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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금북정맥의 기맥, 지맥

망일지맥 종주(갈림봉~연화산~허봉산~부성산~망뫼산~망일산~몰니산~자용산~58.6봉)

 

 

박성태선생님께서 신산경표에서 그으신 지맥의 수는 157개였었는데 최근에 5개가 더 추가되어 162개가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지맥(枝脈)이라는 개념을 동원하여 우리나라의 산줄기의 분류를 체계화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할 만한 일입니다.

이런 지맥 분류작업에 있어 그 기준을 조금 달리하기는 하지만 신경수 선생님도 큰 작업을 하였음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다만 박성태 선생님은 그 작업을 책을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공지를 한 반면 신경수 선생님은 아직 인터넷 자신의 홈페이지 안에서 묶여 있어 일반인들에게 공표하는 수단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실 이렇게 주장하는 바를 책으로 공표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산꾼들에게 주는 영향력에는 지대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한편 그 분들이 기맥이나 지맥을 어떤 기준에 입각하여 기맥이나 지맥을 분류하더라도 기본 틀은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 무엇입니까.

산은 물줄기를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게 기본 명제 아닙니까?

따라서 산줄기는 나를 만들어 준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한다는 점은 제가 누누이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또 이럴 때 산줄기 즉 산경山經보다는 수경水經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지맥 분류는 내륙 즉 산줄기가 강과 강 혹은 강과 천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내륙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 물론 이 경우에도 왼쪽 물줄기로 들어가야 하느냐 아니면 오른쪽 물줄기로 들어가야 하는냐의 문제도 있지만 이는 다른 글에서 설명 드린 적도 있기 때문에 오늘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문제는 산줄기가 바다로 가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 산줄기가 물줄기와 바다가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줄기를  선택하려고 한다면 지형의 특성상 짧아지는 물줄기 때문에 합수점으로 가는 산줄기는 30km는커녕 10km도 넘기기 어려워 보입니다.

여기서 두 분은 물줄기와는 상관 없이 산줄기가 바다로 가는 가장 긴 곳으로 그 줄기를 연장시켜 지맥에 합당하는 거리가 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보면 산자분수령의 예외를 두신 것 같습니다.

즉 수경은 무시하고 산경을 우선시한다는 ....

 

그렇게 하여 놓고 보니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지형이 동고서저인 만큼 바다로 가는 지맥은 동쪽 보다는 서쪽으로 더 많이 몰려 있는 것 같습니다.

금북정맥을 보면,

영인지맥을 필두로 봉수, 석문, 고산, 망일, 후망, 성주 등 7개나 되는 지맥이 있습니다.

- 안면지맥은 섬 산줄기이므로 제외 -

물론 다도해라는 별칭이 붙은 남해 쪽으로 가는 호남정맥에야 비할 바 되지 않지만 그래도 상당한 숫자입니다.

 

오늘은 그 금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지맥 중 하나인 망일지맥에 들기로 합니다.

 

산으로님께서 휴가를 갑자기 잡으시고 망일지맥으로 행선지를 정하는 바람에 지도만 가까스레 챙기느라 예습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산줄기를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따져봐야겠습니다.

4. 20. 03:50에 기상을 하여 간단하게 씻고 나가려는데 노모께서 일찍 기상하셔서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시는군요.

제가 들고 있는 배낭을 보시고는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고는 말씀하시는데....

꼭 히말라야 원정 등반을 떠나보내는 어머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송악IC에서 38번 도로로 갈아탑니다.

날머리 부근에 오니 산으로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날라옵니다.

산으로님이 10분 정도 먼저 도착해 계시군요.

 

망일지맥의 지맥 분기점에서 구간의 날머리인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에 위치한 벌천포 해수욕장까지는 도상거리가 35.8km이니까 실거리는 42km 이상은 될 것입니다.

그 거리를 두 번에 나누어 가기에는 조금 짧아보이고 그렇다고 한 방에 가기에는 좀 무리인 것 같습니다.

두 번에 갈 것이냐 아니면 한 방에 끝낼 것이냐 하는 것은 지맥을 진행하면서 지맥의 상황, 컨디션 여부 등을 감안하여 다시 판단하기로 하고....

 

어쨌든 일반 등로도 아닌 그것도 지맥 길을 한 방에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 하에 우선 가는 데 까지 가는 걸로 하고 일단 회수용 차는 지맥의 끝에 두기로 합니다.

제 차로 들머리로 움직입니다.

예전에 킬문형님 일행이 이 망일지맥을 하면서 들머리로 잡았던 곳이 서산시 갈산동 부근의 죽사竹寺로 되어 있어 우리도 그 곳으로 갑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4. 20. 수요일

2. 동행한 이 : 산으로님

3. 산행 구간 망일지맥 (갈림봉~연화산~허봉산~부성산~망뫼산~망일산~몰니산~자용산~58.6)

4. 산행거리 : 41.32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410.24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정맥무명재   06:48    
갈 림 봉   0.96km  07:10 22
연 화 봉 5.39 08:41 91
허 봉 산 1.71 09:11 20
부 성 산 5.30 10:49 98
망 뫼 산 7.33 13:15 146 35분 점심
망 일 산 3.92 14:22 67  
몰 니 산 6.18 16:16 114 15분 휴식
자 용 산 6.81 18:07 111  
58.6 2.89 18:58 51  
오토캠핑장 0.83 19:13 15  
41.32km 12:25 11:35

 

산 행 기 록

 

 

 

지도 #1

 

고도가 있는 죽사竹寺에서 보는 인지면 일대의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날은 이미 밝았고 좀 일찌감치 시작하려고 했지만 시간은 지난 번 석문지맥을 마무리 할 때와 거의 같군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갑니다.

 

백제시대에 생긴 절이고....

근데 절의 입구 문을 잠가놓아 들어갈 수가 없군요.

절 옆의 적당한 곳을 치고 올라가려 해도 이 부근이 악산이라 도저히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 할 수 없이 정맥 마루금으로 이동을 하여 분기점으로 가기로 합니다.

 

덕분에 추억의 금북정맥에 도착합니다.

좌측에는 장군산 팻말이 붙어 있는 금강산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상왕산으로 가는 길이니 여기서 우틀합니다.

고개 이름은 무명재입니다.

 

 

정맥길이라 역시 부드럽군요.

 

일단 능선에 붙습니다.

좌측 그러니까 북서쪽을 보면 가로림만 너머로 후망지맥의 줄기가 그 머리만 들어내주고....

 

그 좌측 그러니까 남쪽으로는 인지면 부근의 아침 풍경입니다.

남쪽으로는 이제 부석벌에 우뚝 솟아 있는 도비산島飛山352.8m이 조망됩니다.

지금 이 순간이 딱 그렇군요.

섬이 날아가는 형상.

사진작가들이 원하는 그림이 저런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좌측으로 팔봉산이 슬쩍보이고....

 

 

좌측으로 안면지맥이 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안면지맥은 지맥이라기 보다는 안면섬줄기라고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분명 지맥의 정의에는 "지맥은 대간, 정맥, 기맥 혹은 같은 지맥에서 분기한 산줄기 중 그 길이가 30km 이상급의 그것을 말한다."라고 약속을 했으니까 말입니다.

당연히 안면지맥은 안면도라는 섬에서 자체적인 혹은 독립된 산줄기이지 그것이 육지와는 물 밑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는 순간 산자분수령은 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산맥은 강으로도 들어가고 바다로도 들어간다는 산맥 이론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결과가 되기도 하고.... 

 

.............................

 

어느 분이 좌측으로 '진입금지'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좌측으로는 들어가지 말라는 정맥꾼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이곳이 망일지맥이 갈리는 갈림길이자 분기봉입니다.

 

그 우측의 나무에는 선생님께서 "그래 네 말이 맞다. 여기는 망일지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이니 들어오려면 지맥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들어오라."는 말씀이십니다.

며칠 전 선생님과 통화를 했을 때 무릎이 여전히 불편하시다는데 심한 산행은 좀 자제하셨으면....

지도 #1의 '가'의 곳인 분기점에서 오늘 지맥 산행을 시작합니다.

마루금은 서산시 팔봉면과 성연면의 면계를 따라 갇게 됩니다.

 

벌써부터 잡목의 저항이 시작되는군요.

 

지도 #1의 '나'의 곳에서 만나는 임도는 새로 만들어진 시멘트포장의 그것으로 그 우측의 예전 비포장임도가 아닙니다.

예전 임도는 우측으로 희미하게 보이기는 하는군요.

직진하여 산길로 들어섭니다.

 

#21 철탑을 지나고,

 

벌써부터 시작입니다.

좌틀하여 161.7봉을 지나면서 가지치기 작업으로 인해 성가심을 당합니다.

 

깨끗하게 단장된 묘지를 지나면서 634번 도로 뒤로 팔봉산이 확연하게 들어오는군요.

 

그러고는 그 #634 도로가 지나는 삼고개입니다.

도로를 가로 질러 올라가면,

 

교회 좌측으로 마루금이 이어지고,

 

입산금지 푯말을 따라 오르면,

 

잡목 숲을 어렵게 지나야 합니다.

120.1봉을 지나고 숨을 돌리려는데,

 

 

우측으로 농장이 보이면서 잠시 계절을 거꾸로 되돌려 봅니다.

 

지도 #2

 

지도 #2의 '다'의 곳에서 유공자묘를 보고,

 

길이 좋아집니다.

산으로님은 열심히 메모를 하시고 저는 사진을 찍으면서 GPS트랙에 열심히 웨이포인트를 찍어대고....

산행 패턴은 비슷하나 기록을 생산하는 방법은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2년 넘게 산행을 같이 하다보니 서로에게 불편한 점도 있을 법도 하건만 서로 게의치 않으면서도 만족스럽게 서로를 닮아가고 있는 모습도 재미 있습니다.

 

음...

선답자의 지도에 나온 엄나무단지.

지금이 한창 수확철이라 재배하는 농민은 잔뜩 예민해 있을 시기이지만 엄나무가 뭔지도 모르는 저는 이런 문구들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더욱이 이 소유주는 들어오지말라는 말은 안 하고 채취를 하지 말라고 하니 얼마나 양심적입니까.

어떤 곳은 사냥개를 풀어놓겠다고 하거나 총을 쏘겠다는 살벌한 문구를 동원하기도 하는데....

 

잡목 숲으로 우회한 다음 다시 만나는 엄나무 숲에서는 그 재배지 옆을 지나갑니다.

 

사장골 주변으로 산은 이런 저런 색깔의 물감으로 콕콕 찍어 놓은 듯 가지각색 색깔들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안부로 떨어졌다가 길좋은 좌측으로 올라 지맥외 연화산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지도 #3

 

처음 만난 이정표에서 우틀하면서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좋은 길을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적어도 이정표가 있는 이상 어느 정도 길은 다져놓았을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잠시 성연면을 떠나,

 

3등급삼각점(서산304)이 있는,

 

지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연화산에서 선생님 산패를 보고,

 

지도 #3의 '라'의 곳에 있는 지맥으로 복귀합니다.

 

좌측으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오늘 산 중에서는 최고봉인 망일산302.1m이고,

 

우측으로는 신곡재로 떨어졌다가 화방산174.9m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좌측으로는 가로림만 너머로 흐르는 후망지맥 줄기가....

여기부터 지맥은 팔봉면을 버리고 지곡면을 만나면서 지곡면과 성연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직진하여 연화리를 따릅니다.

그러면서 마루금은 이제부터는 성연면을 떠나 온전하게 지곡면 안으로 들어가 지맥 산행을 이어가게 됩니다.

 

198.4봉은 의식도 하지 못한 채 지나고...

이정표에서 우틀합니다.

 

지도 #3의 '마'의 곳에서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여 숲으로 오릅니다.

 

그러고는 나무의자가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지도에는 허봉산167.6m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봉우리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곳에 분명 있어야 할 선생님의 산패가 안 보입니다.

"혹시나....?"

서둘러 마루금을 진행하여 옆 봉우리로 오릅니다.

 

역시나...

사건의 전말은 이렀습니다.

간단하게 선생님이 갖고 계신 지도의 제작연도와 제가 가지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도의 제작연도가 다르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영진지도에도 이곳이 허봉산이라 표기되어 있는 점이 이곳에 산패를 부착하시게끔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140m이고 아까 나무의자가 있던 봉우리가 167.6m로 더 높으며 이 봉우리가 허봉산이라는 이름을 가져야 할 특별한 다른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면 아무래도 아까 그 봉우리가 허봉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되어야 할 것 같아 보입니다.

 

 

지도 #4

 

화천리 방향을 따르다,

 

114.6봉에서 산불감시초소를 봅니다.

 

우측으로 현대파워텍, 기아자동차 하치장 등이 있는 서산산단을 봅니다.

상당한 규모입니다.

 

지도 #4의 '마'에서 주민들 운동시설을 보고,

 

번두고개로 내려서면,

 

화방산 등산안내도가 보이는데....

지도가 무성의하게 엉터리로 만들어졌군요.

 

원래 마루금은 좌측 민가 뒤로 이어지게 되어 있지만 지맥꾼의 신분으로 임의로 남의 집을 출입할 수도 없는 노릇.

직진하여,

 

다시 좌측 산길로 방향을 잡은 다음,

 

이 부근의 산이 다 그러하듯 방풍림용으로 식재한 해송으로 둘러싸인 봉우리61m를 지나 사동 마을을 거쳐,

 

지도 #4의 '바'의 곳에서 도로를 만납니다.

 

우측으로 들어가,

 

78.5봉의 이동기지국을 보고는 다시 도로로 내려오는 길에 극심한 잡목에 시달립니다.

 

다시 아까 그 도로를 만나 부성사 간판이 있는 고갯마루까지 도로를 따라갑니다.

 

부성사에서 우측으로 오르는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 때, 우측으로 조그만 틈이 보입니다.

 

누군가 작업을 해놓은 곳으로 살짝 빠져나가니,

우측으로는 대호지가 보이고 그 뒤로 고산지맥의 연봉連峰들이 보입니다.

 

좌측으로 정자가 보이고,

 

음....

아름다운 정상을 가지고 있는,

 

부성산富城山118.3m입니다.

 

2등급삼각점(서산24)도 확인하고....

그런데 영진지도에는 이곳을 당성산으로 표기해 놓아 혼란을 주고 있는데 생각건대 부성산의 富를 當으로 잘못 읽어서 그렇게 표기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산이름 중에는 이렇게 독음을 자못하여 엉뚱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게 몇 개 됩니다.

우선 낙동정맥 상의 불태령佛態嶺을 불웅령佛熊嶺으로 표기해 놓은 게 생각나고...

 

지도 #5

 

도로를 만나,

 

우측 등로를 따라 걷다가,

 

78.5봉을 오른 후,

 

잠시 또 잡목 숲에서 시달림을 받습니다.

 

산벚꽃 나무가 그런 마음을 달래주고....

 

좌측으로 한창 단장을 하고 있는 시설물을 보는데,

 

철조망을 따르다 그 경계가 끝나는 곳에서 우측으로 빠져나와,

 

도로에서 간판을 보니 교회에서 운영하는 수양관이라고는 해놨는데 아마 임해 훈련장과 수양관 겸용으로 사용하는 시설 같습니다,

 

잠시 도로를 걷다가,

 

지도 #5의 '사'에서 다시 숲으로 들어가고,

 

잡목 속의 무명봉을 지나는데 좌측의 민가에 예닐곱 마리의 개들이 짖어 대는데 세파트란 놈은 당장이라도 울타리를 넘어올 가세이고....

 

다시 포장도로로 나와,

 

경로당을 지나면서 점심 때 막걸리 한 잔 반주할 요량으로 슈퍼를 물어보니 이 부근에는 없다하여,

 

 

지도 #6

 

그냥 도로를 따라 투벅투벅 걷습니다.

 

가랑비아 모텔길에서 나와,

 

77번 도로를 만납니다.

좌측 대성교회에서 좌틀하여,

 

임도로 든 다음,

 

묘지 앞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라면과 만두, 떡으로 35분간 점심을 해결하고 일어나려 하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난감해집니다.

비가 온다고는 했지만 늦은 시간에 온다고 하였는데....

일단가는 데까지 가기로 합니다.

 

송유관이 매설된 길을 따라 걷습니다.

음...

이런 길만 계속 된다면야 비가 문제 되겠습니까마는....

 

망일산....

 

환성교회를 지나는데,

 

분규가 있는 교회 같습니다.

 

수렛길을 걷다,

 

4등급삼각점(서산418)이 있는,

 

망뫼산119.7m에 오릅니다.

여기서 대산읍을 만나,

 

대산읍과 지곡면의 면계를 따라 잠시 걷다가,

 

지도 #6의 '아'의 곳에서 좌틀하면서 대산읍 안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77번 도로를 만나 도로를 걷다 길을 횡단하여,

 

 

지도 #7

 

부대 표시가 되어 있는 안내판이 있는,

 

지도 #7의 '자'에서 우틀하여 대산레미콘 방향 도로로 들어섭니다.

좌측으로는 부대 철조망이 보이는데 일견 여기서 볼 때에는 무난한 등로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저기만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도저히 사람이 갈 곳이 아니라는 선답자의 전언.

그 말씀은 알아서 하라는 얘기입니다.

"알아서 하라!"

가장 무서운 얘기로 가지말라는 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말입니다.

'산으로님'이 이 말을 경계하여 다른 루트를 알아보던 중, 망일산으로 올라가는 일반 등로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단 도로 안으로 들어가 진행을 하면서 지형 상 일반 등로가 있을 만한 곳을 따라 가다보니,,

 

청수파크 모텔을 지나 왼쪽으로 등산로 안내판이 보입니다.

 

지도 #7의 '차'의 곳입니다.

이 길로 따라 올라가면 마루금에 가장 최근접한 등로를 따라 망일산까지 진행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맥꾼으로서 조금 더 가까이 마루금으로 접근하려는 욕심.

그 욕심에 군사시설을 자꾸 맞딱드리면서 두 차례나 실패하게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 우측으로 잡목을 헤치고 나와 다시 일반 등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루트에서는 그냥 무난하게 이 표지판을 따라 가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고,

 

안전시설도 어느 정도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순리대로 진행을 하니,

 

문필봉이라 하여 그럴 듯한 이름을 가진 망일산 바로 전위봉에 오르게 됩니다.

바로 뒤에 망일산 정상이 보이기는 하지만 군부대 때문에 지맥꾼들에게는 이 문필봉이 망일산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도 부득불 이곳에 망일산 산패를 부착해 놓으셨는데 좀 훼손이 됐습니다.

제가 연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냥 임시방편으로 나뭇가지에 끼어 놓은 것으로 대신 했습니다.

 

대호지....

잠시 쉬다가 또 진행합니다.

대산에서의 검문소를 운영하고 계신 '덩달선배님'으로부터 연신 전화가 옵니다.

어디쯤 왔느냐?

비는 제대로 피하고 있느냐?
이따 검문소에 꼭 들러야 한다.

무엇을 먹을 것이냐....

 

이곳에서는 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은,

 

정자와 휴게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비를 피해 잠시 쉬다가,

 

우측 들로를 따라 이동을 합니다.

 

 

지도 #8

 

'하산로'라는 표기보다는 '대산정형외과 가는 길' 혹은 삼호아파트 가는 길'이라고 표기해 놓은 편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 부근의 지형을 떠올리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인데...

 

삼거리에서 좌틀하고,

 

아이들 교육 목적의 '솔바람 쉼터?'

 

포장도로를 만나 건너편으로 올라,

 

126.3봉을 지납니다.

 

지새고개를 지나,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는 널널한 길을 지나면서,

 

선생님의 격려 산패를 보는데....

길은 영 좋지 않습니다.

 

철탑을 오르면서,

 

길이 좀 양호해집니다.

 

지도 #8의 '카'의 곳에서 크게 좌틀하고,

 

좌측으로 망일산을 보고 내려오면,

 

정면으로 삼호아파트가 보이고,

 

목련을 감상하며 걷노라면,

 

77번 도로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비를 맞으면서 걷고 있기 때문에 몸이 춥기는 하지만 그래도 목이 칼칼한지라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으로 목을 축이고,

 

삼호아파트 뒷 편의 골목으로 들어가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지도 #9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몸이 추워져 한기를 느낍니다.

벗었던 상의 내의를 꺼내 다시 입습니다.

 

지도 #9의 '타'에서 널널한 수렛길을 만나면서 오늘 완주의 희망을 읽습니다.

앞으로 10km 정도가 남았는데 지금 운행 속도가 시속 3.5km 정도가 되니 7시까지는 날머리에 도착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미 풀들로 인하여 신발이 축축하고 몸은 젖었지만 이 정도야....

 

그렇게 떠들면서 가다 보니 작은 케른 한 기가 있고,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라는 팻말이 걸려 있고,

 

3등급삼각점(서산302)이 있는,

 

몰니산170.7m입니다.

비때문에 걸음을 좀 빨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좀 주의를 요합니다.

 

진행은 오던 길을 되돌아 나가 아까 본 케른에서 우틀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좀 잡목이 많고 엄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숲을 지나게 됩니다.

 

지도 #8의 '파'에서 우틀하여 고도를 낮춥니다.

 

소나무 가지치기 작업 여파로 아주 시달리면서 내려오면,

 

콘크리트 포장이 된도로를 만나면서 안부 지나 민가 뒤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 민가 뒷쪽으로 삼길포 방향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우측으로 뻗어 있습니다.

개들의 요란한 영접을 뒤로 하고,

 

오르면 삼거리를 만납니다.

 

벌천포로 가는 지맥길이 삼길포로 갈리는 길입니다.

이 지점이 망일지맥에 관한 한 논의의 중심에 있는 곳입니다.

즉 망일지맥의 끝이 어디냐는 것입니다.

신산경표에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여기서 직진하여 자용산 ~ 58.7봉을 진행을 하는 것으로 보는데 여기서 줄기를 오측으로 북진시켜 144.4봉 ~ 118.6봉 ~ 삼길포로 잠기는 줄기는 어떠냐는 것입니다.

 

참고도 #1

즉 이 삼길포로 진행하는 줄기(참고도 #1의 녹색선)는 약 10.3km로 지금 걷고 있는 줄기에 비해 약 3km정도 더 기니 이 줄기가 망일지맥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입니다.

예전에 이 지역이 갯벌이나 섬이었던 것이 간척 사업에 의하여 육지화 된 것은 별론 우선 지도 상으로는 충분히 금을 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연 이 산줄기가 물을 만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느냐 하는 것도 직접 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 경우 이 삼길포 방향의 줄기가 물을 만나지 않는다면 이 줄기가 망일지맥이 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바로 이 봉우리가가 벌천포와 산길포의 갈림이 되는 봉우리(지도 #9의 '하'의 곳)입니다.

 

 

지도 #10

 

124.8봉 전위봉에서 좌틀하여 내려가면,

 

포장도로인 복우재를 만납니다.

 

여기부터는 오지리로 들어가면서,

 

잠시 도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지나는 승용차의 운전자들이 와이퍼 사이로 측은한 듯 쳐다보는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폐교가 되어 한글도서관으로 운용되고 있는 옛 오지분교장을 지나,

 

도로를 떠나 지도 #10의 '거'의 곳에서 우틀하여 마루금으로 진입한 다음,

 

지도 #11

 

잠시 수렛길을 걸었다가,

 

지도 #11의 '너'의 곳에서 다시 우틀합니다.

 

이정표에는 활목골 들어가는 곳이라 적혀 있습니다.

도로 사정은 여전히 포장이 되어 있어 양호하고,

 

공중변소를 지납니다.

공중변소라....

쌍팔년도에 지어진 동네 공동이용시설이로군요.

 

서낭당고개를 지나 복나무골로 진입합니다.

 

그나마 이런 길을 걷는다는 것이 자랑입니다.

 

하지만 봉우리를 오르는 일은 여전히 순탄치 않습니다.

자용산을 올라가는 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조금만 뒷정리를 해놨어도....

 

자용산입니다.

여전히 제가 선생님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운 마음을 갖고...

 

그런데 항상 오지 산줄기를 가다보면 만나는 낙원 A PC의 정체는?

낙원 아파트 개인용 컴퓨터도 아니고.....

 

자용산에서 2등급삼각점(서산21)을 확인합니다.

이제 망일도 거의 끝나가나요?

한 방에 100리를 완주하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더욱 뜻 깊은 것은 환한 아침에 시작하여 환한 저녁에 끝나면서 40km 즉 100리를 걸었다는 데 있습니다.

 

98.3봉을 오르면서 생각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잖습니까?

정맥을 걷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는데 지맥을 걷노라면 가시덤불과 잡목 때문에 진행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98.3봉입니다.

더군다나 지맥이 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고도나 오르내림보다는 잡목과 가시덤불과의 싸움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남도의 지맥이 어떨 때는 시속 2km가 안 나옴은 물론 어떤 곳은 시속 1km도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不知其數 인 거 또한 사실 아닙니까?

 

음...

드디어 바다를 보게 됩니다.

좌측에 보이는 게 황금산152.2m.

상당한 조망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하지요?

그 우측이 대산제2산단.

 

오지리 벌말 마을로 들어서면서 우측을 보니,

 

갑문이 있습니다.

서해 바다와 벌말을 오고가는 물을 차단하는 장치 아닌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섬을 걷게 되는 것인가.....

폐가 수준의 가옥 두 채가 있는 집 우측으로 올라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상당히 좋은 길입니다,

해변에는 고라니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고....

 

맨홀 뚜껑 같은 곳이 있는 37봉.

 

37봉을 내려오면서 옛 염전 터 같은 곳을 지나,

 

식당 뒤로 빠져나와 포장도로를 가로 질러,

 

잡목 숲을 치고 올라가면,

 

조금은 괴롭지만 이제 대업을 완수한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모르고 올라갑니다.

 

석축이 보이고 그 위로 올라갑니다.

 

앞에 보이는 게 솔섬.

뒤로 길게 누운 게 .....

 

어쨌든 여기는 58.7봉

망일지맥의 끝이라고 신산경표에 나와 있는 곳입니다.

비록 이 줄기가 바다와 강 혹은 천이 만나는 합수점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금북정맥의 서산시 팔봉면과 성연면 그리고 갈산동 등이 갈리는 삼면봉三面峰에서 분기된 산줄기가 바다를 만나는 곳까지 연장한 선 중 가장 긴 곳이 여기라는 것입니다.

덩달선배님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오는군요.

지맥을 한 방에 끝난 것에 대한 축하를 하시면서 빨리 와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자고 하십니다.

듣던 중 반가운 얘기입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다....

하긴 그냥 이 상태로 갔다가는 그대로 감기에 걸릴 것 같습니다.

온몸이 말이 아닙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의 지맥 끝인 56.7봉에서 제 표지띠 한 장으로 다녀갔음을 알리고는 서둘러 내려갑니다.

 

여기서 벌천포 해수용장이 있는 곳 까지는 서비스 게임.

이른 바 여맥餘脈을 진행합니다.

저 봉우리가 45.5봉.

 

지나온 망일지맥의 끝.

 

산으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벌벌 떨리는 몸으로 덩달선배님의 대산정형외과 병원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대충 갈아입은 후 먹는 오리탕.

그런데 오늘따라 선배님의 환자가 선배님을 위해서 숭어 한 마리를 잡아오셨다나요.

이 숭어는 그냥 보리숭어와는 완전 딴 판이로군요.

완전히 참도미를 먹은 것 같습니다.

덩달선배님 덕분에 대접 질 받고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잠이 쏟아지기도 하여 휴식도 충분히 취하면서 귀가를 하니 11시 40분입니다.

12시 20분에 무사히 도착을 하셨다는 산으로님 메시지를 받고 오늘 하루 일과를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