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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

[백두대간 2차]늘(널)재 ~ 청화산 ~ 조항산 ~ 밀재 ~ 대야산 ~ 버리미기재


대간꾼에게는 좀 못마땅한 구간이 몇 군데 있죠?

꾼들에 따라 그 싫어하는 방향은 틀리겠지만 저에게는 아무래도 속리산 구간입니다.

곳곳에 펴쳐진 '출입금지' 펼침막.

국공파나 자연보호론자들의 '생태계 보호'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산과 산림자원 그리고 거기에 기대어 살고 있는 친구들 즉 야생조수들의 서식처를 위함이니 말입니다.

저도 산줄기를 타고 싶은 욕심 빼면 철저한 '자연보호론자' 아니겠습니까?

흙, 돌 부스러기 하나, 풀, 나뭇가지, 나무 뿌리, 똥파리를 제외한 모든 곤충이나 새, 동물들....

애착을 갖고 보호하면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지나고 있습니다.


대간길과 비정탐방구역.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과태료 : 몰진(몰래 진행)의 싸움입니다.


이번 구간은 지난 번 버리미기재 ~ 이화령 구간을 잇는 늘재 ~ 버리미기재입니다.

1차 진행 때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남진을 택했었습니다.

대야산 바로 직벽 구간을 로프를 타고 오르던 기억만 생생합니다.

그 외에 정상석 몇 개에 대한 기억 정도?

아!

정말 고마워 해야 할 '고모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

멋도 몰라 구입한 2리터짜리 수낭(하이드로릭스 리저버)을 배낭 속에 넣고 다니던 때였습니다.

대야산을 정신없이 오르고 밀재로 진행하면서 물을 마시려고 꼭지를 잡아당기는 순간  뚜껑이 빠져 물이 다 새어버린 걸 확인할 때의 난감함이란.....

마침 빈 500미리 생수통이 하나가 있어 그걸로 고모샘에서 물을 보충하고 간신히 진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바위 벽을 타고 내려오던 물방울을 나뭇잎으로 모아 통에 담던 흐뭇한 기억이란....


03:00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섭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80km를 밟기가 어려워집니다.

안개때문입니다.

깜빡이도 켜가면서 천천히 진행할 수밖에....

금왕휴게소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천천히 늘재로 향합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0. 26. 수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늘재~청화산~조항산~밀치~대야산~불란치재~버리미기재)

4. 산행거리 : 16.55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227.67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늘 재

 

06:41

 

 

청 화 산

2.53km

07:48

67

조 항 산

4.49

 10:06

138

10분 휴식

고 모 치

1.27

10:37

31

밀 치

2.87

12:31

114

40분 조반

대 야 산

1.08

13:21

50

10분 잡담

불란치재

1.95

14:18

57

버리미기재

2.36

15:20

62

<!--[if !supportEmptyParas]--> <!--[endif]-->

16.55km

08:39

07:39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endif]--> 



지도 #1

언제봐도 늠름한 표석입니다.

백두대간의 기상이 이 정도는 되야죠.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우리 민족 고유의 지리인식 체계인 산경표.

그 중심에 이 백두대간이 있습니다.


이런 민족의 자긍심을 못 된 인간 몇 명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헬조선'이라는 당치 않은 유행어를 만들게 하였으니....

마침 오늘이 10. 26.이군요.

군복무 때 이 날 갑자기 발령된 비상으로 고생 좀 했었습니다.

06:41

이 성황당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 옆을 지날 때 합장을 올리고 돌맹이 하나 얹어 놓고 지나곤 했다죠?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부 무속인과는 다른 민속신앙의 한 태양입니다.

그 부류의 무속인의 딸이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으니....

세월호 아이들이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장면은 다르지만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 하던 두 사람의 모습도....


각설하고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구간은 온전하게 상주시 화북면에서 시작합니다.

이례적으로 대간이 도계는커녕 면계의 역할도 못하는 지점이 몇 군데 됩니다.

큰재 부근도 그렇죠?

이곳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짙은 안개로 인하여 나무고 풀이고 다 젖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거의 안개비 수준입니다.

오늘 첫 이정표.

'청화산 2.2km'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오늘 구간의 친구는 바위입니다.

우회도 하고 때로는 밟고 올라야 합니다.

로프도 긴요한 도구로 이용되고.... 

07:04

지도 #1의 '가'의 곳에 있는 정국기원단입니다.

국태민안을 비는 취지에서 합장 한 번 합니다.

제가 할 게 아니고 위정자들이 하여야 하는데...

바람이 구름을 쓸어가고 있습니다.

32번 도로 건너 속리산 주릉의 바위봉이 머리를 조금만 내어주고 있군요.

바람의 세기로 보아 곧 전모가 들어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07:29

바위 구간 출현 횟수가 잦아집니다.

07:36

지도 #1의 '나'의 곳입니다.

여기서 농암면을 만나 농암면과 화북면의 면계를 따릅니다.

07:46

헬기장을 지나면서,

운무 뒤로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합니다.

맨 왼쪽 높은 봉이 천황봉1058.4m.

가운데 안테나가 보이는 옆 봉이 문장대1031.7m.

문장대 우측의 높은 방위봉이 관음봉982.9m.

그 우측 멀리 떨어져 있는 바위봉이 묘봉874.8m.

좌측 천황봉 뒤로 구병산876.3m.

그 구병산부터 묘봉에 이르는 구간을 충북알프스라고 하죠?

약43.9km의 구간인데 참 멋집니다.

그 우측으로는 백악산855.5m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07:48

그러고는 바로 청화산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괴산군 청천면을 만나게 되고 문경시 농암면을 만나게 됩니다.

고로 이제부터는 다시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되겠군요.

상주시와도 이제 안녕입니다.

그 봉우리에 정상석이 있습니다.

08:02

바로 시루봉876.8m 삼거리를 지납니다.

지도 #1의 '다'의 곳입니다.

이 시루봉도 친일파가 우굴우굴한 서울에 오면 '증취봉'으로 바뀌게 되겠죠?

삼각산을 일본인이 개명해 준 북한산으로 아직까지 쓰고 있는 곳이니...

아니 쓰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 뒤에 '국립공원'을 붙여 사용하고 있으니...

지도 #2

08:24

부드러운 무명봉을 올라 우틀하여,

농암면 궁기리의 모습을 봅니다.

우측으로 연엽산791.5m, 골 가운데 우뚝 솟은산이 작약산773.7m.

속리산 형제봉에서 갈려 나온 지맥이죠?

이런 정경.

비 온 다음날에나 볼 수 있는 멋진 모습입니다.

여전히 바람은 거셉니다.

조금 전 지나온 청화산.

.................

미끈한 능선은 조항산으로 향합니다.

그 좌측으로 바위로 이루어진 892.5봉 라인이 보입니다.

대야산은 살짝 머리만 보여주고....

좌측 송면저수지,

그 뒤로 잡목 사이로 백악산이 구름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08:48

우측 뒤 그러니까 조항산 뒤로는 둔덕산976m 라인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09:10

801.5봉으로 올라섭니다.

속리산 정경이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백악산855.5m도 어느 정도 드러났고 그 우측 뒤로 낙영산746.0m도 보입니다.

백악산을 조금 당겨봅니다.

조항산.

가운데 제일 뒤가 작약지맥.

09:25

갓바위재를 지나,

음.....

가운데 볼록 나온 아까는 보지 못했던 시루봉876.8을 봅니다.

시루봉에서 우측으로 이어져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바로 앞의 대간 능선.

우측 멀리 뾰족 나온 천황봉.

09:47

가운데 높은 봉이 청화산.

그 뒤가 속리산 주릉.

가운데 백악산.

백악산과 낙영산.

오늘은 평일이라 걸려 오는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대답을 하다보니 많이 지체가 되는군요.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평일날 대간을 밟을 수 있다는 게.

10:01

가운데 바위봉이 892.5봉.

좌측 채석장 봉 뒤가 대야산931m.

우측으로 고모채석장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10:06

조항산으로 오릅니다.

거기서 앙증맞은 정상석을 봅니다.

조항산에 오르니 드디어 대야산의 위용이 드러나는군요.

가는 길이 그려집니다.


지도 #3

10:17

의상저수지 삼거리인 밀재를 지나,

10:33

733.5봉을 지나 길모치입니다.

이곳이 왕송삼거리이죠,

10:37

그러고는 그렇게도 보고싶었던 고모샘이 있는 고모치입니다.

얼른 내려가 고모샘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한 통 뜹니다.

이왕 이곳에 왔으니 밥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11:15

40분 정도 머무르다 일어납니다.

11:34

우측으로 고모리 채석장 흔적이 보이고 암봉이 다가옵니다.

지도 #3의 '라'의 곳입니다.

좌측에도 채석장 흔적이 남아 있고...

11:42

지도 #3의 '마'에서 가은읍을 만나 이제부터는 가은읍과 청천면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12:28

700.4봉을 지나,

12:31

목책을 넘으니,

밀치입니다.

이제부터 정규등산로로 들어섭니다.

아무래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 등로 사정은 좋아지기 마련입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지도 #4

계단 옆으로 바위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12:47

코끼리 바위?

이건 거북?

조항산.

지나온 봉우리들을 보고,

속리의 주릉도 저렇게 멀어졌습니다.

12:54

진행방향 우측으로 가운데 희양산996.4m 그리고 우측 가운데 톡 튀어나온 백화산1053.6m.

그 우측 앞에 있는 뇌연산992m도 보이는데 이 뇌연산은 대간외 산입니다.

희양산을 좀 당겨봅니다.

완전히 백벽white face입니다.

12:55

집채만한 바위를 찍으려 하는데 광각렌즈가 아니다보니....

13:13

좌측 희양산을 좀 당겨봅니다.

우측 가운데 높은 봉이 백화산.

대간 줄기는 저 백화산에서 크게 좌틀하여 이화령으로 향하겠죠.

혼자 대야산 산행을 오신 분이 여러가지 많이 물어보십니다.

우측으로 내려가서 상주를 통해 귀가하시려 한다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냥 밀치에서 좌틀하여 하산하라고 권유해 드립니다.

드디어 정면으로 대야산931m이 보입니다.

13:17

피아골 갈림 삼거리를 직진하여,

13:21

드디어 대야산입니다.

3등급삼각점(속리305)를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희양산 방향.

가운데 좌측이 둔덕산.

중간 좌측이 조항산.

그 뒤 우측 즉 가운데 봉이 청화산.

제일 뒷라인 좌측이 천황봉.

그 우측으로 가운데 문장대, 관음봉, 묘봉....

백악산.....

감시 카메라가 생겼군요.

여기서부터 비탐구간입니다.

어떻게 하나요.

확신범일 수는 없고 ...

일단 입구만 정찰해 보는 수준으로 갑니다.

진행은 두 방향입니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내려가면 버리미기재 방향.

우측으로 가면 촛대재로 진행하여 피아골로 가게 됩니다.

감시 카메라 좌측으로 가면 이 표시와 표지띠 몇 개가 날리고 있습니다.

일단 들어가 봅니다.

그 안으로 들어서면 절벽이 나오고 멀리 촛대봉과 그 넘어로 736.4봉이 높게 보입니다.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집니다.

조금 더 들어가 봅니다.

13:31

사실 이 정도의 로프면 빨리 돌아서는 게 상책입니다.

직벽인데 좀 무시무시합니다.

국공파가 이 로프를 제거한다면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이걸 제거하지 않은 뜻은?

일단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사실 그냥 돌아가는 게 낫습니다.

그러나 겁을 내지 않겠다면 유격훈련을 하듯 내려와서 올려다 봅니다.

1단을 내려와서는 다시 줄을 바꿔서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내려와야 합니다.

그러고는 2단계입니다.

나무에 의존하여 방향을 튼 다음,

우측 줄은 좀 가늘어 보여 좌측 줄을 타고 내려가지만 끝에는 절벽으로 떨어질 정도로 짧아 다 내려가서 우측 줄로 갈아탑니다.

이게 2단계입니다.

올려다 보고,

3단계.

4단계.

마지막.

다 내려왔습니다.

이제 고도를 막 떨어뜨립니다.

13:58

지도 #4의 '바'입니다.

사실 다 내려온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안부에 내려오고 나서는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것에 한숨이 나옵니다.

14:05

내려온 대야산의 모습입니다.

정면 우측으로 돌아 가운데로 내려왔습니다.

14:08

바위를 두어 개 타고 올라 너른 공터에서 좌틀하자 촛대봉 정상석이 나옵니다.

지도 #4의 670.3봉입니다.

오늘은 로프를 무던히도 잡고 오릅니다.

14:18

불란치재를 건넙니다.

펼침막이 사방으로 걸려 있습니다.

대야산 방향이나 버리미기재 방향 심지어는 우측 피아골 방향마저 막아놨습니다.

이제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방법이 없는 모양새입니다,

한 곳 정도는 열어줘야 나갈 거 아니겠습니까.

그냥 직진합니다.

14:32

또 바위를 타고 힘들게 올라가면서,

요상한 바위를 봅니다.

예전에도 봤던 그 모습 그대로군요.

14:46

736.4봉에서 674.6봉의 전위봉을 봅니다.

14:53

지도 #4의 '사'의 곳입니다.

예전에는 여기가 곰넘이봉이라는 정상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표석은 없어졌고 받침대만 남았군요.

국공파가 한 일은 아닐테고...

누군지 산에 다니시면서 참 힘든 일 하십니다.

15:01

또 바위봉.

674.6봉이러니 했는데 또 아닙니다.

저게 674.6봉.

또 내려갓다 올라가야 합니다.

징그럽군요.

15:07

드디어 674.6봉으로 오르고는,

15:15

헬기장을 좌측으로 빠져나가니,

15:20

바로 등로는 초소로 이어집니다.

강심장이지 못한 저는 약간 좌측으로 진행하여 개울을 건너 물좀 마시고 세안을 하고는 도로로 빠져 나옵니다.

예약한 택시가 바로 도착하는군요.

경북 농암택시입니다.

늘재로 가는 도중 먼저 말씀을 꺼내는 기사분.

요즘 정국이 많이 실망스럽다 하시는군요.

무슨 실망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