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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

[백두대간 2차]구룡령 ~ 갈전곡봉 ~ 왕승골삼거리~951.6봉~111408봉~742.8봉~조침령


대원 한 분이 그러더군요.

"오늘 구간은 뭐라 할까? 좀 단조롭다고나 할까? 그냥 좀 심심했던 것 같아요."

무미건조했다는 얘기는 아니랍니다.

구간이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좀 편안하다는 얘기일 겁니다.

거기에 "길이 너무 좋아 힘들었던 소구간이 없었던 것 같다."라는 첨언이 생략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고도눈 좀 높기는 하지만 평범하고 쉬운 구간이었다."라는 취지로 이해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고산준령의 준령峻嶺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고개 대관령이 832m, 한계령이 1004m 정도입니다.

이에 비해 이 구룡령은 1006.9m이니 준령 중에 남한 대표선수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 정도에서 시작하여 구간 최고봉인 갈전곡봉1196.3m까지 올라봐야 겨우 190m 정도 오르는 것에 불과합니다.

참고도 #1 고도표


위 고도표를 봐도 삼각점봉인 1114.8봉을 지나서 거의 700고지까지 고도를 떨어뜨린 다음에도 700m ~ 800m를 오르내리다 구간을 끝내게 됩니다.

그러니 모든 대원들이 체감하는 구간의 난이도는 'C' 정도에 불과하다 할 것입니다.

'봉' 총대장님은 구간 설명에서 적확하게 이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따라서 오늘 산행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점도....


다만 오늘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백두대간을 넘는 차가운 북서풍이 구름을 몰고 온다는 것입니다.

날씨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저라 어쩔 수 없이 횡성휴게소에서 부랴부랴 비옷 하나를 구입합니다.


한숨 푹 자고 눈을 뜨니 구룡령입니다.

아니나다를까 해발 1000m가 넘는 구룡령에는 비가 오고 있습니다.

대원들 모두 신발 위로 비닐덮개도 하고 중간에 갈아 입을 여벌 옷도 챙기는 등 만반의 준비들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오후 갑자기 전화기가 작동이 안 되더군요.

서비스 센터에 갔더니 전면판이 잘 못되어서 다 갈아야 한답니다.

그러느라 앱을 새롭게 깔아야 했고....

제가 사용하던 오룩스를 급히 새로 설치하고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매칭시켰는데 아뿔사 제대로 구동이 되지않습니다.

급하게 오룩스 전문가인 후배 칼바위님께 전화를 하여 처음부터 다시 해보았으나....

지도가 없는 오룩스가 오늘 구간 진행에 상당히 불편을 줄 것 같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0. 29. 토요일

2. 동행한 이 : 해밀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구룡령 ~ 갈전곡봉 ~ 왕승골갈림~951.6~ 1114.8~ 742.8~ 조침령)

4. 산행거리 : 21.88km 접근 거리 1.22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249.55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구 룡 령

 

04:08

 

 

갈전곡봉

4.01km

06:00

112

왕승골삼거리

3.19

 07:59

119

10분 휴식

951.6

4.17

10:24

145

1114.8

2.30

11:14

50

40분 조반

742.8

5.15

13:17

123

10분 휴식

조 침 령

1.74

14:08

51

10분 휴식

20.56km

10:00

08:50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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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1

노점상 아주머니들이 이제는 제법 규모를 갖추고 장사를 하시는군요.

전에는 그냥 광주리와 대야에 채소나 작물 몇 가지를 놓고 파는 수준이었는데...

여전히 제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표석.

준비가 다 됐군요.

샘터 좌측의 데크를 이용합니다.

오늘 마루금은 홍천군 내면과 양양군 서면의 군계입니다.

다른 마루금 산행도 마찬가지겠지요.

초장에는 무조건 치고 올라갑니다.

비도 오다보니 우의가 걸리적거려서 그런가요?

앞 사람들과의 간격이 좁아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룩스에 지도가 매칭되어 있지 않아 1101.4봉의 4등급삼각점(연곡440)을 놓칩니다.

그러고는 지도 #1의 '가' 구룡령 옛길을 만납니다.

56번 도로가 뚫리기 전까지는 이 길을 이용하여 홍천사람들과 양양 사람들이 교류를 했었다는 얘기겠죠?

정리가 됩니다.

인제와 양양은 조침령과 단목령 그리고 오색령(한계령)이 주 루트였고  홍천과 양양은 이 구룡령 옛길이 주 루트였습니다.


1122봉을 지나고,

1133.7 갈림봉에서 크게 우틀합니다.

이정표에 의하면 이 지점이 구룡령과 갈정곡봉의 중간 지점이라는군요.

2.2km.

맞나요?

샛령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칩니다.

비와 오룩스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만나는 이정표.

지도 #1의 '나'의 곳에서 갈천약수 갈림길을 지납니다.

상당히 수량이 풍부했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이 약수 덕에 이곳 동네 이름도 갈천리가 됐고....

양양군 서면 갈천리입니다.

좁은 길을 따라 계속 올려 부칩니다.

그러면 산림청에서 제작한 안내문과,

이정표가 있는,

갈전곡봉1196.3m입니다.

결국 칡밭 계곡 위의 봉우리라는 말과 같이 칡과 관련 있는 지역입니다.

여기서 인제군 기린면을 만납니다.

따라서 이 갈전곡봉은 홍천군과 인제군 그리고 양양군의 세 군이 만나는 삼군봉三郡峰이 되겠군요.

정상석 하나 변변한 게 없는 이 갈전곡봉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이한검 대장님께서 벼루석 같은 걸 꺼내시더니만 돌 표면을 깨끗하게 미십니다.

그러고는 유성 매직펜으로 산이름과 해발 표시를 합니다.

해밀山...

岳會를 넣을 자리가 부족하군요.

'뼈 없는' 농담 몇 마디를 나누면서 잠깐 힘듦을 잊습니다.

10분 정도 머무르다 다시 출발합니다.

06:33

비는 멎었고...

이제 폰으로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날도 밝았습니다.

이하 카메라는 눠두고 폰으로 촬영을 합니다.

06:44

잡목이 많은 무명봉을 지나는데,

우측 갈천리 방향으로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 편의 수묵화입니다.

장관입니다.

구름과 산 그리고 도로.

점으로 보이는 집 몇 채....

06:52

그러고는 1022.6봉에 오릅니다.

4등급삼각점(연곡426)을 확인합니다.

지도 #2

07:28

거의 직선 주로走路를 달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 주로를 달리다 보면 봉우리마다 설치되어 있는 나무 밴취를 만납니다.

이 구간은 거의 매 봉우리마다 이렇게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07:40

물론 무명봉이다 보니 관리가 잘 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정도가 어딥니까?

구멍나무....

07:59

지도 #2의 '다' 왕승골 3거리에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상당히 쌀쌀합니다.

반주로 대원들이 가지고 온 약주를 섞어서 먹게 되는군요.

30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배부르게 먹고 자리를 텁니다.

08:32

누렇게 물든 이파리가 봄이 아닌 만추의 기억을 일깨웁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호수 옆의 나무 밴취도....

08:45

대간 길에 있는 평해 손씨의 음택.

08:49

944.8봉을 오르면서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암산1152.9m 일대를 조망합니다.

08:56

56번 도로와 연내골.

그리고 후천後川.

저 후천은 정봉산에서 내려오는 오색천과 만나 남대천이 되어 동해로 흘러 들어가겠죠?

당연히 이 좌측의 물은 북한강으로 흘러가서 서해로 가겠고...

백두대간의 주요한 역할입니다.

우리나라를 동과 서로 구분한다는....

우리가 대간을 뭐하러 걷겠습니까?

심신단련?

좀 더 난이도 높은 산행?

속칭 '가오'를 잡기 위해서?

국토 순례의 일환?

그런 것보다는 우리 산하를 우리 눈과 발로 확인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체험하기 위해서 아닌가요?

그게 곧 국토 사랑과 자연 사랑으로 이어지고....

나무 뿌리 하나, 풀잎 하나, 작은 돌 하나...

그것에 애착을 갖고 사랑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그리고 이곳에 사는 동물들을 사랑하게 되겠죠.

NO CABLE CAR!

제발 좀 그만합시다.

그거 철거하고 원상복구하는데 얼마나 많은 국민 혈세를 퍼부으려고 하십니까?

그거 설치해도 그 취지대로 장애인과 노약자들 별로 오지 않습니다.

편찮으신 분들이 무슨 살판 났다고 지리산이니 설악산이니를 오시갰습니까?

그 분들을 위한 사회 인프라나 만드는데 그 돈을 쓰는 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09:08

조침령까지 11.6km 남았다는 얘긴가요?

09:14

작은 고갯마루 같은 968.3봉으로 오릅니다.

거기서 3등급삼각점(현리308)을 확인합니다.

09:28

나무 버팀목 계단도 편하게 오릅니다.

내리막길에서는 반대방향에서 오는 대간꾼 7분을 만납니다.

제주도에서 오셨다는군요.

우리는 울릉도에서 왔는데...

10:01

이 부근에는 겨우살이 천지입니다.

다올선배나 야인님이 보셨다면 물불 안 가리고 나무를 타고 올랐을 것인데....

지천에 널린 겨우살이를 보고 침 좀 흘립니다.

지도 #3

10:08

좌측으로 가면 연가리골 샘터라....

지도 #3의 '라'의 곳입니다.

연가리라....

연가리하면 아침가리가 생각나죠?

'가리'는 인제 방태산 기슭의 산마을을 일컫는 말입니다.

보통 3둔 4가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둔의 '둔'은 산속에 숨은 3개의 평평한 둔덕으로 '살둔', '월둔', '달둔' 등을 애기하는 거라고 합니다.

4가리는 위에서 얘기한 거 이외에 적가리, 명지가리를 얘기하고....

정감록의 10승지하고도 연관이 되어 있는 곳입니다.

10:24

951.6봉에 올라 삼각점 하나를 봅니다.

4등급삼각점(현리420)인데 머리 부분에 숫자와 영문자(333FCP)가 적혀 있어 군삼각점인 걸로 오인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예전 군삼각점을 재활용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10:28

바로 955.4봉에 올라 우틀합니다.

정면으로 긴 능선이 거의 일직선으로 가로막고 있는 듯 보입니다.

1059.2봉 오르기 전에 휴식을 취합니다.

GPS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어서 좀 위태롭기는 하지만 1114.8봉을 다녀오기 위해서 봉대장님께 얘기하고 저 먼저 출발합니다. 

10:52

나무 버팀목 계단을 올라 1059.2봉을 지납니다.

지도 #4

11:04

지도 #4의 '마' 삼각점 갈림봉에서 좌틀합니다.

당연히 표지띠는 우측에 날리고 있습니다.

작은 봉우리 3개를 넘어,

11:14

1114.8봉에 도착합니다.

2등급 삼각점(현리22)을 확인합니다.

역시나 여기서 삼돌이님을 만납니다.

쓸데 없이 여기를 왜 행차하셨나요?

삼돌이님 표지띠 옆에 제 표지띠도 기대어 봅니다.

다시 삼거리 봉으로 되돌아 나옵니다.

왕복 딱 1km 거리군요

시간은 20분 걸렸고....

대원들이 많이 진행했을 것 같군요.

11:25

무명봉을 지나,

11:32

산북밭이 새로운 색깔을 보여줍니다.

11:40

이정표가 있는 쉼터를 지나,

11:52

안부를 지나는데 조금 전부터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지 GPS기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습니다.

12:16

황이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12:29

4.1km 남았다는 얘긴가요?

조금 쉬었다 진행합니다.

12:47

철탑삼거리를 지나,


요란스럽게 표지띠가 붙은 곳입니다.

12:54

지도 #4의 '사' 쉼터를 지나,

지도 #5

13:03

키가 큰 이정표를 지나고,

13:11

지도 #5의 '아'의 곳입니다.

사실 이곳을 쇠나드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라는 설說도 있고 뒤에 보는 것과 같이 다른 설說도 있습니다.

누군가 써 놓은 이정표에는 그저 '하산길'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고...

직진합니다.

두 쌍의 팀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계시고...

대간꾼이 아닌 일반 산객들을 여러 팀 만나기도 합니다.

13:17

742.8봉입니다.

아까 본 것과 같은 글씨가 씌어져 있는 4등급삼각점(현리422)을 봅니다.

13:21

그러고는 쇠나드리 삼거리라고 표기된 지도 #5의 '자'의 곳입니다.

여기가 쇠나드리로 떨어지는 삼거리라는 얘기입니다.

13:42

그리고 오석에 새겨진 작은 주검 하나를 봅니다.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하신 분이시군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지납니다.

13:45

이제 거의 다 왔군요.

간간이 찻소리도 들리고....

13:57

우측으로는 서면에서 조침령으로 올라오는 도로가 보입니다.

14:06

추억 속의 나무 데크에서 단체 사진도 촬영하고,

14:08

그러고는 조침령 임도입니다.

실질적인 오늘 산해은 여기서 마감합니다.

조침령 정상석이나 옛길 정상석은 지난 번 봤으니 생략하고,

14:13

좌틀해 조침령 터널 입구로 내려가면서 만추의 재간을 감상합니다.

음..............

14:31

좌측은 진동분교가 있는 양양양수발전소 상부댐에서 내려오는 길 우측은 조침령 터널.

그간이 무미건조했었나요?

이제 해밀의 대간 팀들은 진부령을 두 구간 남겨놨습니다.

진고개~구룡령 구간과 미시령 ~ 진부령 구간.

대간을 졸업하시는 분들.

마음이 착잡하시겠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죠?

아니죠.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닙니다.

자랑할 만한 일이죠.

그리고 제대로 대간을 진행하셨다면 심적인 부담은 조금 더 갑니다.

9정맥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별 의미를 두지 않으신다고요?

그럼 다시 대간을 진행하십시오.

그러면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