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대관령으로 이름이 굳어졌지만 이 대관령의 옛 이름은 단대령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강원도의 영동지방이라고 할 때의 그 嶺東은 이 단대령嶺의 동쪽에 있는 지방이라고 하여 그렇게 불렀고, 그 단대령을 대관령이라고도 불렀기 때문에 관동關東이라고도 부릅니다-이긍익 연려실기술-.
이 대관령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고개가 있습니다.
한자로는 白鳳嶺이라 표기하나 이 지방에서는 뱃복이재라고 불렀다는 백복령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白伏嶺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지만 대동여지도에는 白福嶺, 택리지에는 白鳳嶺이라 표기되어 있으니 현재 쓰고 있는 白伏嶺이라는 이 한자어 또한 일제가 조작한 것임에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어쨌든 뱃복은 배꼽의 고어로 이는 이 지방이 카르스트 지형이어서 석회암이 용식된 돌리네와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백덕지맥을 할 때 영월군 주천면과 수주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다 주천면 판운리에서 갈산마을을 보았고 조금 더 진행한 553.4봉 부근에서는 큰 돌리네 지역을 통과하다가 그만 돌리네의 좌측 능선을 마루금으로 착각 엉뚱한 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그 지형이 움푹 파여진 것인데 선답자들이 그 지역의 지형이 석회암 지형이었고 그 움푹 파인 너른 지역이 돌리네라는 것을 간과하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돌리네는 기름진 토양이어서 밭작물로 사용하기 아주 좋은 곳인데 마을과는 너무 떨어져 있어 묵밭이 되어버렸는데 그 색깔이 갈색이었던 것도 사전 지식이 있었다면 지리공부까지 하면서 지나갔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것을 집에 와서 산행기를 쓰다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 부근 지형이 이른바 '돌리네' 지질구조로서 석회암 지형입니다.
아까 갈산마을은 이곳 토질이 갈색을 띈다고 하여 갈산이라는 지명이 된 것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고 이는 석회암이 흙으로 되어 가고 있는 과정인 용식溶蝕이라는 것이죠.
이 토양이 테라로사terra rossa로 이런 땅은 경작지로 쓸 수 있는데 여기는 워낙 깊은 숲 속에 있는 곳이라...
돌리네 지역의 토양이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워낙 뛰어난지라 여기도 낮은 키의 풀이 자라고는 있지만 뭔지는 잘 모르겠고....
어쨌든 우측이 지대가 높아 우측의 물이 좌측으로 흐를 형상이라 여기서는 산자분수령에 의하여 마루금이 안 되는 지역임이 명백합니다."라고 적고 있었군요.
이 부근의 지형도 그렇게 이해한다면....
조금 이따 지나칠 등갈산794.4m이나 갈고개라는 이름이 이 지형과 관련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한편 자병산紫屛山은 해발 1000m에 미치지 못하는 강원도에서는 비교적 낮은 산이긴 하지만 이 자병산은 석회암 지대라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학술적으로는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희귀한 지형이라고 합니다.
즉 석회암 지형으로 인해 상습적인 안개-실제로 제가 대간 1회차 진행 시 이 구간을 진행할 때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안개 속에서 산행을 하였음-와 함께 남방식물과 북방식물의 혼존混存하고 숲 속에는 삵과 고슴도치, 맑은 계류에는 수달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동물이 서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리향, 산개나리, 만병초, 금강애기나리 등 희귀식물 또한 계절마다 다르게 옷을 갈아 입었었다 하고.....
민속학적으로는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었을 정도로 풍수와 무관치 않은 곳이었다고도 하고...
그러던 이 지방의 자연 환경이 1978년부터 한라시멘트에서 석회석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보라색 병풍을 두르고 있던 산은 허옇게 속살을 드러낸 채 지나는 이들에게 흡사 양수揚水발전소의 상부上部발전소 제방 같은 흉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 하며...
실제 인근 주민들은 자병산 석회암 개발로 인해 나오는 먼지 등은 고사하고 남양리 사람들은 비가 오면 흘러나오는 오염된 물로 인하여 골머리를 앓아 한라시멘트 측에 항의를 하니 그 물줄기를 건너편으로 옮겼고 그런 졸속 조치의 결과물 몫은 고스란히 산계리 사람들이 감당을 해야만 하게 되어 주민들이 항의를 하니 작은 댐을 만들고 그 댐을 만드니 물이 고여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고......
그나저나 사단법인 백두대간보존회라는 곳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한라시멘트에서 매년 상당액의 보조금을 지원 받아 자신들의 백두대간 환경보존 사업에 쓴다 하니 본말전도도 유분수지 ........
백두대간을 북진北進하는 대간꾼들이 이 대간을 진행하면서 두 번을 눈물을 흘린다고 하죠?
두 번째야 진부령에서 향로봉을 바라보며 통일된 그날에 대한 아쉬움의 눈물이겠고 그 첫 번째 눈물을 흘린다는 곳이 싹뚝 잘려나간 이 자병산에 대한 아픔의 눈물이라고 합니다.
그 자병산을 갑니다.
무박 산행을 몇 년 하다보면 버스의 엔진소리가 딱 멈출 때 눈은 자동적으로 떠지게 됩니다.
한 번은 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할 때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착을 하여 엔진을 끄고 실내등을 켤 때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8. 6. 토요일
2. 동행한 이 : 해밀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백복령 ~ 자병산 ~ 생계령 ~ 석병산 ~ 두리봉 ~ 삽당령)
4. 산행거리 : 18.70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959.32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백 복 령 |
|
04:10 |
|
|
생 계 령 |
5.43km |
05:48 |
108 |
10분 휴식 |
민둥산갈림 |
2.83 |
06:44 |
56 |
|
석 병 산 |
4.11 |
10:10 |
146 |
74분 휴식+아점 |
두 리 봉 |
1.79 |
11:17 |
67 |
20분 휴식 |
삽 당 령 |
4.54 |
12:35 |
78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계 |
18.70km |
08:25 |
06:41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03:30
백복령에 도착합니다.
차 안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나오니 싸늘한 바람이 부는군요.
그러고 보니 내일이 입추로군요.
이 더위도 조금만 더 인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백복령의 동쪽과 북쪽에는,
강릉시 옥계면이 자리하고 있고,
서쪽은 정선군 임계입니다.
오늘 실제 이 부근의 마루금을 진행한다고 한다면 산이 많이 훼손된 지도여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참고도 #1
백복령에서 직진을 하여 831.6봉에서 3등급삼각점(구정315)를 확인한 다음 우틀하여 참고도 #1의 파란색선을 따라 자병산을 오른 다음 남진하여 진행하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녹색선은 제가 1차 대간을 할 때 진행하였던 루트이고....
실제 저는 빨간선으로 지도에 금을 긋고(마루금) 구간 산행을 시작하였으나 현장에 도착해보니 빨간선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지형이기도 하거니와 채석장의 현장 사정이 그것 또한 허락하지도 않아 어쩔 수 없이 녹색선으로 진행을 하였었습니다.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치고 오늘 대간 길을 시작합니다.
전에 저는 그냥 표지석 좌측 숲으로 들어가 진행을 했는데 좌측 도로 옆으로 이정표를 하나 만들어 놨군요.
이 안내판은 자병산 안으로 가는 길에는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이고....
즉 '대간 마루금 출입금지'라는 말에 덜도 더도 아닙니다.
참, 마루금 마루금 하는데 제가 여러 차례 산행기를 통하여 말씀 드린 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또 물어보시는군요.
사전에는 찾아봐도 안 나오던데 그 뜻이 무엇이냐고....
예, 맞습니다.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한글학회나 국어사전 만드는 사람들이 '신조어'에나 관심을 갖지 우리나라 산경표라든가 산줄기 문화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지하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이 단어를 처음 만들거나 사용한 사람은 바로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 선생이십니다.
광주에서 청소년·소아과 병원을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병원을 접으시고 봉사와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며 -선생을 만나서 이야기 해 본 뒤 판단한 순전한 제 견해임- 글을 쓰시면서 일도 하고 계신데...
마루금이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산행을 하기 위하여는 몇 가지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그 중 가장 필수적이라 할 것이 지도인데 일반 명산 산행과는 달리 대간이나 정맥, 지맥 등 산줄기 산행을 할 때에는 우리가 진행할 구간의 지도를 펼쳐 놓고 들머리와 날머리를 정한 다음 그 구간을 잇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가령 저같은 경우 위 참고도의 지도 위에 수작업이 아닌 컴퓨터 맵소스를 통하여 그리게 되지만 예전에는 지도 위에 연필이나 색연필 혹은 형광펜 정도로 들머리에서 시작하여 봉우리에서 안부를 거쳐 봉우리를 잇는 선을 그었을 겁니다.
이 지도 위의 선들이 실제 현장인 산에서는 능선일 것이고 비산비야 지대에서는 그 주위보다 분명 높은 곳일 것입니다.
이렇듯 산에서의 진행할 구간 즉 능선과 능선들을 이은 것을 지도 상에서 표시한 선線 즉 금을 마루금으로 부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능선 능선 하여야 할 것을 이 마루금을 가지고 와서 마루금 마루금하게 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예정된 대간이나 정맥 혹은 지맥의 구간을 '마루금 구간'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 용어가 자주 회자膾炙되다 보니까 이제는 '올바른 산줄기 구간'이라는 뜻으로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드디어 한라시멘트 작업장 도로를 만납니다.
이 도로는 자병산을 넘어 옥계와 연결되었을 정도로 이 자병산은 말 그대로 완전히 작살이 난 산입니다.
어차피 올바른 마루금은 포기한 터라 1차 구간을 걸을 때에도 지도 #1의 'A'지점에서 좌틀하여 임도를 따라 진행하여 '가'의 곳에서 마루금에 접속을 하였는데 그동안 변화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즉 저는 위 도로를 따라 걷다가 좌측으로 보이는 초소 옆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 위와 같이 마루금에 접속을 하였으나 지금은 'B'지점에서 나오자마자 만나는 위 작업장 도로 맞은편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끔 길을 만들어놨습니다.
대간꾼들이 길을 텃을 리는 만무하고 생각건대 아마 정선군에서 카르스트 지형 관찰길을 만들면서 작업장과의 안전문제나 직원들과의 충돌을 사전에 막기 위하여 새로 개척한 길 같습니다.
다시 돌아나와 그 편한 길로 들어갑니다.
그러고는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마루금에 접속을 하여 본격적으로 마루금을 걷습니다.
송전철탑을 지나고,
버팀목 계단을 오릅니다.
그런데 이 나무계단이 계단 간격이 일정치 않아 오르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함을 줍니다.
그래서 그 계단 위를 오르는 것 보다는 아예 그 옆으로 걷는게 훨씬 편합니다.
이 계단의 설치 목적은 걷는 이의 편의보다는 사실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는데 더 방점傍點을 두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도 #1의 '나' 봉우리를 지나,
내려오는 길은 돌계단과,
나무 계단이 혼재되어 있으나 역시 내려가는 길도 대간꾼들은 계단보다는 맨땅을 선호합니다.
이 안내판이 있는 지도 #1의 '다'의 곳에서는 크게 좌틀하고,
이 안내판을 자주 만납니다.
생각건대 아 마 이 루트는 대간길을 조금 더 다듬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걷기 축제를 한 흔적입니다.
이런 둘레길이니 뭐니 하는 일시적인 보여주기 행사보다는 지맥枝脈길도 잘 다듬기만 한다면 큰 관광상품도 될 수 있다는 걸 다른 측면에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 구간은 사실 이렇게 편안한 길을 짧게 걷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밋밋한 대간길에 변화를 주려 대간 길에서 약 1km정도 떨어져 있는 민둥산938.9m으로 가서 정상에 있는 3등급삼각점(구정314)도 확인하고 대간길로 복귀할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 민둥산은 억새로 유명한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1120.7km과는 다른 산입니다.
그래서 오늘 리딩을 맡아주신 이대장님께 사정을 고하고 대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여기 부터는 제가 좀 먼저 진행하기로 합니다.
사실 별로 위험하지도 않은 길이지만 대간꾼이 아닌 일반 축제 참가자들이 우측의 가파른 곳으로 잘못 드는 것을 예방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런 안전시설이 여러 곳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들도 다녔던 길이니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부족함이 없다할 것입니다.
지도 #2
혼자 걷기에는 너무 아까운 첫새벽의 대간길 풍경입니다.
이 호젓한 길을 혼자걷다니...
좌측으로 갈고개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을 봅니다.
갈고개, 등갈산794.4m.
이 이름에서 보여지는 '갈'은 칡의 葛을 말하는 게 아니고 갈색의 갈을 이야기 하는 것이죠.
즉 terra rossa에서 나온 말입니다.
세상이 눈을 뜨고 있는 이 즈음..
우측 동해쪽에서 빛이 들어옵니다.
음.....
그런데 보라색으로 뒤덮여 있어야 할 자병산이 머리 부분이 없어진 채 제방의 허연 축대같은 것만 눈에 들어옵니다.
폰으로 다시 찍어봅니다.
아 !
자병산이여.....
돌리네 지역을 지나,
좌측으로 석회암 봉우리인 602.3봉 가는 길을 지나,
크기만 대문짝만한 안내판이 있는,
생계령입니다.
예전에는 강릉 옥계 사람이나 정선 임계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고개였을 겁니다.
영밑(嶺下)마을은 이 생계령 아랫마을로 그곳에 사는 분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당시 집 지붕을 억새로 이어서 만들었는데 그 억새를 하기 위하여 이 생계령을 넘어 직원리稷院里에 가서 억새를 하다가 지붕을 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피원마을이 곧 직원리라는 얘기고...
한편 임계 사람들은 이 생계령을 넘어와 동해안의 소금을 얻어갔고.....
그런데 이 동해안의 소금은 서해의 천일염과는 달리 바닷물을 끓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약간은 검은 빛을 띈다고 하는군요.
직원리 방향의 생계령.
지금은 대간꾼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산림생태길 걷기 축제'에 참가하거나 강릉시의 바우길과 연계하여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렇게 잘 다듬어져 대간꾼들은 그 덕을 톡톡이 보는 것 같습니다.
생계령을 가로 질러 직진합니다.
15분 정도 걷다보니 우측으로 안내판 하나가 보입니다.
예전에도 본 기억이 있는 강릉서대굴 안내표지판입니다.
개방이 안 된 걸로 아는데 .....
일단 동굴을 발견했으면 학술적으로 연구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면 관련 학자들만 출입하게 하고는 문을 꽁꽁 걸어잠궈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 개방하고 싶다면 똑같은 모형의 동굴을 그 부근에 만들어 그걸 보여주든가.....
수억 년 된 귀한 자료들을 돈 몇 푼 벌겠다고 한 방에 다 작살을 내버리니....
624.5봉에 오릅니다.
안내판이나 방위안내목은 다 쓰러져 있고....
멧선생의 소행인가?
인간이라면 저랬겠습니까?
up-down도 없는 아주 편안한 길을 걷습니다.
여기는 이런 쉼터도 여러 곳이어서 진행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데 별 다름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지도 #3
좌측으로 697.3봉 가는 길이 보입니다만 진행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 봉우리를 넘어서자마자,
좌측으로 그 697.3봉과 이어지는 길은 이렇게 돌리네 지형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에 백덕지맥에서 돌리네 지형을 볼 때에도 이런 모습이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거기는 묵밭이어서 terra rossa를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여기는 개간을 하지 않아서 그냥 잡풀만 무성하다는 점입니다.
지도 #4의 '다'의 곳입니다.
이탈리아 어인 테라(terra)는 토지 · 흙을 뜻하고, 로사(rossa)는 빨간색을 뜻하므로 ‘테라로사’는 붉은 색 토양이라는 의미를 가지는데, 카르스트 지형각주주) 을 덮고 있는 석회암 풍화토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석회암은 주로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에 쉽게 용해된다. 용식각주주) 작용으로 석회암에서 탄산칼슘이 제거되더라도 물에 녹지 않는 철, 알루미늄, 점토, 모래 등의 불순물은 그대로 지표에 남게 된다. 이후 지표에 남아 있던 철과 알루미늄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 산화 작용이 일어나 붉은색을 띠게 되고, 그 색이 그대로 토양에 반영되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테라로사와 색깔이 비슷한 라테라이트각주주) 가 강수에 의해 유기 물질이 모두 쓸려간 후 산화되어 척박한 데 비하여, 테라로사는 석회암인 염기성 기반암 위에 철 · 알루미늄 · 마그네슘 등의 풍부한 염기성 산화물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비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척, 영월, 단양의 석회암 지대에서 테라로사를 잘 관찰할수 있다. 이들 지역은 토양이 비옥하여 농경지로 이용되는데 주로 마늘이나 고추와 같은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다.
단양의 특산물인 마늘이 모두 6쪽 마늘인게 바로 이 석회암 토양에서 재배를 해서 그런 것이지요.
고도를 높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땀을 흘릴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나면 바위가 있고 조망이 뚫립니다.
지도 #4의 '라'의 곳으로 이른바 민둥산 갈림봉입니다.
주위를 불러보아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
진행방향을 봅니다.
바로 앞이 934.2봉.
그 우측으로 제일 높은 봉우리가 오늘 구간의 하이라이트라 할 석병산1052.5m.
실제 육안으로도 그 석병산 우측의 바위들을 볼 수가 있군요.
석병산 우측 뒤가 두리봉에서 이어갈 수 있는 만덕봉1035.3m.
석병산 좌측이 두리봉1033.4m이고....
만덕산 뒷 라인이 우측으로 망기봉708.4m, 그 우측의 뾰족하게 보이는 게 피래산754.2m.
우측 햇빛을 받아 환하게 비치는 곳이 옥계해변이고 한라시멘트 옥계공장도 보이는군요.
그리고 가운데 우측으로 선자령의 바람개비도 보이고....
갈길이 먼데 빨리 갔다와야죠.
직진하는 대간길을 버리고 좌틀하여 민둥산을 향합니다.
10분 정도 진행을 하는데 이건 지금같은 여름철에는 사람이 다닐만한 곳이 못됩니다.
잡목과 가시덤불.
그리고 쉽게 부서지는 바위.
썩은 나뭇가지들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나중에 겨울이나 초봄에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민둥산 탐사를 포기하고 바위봉으로 회군합니다.
돌아와서 20분 정도 있으니 이대장님이 올라오시는군요.
연이어 대원들이 올라와서 쉽터에 앉아 간식을 먹고....
뭐든 싸가지고 다닐 줄 모르는 저는 그냥 신세 좀 지고....
아까 혼자 기다리느라 쉰 시간까지 포함하니 44분을 푹 쉬었군요.
아기 무덤같은 곳을 지나,
흙주머니도 보고....
마침 총무님이 앞을 가시다가 뒤를 돌아보더니 저 봉우리가 뭐냐고 물으시는군요.
저 뒷봉우리가 할미봉이라고 누군가가 이름을 붙여놨는데 믿을 바는 못 되고 저 뒤로 500m 정도만 가면 민둥산이 있는데 저 봉우리에 가려 안 보인다고 대꾸만 해드립니다.
그런데 그 우측으로 펼쳐지는 운해.
934.2봉의 쉼터를 지나,
과연 여러 휘귀식물들이 많이 자생을 하는지 이런 안내판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부드러운 안부를 지나,
897.8봉에서 4등급삼각점(구정459)을 확인합니다.
좌표목이 세워져 있는데 용도를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이 좌표를 보고 지도를 잘 읽으라는 말 같기는 한데....
지도 #4
앞서가는 대원들이 또 휴식을 취하시는군요.
10여분 쉬었다 일어나고....
우측으로 산계리 마을이 보이고....
지도 #4의 '마'의 곳으로 여기서 우틀하면 산계리 동굴로 가게 됩니다.
고뱅이재라고도 불리우는 바로 옆 쉼터를 지나,
지도 #4의 '바'의 곳에서 좌틀하고,
911.6봉의 헬기장에는,
아까 그 쉼터가 있던 갈림길이 고뱅이재임을 확인시켜주는 이정표를 지나게 됩니다.
산계리.....
지도 #4의 '사'의 곳에서 수목원갈림길을 지나게 되는데 백두대간수목원은 계림마동 ~ 금방동을 거쳐 가게 되는 것 같군요.
그 계림마동으로 진행하는 길은 생태탐방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어 있고....
길은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대간길은 비스듬히 우틀하듯이 진행합니다.
그러면 상황지미로 빠지는 이정표가 나오고.....
이제 석병산 턱밑까지 올라왔습니다.
이 이정표에는 석병산의 한 봉우리를 일월봉이라고 표기해 놓았군요.
헬기장은 아까 고뱅이재라고 표기해 놓은 이정표가 있었던 곳인데 시간 표시가 너무 황당하게 되어 있군요.
놀면서 와도 45분인데 1시간은 무슨 1시간...
석병산 삼거리에 배낭을 벗어두고 석병산으로 오릅니다.
우선 1봉에서 3등급삼각점(구정309)을 확인하고,
정상석이 있는 2봉을 봅니다.
제2봉으로 가보죠.
상황지미골로 빠지는 이정표에서 좌로 들면,
두리봉 좌측으로 펑퍼짐한 대간 외 대화실산1010m이 보이고 그 좌측 뒤로 발왕산1459.1m 정상의 흰건물이 보입니다.
두리봉1033.4m.
만덕봉1035.3m과 우측의 피래산754.2m.
앞의 줄이 만덕봉에서 분기하는 여맥인데 우측의 볼록 나온 봉우리가 781.1봉인가요?
웬 여성대원들이 이렇게 많습니까?
누가보면 여성산악회인지 오해할 것 같습니다.
단체 사진 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침 여성 대원들이 다 올라오신 거고....
이건 무슨 바위인지....
두리봉 뒤로 대관령 앞의 능경봉1121.9m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제왕산839.5m이 보이는군요.
그 두리봉에서,
선목치를 지나 만덕봉.
깔끔한 성격의 유대장님이 포즈를 취하시고.....
일월문을 봐야죠?
일월문 앞에서는 고운산님이 ....
일월문이라는 뻥 뚫린 자연의 신비를 봅니다.
삼거리로 돌아나옵니다.
또 16분 정도 놀다온 격입니다.
두리봉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는 정말 상당한 절벽입니다.
중부백두대간의 전형적인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형태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헬기장으로 되어 있는,
988.9봉에서 우틀합니다.
이 이정표는 옛 이정표이고,
백두대간수목원을 안내해주는 이 이정표는 새롭게 설치된 것이군요.
지도 #5
지도 #5의 '아'에서 좌틀하면,
평상들이 여러 개 놓여 있는,
두리봉입니다.
우측으로 선명한 등로가 보입니다.
대간길은 좌틀입니다.
대원들이 여기서 또 한가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계시군요.
10여 분 정도 시간을 보내다 다시 출발합니다.
아주 멋진 나무를 보면서 룰루랄라 걸으면,
우측으로 길이 하나 보이고,
그 길로 들어서면 '강릉 바우길'이라는 둘레길 안내판이 나옵니다.
이 길이 옥계면과 왕산면의 면계가 되면서 만덕봉으로 가는 루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까 두리봉 뒤로 난 길로 들어서게 되면 그 루트는 계곡으로 떨어져 범바위골로 진행하게 되면서 죽을 고생을 하게 되겠군요.
아주 중요한 루트입니다.
지도 #6
지도 #6 '차'의 곳에서 우틀합니다.
안부를 지나 낮은 능선이 '一'자로 보이는군요.
저 고갯마루에서 좌틀하여,
906.1봉 삼거리에서 좌틀합니다.
906.1봉 가는 길은 잡목이 가로막고 있어 진행이 불가함은 물론 삼각점이나 이름 있는 봉우리도 아니니 그냥 통과하고,
부드러운 산죽밭 길을 걸어,
843.3봉 삼거리에서도 좌측으로 꺾습니다.
산죽밭 안부길로 떨어졌다가 조금 치고 올라가면,
863.7봉인데 삼각점은 우측으로 조금 비켜서 자리하고 있군요.
4등급삼각점(구정455)을 확인하고는 다시 빠져나와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지도 #6의 '카'의 곳입니다.
마루금은 여기서 임계면을 떠나보내고 우틀하여 온전하게 강릉시 왕산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우틀합니다.
그러고는 만나는 지도 #6의 '타'의 곳에서 우틀합니다.
직진하면 외고단으로 간다고 표기되어 있는데 외고단이 어디인가요?
지도를 살펴보니 왕산면에 고단리라고 있는데 그 고단리를 이야기하는 거 같습니다.
묵은 헬기장을 지나,
헬기장 우측에는 좌표목이 숨어 있고....
지도 #6의 '파'의 곳이 주의를 요하는 곳입니다.
이 길은 직진하는 길이 그대로 평범하게 난 길이므로 누구나 별생각없이 진행하게 되는 길입니다.
그리고 좌특에는 큰 바위가 서 있어 직진하기 십상이기도 하고.....
그 고개를 넘어 직진을 하는 길은 너무 좋아 대수롭지 않게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연히 진행을 하면 결국 'C'의 곳에 이르러 임도를 만나고나서야 마루금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게될 것 같습니다.
뭐 그렇다고해서 큰일 날 것도 아니고 그 임도에서 그냥 좌틀하여 편안하게 내려오면 될 것이니 굳이 다시 거슬러 올라올 필요까지는 없을 것입니다.
바위 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표지띠들이 날리고 있습니다.
좌틀합니다.
지도 #6의 '하'의 곳에서 우틀하고...
직진하는 길에는 '통행금지'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 갈 수 없을 정도로 잡목만 빽빽하게 서 있습니다.
버팀목 계단으로 내려서면,
임도가 나오고,
좌틀하여 임도를 10m 정도 따르다 숲속으로 들어서면,
오늘 구간의 날머리인 삽당령입니다.
도로로 내려서자마자 산에서의 시원했던 기운은 사라지고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은 더운 기운이 확 몰려 들어옵니다.
숨이 막히는군요.
동물 이동통로.....
표지석 하나를 보고,
682.3m라는 수준점을 보고,
다른 표지석 하나를 봅니다.
대원들이 내려오려면 시간이 조금 남을 것 같아 휴게소에서 떠가지고 온 물로 간단하게 씻고 옷을 갈아 입습니다.
13:13이 되니 마지막 대원들이 하산을 마무리하는군요.
하이 파이브로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며 오늘 구간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삽당령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계곡으로 이동을 하여 땀을 씻고 시원한 맥주로 입을 정화한 다음淨口業飮麥酒 식당으로 이동을 하여 하산식을 한 다음 귀가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하산식만큼은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해밀입니다.
오늘도 대원 여러분 덕에 행복하게 마루금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대간 일정은 제 지맥 일정과 겹쳐서 참석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3기 졸업 전에 한두 번은 뵈야죠.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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