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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

[백두대간 2회차] 댓재 ~ 두타산 ~ 청옥산 ~ 고적대 ~ 갈미산 ~ 이기령 ~ 원방재 ~ 달팽이산 ~ 백복령




머나먼 백두대간 길고도 험한 길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우리가 그 길을 함께 걸으니

백두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오랜만에 한돌을 만났습니다.

참, 한돌은 아니었고 시의적절하게 옷을 갈아 입은 한돌이었습니다.


그는 이 음악을 만들기 위하여 직접 독도에 들어갔었다고 하죠?

그냥 많은 시간을 힘들게 보낸 게 아니었을 겁니다.

뭔가를 떠올려 보려고 했던 거겠죠.

거기서 그가 보려고 했던 것은 독도의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것은 분명 아니었을 겁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들 가슴 속에 녹아 있는 그 무엇을 찾으려 했던 것 아닐까요?

그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그가 독도를 보지 않고 우리 백두대간에 눈을 돌렸었더라면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까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틀릴 것입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그는 위 개사한 음악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해밀과 함께 위 노래를 불렀습니다.

스크럼을 한 동료의 어깨에서 잡히는 감촉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가슴에 뭉클하게 잡히는 그 무엇이 있더군요.


그건 백두대간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산맥을 빼앗아간 고토 분지로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우리 산줄기를 돌려 달라는 분노의 표출이기도 했고....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달라는 외침이기도 했습니다.


백두대간이라는 700km가 넘는 긴 남한 산줄기를 단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구간을 나누어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그 나누는 방법은 가지각색입니다.

진행자들의 능력, 계절적요인, 교통 수단, 생활 터전 등...

어쨌든 진행자들의 능력이나 생활 환경에 맞춰 구간을 나눠 진행 할 것이겠죠.

그럴 경우 난이도가 문제가 됩니다.

어떨까요?

저요?

글쎄요.

저는 그 기준을 아무래도 구간 거리와 봉우리들의 고도편차로 잡습니다.

그럴 경우 아무래도 '한계령 ~ 미시령' 구간이나 '댓재 ~ 백복령' 구간 아닐까요?


밀에서도 그 구간 중 '댓재 ~ 백복령'을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잡았군요.

혹서기를 피하고 그나마 좀 시원해진 시기를 잡는다는 게 이번 주입니다.

7년 전 8월.

그 구간을 하면서 무더위와 갈증 그리고 긴 거리로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떨까요?

집행부에서는 난이도를 고려하여 평소보다 1시간 더 빨리 움직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0 . 01. 토요일

2. 동행한 이 : 해밀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댓재 ~ 두타산 ~ 청옥산 ~ 고적대 ~ 갈미산 ~ 이기령 ~ 원방재 ~ 달팽이산 ~ 백복령)

4. 산행거리 : 30.1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117.96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댓 재

 

03:42

 

 

두 타 산

6.5km

06:25

163

10분 휴식

청 옥 산

3.5

 08:12

107

10분 휴식

고 적 대

2.09

09:49

98

35분 조식

갈 미 산

2.49

11:05

76

20분 휴식

이 기 령

4.09

12:33

88

15분 휴식

원 방 재

3.45

13:58

85

달팽이산

2.05

14:58

60

백 복 령

5.97

17:47

169

40분 휴식

30.14km

14:05

11:55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지도 #1

댓재에 도착합니다.

사실 이런 일이 아니면 이런 곳에 올 일이 별로 있겠습니까?

제 인생을 통틀어 이번이 세 번째이군요.

댓재 표석도 그대로고,

이정표,

도로준공기념비,

온도계,

모두가 예전 그대로입니다.

심지어 '댓재 민박집'까지도....

온도계가 10도와 11도를 왔다갔다 합니다.

상당히 쌀쌀해진 날씨가 이곳이 강원도임을 일깨워주는군요.

복장을 갖추고,

오늘 긴 일정을 무사히 마치자는 뜻에서 힘차게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두타산신께 절을 올립니다.

자, 오늘 산행을 시작하죠.

오늘 구간은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의 면계를 따라 시작합니다.

댓재 ~ 청옥산까지 구간의 특징.

이정표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산행의 편의?

그냥 중요한 위치에 하나씩 만 있어도 됩니다.

세워놓으려면 이런 곳에 세워두셔야죠.

얌전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표석입니다.

청타산악회에서 정성스레 만들어 세워놓은 겁니다.

靑陀山岳會라...

두타, 청옥에서 가져온 거겠죠.

두청, 청두, 옥타, 도옥 놔두고 하필이면 청타라...

그렇게 작명한 이유가 있겠죠.


962.8봉입니다.

오늘 댓재가 803.6m이니까 160여 m올라온 것이군요.

대간을 처음 진행할 때 어둠 속에서 만난 이 지점에서 좀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정표에나 지도에는 좌틀하라고 나와 있는데,

좌틀도 그냥 좌틀이 아닙니다.

수직 정도되는 길을 급좌틀하여 내려간다는 것이 좀 불안 불안했습니다.

내려가는 길 모양새가 바로 계곡으로 떨어지는 것 같이 몹시 가파르다는 얘기!

적어도 마루금이라면 진행하는 길이 주위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아보여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명색이 마루금인데.....

혹시나 제가 그 표석 있는 곳에서 빠지는 길을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기도 했고.....

표지띠 다는 사람들의 주특기.

꼭 이런 내리막 길에는 달아놓지도 않습니다.

여하튼 그러다 안부로 떨어져서는 적이 안심했었습니다.

주변 환경을 살펴보니 이곳이 아무래도 양옆보다 더 높았었으니까요.

유강 대장님은 심심하지 않을 겁니다.

옆에서 너레이터가 계속 설명을 해주듯 떠들어대니까....

이 어둠을 지나면서 뭐 볼거나 생각할 게 있습니까?

유강 대장님과 중간에서 편히 걷습니다.

1032.3봉을 지나고,

명주목재를 지나,

1029.2봉입니다.

총무님도 삼각점 팬이 되셨다구요?

가만히 보니까 신경도 안 쓰시고 그냥 지나치시던데....

여기서 4등급 삼각점(삼척422)을 확인합니다.

1015.7봉을 지나,

서서히 밝아오는 동쪽을 봅니다.

삼척시내의 야경이 맨눈으로도 보일 정도입니다.

지도 #2

지도 #2의 '가' 조망처에 올라 주변을 봅니다만 ....

안개로 인해 별 볼일이 없습니다.

랜턴도 벗고...

오늘 주위 조망을 한다는 건 이미 날샜습니다.

그저 붉어져가고 있는 단풍 맛을 조금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에 이 조망터에서 볼 때 그런대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저 이렇습니다.

06:25

그러고는 두타산입니다.

두타(頭陀).

‘버리다, 씻다, 닦다,’라는 의미의 범어(梵語)로서 곧 두타행이라 함은 ‘세속의 모든 번뇌를 버리고 불도를 닦는 수행’을 뜻한다고 합니다.

저같은 사람한테 적절한 말이군요.

헬기장으로 조성된 두타산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우선 찾아야 할 게 삼각점인데 이상하게 보이질 않습니다.

전에 왔을 때 분명 봤던 거 같은데...

저뿐만 아니라 봉대장님도 함께 찾아보지만 영...

조금 이따 다시 보기로 하고....

먹지 못 할 샘터.

이정표 뒤고 숲이고 뭐고 있을 만한 곳은 다 찾아봤는데 이상스럽게 안 보입니다.

작은 것도 아니고 1등급대삼각점인데....

일단 단체 기념 촬영을 합니다.

집에 가서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다시 확인할 요량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생각한 대로 기준점조서를 찾아보니...


아니!

뭡니까?

이게 명색이 1등급 대삼각점이랍니다.

봉대장님과 이걸 안 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우린 이걸 보면서 "이건 그냥 돌이고..."

그런데 이게 국가기준점이랍니다.

그냥 하품이 나오는군요.


어쨌든 이땐 허탈했습니다.

국가가 이렇게 국가시설물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으리라는 건 상상도 못했으니까....


두타산을 떠나면서 삼척시 미로면을 버리고 동해시 이도동으로 듭니다.

이제부터는 삼척시와 동해시의 시계를 따라 걷습니다.

청옥산으로 가면서 이대장님 표지띠를 봅니다.

가을이 오는 소리....

이정표를 지나고,

1171.8봉을 지납니다.

지도에는 이 부근이 박달고원이라고 되어 있군요.

그런데 박달재라는 지명은 우리나라에 여러 곳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이 '울고넘는 박달재'일 것이고...

그런데 이 박달의 박은 밝다 즉 白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백 - 박- 밝이라는 것이죠.

이 백이란 말이 밝다는 뜻도 있지만 우두머리, 대장의 뜻도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크다, 밝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達은 땅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삼국사기 같은 고문서를 찾아보면 山 또는 高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박달을 굳이 한자로 쓴다면 朴達이라고 쓰지만 이는 배달의 음운변화라는 겁니다.

즉 박달은 곧 백산 즉 높은 산을 나타내는 말이자 우리 배달민족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한계령 ~ 조침령 구간을 걸을 때 단목령을 지나쳤습니다.

그 단목령檀木嶺이 곧 박달령으로 이 뜻은 높은 곳에 위치한 고개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뜻보다는 더 큰 말이 있습니다.

곧 환웅 천황을 말할 때 신단수가 곧 단목檀木이고 이 단목은 단순한 박달나무가 아니라 전단향栴檀香 나무라는 것입니다.


동사강목 중의 이런 귀절이 있다고 합니다.

목은 이색의 묘향산기妙香山記에, ‘묘향산은 압록강 남쪽에 있는데, 요양遼陽과 경계가 되고 장백산長白山에서 흘러내린 산맥이며 그 산에는 향나무가 많다.’ 하였다.

그렇다면 묘향산이란 이름은 향나무가 많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리라.

단군이 태백산 단목檀木 아래에서 강생降生하였고 단檀은 바로 전단향栴檀香 나무이다. 그러므로 마침내 후인이 그 임금을 단군檀君이라 칭하고, 그 산을 묘향妙香이라 부른 것이다.


이 박달재 뒤로 넘어가면 박달골을 지나 쌍폭으로 떨어지는 루트입니다.

지도 #2의 '나'를 지나면서 또 청타산악회의 표석을 봅니다.

우측 마루금은 바위능선으로 되어 있어 부득이 우회를 하면 진행합니다.

지형이 지형인지라....

준희선생님의 산패를 알현합니다.

물론 아래에는 제작자가 태백에 사는 신선님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을 관할하시는 '신선누님'의 닉을 붙여 누님의 산 사랑을 간접적으로 칭송하는 것이겠지요.

태백이 고향이신 누님은 이 지역 여성 산악회를 본 궤도에 올려놓으시고 활성화 시킨 인물이십니다.

물론 청타산악회와는 무관합니다.

학등이라는 곳도 지나고...

그러고는 바로 청옥산입니다.

청옥산 입구 좌측으로 샘물이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정수기가 있어야 먹을 수 있는 물일 것입니다.

정상석도 보고,

4등급삼각점(임계422)임에도 이렇게 번듯한 모습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쿨캔디님이 싸가지고 오신 광명족발에 막걸리도 한 잔 곁들이고....

30분 넘게 먹다보니 배가 부르군요.

혼자 다닐 때는 그저 걷기에 바빴었는데 이렇게 여러 명 오다보니 먹는 양도 많습니다.

자, 또 걸어야지요.

지도 #3

연칠성령을 지납니다.

지도와는 달리 1243.1봉이 연칠성령으로 되어 있군요.

이곳 뒤로도 하산할 수 있는 루트가 있고....

고적대를 향합니다.

1243.1봉을 지나자마자 바로 망군대라는 이정표가 나오는군요.

마루금 바로 뒤의 바위봉인데...

억지로 위험한 바위봉까지 올라갈 필요는 없고...

올라가봤자 어차피 두타산이나 청옥산 그리고 고적대의 절경을 하나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니까 말입니다.

망군대 바로 앞의 조망터에서 잠깐 주위를 살펴봅니다.

청옥산은 그저 이정도이고...

망지봉 방향은 그나마 이 정도로군요.

고적대 정상은 안개구름으로 완전히 가렸고....

고적대가 가까워지자 돌이 자주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위 사이로 들어가 고도를 높이고....

09:46

청옥산은 완전히 구름에 숨었고....

망지봉 쪽도 자꾸 어두워집니다.

그나마 이곳은 안게가 걷히는 분위기고....

좁은 고적대 정상에서 3등급삼각점(임계306)과,

정상석을 봅니다.

너무 좁아 뒷분들에게 방을 빼주어야죠.

여기서 삼척시를 버리고 정선군 임계면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정선군과 동해시의 군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산은 붉어지는데 그 멋진 모습을 몰 수가 없어 아쉽군요.

그저 냄새만 맡을 뿐....

1220.8봉을 지나니 또 내리막...

지도 #3에서 우틀하면 다시 무릉계곡으로 빠지는 길입니다.

사원터골로 빠지는 길인데 조난사고가 자주 있는 루트이기도 합니다.

이쪽 길로 빠져서 조난을 당하겠다고 하시는 '홀'대장님을 달래고....

발도 빠르고 분위기 척척 맞춰주시고 산을 보는 눈도 남다르시고...

발도 빠르고 분위기 척척 맞춰주시고 산을 보는 눈도 남다르시고...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1285.6봉을 지납니다.

무난한 대간길을 따르다 보면 1285.9봉으로 이어지고....

그러고는 갈미봉 정상입니다.

지도에는 그저 1277.4m로 표기되어 있지만 이 지방 주민들도 엄연히 갈미봉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수병산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사실 좀 멉니다.

갈미봉이 이 아래 이도동분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봉우리입니다.

예전에 화전을 이루고 살 때 이 부근이 다 화전하던 곳이고 이 갈미봉을 통하여 도전리를 지나 임계로 갔다고 하더군요.

이기령에서 직진하여 가는 길보다 산으로 가는 길이 더 빨랐다는...

1167.1봉을 지나 5분 정도 더 걸으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지도 #4

'라'의 곳인데 여기서 좌측으로 표지띠가 마치 성황당에 천 걸려 있듯이 걸려 있습니다.

우측으로 갔어야 했는데 무심코 왼쪽 길로 따라 들어갑니다.

사면치기 길입니다.

이 길은 우측 길 오리지널 마루금으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그래야 1145.8봉에 있는 삼각점(임계424)도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어쩔 수 없이 마루금에서 이탈했다가 다시 합류합니다.

지도 #4의 '마'의 곳으로 예전에 이곳에서 물을 보충했던 샘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10여 분 쉬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닭목재로 내려서던 길과 흡사한 지역입니다.

바로 좌측으로 임도가 지나는 곳을 지나면서,

낯익은 벤취도 봅니다.

호젓한 오솔길을 지나,

이기령에 도착합니다.

국시댕이 뒤로 사람 모양의 인형이 묶여 있고....

밤에 지나다가는 좀 오싹함을 느낄 것 같습니다.

소원성취길이란 이름으로 제작된 안내문을 보지만 내용이 영 시원찮습니다.

이 이기령이 예전 묵호 사람들과 정선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으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고개입니다.

이 부근에서는 이기령보다는 '더바지'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하고...

전에는 도전리 부근이 삼척 하장 땅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것이 정선으로 넘어가고는 북평과는 왕래가 없어지고. ...

그러면서 이 이기령이 갖는 역할도 축소된 것입니다.

여기서 원방재에서 백복령으로 탈출할 분들을 가립니다.

사실 이기령 ~ 원방재도 그렇지만 체감하는 힘듦은 원방재 ~ 백복령이 더 할 것입니다.

15분 정도 쉬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962.3봉입니다.

헬기장 구석에 있는 4등급삼각점(임계423)을 보고,

헬기장 우측으로 빠져 나갑니다.

962.3봉에서 상월산 오르는 길.

오를만 하죠?

진을 두어 번 빼놓는데 이럴 때는 무조건 올라가야 합니다.

숨을 고르려 하면 오히려 숨이 더차죠.

'홀'대장님과 군대 얘기하면서 그냥 오릅니다.

13:25

상월산입니다.

원래는 여기서 골 건너 백복령으로 가는 마루금이 보이는데 오늘은....

원방재로 내려가는 길도 워낙 멉니다.

가시식물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에 이르러서야 멀리 길이 보입니다.

원방재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곳을 달방재라고 표기하여 놓았군요.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달팽이산 모습을 볼겸 대장님께 고하고 저먼저 올라갑니다.

지도 #5

810.7봉을 지납니다.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가 했더니 아까 우리를 추월하고는 원방재에서 쉬고 있던 젊은 친구군요.

홀로 6시 반 정도에 댓재를 출발했다고 하는군요.

다시 저를 추월합니다.

혼자 가느니 그 친구 뒤를 따라갑니다.

861봉을 지나는데 이 친구가 어디로 갔는지 꼬랑지도 보이질 않는군요.

지도 #5의 '바'의 곳에서 좌틀하고....

저도 스피드 업합니다.

저 언덕 위로 올라가는 뒷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같은 사람은 올라가는데 일가견이 있죠.

무조건 올라갑니다.

과부하가 걸리건 말건 그냥 올라갑니다.

사실 이 코스가 약 150m를 극복하여야 하는데 400m는 죽어라고 올라가야 합니다.

나무 계단이 있는 곳은 더 어렵고....

그 친구의 거친 숨소리가 뒤에 따라가는 저에게 까지 들립니다.

그냥 보낼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그럴 경우 제가 더 힘들어집니다.

그때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오는군요.

전화를 받고 저는 추월을 하고...

14:47

바로 1021.8봉입니다.

헬기장에서 네 분 정도가 식사를 하고 계시군요

배낭을 벗어놓고 잠시 달팽이산을 갔다오기로 합니다. 

좌틀합니다.

14:51

가는 길에 배선생님을 알현합니다.

에베레스트를 빼고는 6대륙 최고봉을 다 오르시고 우리나라 1000m급 이상 봉우리도 다 오르셨으니...

대간 2회, 정맥 2회하시고..

그리고 또 무슨 기록이 있으신가?

하여간 대단하신 분입니다.

14:58

달팽이산 즉 나사산螺螄山에서 4등급삼각점(임계421)을 확인합니다.

배선생님께서 부착하셨다던 코팅지는 어디로 사라졌고....

그런데 왜 달팽이산일까?

멀리서 보면 달팽이 형상을 한 산?

이 부근에 습지가 있어 달팽이들이 많이 서식하여서?

글쎄요...

달방재와 관련있는 말은 아닌가요?

삼각점 바로 옆에 있는 선생님 표지띠입니다.

성격 탓에 제 표지띠를 배낭에서 가지고 오지 못해 선생님 곁에 달지 못한 게 못내 아쉽군요.

멀리 우측으로 발왕산이 보이고...

음...

나무 키가 높아 별 것도 안 보입니다.

다시 1021.8봉으로 돌아옵니다.

달팽이산 까지 왕복 1.2km 정도 되는군요.

왕복 20분 정도 소요되었고...

가려고 하는데 막 봉대장님이 흠뻑 땀을 흘리시면서 올라오시는군요.

대원들을 기다리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보니 30분이 훌쩍 지나갑니다.

백복령으로 들어섭니다.

우틀하고,

골 건너 상월산을 봅니다.

동해시 방향에서 올라오는 구름이 대간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방재를 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985.4봉의 삼각점(구정467)은 찾기가 좀 어렵군요.

우측 숲 나무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간신히 찾아냅니다.

있어야 할 삼각점을 찾지 못할 때 그 조바심이란....

고도를 똑 떨어뜨립니다.

지도 #6

861.2봉에서 우틀하고....

그러고는 지도 #6의 '아'의 곳입니다.

사실 여기서 좌틀하여 920.7봉에 있는 2등급(구정26)을 확인하고 가려했는데,

존경하는 이한검대장님께서 빨리 오라는 듯 째려(?)보고 계십니다.

뭔가 강력한 자력에 이끌리 듯 그냥 우틀합니다.

삼거리에서 좌틀하면서 진행하는데....

사실 여기는 좌틀하는 길이 석연치 않습니다.

직진하는 길이 훨씬 좋아 자칫하면 그냥 직진할만한 길입니다.

여기서 강릉시 옥계면을 만납니다.

이제부터는 동해시를 버리고 강릉시와 정선군의 군계를 따라 걷습니다.

전망이 좋은 쉼터에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잠시 대열을 이탈하신 분이 연락이 와 몇 분이 다시 뒤로 돌아가고....

그런데 갑자기 뭔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아래 부분이 구름인가?

아니군요.

항상 밤에만 왔으니 제대로 못 봤고 낮에 올 때도 무심코 그냥 지나쳤던 그 자병산이었구나!  

허리가 완전히 작살나고 있는 자병산입니다.

이런 모습이었구나!

항상 밤에만 왔으니 제대로 못 봤고 낮에 올 때도 무심코 그냥 지나쳤던 그 자병산이었구나!  

#225 철탑을 지나고,

그러고는 #42도로가 지나는 백복령입니다.

표석도 보고,

음....

뒤에 쳐졌던 분도 무사히 돌아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하산식을 합니다.

죽전에 도착하니 23:00

산행을 돌이켜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뭐 아쉬운 게 있으니 또 다음 산행이 기다려지는 거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