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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낙남정맥(2013.1.27.~2013.11.16.)

낙남정맥 8구간(발산재~여항산~서북산~봉화산~한치)

어제 걸은 호남정맥의 제암산~일림산 구간은 명불허전이라 이름에 걸맞는 아주 편안하고 멋진 산행으로 기억이 될 것입니다.

그에 이은 오늘의 낙남정맥은 멋진 여항산이라는 바위산이 자리하고 있어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지 자못 기대가 큽니다.

2주 이긴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한 가족 같은 느낌을 주는 코뿔소 대원들과 잠실에서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잠실을 출발한 버스는 대진고속도로를 거쳐 지난 번 날머리인 발산재에 도착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5. 12. 토요일

2. 동행한 이 : 코뿔소산악회 대원들

3. 산행 구간 : 낙남정맥 8구간(발산재~미산령 갈림길~여항산~서북산~봉화산~한치)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719.37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발 산 재

 

03:50

 

 

영봉산갈림

3.7(km)

05:00

70(분)

 

오봉산갈림

4.8

06:36

96

 

미산령갈림

3.1

08:54

144

62분 조반

여 항 산

2.4

10:23

89

20분 휴식

서 북 산

4.6

11:53

90

 

봉 화 산

3.6

13:47

94

28분 휴식

한 치

2.3

14:31

44

 

24.5 km

09:31

07:41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개념도 #1

03:44

의병활동을 하신 분의 기념비를 보고,

 지하 통로를 이용하여 도로를 건너, 

오늘의 들머리로 향합니다.

예전의 발산재 휴게소는 이제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군요.

03:50

오늘의 들머리를 지키고 있는 좀 어설픈 장승이 지난 구간의 깃대봉까지의 거리가 3.7km라고 길을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비록 버스 안에서 자는 토막잠이긴 하지만 이제는 버스에서 잠을 자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잠을 많이 자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이게 저한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군요. 

04:13

정맥 산행을 하면서 당연히 처음 구간은 무조건 오르막입니다. 

힘이 비축되어 있고 이른 시간이므로 오히려 달갑게 받아들입니다.

너무 오래되어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나무 의자도 봅니다.

04:25

지도 #1의 '가'의 곳으로 이곳에서 우측으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326봉이 있고 거기에는 4등급 삼각점 (함안438)이 있는데 가려고도 하였으나 이른 새벽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포기하고 마루금을 진행합니다.  

04:45

무덤을 지나고 평이한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그런데 오늘 등로를 보면 양 옆으로 유난히 구덩이가 많이 파여져 있습니다.

한국전쟁 유해 발굴 작업이 있었던 걸까요?

예비군 용으로 보기에는 숫자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부근이 한국전쟁 때 그 유명한 여항산 전투와 서북산 전투가 있던 곳이기 때문에 전자로 생각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도 #2

04:48

그런 생각을 하고 걷는데 바로 옆으로 임도가 따라오기 시작합니다.

한참이나 같이 진행을 합니다.

지도로 확인을 하여 보아도 상당한 거리를 함께 가는 걸로 되어 있군요.

04:57

날이 좀 훤해집니다.

양지선원과 외곡마을을 잇는 외곡고개인가요?

05:00

그 외곡고개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영봉산으로 진행하는 삼거리를 만납니다.

별 특이한 점이 없는 평범한 산이다 싶더니,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많은 소나무가 피해를 입었던 것 같습니다.

소나무 무덤이 상당히 너른 곳에 분포하고 있군요.

05:50

개념도 #1의 356고지를 지납니다.

06:09

그러고는 개념도 #1의 큰정고개를 지납니다. 

 별 특이한 점은 없지만 어쨌든 예전에는 이 길로 진주시 이반성면 주민들과 마산시 진전면 주민들이 왕래를 하였을 것입니다.

 좌측으로 줄기 하나가 보이는 실로 오랜만에 조망이 되는 곳을 만납니다.

06:36

그러고는 오봉산으로 빠지는 줄기를 만납니다.

이 줄기로 진행을 하면 오봉산(524.7m), 어시재, 괘방산을 지나 삼방산을 거치는 약 24.4km의 긴 단맥이 됩니다. 

조금 더 평탄한 길을 진행하다가 아침상을 펼칩니다.

오늘도 전과 다름없는 푸짐한 상입니다.

라면에 고기에....

소주도 맛있게 마시고 자리를 텁니다.

07:17

암벽을 만나 우회하고,

07:27

그러고는  523봉입니다.

4등급 삼각점 (함안414,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오곡리 산142-1)을 확인하고,

안내판도 봅니다. 

07:27

이제는 완연하 여름으로 봐야 하는가요?

벌써부터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합니다. 

07:42

오곡재를 지납니다.

예전에는 달구지 이상의 운송수단이 지나던 길 같습니다. 

군북면 오곡리와 마산을 잇는 도로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깡촌을 다니는 차량이 있기는 있나 봅니다.

차 바퀴 흔적도 있고....

07:52

밥도 먹었으니 매일 아침에 하던 일을 해야겠군요.

07:57

대열을 이탈하여 잠시 볼 일을 보려 하는데....

여기서 사단이 발생합니다.

필설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쪼그려서 10여분을 앉아 있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일단 squeeze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다리에 힘만 빠지는군요.

이따 반응이 올 때 다시 시도하기 하기로 일어서려는데 또 반응이 오고....

이렇게 반복하기를 20여 분 하니까 땀만 나고 통증은 통증대로 오고....

아!

08:37

558고지를 오르기 까지 거의 기어가다시피 합니다.

생전 처음 느끼는 고통을 맛보면서 산행을 거의 진행하지 못합니다. 

08:42

등로는 그렇게 어려움이 없는데 고통 때문에 일어나 걸을 수도 없습니다.

선두 대열에서 시작을 하였는데 갑자기 맨 뒤가 되어 버렸고 그러는 사이 후미에서 정리를 하면서 오는 정대장님과 공대장님을 만납니다.

08:48

저때문에 애꿎은 공대장님과 정대장님이 진행을 하지 못하고 저를 기다리느라 두 사람의 우정만 돈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08:54

미산령으로 빠지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가 함안군과 진주시 그리고 창원시가 갈리는 삼시봉이 되며 여기서 좌측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면 미산령을 거쳐 삼봉산, 천제봉을 지나 법수산으로 향하는 약 21km의 긴 단맥이 됩니다.

여기서 크게 우틀합니다.

그러나 제 지금 상황이 말이 아닙니다.

하도 오래 쪼그려 앉았고 그렇다고 하여 어떤 성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여서 뒤에서 오는 고통은 아직도 여전합니다.

다리에 힘도 다 빠져서 탈출을 생각하여야 할 정도입니다. 

여항산도 저 멀리 스카이라인만 보일 뿐 목적지는 아직도 멀었으나 현재 이 지형이 탈출로를 논할 만한 곳이 아니군요.

모르긴 몰라도 앤디가 있던 쇼생크교도소가 이정도의 요새에 있었다면 그도 감히 탈출을 꿈에도 꾸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즉 여기서 민가가 있는 동네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그 동네에 이른다 할 지라도 제 고통이 멎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니 말입니다.

무심한 까마귀만 제 머리 위를 날고 있습니다. 

지도 #3

저 여양리 마을까지 내려가더라도 그 다음 차가 있는 도로까지는....?

09:09

진혁진 개념도에는 미산령으로 나와 있으나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로 볼 때에는 그렇지 않군요.

미산령은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아까 지나온 고개일테니 그저 이 곳은 정자와 동물이동통로가 있는 곳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좌측의 오곡리 마을을 봐도 탈출은 불가능.

하는 수없이 동물이동통로를 이용하여 오늘 구간을 마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 산을 통과해야 하는데 의욕이 생기기 보다는 한숨이 나옵니다.

멍한 정신 속에 다시 10여 분 정도 헛심만 쓰고....

09:26

이런 곳에 누가 온다고 이렇게 나무 계단까지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으셨군요.

09:48

돌덩이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09:49

이내 745봉입니다.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 이곳에서 오늘의 돌보미(=도우미) 정대장님과 공대장님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볼일은 보셨구요?"

"말 시키지 마슈. 내 얼굴을 보면....."

지도를 보고 나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대신 머릿속은 이미 뿌옇게 한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찬 고로 이곳에 있는 3등급 삼각점(함안305)도 놓치고 맙니다.

바로 옆에 있는 상수원보호구역 말뚝도 보고....

상태는 엉망이라도 눈에 보이는 것에는 자동적으로 셧터를 누르게 되는군요.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자연스럽게 실감하게 됩니다.

까마득하게(?) 멀리 여양저수지도 보이고....

09:57

지도 #3의 '다'의 곳에 있는 케른군(群)을 지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행히(?) 동지를 만나게 되는군요.

오늘 컨디션에 난조를 겪는 두 분을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진행을 하게 됩니다.

이제 좀 만성이 되었는지 조금 상황은 나아졌고 시원한 산바람이 식은땀인지 운동으로 인한 땀인지 하여간 더워진 몸을 조금 식혀줍니다.

오늘 산행 구간 중 가장 멋지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주는 곳이군요.

10:03

이곳이 진혁진 개념도에서 말하는 '3코스'같군요.

돋을샘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10:10

나무 의자가 보이고 조망이 트이는 곳입니다.

이정표도 있으니...

잘 단장된 헬기장이 나오는군요.

모르긴 몰라도 이곳이 '여항산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아마 행세께나 한다는 사람이 방문을 하느라 치장을 좀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헬기장이 갖는 의의가 하나 더 있군요.

모름지기 행정구역의 구분은 부근의 최고봉에서 갈라져야 할텐데 유감(?)그럽게도 이 곳의 최고봉인 여항산은 직벽으로 되어 있어 바로 갈라지는 지릉(支稜)을 갖지 못하는군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여항산 정상에서가 아니라 이 헬기장에서 갈라진 줄기를 따라 행정구역이 나뉘게 됩니다.

곧 미산령 줄기부터 같이 진행한 함안군 함안읍을 버리고 이제부터는 함안군 여항면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따라서 함안군과 창원시의 시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마산시가 창원이라는 읍단위보다 컸었기 때문에 마산이 우선시 되었던 것 같은데 창원시로 통폐합되어 창원시로 불러야 한다는게 좀 이상하긴 하군요.

여항리 마을도 눈에 들어오고,

다 온 것 같았던 여항산은 조금 더 가야하는군요.

그러나 이런 안전시설까지 해 놓았음에 감사드려야 하는데 제 상황이 그렇지 못합니다.

시원함을 넘어서 바람이 너무세 모자까지 날아갈 정도입니다.

음....

개스가 조금 껴서 그렇지 조망은 일품입니다.

10:23

그리고 여기서 여항산 정상석을 확인합니다.

경상남도 함안군 여항면 주서리에 있는 산. 높이는 770m이다. 1583년(선조 16) 정구(鄭逑)가 함주도호부사로 이곳에 부임하여 이 산에 여항(艅航)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함안의 지형이 남고북저하여 나라를 배반할 기운이 있다고 풀이되어서 '배가 다니는 낮은 곳'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남쪽에 위치한 이 산에 지어준 것이다. 이곳에서는 각데미산, 혹은 곽데미산으로도 부르는데, 이는 정상 부근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 진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전투에 지쳐 '갓뎀'이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박성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신낙남정맥은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입각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공히 물길이 산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낙남정맥 역시 해안과 내륙을 나누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낙남정맥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줄기가 나라의 관청이 있는 곳으로 끝을 맺게끔 그려져 있는 것이 여암 신경준 선생님의 '산경표'일 것이므로 이를 현대 지도에 맞게 과학적으로 접근한 것이 박성태 선생님의 '신백두대간론'의 골자 같습니다.

고로 낙남정맥 역시 마루금의 끝이 바다나 낙동강의 하구가 아닌 김해부라는 과거 관청 소재지를 지나 분성산에서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박선생님의 신낙남정맥은 우리가 11구간 때 만날 용추고개 지난 대암산 다음 봉우리인 용지봉에서 갈라져 불모산~화산을 지나 하구언인 녹산교에서 마무리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성태 선생님이 이론이 맞고 정당한 것은 두말 할 나위없으나 산경표의 역사적인 의미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우선 낙남정맥을 걷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럴 경우 신낙남정맥 상에 있는 불모산(801m)이 최고봉일 터이고 산경표로만 놓고 본다면 이 여항산이 낙남정맥 상의 최고봉의 자리를 점하고 있습니다.

산경표의 작성 시대가 유교문화가 지배하던 조선시대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진행할 줄기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일반 산객도 세 분씩이나 만납니다.

예전에는 이 길을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했다고 하는데 저희같은 경우는 좀 편하게 이동을 합니다.

예전의 로프 흔적도 보고....

10:36

이번 암릉은 우회합니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니 그냥 가도 될 법도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10:52

진혁진 지도의 소무덤봉입니다.

날씨도 덥고 아직도 뒤가 무겁고 아파와서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서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우선은 7명이 함께 진행을 하니 심심하지 않아 좋군요.

10:53

바로 옆에는 미니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여양리 마을....

11:04

약수터 산장이 여기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삼거리를 지나는데 앞으로도 이 표지판은 한 번 더 만나게 됩니다.

11:06

여기서 우틀하면 523.3봉을 지나 진전면 평암저수지로 떨어지게 되는군요.

우리는 이 이정표에서 좌틀하여 서북산을 따르고,

지도 #3

11:18

709봉에 이르러 다시 직진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여항면 주서리나 주동리로 떨어지는군요.

11:31

또다시 갈림길을 만나고,

약수터산장이 다시 꼬시지만,

11:43

누가 제 대신 가주는 것이 아니니 고통을 참으면서도 가야합니다.

오늘 그나마 이렇게 발걸음을 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아놓았던 근육의 힘과 내공 덕분인 것 같습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이 무슨 변비!

11:53

그렇게 억지로 걷다보니 드디어 서북산입니다.

정상석도 확인하고,

헬기장도 있는 이곳에서 가장 반갑게 만나는 것은,

오랜만에 만나는 대삼각점(함안 11,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 산 1-1)입니다.

발동이 걸리 것도 같아 또 쪼그려 앉아보지만 역시 10분 간의 노력도 무위로 끝나고 이제 완전히 다리는 풀린 것 같습니다.

이정표를 따릅니다.

이제부터는 진북면으로 들어섬에 따라 고성군과 창원시의 군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급경사를 내려가려니 힘이 오히려 더 드는 느낌입니다.

대원 두 명이 아주 신발을 벗고 푹 쉬고 있군요.

12:18

안부로 떨어지자 저와 막내대원도 그들과 같은 자세로 아예 잠을 자기로 합니다.

그렇게 20분 정도 달게 누워 있다가 인기척을 듣고 일어나 신발끈을 맵니다.

아마 오늘 있었던 일련의 상황은 두고두고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군요.

이제 한 번 만 더 치고 올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지도에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저 철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좌틀하면 대부산...

거기서 직진하다 우틀하여 내려가면 ...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보면 진혁진 개념도나 일반 등산지도에 나와 있는 대부산이라는 산은 없는 걸로 나와 있고 오히려 대부산 자리에 봉화산이라는 이름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럴 수가!

우리나라 지도의 근간은 국토지리정보원 지도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는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에는 '서**'님이 다녀가지 않으셨는지 널부레한 코팅지에 엉터리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그나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군요.

12:58

편백나무 단지 입구 표지판을 보고 이제 마지막 피치를 올려 봅니다.

괴롭군요.

그런데 확실히 후미대장을 하는 분들의 역할이란 분명하게 있군요.

우리 나쁜 4인방은 공대장님과 정대장님의 2리터들이 얼음물과 일반물 두 통을 깨끗하게 비워줍니다.

그 분들이 물로 인해 배낭이 무겁다던가 대신 짊어지고 가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무거워 보인다. 그런 건 내가 비워 주겠다."는 암시를 주면서 몇 번에 걸쳐 비워주고는 그저 "잘 마셨다. 고맙다."며 입만 닦고는 끝입니다.

마치 그 당시의 우리 머릿속은 두 분의 대장은 아마도 낙타와 같은 내장 기관 보유자 혹은 그런 류(類)'의 별종으로 치부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기주의적인 사람들 같으니...

어쨌든 그 덕에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가로줄이 선명한 기암도 보며,

잠시 한 번 squeeze 사인을 한 번 더 내는 여유도 부려보지만 결과는 역시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

13:23

드디어 603봉에 올라 우측의 송전탑을 만남이 없이 좌틀하여 진행합니다.

13:47

참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겨우 봉화산에 도착하여 삼각점 (함안423,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정현리 산303)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임의로 붙여진 정상판을 봅니다.

뜯어낼 수도 없고....

도데체 왜 이런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름을 붙여 놓아 사람을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저도 개념도에만 의지하였으니....

다시 한 번 보지만 여기가 지도 상의 봉화산입니다.

13:53

그러고는 만나는 636봉의 이정표인데 여기에도 떡하니 직진하면 만나는 674봉을 봉화산으로 표기하여 놓았군요.

관청과 엉터리 개념도, 등산 지도가 한 몫을 한 결과입니다.

이정표에는 우리의 날머리인 한치까지 0.8km로 나와 있군요.

죽자사자 급경사를 내려갑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개념도의 허실을 확인합니다.

개념도에는 등고선 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한번 더 치고 올라가야 하는 지도 #4의 '라'의 곳에 위치한 봉우리 하나가 더 남아 있음을 알려주지 못합니다.

한숨이 나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더 기운이 나는 것 같군요.

양사언의 시조를 읊으며 마지막 힘을 내어 오르니,

찻소리가 나고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한치휴게소입니다.

14:31

정말이지 억지로,

다음 구간에 대한 우려로 억지로 온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앉은 자세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해우소 먼저 찾습니다,

오늘 산행을 망쳐버린 웬수 같은....

편히 앉아 모든 근심을 풀어보고 싶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니 음식도 맛있고 소주만으로는 안 되니 소주에 맥주를 잘 말아서 몇 잔을 하고 오늘의 도우미 공대장님과 장대장님께 아깨 뺏어 마신 얼음물에 대한 보답으로 시원한 소맥 한 잔 씩 가득 드립니다. 

오늘 두 분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같이 헤맨 세 분도 이심전심 서로를 위로해 주어서 그나마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