫 구간은 지난 번 한남금북을 마친 다음 본의 아니게 산행을 마친 다음 과하게 하산주를 마시는 바람에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하여 두 번째 구간부터 참석을 하게 되어 첫 구간은 땜빵을 할 구간으로 남겨 놓습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1. 27. 일요일

2. 동행한 이 : 코뿔소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낙남정맥 2구간 (고운동재~길마재~칠중대고지~돌고지재~옥산~배토재)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34.53km), 정맥 외 길인 옥산 왕복 2km 포함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고운동재

 

03:40

 

 

길 마 재

5.6(km)

05:45

125(분)

10분 휴식

칠중대고지

2.1

06:18

33

 

방화고지

4

08:00

102

20분 취식

돌고지재

3.5

09:01

61

 

천 왕 봉

2.9

09:56

55

 

옥 산

1.6

10:29

33

 

배 토 재

4.1

11:30

61

 

23.8km

07:50

07:20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2013. 1. 26. 23:00 잠실을 출발한 버스는 03:20 첫 구간 날머리였던 고운동재에 도착합니다.

예전에 지리산 부근에 댐을 건설한다고 하여 반대 운동을 하여 시끄럽게 만들었던 산청의 양수댐이 있는 곳이 바로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군요.

고운호라고도 불리우는 그 상부댐의 이름을 가지게 된 고운동에서 이 고개의 이름도 붙여지게 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양수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해도 대간을 할 때 조침령 ~ 한계령 구간을 단목령에 있는 국공파 초소를 8시 이전에 통과하기 위하여 신새벽에 숨죽이면서 출발을 할 때 어둠속에서 지나쳤던 경고판이 있던 양양 양수댐, 그리고 지금은 관광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북명지지맥 상의 호명산 옆 호명 상부댐은 직접 산행을 하면서 지나친 상부댐들입니다. 

국공파가 '자연생태계 보전'이라는 미명 하에 같다붙인 이 출입금지 안내판을 보면서 씁씁한 웃음을 짓습니다.

산행 준비를 하면서 오늘 날씨가 예보와는 달리 그렇게 차갑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곳이 800고지가 넘는 고지임에도 바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곳을 차도를 따라 넘어가면 고운호 상부댐이 있는 고운동으로 진행합니다.

대원들이 오늘 낙남정맥 2구간에 들기 위하여 대열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등로는 산청군 시천면과 하동군 청암면의 경계 즉 군계(郡界)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오늘 구간 역시 지난 구간에 이어 또 산죽의 저항을 상당히 받으면서 통과하여야만 하는 구간이군요.

조릿대라고도 불리우는 이 산죽을 요사이는 조리를 만들지 않아 이렇게 대규모로 자생을 하여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없어 그 군락지가 줄어들지 않는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진행합니다.

그렇게 쓸데 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서야 이 어둠 속에 이런 구간을 무료하게 진행하는 데 따른 답답함을 이기는 방법이 뾰족한 게 뭐 있겠습니까.

가끔 왼쪽 뒤로 보이는 댐 주변의 불빛만이 거기가 댐 상부인 것만 느낄 따름입니다.

04:00

삼각점이 있는 902.1봉 옆을 지나면서도 이 산죽 때문에 조금 더 좌측으로 진행하여 삼각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어둠보다는 산죽때문에 포기하고 앞에 가는 대원 꽁무니를 쫓아가기 바쁩니다.

그런데 작은 봉우리 한두 개를 넘다보니 오름에 있는 곳들은 눈이 바삭바삭 밟히는 반면 내리막을 걷다보니 그 부분이 양지라 눈이 없음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미끄럼 걱정은 없다는 것이군요.

허리와 걷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습니다.

04:25

지도 #1의 875봉 전위봉에 오릅니다.

여기서는 평지와 같이 몇 분간을 진행하는군요.

계속해서 바로 제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고 있는 듯 제 앞이 밝습니다.

돌아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고...

아!

달빛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섣달 보름날 산행을 하고 있는 셈이고 저 달이 그 만월이니 이렇게 밝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잠시 너른 평지 같은 곳으로 나와,

04:33

드디어 그 평지의 끝인 875봉입니다.

별 특이한 것이 없는 곳이다보니 이렇게 표지띠들만이 너풀거리고 있군요.

본디 표지띠는 이런 기념비적인 용도가 아닌 후답자들의 안전산행 즉 길찾기를 도와 알바의 위험을 그만큼 덜어주는 순기능적인 요소를 감안할 때 이렇게 불필요한 곳에 덕지덕지 붙여 놓은 것은 좀 그런 좋은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04:46

798봉을 조금 편안하게 올라...

04:56

지도 #1의 '가'의 곳인 798봉에 오릅니다.

아!

근데 이게 누굽니까.

작년 말 송년산행을 하였던 한남정맥 제1구간 제 산행기에서는 뫼향님의 표지띠를 보고 이 심정을 이렇게 기록하였습니다.

아!

그런데 바람결에 날리는 표지띠 한 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2011. 10. 11. 설악 용아장성에 올랐다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홀대모의 뫼향님이신데 지금은 좋은 곳에서 멋진 줄기를 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뫼향님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05:17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진행을 하니 790.4봉에 도착합니다.

4등급(곤양403,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산320) 삼각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각점에는 970.4 라고 표기 되어 있군요.

크게 우틀하니 여기서는 고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군요.

여기부터는 산청군을 떠나 이제 온전히 하동군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다만 등로는 하동군 옥종면과 청암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되는군요.

05:43

묘지를 지나자,

지도 #2

05:45

도로를 만납니다.

길마재입니다.

말의 길마 즉 안장 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 같군요.

이런 고개 이름은 서울 무악재의 다른 이름인 길마재도 그렇고....

그러나 산을 가고 있는 것인 만큼 아무래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설악산의 대승령 바로 옆에 있는 그러니까 설태(설악태극종주)의 시작 지점의 첫 봉우리가 되는 그 안산이 우선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길이 예전에는 빨치산의 통로로 요긴하게 쓰이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지명이 그 토벌대인 칠중대고지와 방화고지로 이어지고....

그 아픈 현대사의 한 조각을 떠올리며 그 이념 싸움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았고 집권 세력의 요긴한 전가의 보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이 산행에서도 떠올리게 되는군요.

05:53

그러다 보니 지도 #2의 '나'의 곳인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555봉을 어렵지 않게 오릅니다.

새벽 산행의 이점이라고 하면 이렇게 봉우리의 부침이 심하더라도 별로 힘들지 않다는 것입니다.

뭐 보이는 게 없으니 그저 묵묵히 한 발 한 발 떼다 보면 진행이 되는 것이고...

뭐 특별 나게 쉬고 자시고 할 게 없으니 말입니다.

초소에는 산불감시원이 심심하지 않게 여러 물건들이 있음에 비추어 날이 밝으면 감시원이 올라오실 것 같군요.

06:08

464고지를 지나,

06:18

하마터면 이곳이 '칠중대고지(565.2m)'라는 그 역사의 아픔을 담은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의 큰 전투가 있었던 곳인지 모르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선답자의 표지띠를 보고서야 눈치를 챕니다.

그리고 이곳에 있어야 할 삼각점(곤양 404)은 어둠 속에서 보이지도 않아 그냥 통과합니다.

지도 #3

06:30

별 특징없는 559봉을 지나,

06:39

지도 #3 '다'의 584고지를 지납니다.

여기서 군계는 직진을 하지만 마루금은 군계에서 조금 벗어나 좌틀합니다.

06:45

그래야 화장실이 있고,

이정표도 있는 양이터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선두조가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있군요.

10분 정도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는 선두조를 따라 좀 쉬었다 진행합니다.

06:57

바로 옛 양아터재를 지나고,

07:13

지도 #3의 646봉에서 우틀합니다.

그러고는 대원들이 아침을 먹기 위하여 자리를 잡습니다.

코뿔소대원들의 식사문화에 문외한인 저는 평소하던 대로 빵만 두 개 준비해 왔는데 그들과 사뭇달라 약간 분위가가 난처해집니다.

대원들이 숟가락만 갖고 오라고 했음에도 선뜻 가서 뻔뻔하게 먹는 것도 그렇고 ...

억지로 건내주는 따뜻한 국물을 얻어 먹고 선두대장에게  "옥산을 가야하니 걸음이 느린 저부터 좀 진행해야겠다."고 고하고 저 먼저 일어나 진행합니다.

한 20여 분 앉아 있다 일어나려니 몸에 한기를 느낍니다.

부지런히 땀을 냅니다.

07:44

다시 면계를 만납니다.

지도 #3의 '라'의 곳입니다.

이제 사위가 밝아져 조망이 됩니다.

오종면 방향의 지리산에서 갈라진 산군들이 보이고...

진행방향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08:00

그러고는 방화고지에 오릅니다.

이곳에서도 큰 전투가 있었던 곳이라 하고...

여기서 청암면을 버리고 횡천명으로 들어섭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횡천면과 옥정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되는군요.

남쪽으로 멋진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름 모를 줄기들이 하나하나 다 연결이 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제가 이 산줄기를 걸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게 됩니다.

지나온 줄기도 감상은 하지만 어둠 속에서 걸어온 터라 어디가 어느 봉인지 확신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무박 산행의 난점입니다.

08:31

지도 #3 '마'의 586봉입니다.

묵은 묘지를 지나고,

저 왼쪽에 보이는 산이 옥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걷습니다.

오늘은 제가 준비한 지도를 가지고 오지 않아 산행이 온통 엉망입니다.

삼각점도 제대로 못 찾고 옥산의 정확한 갈림 위치도 몰라 남의 지도를 엿보기나 하고...

08:46

우측으로 돌고기재와 연결되는 포장도로를 만납니다.

우선은 그 도로를 우측에 두고 마루금 따라 진행합니다.

윗안양 마을도 보이고....

지도 #4

(-------, 신백두대간길, ------ 옥산 가는 길)

08:49

지도 #4의 401고지에 있는 삼각점입니다.

그런데 이 삼각점은 특이하게도 국립지리정보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게 아니라 경상남도에서 경남507이라는 점번호로 관리하고 있는 게 특이하군요.

마루금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가운데 농장을 우측으로 에워싸고 걸으면 되니,

이 농장의 가장 높은 부근만 끼고 진행합니다.

당연히 사유지인 고로 표지띠는 다 제거되어 있으니 표지띠를 찾을 필요도 없고,

이 철조망 좌측 즉 농장 안으로 걸으면서,

잠시 뒤를 돌아보면서 내려온 방향을 가늠하고,

이 비알을 내려 저 임도를 따라 오르면 곧 천왕봉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루금은 그렇게 진행됩니다.

대나무 밭이 나오니 흐름에 따라 우측 희미한 길을 따라 들어서니,

묘지 옆으로 바로 길이 나옵니다.

09:01

돌고지재입니다.

삼거리인 이곳에서,

처음  보는 이정표를 따라 진행합니다.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다보니 우측으로 표지띠가 날리고,

하동군에서 등로 개설작업이 한창입니다.

조망이 터진 곳으로 나옵니다.

음...

역시 멋지군요.

산불감시초소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북쪽  월봉산 줄기를 조망하고,

그 우측으로....

조금 남쪽으로...

그런데 이곳에서 나무 가지 치기 작업을 하고는 뒷 정리를 아주 잘 해 놓으셨습니다.

만일 이것을 방치하였더라면 진행하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인데 그래도 정맥길이라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09:29

등로에서 살짝 벗어난 길에서 왼쪽의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526.7봉에 있는 4등급 삼각점(곤양444)입니다.

어김없이 준희선생님의 표찰이 있습니다.

얼마전 낙남정맥 2차 산행을 마친 삼새들의 합창의 삼돌이님과 그린피아님의 표지띠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반갑습니다.

올 봄에 피앗재에서 다시 뵙지요.

가지런히 정리된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트이는 조망 사이로 많은 줄기들이 보입니다.

조망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줄기가 분기하는 봉이 나옵니다.

좌측으로 옥산이 보이는 곳을 지나자마자,

09:38

별 특징없이 보이는 이곳.

이곳이 박성태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신산경표의 신백두대간이 진행을 하는 곳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산자분수령의 기본적인 원칙에 입각하여 백두대간이 천왕봉에서 끝난다는 것은 산자분수령의 대원칙에 위배되는 고로 그 줄기는 바다나 강으로 진행을 하여야 하는데 그 줄기는 영신봉에서 천왕봉 쪽으로 직진을 하는 게 아니라 계속 남하하여 이곳에서 우틀한 다음 금오산을 지나 남해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줄기가 노량을 지나 바다를 통해 계속 진행 할 경우 우리가 잘 아는 남해 금산을 지나 대기봉에서 남해 바다로 들어가 그 길고 길었던 백두대간의 맥을 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평 그 대기봉에서 경도를 따라 북쪽으로 똑바로 직진을 할 경우 그 선이 딱 백두산 천지하고 일직선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뭐 이런 것이 신백두대간의 기본 골격인 것 같은데 박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고수가 하시는 말씀이라 100% 수긍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암 신경준 선생님의 산경표 역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우리는 이곳에서 낙남정맥을 시작한 게 아니라 영신봉에서 시작한 것이겠지요.

각설하고 계속 진행합니다.

철망을 보고,

임도를 따릅니다.

등로를 내기 위한 자재들이 쌓인 곳에서 다시 우틀하고,

눈길을 오르니,

09:56

오늘 정맥길 중에서 유일하게 정상석이 있는 천왕봉에 도착합니다.

일망무제....

음....

옥산도 조망하고,

진행할 정맥길도 봅니다.

화정리 마을....

이곳을 떠나 조금 더 진행하니,

10:08

옥산 갈림길입니다.

정맥길에서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오늘 구간의 주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옥산을 빠뜨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배낭은 벗어 놓고 스마트 폰만 들고 좌틀하여 그 입구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아까 천왕봉 오르기 전에 같이 왔던 임도와 다시 만나고,

그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다시 갈림길을 만나 직진합니다.

헬기장 앞에서 바로 옥산을 봅니다.

상당한 된비알을 500m 정도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드디어 정상이 보입니다.

10:29

우선 2등급 삼각점(곤양23)을 확인하고,

멋진 정상석을 봅니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정경에,

숨이 막혀 올 지경입니다.

우리나라의 이 멋진 줄기를 보려고,

땀을 흘리는데,

그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운동도 되고,

이렇게 눈요기도 할 수 있으니,

산줄기를 타는 사람들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산꾼들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산불 감시원 아저씨와 몇 마디 나누고 다시 삼거리로 돌아옵니다.

10:50

왕복 40분 정도가 걸리는군요.

등로개설 작업을 하는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올라오시는 두 팀의 산객들과 수다 좀 떨면서 천천히 진행합니다.

11:16

앞으로 1.5km라...

멋진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대나무 숲을 빠져 나가니,

도로가 나오고,

11:30

그러고는 바로 배토재입니다.

엉터리 이정표를 보았군요.

요양병원은 문을 닫았고,

길을 건너 다음 구간을 확인하고 오늘 산행을 마감합니다.

버스가 아직 오지 않아 아래 비닐하우스에서 1995년에 귀향한 농부와 수다를 떨면서 요양원 이야기, 농촌에서 사는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대원들을 기다립니다.

귀경길에 집행부에서 마련한 진주의 아구찜에 하산주를 곁들이니 산행은 이맛이라는 게 저절로 입에서 나옵니다.

대원들과 하산주를 마시면서 족보(?)를 캐다보니 다 아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그렇게 낙남정맥 2구간을 마무리하고 한 달 뒤에나 있을 낙남 3구간을 기다리는 동안 한남을 마무리해야 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