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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2013.2.23.~2013.11.3)

호남정맥 9구간(유둔재~북봉~무등산~장불재~암봉~안양산~안양산휴양림)

 

지난 번 과치재~유둔재까지의 야간산행을 마치고 계속 이어가려 하였던 유둔재~어림고개 구간이 컨디션 난조로 유둔재에서 광주로 탈출하였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마침 이번 주 일요일 의뢰인들과 접촉할 일이 생겨서 그렇다면 주 5일 근무를 고수하고 있는 저로서는 금요일을 당연히(?) 휴무로 써야 할 것입니다.

광주에 2시 반에 도착하여 사우나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07:20에 유둔재와 가장 가까운 동네인 담양군 남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어 자료에 나와 있는 225번 버스를 07:20에 타고 가면 됩니다.

그러고는 남면 면사무소 앞에서 내려 택시(8,000원)를 타고 유둔재까지 올라갑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5. 24. 금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호남정맥 10구간(유군재~북봉~무등산~장불재~암봉~안양산~안양산휴양림)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777.89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유 둔 재

 

08:30

 

 

450 봉

1.8(km)

09:12

42(분)

 

북 봉

3.7

11:11

119

 

꼬막재 갈림길

1.0

11:50

39

10분 휴식

장 불 재

4.3

13:41

111

20분 간식 등

서석대왕복

1.6

14:22

41

5분 휴식

암 봉

1.4

14:45

23

 

안 양 산

1.7

15:37

52

10분 휴식

안양산 휴양림

1.6

16:10

33

 

17.1 km

07:40

05:55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08:28

낯익은 유둔재의 아침 정경입니다.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가암리 유두재에서 호남정맥 10구간을 시작합니다.

지난 번 내려왔던 날머리도 일견하고,

08:30

지도도 본 다음 등로로 들어섭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든 아니든 아직은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첫 봉우리를 향하여 내딛는 발걸음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가볍습니다. 

그러나 오늘 내리쬐는 저 땡볕을 어떻게 이겨내여 할 지 그게 관건일 것 같습니다.

집에서 바로 오지 못한 고로 얼음물도 없이 다만 규봉암에서 식수를 조달할 수 있을 것 같으므로 물통은 500ml짜리 3개만 준비하였는데 그것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09:12

그러다보니 450봉에 도착합니다.

저삼봉이라...

이곳이 왜 저삼봉입니까?

담양문화원이나 담양군 소개를 보아도 이렇다할 자료는 없고...

그냥 막 지은 이름입니까?

 그 450봉에는 4등급 삼각점(독산 447,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인암리 산68-4)이 설치되어 있고,

그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09:20

#49번 철탑을 지납니다.

날씨가 덥다보니 진행이 더딥니다.

09:22

인암리로 빠지는 삼거리에서 우틀하고,

10:09

그러고는 만나는 게 백남정재입니다.

마치 수원백씨 중 어느 분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름 같군요.

그런데 이 담양군 남면 경상리와 무동리를 이어주는 고개가 예전에 이곳에 도둑이 많아 남자 장정 100명 정도를 모아 지났던 고개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글쎄요 ....

어쨌든 이 도둑과 관련되어 지어진 이름이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만 해도 대간을 할 때 육십령 고개가 그랬고 저수령도 그랬죠?

과연 그랬겠냐마는 피폐한 민초들의 삶과 무능한 민생에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조선시대 정부의 무관심이 이런 전설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만 해봅니다.

10:30

아직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어 그런데로 진행할 만 하군요.

10:47

작은 삼거리에서 급우틀합니다.

지도를 보면 북봉 바로 전에서 우틀하는 곳입니다.

그러면 바로 북봉이 올려자 보이는 폐헬기장을 지나게 되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드디어 무등산이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몇 십년만에 보는 무등산입니까.

억새풀의 맛을 잠깐 냄새만 맡고 서둘러 숲으로 들어갑니다.

오늘은 정말이지 머리가 벗겨진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다시 체험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음....

개스가 끼긴했지만 그래도 조망하는데에는 조금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11:11

드디어 두 기의 케른이 서 있는 북산, 북봉(777.9m)입니다.

바로 뒤에,

4등급 삼각점(독산 451,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정곡리 산143-1)과,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위치해 있습니다.

무등산을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는데 오늘 마루금은 저 무등산 마루금을 직접 타지 못하고 군사시설로 인하여 우회를 하게끔 되어 있는데 오늘 같은 날은 그 덕을 보게될 것 같습니다.

이 날씨에 저기를 오르려면 아마도 거의 탈진사 정도 되지 않을까 싶군요.

11:14

뜨거운 햇볕을 피하여 자리를 옮기니 바로 신선대입니다.

그 신선대 위에 설치하여 놓은 묘지를 보며 명당을 훔친 후손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묘지가 맞기는 한 겁니까.

아무래도 속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바위 위에 어떻게 묘를 쓴다는 것인지....

화장을 하여 그 골분만 모셨다는 말로 이해해야 하는지....

그 신선대 바위 위에서 무등산을 봅니다.

무등산은 줄기를 따라 지왕봉, 천왕봉 그리고 인왕봉 순서대로 솓아 있는데 불행히도 그러나 오늘은 다행히도 군사시설이 점거하고 있어 정맥길은 이를 우회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무등산 그러니까 천왕봉 바로 옆에 위치한 1등급 대삼각점(독산11)도 볼 수가 없군요.

우측으로 부대인지 목장인지 가옥이 몇 채 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는 호남정맥의 줄기들이 일부 눈에 들어오는군요.

선신대...

신선대를 내려와 목장길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온전하게 진행하던 담양군 남면에서 벗어나 화순군 이서면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추월산을 지나면서 만났던 담양군을 이제는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군요. 

아쉬움에 그 담양군의 마지막 봉우리 북봉을 돌아봅니다.

그만큼 이 지대가 이곳에서는 낮은 곳이라는 얘기니,

억새밭을 지나,

11:50

꼬막재로 갈리는 이 신선대 입구에서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고 우회합니다.

즉 지금까지 온전하게 진행하던 담양군과 광주광역시 북구와 만나는 군계가 되는 삼거리로 향하여야 하는데 출입금지 구역이므로 부득이하게 우회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좌틀합니다.

이렇게 평탄한 길을 걸으면서 아까 다 쏟았던 에너지를 조금 보충하게 됩니다.

역시 산은 자연적으로만이 아니라 비록 군부대라는 인위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하더라도 이렇게 넉넉하게 아량을 배풀어주는군요.

바위 안내석을 지나,

12:03

작은 골에서 물이 졸졸 흐르고 있습니다.

손을 대어 보니 시원한 느낌이 전달되고....

이미 온수가 되어 버린 통안의 물을 버리고 패트통의 주둥이를 최대한 낮게 숙여 조금씩 조금씩 물을 담습니다.

겨우 한통을 채우고는 단숨에 다 마셔버립니다.

규봉암이 있으니...

믿는 구석이 있으므로 마음은 편해집니다.

12:11

너무 편한 길을 걸으니 마음이 너무 느긋해지는 것 같습니다.

생경한 이 길이 이런 모습으로 반겨줄 지 생각이나 했었겠습니까.

바위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 길도 다 무등산 너덜지대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 걷습니다.

12:37

무등산의 오아시스라고 생각한 규봉암입니다.

이름도 KBS의 이규봉 아나운서가 생각나 별로 낯설지도 않습니다.

일주문에서 삼배드리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무등산 규봉암

규봉암은 창건연대가 확실하게 전하는 문헌이 없고 다만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순응대사가 중창했다고 전해지며 혹은 고려초 도선국사, 보조국사가 창건하였다고도 전해진다.

 

규봉을 보지 않고 무등산을 보았다고 말하지말라 할 정도로, 한 폭의 한국화를 대하듯, 신들이 옥을 깎아 놓은 듯 무등산에서 가장 절경이 빼어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 멀리 바라보면 동복댐의 물이 손에 잡힐 듯 눈에 선하다. 원래 규봉이란 절 입구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돌기둥이 마치 임금앞에 나갈 때 신하가 들고 있는 홀 같이 생겨서 이를 한자로 취하여 규봉이라 한 것이다. 이 바위를 또 삼존석이라 부르는데 여래존석, 관음존석, 미륵존석으로 불리우며 도선국사가 명명했다고 전한다. 또 규봉십대가 있는데 광석대, 송하대, 풍혈대, 장추대, 청학대, 송광대, 능엄대, 법화대, 설법대, 은신대 등이 그것이다.

 

 

관세음보살님을 모셔놓은 관음전....

이 암자는 관음도량이군요.

삼신각....

그런데 이게 뭡니까.

시원한 물을 기대하고 찾은 음수대에서는 아주 무척 뜨거운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물을 모아서 넘치는 물을 받게끔 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오늘이 무슨 조그마한 행사를 치르는지 십 여명의 신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시는군요.

혼자라 기회만 얻어진다면 절밥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도 깨지고 그렇다고 하여 바쁜 분들께 시원한 물좀 얻을 수 있냐고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그 따뜻한 물이나마 통에 담아 가지고 갑니다.

이게 규봉인가?

관찰사 이아무개의 이름과 갑남을녀의 이름들이 음각되어 있고...

규봉암을 나와 다시 가던 길을 진행합니다.

이제부터 바로 본격적인 너덜이 시작되는군요.

이 너덜을 지공너덜이라고 한느군요.

규봉에서 장불재까지 사이에 무수히 깔려있는 너럭바위들이 지공너덜이다.  무등산에는 산의 서 사면에 덕산너덜과 동.남 사면에 지공너덜 두 개의 너덜이 있다. 지공너덜은 산의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3km 남짓 되게 깔려 넓은 돌 바다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을 지공너덜이라 부르게 된 것은 인도의 승려 지공대사에게 설법을 듣던 라옹선사가 이곳에 수도하면서 명명한 것으로 지공대사가 여기에 석실을 만들고 좌선 수도하면서 그 법력으로 억 만개의 돌을 깔았다고 전해온다.  지공너덜에는 크고 넓은 바위사이로 보조(普照)석실이 있는데 이곳은 한국불교에 큰 빛을 남긴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창건하기 전에 좌선한 곳이라 하여 보조석굴이라고 부른다..  보조석굴 왼쪽에 높은 돌기둥으로 형성된 "문바위"가 있다. 문바위는 충장공 김덕령 장군이 문바위에서 화순 동면 청궁마을 살바위까지 화살을 쏘고 백마가 먼저 도착하는지를 시험하였다가 화살을 찾지 못하고 백마가 늦었다 하여 백마의 목을 치니 그제서야 화살이 날아와 바위에 꽂혔다는 김덕령장군과 애마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그 충장공 김덕령 장군때문에 광주에 충장로가 있는 거로군요.

충장로 2가 8번지...

잊혀지지 않는 주소입니다.

안양산이 바로 앞인데 저기 가려면 암봉을 지나 우회를 하여야 하겠지요.

석불암 입구를 지나고,

13:33

영평리로 빠지는 3거리입니다.

이제 장불재도 코앞입니다.

입석대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좌측의 서석대도 그 모습이 드러납니다.

음....

13:41

장불재입니다.

입석대 0.4km, 서석대 0.9km....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뙤약볕이 내리 찌는 이 상황에서 저길 오른다는 게 마치 불구덩이에 들어가야 하는 심정과 거의 같습니다.

포기할 수도 없고...

국공파 사무실에 배낭을 맡기고 단독군장을 하고 오르기로 합니다.

대피소 의자가 저의 등을 유혹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장불재 표지석을 지나,

반들반들한 돌로 깔은 등로를 따라 오릅니다.

7,000만년 밖에 되지 않은 주상절리에 대한 설명을 보고,

죽자사자 올라갑니다.

음....

........

아래에서 보는 게 더 멋지다는 생각을 하면서 봅니다.

13:53

입석대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을 때 생기는 절리 중에 단면의 형태가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기둥모양인 것을 말한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약 7천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서석대, 입석대, 규봉이 대표적이다.  입석대, 규봉은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기둥모양이지만 서석대는 풍화가 덜 진행되어 병풍모양을 하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산비탈에 있는 너덜겅은 이러한 돌기둥이 무너져 무너져 쌓인 것이다. 서있는 바위나, 너덜겅들은 암석의 생성과 풍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희귀한 자연유적이므로 서석대와 입석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

13:58

서석대를 향하는데 갑자기 멋진 바위가 나타납니다.

승천암.

무등산 정상이 보이는군요.

비록 군부대로 인하여 멋진 무등산의 정상이 훼손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무등산은 천, 지, 인이란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중심이 되며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으며 우리 한글의 기본 골격 또한 천지인에서 비롯되었는데 이 무등산의 이름 자체가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어느 산에 비할 데 없는 산이라는 취지에서 붙여진 것 같습니다.

무등산은 높이를 헤아릴 수 없고 견줄 만한 상대가 없어 등급을 매기고 싶어도 매길 수 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무등산의 무등은 불교와 인연이 있는 말인데, 『반야심경』에서 부처가 절대평등의 깨달음, 곧 ‘무등등(無等等)’을 말한 대목에서 유래한 듯하다. 절대평등의 무등은 평등이란 말을 쓸모없게 하는 완전한 평등을 뜻한다.

14:03

드디어 300여m만 더 올라가면 서석대인데 도저히 이 상태로는 전진하기가 어렵습니다.

눈으로만 그 서석대를 보고 되돌아나가기로 합니다.

산에서만큼은 독종인 저도 오늘 나머지 구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군요.

서석대라....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줄지어 서 있다. 저녁 노을이 들 때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빛나기 때문에 서석을 수정병풍이라고도 했다고 전한다. 무등산을 서석산이라 부른 것은 이 서석대의 돌 경치에서 연유한 것이다. 서석대의 병풍바위는 맑은 날 광주 시가지에서도 그 수려함을 바라볼 수 있다.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는 가장 큰 주상절리대로서 자연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아 입석대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음.....

되돌아 내려가면서 KT와 KBS 송신소를 봅니다.

그 왼쪽으로 정맥길은 이어져 가고....

정맥길은 가운데 이제 물오른 언니의 유두같이 탐스럽게 석봉이 솟아있고 그 좌측으로 밋밋하게 안양봉이 자리하고 있군요.

입석대의 상부를 보고,

장불재로 내려갑니다.

이렇게나마 무등의 마루금을 맛보았고,

하지만 날씨로 인한 개운치 못한 뒷맛에 다시 뒤를 돌아봅니다.

14:22

물도 거의 떨어지고 체력도 바닥나서 생각같아서는 이 장불재 쉽터에서 퍼질러 낮잠이나 자다가 해가 떨어진 다음에 진행을 하고 싶지만 내일 산행에 대한 부담때문에 그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14:23

자, 다시 출발합니다.

이 송신소를 지나,

14:30

작은 돌봉 하나를 만납니다.

이 봉우리가 광주광역시 동구와 화순군 이서면, 화순읍이 갈리는 삼면봉 역할을 수행하고 있군요.

그 돌봉을 우측으로 타고 진행합니다.

화순읍 수만리 정경입니다.

여기서 갈라지는 맥인 바로 저 만연산(666m), 수레바위산 등을 거쳐 대마산을 지나는 약29.8km의 긴 단맥이 됩니다.

진행방향의 멋진 줄기가 덕유를 연상시키는군요.

넉넉하고 여유로운 산인 덕유를 든지도 1년이 넘었으니 올 겨울에나 한번 가야겠습니다.

뒤를 돌아봐도 부드럽군요.

입석대외 지공너덜....

.......

정말 고역입니다.

목은 타오고 스카프로 얼굴을 감싸비 더욱더 숨은 차오고.....

14:45

암봉을 지나면서 겨우 사진 한 장 남깁니다.

15:11

이정표를 지나지만 숲은 잠깐이고....

15:13

전파기지국 무인송신기를 지나면서 거의 피로감은 절정에 이르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뒤돌아 볼 것은 봐야하고....

다행히 그늘이 나오는 곳이 있어 한 10분 쉬고 갑니다.

'자유시간' 하나를 꺼내어 우걱우걱 씹어 먹고.....

15:37

그러고는 헬기장이 있는 안양산(853.1m)입니다.

모양새를 보니 이곳에 있는 삼각점을 보려면 저 뒤로 또 진행을 해야 하는군요.

우리질....

무등산을 배경으로 삼각점이 하나 숨겨져 있습니다.

4등급삼각점(독산 452,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산100-2)입니다.

다시 이정표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뚝 떨어졌다 다시 올라가는 형세인데 이 몸을 이끌고 이 날씨에 이 상황에서 어떻게 저길 올라갈 수 있을지 도저히 대책이 서질 않습니다.

정상석 뒤로 무등을 다시 본 다음,

급경사를 내려갑니다.

16:03

일단 안부로는 떨어졌는데...

이 똥파리는 왜 렌즈 앞에 막아섰는지 그 의미를 헤아리기 시작합니다.

분명 갑자기 파리가 나타나 길을 막은 것은 더 이상 진행하면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는 암시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16:10

녀석은 제가 이 둔병재 위의 출렁다리를 건너는 순간 다리가 끊어진니다거나 혹은 출렁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도 란 되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것을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아도 이 상태로 진행하다가는 탈진하여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수련원 앞의 자판기에서 이온음료 두 통을 빼서 다 털어넣어봤지만 현 상황이 진전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마침 수련원 정문 앞에 산에서 내려온 노부부가 택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순을 가냐니까 같이 가자고 하면서 3천원을 내라하십니다.

아무 생각없이 3,000원 드리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보석사우나로 가자고 합니다.

사우나에 들어가서 냉탕에 몸을 맡긴 다음 10여 분을 걸어다니다 나와서 몸무게를 재어 봅니다.

이런 한 관이 줄었습니다.

다시 나가서 어림고개까지 진행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멍청한 사람....

사우나에서 피로를 푼 다음 짐은 남겨두고 밖에 나가 삼겹살 2인분에 소주와 맥주를 적당히 말아 아주 맛잇게 먹습니다.

아직 저녁 시간으로는 이른 시간이어서 야구도 보면서 즐거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들어와 네일 새벽에 가지고 갈 물도 부탁을 하고 20:00 잠에 빠져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