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에서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화악지맥 마루금
지난 번 화악지맥을 하면서 화악산 정상을 지나 실운현에서 힘겹게 오르던 응봉에서 왼쪽으로 빠지던 줄기가 보였습니다.
또한 촉대봉을 향하여 어두워지는 길을 찾을 때 왼쪽으로 힘차게 뻗어 내려가던 산줄기를 보면서 조만간 이 줄기를 찾기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도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줄기들은 단독으로 하기가 어렵고 다행히 두 코스를 하나로 엮어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강휴게소에서 뜀박산을 기점으로 잡아 응봉을 거쳐 고시락고개 방향으로 진행하는 방법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역으로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뜀박산에서 응봉으로 오르는 길이나 반대로 내려가는 길은 갈래길이 많아 탈출로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접근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부강휴게소 근처에 있는 어리고개에는 직행버스까지 정차를 하고 지나는 차들이 많아 늦은 시간에 하산을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듯 보입니다.
그 코스에 반해 고시락고개 코스로 하산길을 잡을 경우 가장 가까운 지암리 마을에서는 배차 시간이 1일 5회 정도되니 믿을 바 못 됩니다.
* 후평동 기점발 05:50 08:10 13:00 15:50 19:00
지암리 종점발 06:40 09:10 14:05 17:00 20:00
그렇다면 춘천에서 첫차를 타고 지암리로 들어가 고시락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 다음 어리고개로 하산을 하여 귀경을 하거나 다음 산행지로 이동을 하는 것이 상책일 것 같습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0. 10. 30.
2. 동행한 이 : 나홀로
3. 산행 구간
접속구간(1.9km) : 산촌삼거리 ~ 고시락고개
지맥구간(22.18km, 알바구간 1.4km 제외) : 고시락고개 ~ 응봉부대후문 ~ 이칠봉 ~ 신선봉 ~ 소알미산 ~ 뜀박산 ~ 어리고개
4. 소요시간
지 명 |
거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산촌리정류장 |
|
06:33 |
|
|
고시락고개 |
1.9 |
06:58 |
25 |
5분정비시간 |
갈림길 |
6.5 |
10:43 |
225 |
1.4km 35알바 |
부대후문 |
1.3 |
12:15 |
92 |
|
이칠봉 |
2.4 |
13:47 |
92 |
30분 점심 |
생기봉 |
2 |
14:45 |
58 |
|
신선봉 |
0.78 |
15:08 |
23 |
|
방카봉 |
1.2 |
16:03 |
55 |
20분 헤맴 |
소알미산 |
5 |
17:51 |
108 |
|
어리고개 |
3 |
18:47 |
56 |
|
누 계 |
24.08 |
12:14 |
10:44 |
순운행시간 |
산행기록
서울에서 춘천이 상당히 가까와졌습니다.
동서울에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옛 기억을 되살려 춘천 명동 골목으로 찾아가 손님이 제일 많은 닭갈비 집을 찾아 들어갑니다.
양도 많고 정말 맛있더군요.
닭갈비 골목인데 잘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동네의 닭갈비는 같은 닭공장에서 공급이 되고 심지어는 양념까지도 그렇게 공급이 된다는군요.
식당에서 하는 일이란 거기에 채소 즉 양배추와 고구마 썰은 것을 섞는 것 뿐이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해주는 택시 기사님은 그러면서 색다른 오리지널 닭갈비집을 소개를 해주면서 다음에 올 때에는 그 곳에서 먹어보라고 권유하시더군요.
자수정 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은 콩나물 해장국으로 해결합니다.
어디서 정차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여 인성병원으로 이동을 하여 06:03에 도착하는 38번 버스를 타고 지암리 삼거리(종점에서는 05:50에 출발)로 향합니다.
06:25
그런데 지암리 삼거리라는 정류장 이름은 없다고 하고 저는 예습한 대로 위치를 설명하자 버스 기사님은지암리의 유일한 삼거리인 '산촌마을' 앞에서 하차를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길이 삼거리가 아니고 사거리이며 이 길따라 올라가면 고시락고개로 가게 되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아직 동네 주민들은 움직이지를 않아 산행 준비도 할겸 시간을 조금 지체합니다.
그런데 바깥에서 인기척을 인지하셨기 때문인지 담배가게 할머니가 대문을 여신답시고 나오셔서 저의 물음에 답해 주십니다.
"아니 이 시간에 거기는 뭐하러 가려고?"
그 가게 옆으로 난 길 비록 콘크리트 도로이긴 하지만 쭉 올라가면 된답니다.
길도 좋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시고....
06:33
오늘 일정을 시작합니다.
06:37
어허.
이정표까지 있는 걸 보니 아주 기분이 좋군요.
06:58
이렇게 너른 공터만한 곳이 나오는 걸 보니 여기가 고시락고개이군요.
정류장에서 여기까지 1.9m입니다.
계속 마루금을 이어 '머구넘이'까지 가는 길이 반대편에 잘 나 있습니다.
07:05
고시락이란 말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어디에도 그것에 대한 설명이 없군요.
자, 출발합니다.
아직 동녘으로 해가 떠오르지 않고 붉은 기운만 느낄 수 있습니다.
등로는 사면으로 이어집니다.
길은 편하고 좋군요.
다만 인적이 드문 곳이라 낙엽의 두께가 너무 두꺼워 푹푹 빠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산시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07:13
첫 번째 봉우리(386m)입니다.
여기서 방향을 약간 왼쪽으로 틉니다.
왼쪽으로 지암리 마을 정경입니다.
오른쪽의 낙엽송 숲은 말 그대로 빽빽하여 볕이 들 여지도 없을 것 같습니다.
오르막이 제법 가파릅니다.'하기야 고시락 고개가 250m이니까 거기서 1400까지 고도를 높이려면 한참이나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07:50
장송 몇 그루가 정상(580.2m)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7년도 편집된 국립지리원 발행 1/50,000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7년 재설한 것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왼쪽 맨 뒤로는 화악지맥 마루금이 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이따 하산 코스로 이용할 이칠봉, 신선봉 마루금입니다.
저 마루금은 지금 제가 오르는 길과는 사자골을 두고 마주하고 있는 이른바 'ㄷ'형 마루금입니다.
처음으로 응봉 정상이 보입니다.
아까 버스에서 내릴 때에는 멀리 깜빡이는 붉은 색의 불빛으로만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오르막이 그치면 이렇게 편안한 곳이 나오는데 아제는 다 시들은 단풍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운치는 있군요.
사진을 촬영하고 보니 실제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보다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런 바위 지대도 나타나고...
그런데 길이 워낙 희미하다보니까 이런 바위 지대에서는 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09:56
이 지점(980m)에서 오른쪽으로 붙게 됩니다.
다시 또 하나의 봉우리에 오르면 이건 완전히 군 진지입니다.
이번 오르막만 오르면 정상이 바로 앞에 나타날 것 같습니다.
10:43
갑자기 지금의 분위기와는 달리 나무 사이로 길이 선명한 곳이 나옵니다.
여기가 1117고지 부근인데 느낌 상 이 길이 약간 사면을 비틀어 올라 아까 본 그 봉우리로 오를 것 같습니다.
결과부터 말한다면 이 길은 그냥 마루금과는 상관없이 옆 산줄기 어느 곳으로 그냥 가는 길입니다.
길이 워낙 좋아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약간 희미하기는 해도 그냥 눈 앞의 즉 직진방향으로 우측 바위 옆으로 올라서면 됩니다.
이런 큰 바위가 보이고 느닷없이 길 좋은 나뭇길에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저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조금 더, 조금 더"하다가 700m나 갔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결국 1.4km에 35분 알바.
이렇게 희미한 길로 오를 때에도 좌측 사면이 아닌 우측의 바위 옆으로 무식하게 그냥 올라가면 됩니다.
저는 좀 뺀질거리느라 사면을 택하다 이내 마루금으로 복귀는 하였지만 이런 돌길을 기어오르느라 땀좀 뺐습니다.
화악지맥의 촉대봉을 봅니다.
11:57
경고판(1314m)이 보입니다.
출입하지 말라는 말은 없어 다행이군요.
12:04
드디어 철조망 구간이 나타납니다.
지뢰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우측으로 철조망에 가장 가까운 곳을 따라가면 됩니다.
이런 구조물도 나타납니다.
친절한 군인들 같으니...
12:15
부대 후문입니다.
콘크리드 도로가 나오는군요.
그 후문에서 조금 진행을 하면 사격장이 나오고 그 옆으로 전망대 같은 곳이 나옵니다.
사진은 이칠봉을 지나 오늘 진행할 방향의 마루금입니다.
겉으로는 아주 완만한 듯이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운데로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강과 그 너머의 도솔지맥이 힘차게 뻗어 있습니다.
아까 올랐던 곳이고...
오늘 처음보는 표지띠가 백계남님이시군요.
그런데 정말이지 오늘은 낡은 표지띠 딱 두 개가 알바하던 곳에 있을 뿐 부대 후문까지 오르면서 표지띠를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마침 제 표지띠도 주문을 하지 못해 하나도 붙이지 못했고 말입니다.
12:30
전망 좋은 곳을 만납니다.
뒤를 돌아보고...
맨 뒤로 금학산과 지장봉 연봉이 보이며 그 앞으로는 명성지맥의 삼각봉이 보입니다.
그 앞으로는 한북정맥이...
한북정맥에 광덕산, 회목현, 하오현도 보이고....
여기서 30분간 떡으로 점심을 갈음하며 경치에 취해 봅니다.
이 표지띠는 처음 보는 것이군요.
정상이 조금 멀어졌습니다.
이제 응봉에서 실운현을 거쳐 화악산으로 가는 길이 보이고 멀리 명지산도 보입니다.
가야 할 길이 힘차게 북한강을 향하고 있군요.
이칠봉 같습니다.
13:47
이칠봉(1288m) 바로 아래에 있는 헬기장입니다.
정상석 뒤로 응봉이 억새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칠봉'의 뜻은?
그냥 간단합니다.
27사단 이기자부대에서 설치한 정상석이고 이곳이 '이기자고지'이기 때문에 '이칠봉'이라 부른 것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예전에는 이곳을 '분단산'으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
응봉과 이칠봉 전위봉이 실운현을 사이로 화악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칠봉에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 저 줄기를 따라 내려 가야지요.
뒤를 다시 돌아봅니다.
14:01
또 헬기장이 나옵니다.
이 헬기장에서 왼쪽 마루금으로 내려서면 56번 도로의 송정교 방향으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14:04
작은 봉우리(1111m) 하나를 지납니다.
14:45
샛등봉으로 갈리는 생기봉(1050m)입니다.
지도에는 이름이 나와 있지 않았는데 누군가 그 이름을 찾아 이렇게 친절하게 표기해 놓으셨군요.
삼각점도 있다고해서 보통 불리어지는 '삼각점봉'이라는 이름보다는 훨씬 생동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됩니다.
15:08
약간 기묘하게 생긴 바위가 있고...
이렇게 떨어지는 방향으로 표지띠가 날리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이 길로 내려섭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길은 843봉을 지나 오탄리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곧 여기가 신선봉(1021m)입니다.
다시 올라와 다른 길을 찾아보지만 길이 나 있는 흔적이 안 보입니다.
그 흔한 표지띠도 한 장 없고 말입니다.
무려 20분 정도를 왔다갔다 헤매다 그냥 나무를 뚫고 직진을 결행합니다.
괜한 시간만 낭비했습니다.
일단 가운데로 들어서기만 하면 몇 십초도 되지 않아 바로 희미한 길과 이어집니다.
이 왼쪽에 보이는 마루금이 아까 그 신선봉에서 갈라지는 길이었습니다.
오른쪽 마을이 당연히 오탄리이겠지요.
15:55
이제는 이렇게 좋은 길로 들어섭니다.
왼쪽으로는 바윗덩어리이니 그 암봉을 우회하는 길 같습니다.
녹슨 군 경고판이 보이고...
16:03
방카봉(902m)입니다.
이 봉우리에서 말머리고개로 향하는 줄기 하나를 내줍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이런 타종 도구가 나오고...
이내 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납니다.
말머리고개를 향하는 산줄기도 저렇게 힘차게 뻗어 잇어 혹시나 길을 잘 못 든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기도 합니다.
16:16
삼각점이 있는 818봉입니다.
헬기장이 있습니다.
이제 해도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졌습니다.
빨리 하산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16:35
깃대가 꽂혀 있는데 아무런 깃발이 없습니다.
여기가 742봉입니다.
다만 옆에 타종 도구만 있습니다.
16:44
729봉입니다.
이 봉우리에서는 오탄리로 떨어지는 길이 나 있습니다.
이 표지띠 방향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리막이 좀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로프도 나타나고 말입니다.
17:16
아주 너른 헬기장(720.8m)입니다.
삼각점도 설치되어 있고...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용단천을 사이에 둔 길 건너의 두류지맥 마루금입니다.
맨 앞의 줄기가 토보산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 줄기 말입니다.
오탄리 정경입니다.
진행 방향으로 북한강이 휘어져 흘러가고 있고...
시간이 없으니 내리막에서는 조금 스피드를 냅니다.
이런 느긋한 길이 나타나니 조금 안심입니다.
17:44
헬기장이 자주 있습니다.
17:51
소알미산(462m)입니다.
이제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헤드랜턴으로 길을 밝히는데 다행히 마루금은 군 비상도로로 연결이 됩니다.
18:08
다시 또 헬기장입니다.
어둠 때문에 주위를 제대로 조망하지 못하고 그냥 랜턴이 밝혀주는 길을 무미건조하게 걸어 갈 따름입니다.
만약 1시간 정도만 산행시간이 지체되었어도 고생깨나 했을 것입니다.
그저 이런 팻말이 있는 무료한 길입니다.
18:29
뜀박산(298m) 입니다.
아주 낡은 삼각점입니다.
이후 마루금은 군 벙커를 따라 교통호로 이동하면 쉽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즉 이 길이 온전하게 어리고개로 이어져 북한강과 용단천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떨어지는 산줄기 맞습니다.
그러나 이 산줄기의 끝은 군부대 사격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부득이 산행은 주유소가 있는 부강휴게소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둠때문에 그 길을 포기하고 군 교통호를 따라 내려갑니다.
18:47
그러면 이렇게 사격장 입구로 나오게 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저는 오른쪽으로 이동을 하여 부강휴게소 옆 주유소에서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다시 어리고개에 있는 슈퍼로 가서 캔맥주 하나를 사서 입에 털어넣은 다음 춘천행 버스에 오릅니다.
21:00경 까지는 춘천행 버스가 자주 있어 귀경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원래 저는 오늘 사창리로 이동을 하여 찜질방에서 1박을 하고 실내고개 ~ 토보산으로 이어지는 두류지맥을 하려했는데 사랑하는 큰딸이 아빠 얼굴 잊어먹겠다는군요.
오늘 산행은 난이도에서는 별 문제가 없으나 표지띠가 주 산줄기에는 별로 없어 길을 찾는데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즉 이 산줄기는 종주를 하는 분들보다는 간단한 일반 산악회 산행으로 많이 이용하는 그런 곳 같았습니다.
그래도 백계남님의 표지띠를 보면서 위안을 갖기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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