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중봉에서 바라본 수덕단맥
원래 오늘은 화악지맥을 끝내야 하는 날입니다.
즉 지난 주 방화선 때문에 이어 가지 못했던 화악지맥의 2구간인 홍적고개를 넘어 이른바 '몽가북계'를 지나 가평까지 이어 갔어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주 지겨워 하는 그 억새와 새가 두려워 그 구간은 방화선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11월 정도로 미루기로 하였기 때문에 오늘은 다른 구간을 가기로 합니다.
제가 마음에 두었던 구간이 지난 주 화악산 정상에 올랐을 때 보았던 그리고 응봉을 지나면서 눈에 들어왔던 화악중봉에서 떨어지는 단맥입니다.
바로 저 줄기인데 응봉을 오르면서 잠시 돌아보았던 것으로 가평천을 향하여 상당히 힘차게 뻗어 있더군요.
자료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자료는 그렇게 많지 않고 자세하지도 않습니다.
중봉에서 떨어지는 저 줄기는 애기봉이라고 하는 다소 낯설은 봉우리를 넘어 수덕산을 지나 가둘기라는 마을로 떨어지면서 가평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것이라 하는군요.
한편 화악중봉에서 가림이라는 곳으로 떨어지는 작은 줄기는 언니통봉이라는 봉우리를 올리고는 가평천으로 떨어지는 또 다른 단맥이 됩니다.
그렇다면 제 산행 코스는 자연스럽게 가림마을로 올라 언니통봉을 거쳐 중봉에 오른 다음 예정했던 줄기로 내려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려보니 17km 정도에 소요시간은 9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제가 그렇게도 열망하고 뵙기를 원했던 '홀대모'의 기라성 같은 고수님들을 뵙기로 한 날이기도 합니다.
약속과 계획이 겹쳐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보기 위해서는 부득이 제가 부지런을 떨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0. 10. 16
2. 동행한 이 : 비슬님
3. 산행 구간
적목리 가림 마을 ~ 언니통봉 ~ 화악중봉 ~ 애기봉 ~ 애기고개 ~ 수덕산 ~ 제령리 가둘기 마을
4. 소요시간
지 명 |
거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가림마을 |
|
06:27 |
|
|
언니통봉 |
2.7 |
07:44 |
77 |
15분 아침 |
관청삼거리 |
1.3 |
08:34 |
50 |
|
삼팔삼거리 |
1.1 |
09:15 |
41 |
|
화악중봉 |
0.6 |
09:38 |
23 |
정상석 |
애기봉 |
3.67 |
11:22 |
104 |
29분 점심 |
애기고개 |
0.88 |
12:13 |
51 |
|
수덕산 |
3.8 |
14:13 |
120 |
|
제령리가둘기 |
2.4 |
14:52 |
39 |
|
누 계 |
16.45 |
08:25 |
07:41 |
순운행시간 |
산행 기록
새벽 04:55.
집을 나섭니다.
06: 23
가림마을에 도착합니다.
들머리를 확실하게 알지 못해 어둠 속에서 목표물을 찾느라 서행을 하여 시간이 좀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예상 외로 찾기는 쉬웠습니다.
오른쪽 대로변에 이렇게 산행 안내도가 있고 위 사진에 나오는 흰색의 '행복가득' 팬션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06:27
산행 준비를 끝내고 그 안내판 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민가가 있고 그 민가 좌측에 이정표가 길을 안내해 줍니다.
정상까지는 5.6km라고 합니다.
이 안내판의 표기는 예전의 잘못된 수치를 제대로 잡은 것인지 덧붙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06:52
해발 551m에 위치한 이정표입니다.
이 길이 삼팔교로도 갈리는 즉 지도상에는 사거리로 표시 되어 있는 곳입니다.
한편 적목리 가림(佳林)은 말 그대로 아름답게 우거진 숲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약속의 섬'이라고 부기된 표기는 아마도 그 팬션의 예전 이름 같은데 지금은 '행복가득'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 같으므로 착오가 없어야겠습니다.
07:08
400m를 더 진행했군요.
07:16
경고방송용 탑 구조물입니다.
잠시 조망이 되는 곳에서 뒤를 돌아봅니다.
한북정맥입니다.
강씨봉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도성고개도 보이는군요.
단풍이 한창입니다.
설악의 단풍!
글쎄요.
어느 산이나 단풍은 항상 이렇지 않겠습니까.
색종이를 찢어 바닥에 아무렇게나 어지러 놓은 것 같습니다.
07:44
언니통봉(928m)입니다.
2.7km를 진행하였습니다.
마치 젊은처자의 가슴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놓은 이름이라 하는군요.
그런데 작명된 이름이 묘합니다.
멀리서 봤을 때 그렇게 보인다는 건가요?
아니면 이 조그만 바위덩어리가 그걸 연상시킨다는 것일까요.
자, 이렇게 호젓한 길을 잠시 여유있게 걸어봅니다.
지금까지 가파른 길을 올라오느라 상당히 땀이 났습니다.
단풍이 완연합니다.
08:34
관청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입니다.
4km를 약 2시간 걸려왔으니 표고차에 비해 괜찮은 속도입니다.
나무 의자가 두 개 설치되어 있는 작은 봉우리입니다.
여기서 오늘 빠른 산행을 위해 준비해 온 주먹밥을 먹습니다.
좀 느끼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합니다.
깍뚜기를 가져오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하였습니다.
15분 정도를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조망이 좀 되는 곳입니다.
화악지맥의 수덕바위봉이며 석룡산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쉬밀고개도 보이고....
그 마루금은 화악산 정상을 향해 쭉 올라옵니다.
옆으로 고개를 돌아보면 한북정맥의 여러 봉우리들입니다.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갑니다.
소나무 한 그루가 길 가운데 서 있습니다.
09:15
삼팔교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입니다.
드디어 화악산 공군기지가 보입니다.
정상이 가까와졌습니다.
09:33
안부에 올라섰습니다.
우측으로는 애기봉으로, 좌측으로 가면 화악중봉입니다.
조금 더 지나니 이정표가 하나 더 나오고....
검은 구름에 싸인 응봉과 화악지맥의 촉대봉도 눈에 들어옵니다.
중봉 바로 아래에 있는 건들내 갈림길입니다.
건들내의 유래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동네의 절골터에는 고인돌이 있었는데 이 고인돌은 흔들(건들)리기는 하지만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하여 건들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군요.
09:39
드디어 화악산중봉입니다.
비슬님이 인증 촬영을 합니다.
이상하게 저는 계속 눈을 감고 있어 사진도 올리지 못합니다.
뒤로 철조망이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싸고 있는데 그 아래로 응봉과 촉대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들내 마을입니다.
가야할 마루금입니다.
뒷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게 애기봉이며 그 뒤로 희미하게 수덕산이 보이는군요.
제가 올라온 가림 방향은 표고차와 잡목으로 조망이 되지 않으며 우측으로만 한북정맥과 화악지맥의 마루금이 보일 따름입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산행인 한북화악수덕단맥 산행을 시작합니다.
09:49
안부 삼거리로 회귀합니다.
잡목 사이로 진행방향을 조망합니다.
개스가 너무 끼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10:19
가파른 내리막 길이 계속되지만 길은 부명하여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두터운 낙엽 때문에 낙상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길에 가을이 짙어졌습니다.
10:29
이정표를 지납니다.
명지산도 이제 한결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아마 저 봉이 애기봉쯤 될 것 같습니다.
10:37
그런데 올라가보니 그게 아닙니다.
그 작은 봉우리(1065m)에 올라섭니다.
그 곳을 넘어서자 바로 급격한 경사가 이어지는데 이 구간은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바위덩어리 몇 개를 지납니다.
완연한 가을색으로 눈이 피로하지 않습니다.
10:57
아직도 800m 남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마침 화악의 정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더 가니 지나온 줄기도 보이고....
이 구간의 조망은 잡목으로 인하여 제대로 눈에 들어오는 곳이 많지 않은데 이 지점이 그런 곳들 중의 하나입니다.
그 정상에서 실운현을 지나 응봉까지 조망해보고...
응봉에서 촉대봉으로 이어지는 줄기도 보면서 피로를 덜어봅니다.
11:13
이정표를 지납니다.
새로 부착한 이정표의 표기는 아주 정확합니다.
11:22
드디어 애기봉입니다.
그런데 왜 애기봉이라 불리어지게 된 것인지는 애기고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가면 그 이름의 실체인 애기골과 만날 수 있습니다.
즉 옛날 이 마을에 사는 어느 아낙이 아기를 갖고 싶어 흙으로 빚은 아기를 벽장 위에 올려놓고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며 ‘아기야 잘 있었니?’ 하고 지냈는데 그 정성이 지극하여서인지 그로부터 100일이 지나자 이 아기가 사람으로 변해 묻는 말에 대답했다하여 애기골이라 붙여졌다고 하는군요.
참 재미 있습니다.
이런 표고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늘 비슬님은 별다른 투정도 하지 않고 잘 따라옵니다.
사실 오늘은 '홀대모'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내리막 길에 속력을 좀 냈습니다.
하지만 비슬님은 하산시 몇 번 사고를 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지만 오늘은 브레이크도 적절히 밟으며 양호한 산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11:36
바로 이 맛입니다.
오늘 산행 구간 중 가장 전망이 잘 되는 곳입니다.
화악을 보고,
다시 응봉을 보며,
촉대봉으로 이어지는 줄기하며,
'몽가북계'도.....
명지지맥의 명지산 줄기도 깨끗하게 보이며....
한북정맥과 아침에 올라온 줄기도 살짝 보입니다.
11:43
975고지를 지납니다.
앞으로 5.1km를 더 진행하려면 2시간 반 정도는 더 소요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명봉(928m) 하나를 통과합니다.
그 가파른 바위 구간을 지나니,
11:58
또 다른 이정표(840m)가 나오면서,
또 이런 두터운 낙엽의 비탈길입니다.
꾸불꾸불 임도가 보입니다.
곧 그 임도와 만날 것 같습니다.
12:13
여기가 애기고개이군요.
헬기장도 있는 아주 너른 곳입니다.
남은 주먹밥을 나눠 먹습니다.
벌써 따듯한 햇살이 좋군요.
12:43
자, 푹 쉬었으니 다시 출발해야겠지요.
오르막 옆으로 있는 이 길이 이 부근의 이름과 관련되어 있는 애기골로 내려가는 길인데 시멘트 포장까지 되어 있습니다.
낙엽이 하도 두터워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13:10
이렇게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겨울철에도 산행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13:33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급해집니다.
어차피 모임에는 조금 늦을 것 같지만 최대한 빨리 내려가야 오후3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차를 회수하러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13:41
이정표를 지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14:13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으며,
삼각점과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 수덕산입니다.
이 수덕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 제령리인데 이 수덕산은 이 제령리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정상에는 신선(神仙)바위, 진 구제비(제비의 일종으로 칼새〈평안도〉의 방언으로 집을 원통형으로 길게 짓는다는 새)가 집을 짓고 산다는 진제 등에 진제바위가 있다고 하는데 어느 게 그것인지 저는 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수덕산이라는 말 자체가 고승이 도와 덕을 닦은 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일명 수섭산이라고도 한다는군요.
옛날에는 이 산 전체가 화전으로 되어 있다가 73년 정부 시책으로 산 전체가 조림이 되어 지금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비슬님의 인증사진입니다.
저도 한 장 찍고...
그런데 이 정상석을 너무 세게 누르면 큰일 납니다.
제대로 설치가 안 되어 있어 흔들리더군요.
지나온 방향을 돌어보았지만 조망이 그저 이렇습니다.
14:19
이제서야 제가 내려갈 방향의 지명인 '가둘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둘기는 원래의 지명은 가둔지로 이곳에 떡갈나무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고 하는 설과 백둔리에서 내려오는 백둔천과 원래의 가평천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물이 넓게 모이는 곳으로 '물이 가두어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가두둘기 즉 가둘기란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갈립니다.
저도 그 지형을 관찰해 본 결과 후자에 동의하게 되는군요.
이렇게 완만한 가을을 만끽하며 하산합니다.
14:27
이정표를 지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가파른 하산길입니다.
길은 이렇게 확실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이런 분위기 있는 길을 걷다보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묘지가 두 군데 나옵니다.
아주 가파르게 평지로 떨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석제 조형물이 마당에 가득한 집 안으로 떨어집니다.
마침 개가 짖고 있는데 주인인 듯한 분이 작업을 하고 계시고 있어 인사를 나눕니다.
이 길로 나왔습니다.
여름 이외에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 민박집입니다.
14:52
그 들머리에 있는 석상 두 기가 이곳이 가들기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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