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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

[백두대간 2회차]]버리미기재~장성봉~은티재~구왕봉~희양산~백화산~이화령




비가 온다고 하는군요.

수요일 예보에는 토요일 오전 9시까지 온다고 하더니만 막상 출발하기 하루 전인 금요일 예보에는 하루 종일 온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산꾼이 비가 온다고 안 가고, 눈이 온다고 안 가고, 바람 분다고 안 가고, 춥다고 안 가고, 덥다고 안 가고 할 수 있겠습니까.

죽전으로 나갑니다.

정시 조금 지나자 차가 오는데 죽전에서 타는 사람은 저 혼자로군요.

기다리던 다른 산꾼들은 어디로 가는지 ....


중간에 거보대장님이 타시고....

오늘 일을 마치고 바로 산행에 드셨다군요.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아 꼬박 밤을 지새우게 됩니다.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그러고는 버리미기재입니다.

비는 아까보다 더 거세지고....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0 . 08. 토요일

2. 동행한 이 : 그린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버리미기재 ~ 장성봉 ~ 은티재 ~ 구왕봉 ~ 희양산 ~ 이만봉 ~ 백화산 ~ 이화령)

4. 산행거리 : 29.16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147.12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버리미기재

 

02:30

 

 

장 성 산

2.1km

03:26

56

악희봉갈림

5.34

 05:36

130

10분 휴식

은 티 재

2.11

06:41

65

구 왕 봉

2.09

08:04

83

20분 조식

희 양 산

1.44

09:16

72

백 화 산

8.70

13:35

259

이 화 령

7.38

16:04

149

30분 휴식

29.16km

13:34

12:34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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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1

대야산으로 가는 철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차 안에서 준비를 마치고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 시작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입니다.

국공파 초소 맞은편 수로로 들어갑니다.

이곳 고도가 500고지 정도이고 장성봉이 916.4m이니 초장에 400m정도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군요.

무조건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구간이 재미있는 것은 산행을 하면서 대원 각자가 자신이 진행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중앙선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치악산 구간과 소백산 구간을 지날 때  똬리굴이라고 하는 루프식 터널과 같은 경우입니다.

그 구간의 터널을 빠져나온 후 아래 혹은 위를 보면 터널 입구가 보이지 않습니까?

신기해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참고도 #1


대간 마루금은 'A'구간을 지날 때 원북리 부근에 양산천을 내놓으면서 장성봉 일대와 은티재 부근이 마주보고 있는 형상입니다.

가은읍 원북리 마을이 가운데  있다는 얘기고...

그리고 'B' 구간은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를 가운데 두고 '⊃' 형태로 돌게끔 되어 있습니다.

'A'구간은 '악휘봉' 갈림길이, 'B' 구간에서는 백화산이 그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부근을 지날 때 이런 점을 눈여겨 보면 되겠습니다.


수로를 빠져나와 숲을 지나자마자 바로 고도를 높입니다.

1차 대간을 할 때에도 이런 날씨 속에서 걸었는데....

봉암사 부처님이 저를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 비오는 새벽에 뭐 볼 게 따로 있겠습니까?

대야산 부근부터 보던 이 장난스러운 지게막대 정도가 이 부근에서는 특이한 정경 같습니다.

그래도 이 지게막대가 아니면 이 바위가 구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가 오든 말든 대원들은 묵묵히 대열을 지어 고도를 낮춥니다.

장성봉에 이르기까지 이런 안내 표지판이 5개 등장한다고 합니다.

4번까지는 대간길에 세워져 있는 것이고 마지막 5번은 애기암봉 가는 길에 있다는 대장님 말씀.

어디 한 번 봅시다.

바위 오름 구간.

전에도 이런 곳을 올랐었나?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웬만한 곳은 다 생각나게 마련인데....

노인성정신질환 중기 증세입니다.

906.2봉입니다.

여기서 표지판 #4를 봅니다.

우틀하여 애기암봉 구간으로 진행하게 될 경우 표지판 #5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간꾼에게는 알바 표시라는 얘기가 됩니다.

우틀하는 길이 아주 좋습니다.

못골재를 지나 애기암봉746.6m~ 원통봉668.5m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반등로입니다.

좌틀하여 조금 고도를 높이니 웅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2등급삼각점(속리24)이 있는,

장성봉916.4m에서 대원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소리였습니다.

여기까지 거의 1시간 걸렸군요.

절말을 따릅니다.

절말은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에 있는 마을입니다.

그러니까 이 이정표는 대간길과는 관련 없는 쌍곡 휴계소 ~ 합수곡 ~  막장봉 ~ 장성봉 ~ 애기암봉 루트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고로 조금 전 906.2봉에 올라서면서 잠시나마 국공파의 '비탐방 구역'에서 벗어났다는 얘기입니다.

계속 절말을 따릅니다.

지도 #1의 '가'입니다.

국공파의 비탐방 구간 안내판이 있군요.

안내판이라기 보다는 경고문에 가깝습니다.

직진하는 루트는 조금 전 본 쌍곡휴게소로 이어지는 구간이니 괜찮다고 합니다.

대간길로는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 뒤는 목책으로 막아놨고....


경고판이 얘기하듯 백두대간을 보전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물음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조용히 안 온듯 다녀가는 겁니다. 

주변을 잘 관찰하며 어떻게 하면 이 아름다운 강산을 잘 보존해서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려면 무조건 안 다니는 것보다는 훼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 놓지 말고 대청봉에 호텔 세울 생각하지 말고...

장애인, 노약자를 위해서?

웃기는 말씀....

그 돈으로 그들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주는 게 우선 순위 아닌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도 #1을 보면 막장봉 라인에 '소백산맥'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백두대간이 아니고 소백산맥이라는 겁니다.

산맥이라는 개념을 고토분지로가 만들었다 뭐했다 그러는데 이거 잘못 된 말입니다.

그가 산맥이라는 개념을 만든 게 아닙니다.

'산맥山脈'이라는 개념은 우리 선조들이 옛날부터 사용하던 개념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산줄기를 인식하던 개념이라는 겁니다.

그 산맥 안에 대간이니 정간, 정맥이 들어 있는 것이고....

우리가 성토하여야 할 부분은 산맥에 대한 것이 아니고 산맥을 도용盜用한 부분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질구조선에 산맥이름을 갖다붙인 고토 분지로때문에 작금에 우리가 산줄기 개념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수령의 개념은 전통적 개념의 산맥 그러니까 대간, 정맥 등에서 사용하는 개념이지 도용된 개념의 산맥 즉 지질구조선은 아니라는 겁니다.


참고도 #2 박수진, 손일의 산맥도, 'DEM을 이용한 산맥의 확인과 산맥도의 문제점 및 대안의 모색'이라는 논문에서 인용


위 산맥도에서 보듯 땅속의 지질구조를 위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도용된 산맥'인데 이는 위 지도를 그린 손일교수가 얘기하듯 지체 혹은 지괴로 표현하는 게 맞지 산맥이란 개념은 좀 곤란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도용된 산맥 개념은 저렇게 넓은 부피의 개념이지 대간이나 정맥고 같은 선線의 개념은 아닌 것입니다.

기회가 될 때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각설합니다.

여기서 충청북도 괴산군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부터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여전히 비가 내립니다.

아까보다 오히려 더 오는군요.

우비신을 신고 스패츠까지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바지를 타고 내려오는 빗물은 어쩔 수 없습니다.

826.5봉을 지납니다.


지도 #2

806.2봉을 지나고....

부드러운 능선길이긴 하지만 바위 구간이 많아 진행에 시간이 걸립니다.

도대체 제가 전에 이렇게 무지막지한 길을 걸어봤던가?

797.5봉입니다.

점말과 쌍곡휴게소를 잇는 고개입니다.

이 고개를 통하여 예전 가은 사람들과 괴산 칠성면 사람들이 오갔을 것 같군요.

대간의 가장 낮은 곳을 이용하여...

지도 #2의 '나'의 곳입니다.

비가 그칠 줄을 모르고 더 거세집니다. 

지도 #2의 '다'의 곳인 821봉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악희봉인데 다녀오고 싶어도 이런 날씨에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군요.

주위를 살펴 볼 여건도 아니고....

오늘 'A' 구간의 꼭지점을 찍었으니 우틀합니다.

여기부터는 칠성면을 버리고 연풍면을 만나 연풍면 가은읍의 도계를 따릅니다.


연풍연가?

그들 바람대로 부부가 되었으니....


대원들의 상황.

발에 무슨 발동기를 달았는지 속도가 장난이 아니군요.

특히 여성대원들은 몸이 가벼워서 그런지 날아다니는 사람들 같고....

지도 #2의 '라'의 곳에서 철제계단이 나오는군요.

우측이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부득불 안전시설을 해놓은 건데....

이 시설물은 이 부근이 속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기 이전에 문경군(시 승격이전 일 것이므로)에서 설치해 놓은 것일 겁니다.

육안으로는 모든 게 훤하게 보이는데 파인더 안으로 들어오는 광선은 조금 모자란 것 같습니다.

727.3봉을 내려가는데....

이런 길을 내려갔었다고?

전혀 기억이 없는데....

내려가는 길이 이러니 우의가 걸리적 거리고 스틱도 영 불편합니다.

은티재 건너 696.6봉이 부드럽게 보이긴 합니다.

이 구간의 또 하나의 특징.

확실하게 떨어졌다 확실하게 올라갑니다.

그건 아무래도 이 지역의 지질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화강암 지역이 침식을 많이 받은 곳이라 보여집니다.

바닥에 밟히는 돌들이 많이 부서져 있는 게 지금도 비, 바람에 침식작용이 진행되고 있는 거 같고....

그러니 이 부근에는 유명한 계곡들이 많고 그게 이 바위들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게 되는 것이죠.

우측으로 가은읍 완장리의 용추계곡이나 아까 그 절말의 쌍곡구곡, 청천의 화양구곡, 선유동 구곡 등 가는 곳마다 절경인 곳이 이 구간 부근의 모습입니다.

100만 년 정도 지난 다음에는 또 다른 모습의 대간이되어 있을 겁니다.

은티재입니다.

갑자기 어두워지는 것이 또 한 바탕 할 기세입니다.

악희봉 이정표를 해 놓은 것을 보니 이 방향에서 올라가는 것은 괜찮은 것 같군요.

우측은 봉암사 쪽으로 오지 못하도록 봉암사에서 막아놨습니다.

봉암사 소유의 땅도 규모가 무지무지하군요.

대간길을 따라 봉암사 목책이 세워져 있으니 길 잃을 염려 전혀 없습니다.

696.6봉에서 우틀합니다.

안양산죽산악회에서 쓸데 없는 일을 하셨군요.

예전에도 모 산악회에서 같은 이름으로 표시를 하여 두었었는데...

굳이 주치봉이라는 이름으로 이 696.6봉을 표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주진리에서 '주'자를 가져오고 고개 '치'를 써서 작명을 한 거 같은데 함부로 산 이름을 막 지으면 안 되죠.

그런데 683m는 어디서 가져온 표고標高인지...


우리 대원들이 그 귀한 망개떡을 드시다가 지나가는 저에게 하나를 주시는군요.

아주 맛있는 떡 잘 먹었습니다.

여전히 목책과 경고문은 따라오고....

또 은티마을 갈림길.

호리골재입니다.

묘 한 기가 깨끗하게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746.6봉을 지나는데 진행방향으로 구왕봉이 살짝 머리를 내밉니다.

첫 번째 조망이로군요.

바로 옆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있는 곳에서 대원들 두 분이 쉬면서 간식을 드시고 계시군요.

비가 잠시 멈춘 틈을 이용하여 저도...

떡 두 개와 빵 반 쪽을 먹고 일어납니다.

지도 #3

그러고는 구왕봉입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대원들이 움직일 준비들을 하고 계시군요.

비닐로 타프까지 설치하시고...

대단한 준비 정신입니다.

청운산악회에서 수고해주셨군요.

복받으실 겁니다.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추억 속의 구왕봉 정상의 모습입니다.

화이트 보드 작은 것을 가지고 만든 것이 영 마음에 걸리셨던 것 같습니다.

모진 비바람에 시달린 소나무.

이 소나무를 시작으로 좁고 살벌한 바위구간들이 시작됩니다.

반대방향에서 올라오는 대간꾼들과 만난다면 필히 교행을 하여야만 하는 곳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은티마을에서 04:00 은티마을을 출발하여 배너미평전에서 대간길을 시작했다는 팀을 만나 잠시 지체를 합니다.

이 팀은 여성하고는 담을 쌓았는지 남자들로만 구성된 팀이군요.

서로 격려를 하면서 복잡한 구간을 통과합니다.


산불감시초소.

우측 목책 너머로 스님들 감시초소가 자리하고 있는 지름티재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친절하게 안내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진행방향으로 목책이 막아놓았음은 물론,

이런 안내문까지 붙어 있어 우회하는 길을 찾느라 몇 십분을 허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괴산의 명산 희양산을 따라 올라갑니다.

몇 분들은 여기서 은티마을로 내려간다 하시고...

이 지게막대기를 하나 빼려하다가 혹시 바위가 구를까봐(?) 그냥 갑니다.

가파른 경사가 시작됩니다.

바닥은 비로 인하여 질퍽거리고,

너덜 지대의 깨진 돌로 발바닥에 오는 감각은 영 그렇습니다.

거의 직벽이죠?

지름티재가 642m 정도니까 갈림길 950m인 300여m를 40분 만에 올라서야 합니다.

대단한 곳입니다.

이곳에 로프가 없다면 인사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출입금지 구역이 되는 것이죠.

다 올라왔습니다.

지도 #3의 '마'의 곳입니다.

예전에도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지 기억에도 없지만 힘든 구간임에 틀림없습니다.

우틀하여 희양산을 밟으려 하는데 내려오신 분들 曰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없는 건 아는데 정상석이라도 보고와야지" 하는데도 동조하는 분들이 한 분도 안 계시는군요.

사실 오늘 우리는 백두대간을 걷는 게 '산경표'를 따라서 걷는 것입니다.

산경표에는 오늘 구간 중 '이화현(령)'과 이 '희양산' 밖에 안 나옵니다.

그런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희양산을 올랐어야 했는데....

할 수없이 시루봉 루트를 따릅니다.

희양폭포로 해서 은티마을로 떨어지는 루트입니다.

성터라는 곳이고...

여기부터는 깨진 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당연히 무릎에 오는 감각이 더 강해집니다.

이제 비가 그치려나요?

대간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바람이 아무리 강해도 대간에 막혀 넘어가지 못하는 구름을 봅니다.

생각나시죠?

이런 길을 걸으니 돌부리에 발이 차이기도 하고....

배너미평전이라는 곳입니다.

지도 #3의 '바'의 곳인데,

여기를 꼭 '평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뭐하지만,

갑자기 좀 너른 곳이 나오니까 그런 이름을 억지로 갖다 붙인 것 같습니다.

웬만하면 시루봉 좀 갔다 오려고 했는데 은티마을로 내려가신 분들이 우리를 너무 기다리실 것도 같고...

어쨌든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참고도 #3, 은티마을 탈출로


정리해 보면 대간길에서는 은티재를 시작으로 이곳 배너미평전까지 총 다섯 개의 루트가 있습니다.

'거보'대장님이 산행안내를 하면서 하신 말씀이 있죠?

"탈출자들은 무조건 왼쪽으로만 내려가면 은티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탈출자들을 위한 버스가 대기할 것."이라는...

아주 타당하고 적절한 팀운영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게 곧 산경표를 꽤차고 계시다는 말씀과 같습니다.

대간 서쪽은 다 서해로 흘러들어가고 동쪽은 낙동강과 동해로 흘러간다는 .....


여기서 우의를 벗고 우틀합니다.

등로가 온통 물바다입니다.

조심스레 대간길을 걷습니다.

오룩스를 보니 지금 약 15km 정도를 통과하고 있군요.

지금 제 앞에 세 분 정도가 걷고 있는 게 보이고 뒤에 세 분 정도가 오니 후미 대장님 일행과 합치면 10명 정도가 함께 걷는 셈이군요.

그런데 이제 절반 조금 넘게 걸었으니 갈길이 막막합니다.

다만 백화산만 넘으면 거의 평지 수준인 걸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계속 오르막을 걷습니다. 

962봉에서 올라서는 급좌틀합니다.

지도 #4

아까 배너미평전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길.

지도 #4의 '사'의 곳입니다.

시루봉을 넘어 이 루트로 접속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10:42

비도 그쳤고...

이제부터 폰으로 촬영합니다.

봉암사가 있는 원북리 방향이 조망이 되는군요.

10:47

희양산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11:13

암릉을 몇 개 지나자 이만봉입니다.

북쪽을 봅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대간길이 보입니다.

이화령에서 오르면 첫번째 만나는 조령산이 구름에서 조금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만봉을 내려와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원북리 봉암계곡입니다.

가은읍으로 이어지는 길도 보이고....

무명봉으로 오르고...

예전에는 이 봉우리에 곰틀봉이라는 산패가 붙어 있었는데 누군가 떼어버렸군요.

11:27

866.9봉에 가려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루트가 안 보이는군요.

이만봉을 보고,

우측 분지리 방향을 보는데 그저....

우측 뒤로 가은읍 갈모봉634.2m 줄기가, 우측 둔덕산976m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뇌정산992m,

분재리 건너 가운데 오늘의 마지막봉인 군초소가 있는 677.2봉.

그 좌측으로는 조령산1026m.

11:46

고사리밭등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분지안말 갈림길을 봅니다.

분지리의 맨 끝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말씀.

12:16

888.1봉을 지나고,

12:26

사다리재로 떨어집니다.

좌측으로 진행하면 안말로 떨어지는 길이고...

예전에는 사다리재 팻말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걸 또 누군가 치운 것 같습니다.

12:37

973.1봉 바로 아래 있는 삼거리입니다.

지도 #4의 '자'의 곳으로 이곳이 뇌정산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문경시 마성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괴산군 연풍면과 문경시 마성면의 도계를 따라 걷습니다.

지도 #5

12:53

평전치?

지도에는 아직 더 가야하는데...

어쨌든 지도 #5의 '차'의 곳인 여기서 좌틀하면 안말로 떨어지는 곳입니다.

지도를 보니 임도를 따라 상당히 구불거리는 길이겠군요.

12:58

바로 암봉이 나오는군요.

멀리 백화산이 보입니다.

저 백화산이 오늘 구간 중 가장 동쪽에 있는 꼭지점이 되는 봉우리죠?

저기서 급좌틀하여 지금 서 있는 곳과 대칭이 되는 곳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지납니다.

13:16

무병봉을 지나고,

13:19

안부로 떨어지는데 우틀하면 만덕사  ~ 백화리로 진행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백화산이군요.

백화산이 400m라...

400m 트랙 한 바퀴 도는건데 산에서 400m는 800m 정도라고 마음 속으로 세면서 걸어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밧줄로 잡고 올라가야 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화산 전위봉은 한 번 사면치기로 진행합니다.

13:35

백화산입니다.

2등급삼각점(문경21)을 확인합니다.

동료가 갖고 오신 포도를 먹으면서 그동안 온 전화나 메시지에 대해서 문자를 날립니다.

20분 정도 쉬었나요?

13:52

이제 황학산, 이화령을 따릅니다.

6.9km라...

좌틀하면서 이제부터는 문경읍으로 들어가 이제부터는 연풍면과 문경읍의 도계를 따릅니다.

14:02

부드러운 길이 갑자기 바위봉으로 변합니다.

절벽 옆을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14:10

헬기장을 지나고,

14:28

황학산으로 오릅니다.

사실 황학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100m 정도 더 가야 합니다.

이왕지사 여기에 박아 놓은 거 어떻게 합니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통과.

14:38

861.8봉을 지나고,

14:58

지도 #5의 '카'의 곳입니다.

이 웅덩이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곳입니다.

요 며칠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많이 고였군요.

1차 대간을 할 때 개구리가 많았었는데...

여하튼 멧선생 목욕탕으로는 아주 제격입니다.

15:05

묵은 헬기장인 781.2봉을 지나고,

지도 #6

15:12

조봉 정상석을 봅니다.

지도 #6의 '파'의 곳입니다.

원래 저는 여기서 우측으로 300m 정도 떨어져 있는 갈미봉776.8m의 조망 여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여기가 '조봉'이라는 정상석이 버티고 있었으니.....

1차 대간을 할 때에도 이 점을 의아스럽게 생각했었는데...

이는 영진지도와 '사람과 산' 그리고 동아지도에도 제대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인부들이 작업을 할 때 문경시 공무원이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뒤늦게 확인을 했어도 다시 들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겠지요.

정상석을 보면 여기가 673m로 표기되어 있는데 사실 이곳은 표고769m 정도 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조봉은 667.3m, 영진지도 등에 의하더라도 671m이니까 명백히게 잘못 설치된 정상석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 아래 고개이름이 조령 아닙니까?

새재.

새재에서 가까운 봉우리가 조봉이어야겠지요.

15:32

사실 오리지널 조봉667.3m도 봉우리 같지 않고 그저 밋밋하기만 합니다.

아까 정상석이 세워져 있던 곳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새가 백두대간을 지나다 쉬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은 드는군요.

그런데 이곳에서 대원 두 분이 시원한 맥주를 가지고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미리 내려오셨다고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먼 걸음을 해주신 겁니다.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

15:47

이곳이 갈림길입니다.

우틀하면 바로 이화령으로 떨어지고 좌측으로 보이는 등로를 따르면 677.2봉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삼각점이 있다고 하니 그걸 확인하여야겠지요.

왼쪽 등로를 치고 올라갑니다.

13:51

벙커굴뚝이 있고,

4분이나 묵은 헬기장을 샅샅이 뒤져도 삼각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국토지리정보원의 기준점조서를 봅니다.

문경에서 연천으로 가는 이화령고개 휴게소에서 문경방향으로 약 50m지점 우측 군부대 가는 계단을 따라가다 보면 좌측으로 등산로가 나온다. 등산로를 따라 우측헬기장을 지나 약 300m지점에 좌측 방공호가 나온다. 여기서 우측길을 따라 오르면 헬기장에 위치함.


어디 풀속에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15:55

스산한 초소 정경입니다.

15:56

악휘봉 쪽을 봅니다.

그 뒤 우측으로 보이는 게 군자산946.9m입니까?

상주봉쯤 되나?

조령산 방향.

이제 조금 있으면 억새보러 가느라 난리들 치겠네요.

우틀하여 내려오니 후미 대원들이 바로 오시는군요.

16:04

함께 시끌벅적한 이화령으로 떨어집니다.

관광버스 여러 대가 관광객들을 풀어놓았으니 ....

이제서야 속계俗界로 돌아온 걸 느끼겠습니다.

혈맥血脈!

얼마나 멋진 표현입니까?

13시간 30분 정도 선계仙界에서 노닐다 왔으니 머리가 좀 멍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환경 보존과 개발은 서로 상극아닙니까?

개발 제일주의를 내세웠던 이명박 전대통령이 백두대간 잇기 사업을 실시하여 이 이화령 생태통로를 만들었다니요.

이 옆에 이명박 전대통령이 썼다는 표석도 높게 서있더군요.


하산하여 따끈한 물로 샤워를 하고 거기에 삼겹살까지...

수안보 음식이 사실 별로인데 오늘은 양호하더군요.

오늘 처음 만나 저를 이렇게까지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거보대장님과 우뚝 대장님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드리고...


닉이 익숙하지 않아 일일이 거론하지 못한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시간될 때 자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