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입니다.
예전에는 방장산, 삼신산 혹은 두류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곳입니다.
이들 중 아무래도 마음에 와 닿기는 두류頭流가 제일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백두산(頭)이 흘러내려(流) 빚어진 산이라는 것이죠.
그럴 듯 합니다.
어쨌든 이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한쪽 축입니다.
즉 북쪽 꿑은 백두산이고 남쪽 끝은 이 지리산입니다.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나라의 한 끝에 우리나라의 영산이자 나라의 최고봉인 백두산이 자리잡을 수가 있고 다른 한쪽은 남한 최대의 산인 지리산이 자리잡을 수가 있었을까요?
정말 절묘하며 오묘하기 까지도 합니다.
신이 내린 이 조화를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 선생은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오늘 구간을 살펴봅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에 오른 후 백두대간을 타고 영신봉 아래 세석에 도착하여 거림으로 하산하게끔 되어 있군요.
아주 의미 있는 구간입니다.
백두대간을 걷기 때문에 의미 있다는 게 아니라 천왕봉 ~ 영신봉 구간을 걷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저 산을 걷고 주위 풍광을 즐기는 데 무슨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반론도 충분히 있음 직합니다.
하지만 이왕 걷는 거 좀 알면서 걷는 게 더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중산리 ~ 천왕봉 ~ 세석 ~ 거림으로 이어지는약 17km의 산행 거리는 무박산행으로는 조금 짧은 것이 흠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산행력이 그리 많지 않은 분들이 이 더운 계절에 천왕봉을 오르려면 아무래도 낮보다는 새벽시간이 적당할 것입니다.
집행부의 고심 흔적이 있는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참고로 오늘 글은 디음 달 정도 출간 될 졸저 '현오가 걸은 백두대간(가제)'의 같은 구간 루트와 같아 상당 부분을 책의 내용 중에서 발췌하고 인용하였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자, 그럼 슬슬 얘기를 시작할까요.
제 글이 낯선 분들에게는 좀 지루하기도 할겁니다.
우리 산줄기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즐기시면 될 것입니다.
.
서울을 출발한 전용 버스는 오랜 시간을 달려 03:40이 넘어 중산리에 도착합니다.
천왕봉을 기점으로 삼을 때 아무래도 제일 가까운 지점입니다.
행장을 갖추고 천천히 출발합니다.
작년 부턴가 지리산에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버스 노선이 하나 생겼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심야 시간인 23:30에 출발하는 노선인데 서울남부터미널 ~ 중산리를 운행합니다.
그때 그 버스를 이용하여 중산리 ~ 천왕봉 ~ 성삼재의 35.2km를 12시간 42분에 완주하여 18:20에 출발하는 성삼재 ~ 구례 버스를 타고 구례구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귀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7. 6. 17. 토요일
2. 동행한 이 : 목동28인승산악회
3. 산행 구간 :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영신봉 ~ 거림
4. 산행 거리 : 17. 1km
구 간 |
거 리 |
출발 시간 |
소요 시간 |
비 고 |
중 산 리 |
|
04:00 |
|
|
천 왕 봉 |
5.4 |
07:20 |
200 |
15 휴식 |
장터목대피소 |
1.7 |
09:22 |
122 |
70 휴식 |
영 신 봉 |
4.0 |
12:07 |
165 |
60 점심 |
거 림 |
6.0 |
13:54 |
107 |
10 휴식 |
계 |
17.1 km |
09:54 |
07:19 |
실 소요시간 |
산행기록
지도 #1
그때도 항상 지리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조선시대의 대문장가 남명 조식 선생의 '두류산가'를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 입산통제소를 지나 중산리 사하촌 식당가에 들어서면 좌측으로 남명 조식 선생의 시조 ‘두류산가(頭流山歌)’가 새겨진 지리산국립공원 표석이 산객들을 맞이한다.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듣고 이제 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에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디메뇨, 나난 옌가 하노라.
참고로 진주디지털문화대전에 나오는 산생에 관한 글을 인용해 보면,
남명 조식은 두류산(현 지리산)의 산천재(山天齋)에서 성리학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전념하여 명망이 높았고, 이에 여러 차례 임금이 벼슬을 내려 등용하려 하였으나, 모두 거절하였다. 남명 조식의 고고한 선비정신에 대한 일화는 많지만 기본 모티브는 명종에게 올린 단성소(丹城疏)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단성소에서 남명은 양반 관료의 부정부패와 지방 서리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 것을 주장했다. 또한, 대비 문정왕후가 생각은 깊으시나 깊은 궁궐 속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명종은 선왕의 대를 이은 외로운 한 아드님에 불과하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고, 옳은 일이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직한 선비정신이 남명 조식 설화의 바탕에 깔려 있다.
나그네님과 천리향님.
동갑네기라구요?
그러셨군요.
대원들을 기다리다 슬슬 출발합니다.
그 시작은 아무래도 법계교法界橋입니다.
인간 세상과 부처님 나라의 경계라는 얘기입니다.
이제부터 오늘 하루 만이라도 속계를 벗어나 선계 혹은 법계로 들어갑니다.
속리가 아니고 離俗입니다.
이 다리 아래로는 시천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시천천은 나중에 덕천강으로 흡수되었다가 임천을 흡수한 남강과 만나 다시 이에 묻혀 흐르다가 낙동강이 되어 남해로 흐르게 됩니다.
왜 갑자기 물줄기가 나오냐고요?
백두대간이니 낙동, 낙남정맥이니 산줄기를 얘기할 때 물줄기가 그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간이나 정맥을 다 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정맥 이름은 강 이름 좀 불완전하는 하지만 우리나라 10대강을 기본으로 하여 이름이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한북정맥이 한강의 북쪽에 있는 정맥이고 이 정맥은 한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같은 이유로 낙동정맥은 낙동강의 동쪽을 흘러서, 낙남정맥은 낙동강의 남쪽을 받치고 있기 때문에 각 지어진 이름이기도 하죠.
천천히 보기로 하고....
참, 위에서 불완전하다는 상당한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이정표가 나오고...
좌측은 천왕봉이나 장터목 대피소로 진행하는 방향이고 직진을 하면 순두류 방향입니다.
순두류라...
모두冒頭에서 얘기했지만 이 지리산의 옛 이름은 두류산이었습니다.
산줄기파派들이 얘기하기로는 백두산(頭)이 흘러내려(流) 빚어진 산이라는 얘기죠.
그럴 듯하죠?
여기서 제 글을 인용해 봅니다.
백두대간의 시작은 지리산(智異山) 천왕봉(天王峰)1915m이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은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 등이라고도 했다. 이들 중 두류산(頭流山)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해석해 보면 백두산(頭)에서 흘러(流)내린 산이라는 뜻이다. 즉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이 지리산까지의 이음이라는 인식이 고스란히 이 두류산이라는 이름에 스며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게들 이해했다. 사실 지리산을 “이 산을 타다보면 지루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억지 얘기도 가끔은 등장한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 보면 ‘두류’는 우리말을 한자어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즉 두류는 옛 우리말 ‘두르’였다. ‘병풍처럼 크게 둘렀다’라는 의미이다. 곧 ‘큰 산줄기’라는 말로 ‘두름/ 둠’의 형태였던 것이다. 이 ‘두르〉두류’로 된 것에 적당하고 그럴싸한 한자 頭流를 갖다 붙인 것이다. 또한 ‘지리’는 ‘두르〉드르〉드리〉디리〉지리’의 과정을 거쳐 변하게 된 것인데 마찬가지로 이 ‘지리’에 적당한 한자인 智異를 갖다 붙여 오늘날의 한자어 지리산(智異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구개음화와 전설모음화 과정을 거쳐 결국 오늘의 지리산이라는 이름이 된 것이라는 것이다.
아까 중산리 식당 옆에 버스 두 대가 서 있었습니다.
셔틀버스죠.
이 순두류와 중산리를 오가는 버스인데 주로 순두류 주민들과 법계사를 가는 신도들이 이용합니다.
개중에는 천왕봉에서 하산하는 산객들 중에 도저히 하산길이 어려운 분들이 이용하기도 합니다.
즉 로터리 대피소에서 좌틀하여 순두류로 내려와서는 이 버스를 타고 중산리까지 온다는 것이죠.
좌틀하여 통천길로 들어섭니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로도 해석할 수 있는 '하늘로 통하는 길'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군요.
후미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늘 천왕봉에서 작업을 할 게 좀 있어서 대장님께 고하고 저와 나그네님 먼저 출발합니다.
칼바위를 지나자마자,
현수교를 지나게 되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틀합니다.
직진을 하면 바로 장터목으로 오르게 되죠?
이제부터 하염없이 오르기만 하면됩니다.
돌계단을 오르고 또 이런 계단도 오릅니다.
망바위도 지나고
바로 이 이정표 옆의,
또 다른 망바위도 지납니다.
정확한 위치가 불분명한 문창대 옆을 지나고.....
문창대는 지리 10대 중 하나로 기도발이 좀 먹힌다는 수도처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잠자느라고 몰라서 그렇지 사실 이 중산리로 들어올 때 초입에 굿당이니 무슨 선녀집이니 하는 토속신앙 관련 종교에 관련한 곳들이 많았습니다.
이 지리산이 그만큼 기도발이 먹힌다는 얘기에 다름 아닙니다.
이 문창대만 해도 고운 최치원과관련한 전설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몇 년 전 경상대학교 학술팀에서 발굴한 조사에 의하면 문창대는 법계사 우측의 헬기장 부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2년 전 동부능선 종주를 마치고 하산하는 길에 법계사로 들어가 보살님들께 물어봤으나 대답은 역시 '모를 뿐'이었습니다.
05:34
날이 밝았습니다.
중산리 방향으로 운해가 짙게 깔렸군요.
일출은 이미 끝났고.....
음.....
드디어 천왕봉이 보이는군요.
바로 앞이 개천(선)문이 있는 곳 부근인데 저기만 올라가면 끝이죠?
서비스로 이런 바위 하나 보고....
지도 #2
05:44
드디어 로터리 대피소입니다.
1978. 10. 26. 남명 조식 선생의 13대손인 조재영은 부산 ‘로타리 클럽’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여기에 대피소 문을 열고는 ‘로타리 산장’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민간인이 운영하던 것이 2000. 7.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기부채납 되어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지금의 ‘로타리 대피소‘가 되었다.
출출하니 여기서 빵 하나 먹습니다.
나그네님은 법계사 샘터로 물을 뜨러 갑니다.
그동안 로터리 대피소 주변을 둘러봅니다.
아까 얘기했었죠?
여기서 우틀하면 순두류로 내려가는 길....
하산하다 힘이 드는 분들은 순두류로 내려가서 버스를 타고....
길은 우회하야 훨씬 멀기는 하지만 버스를 타고 내려가니 시간적으로는.....
국립공원에서는 야간산행을 금지하고 있죠?
오후 2시가 넘으면 장터목 대피소 예약증이 있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딱 버티고 단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1400m)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인 법계사.
태백산 부근에 더 고지에 위치한 절집이 있다고는 하는데 확인하지 못해서....
........................
06:35
개선문입니까?
아니면 개천문입니까?
국립공원에서는 개선문 산꾼들은 개천문.
개선문은 두껑이 있어야 할 텐데,
보시다시피 이걸 문이라고 할 수 있나요?
파리 개선문도 분명히 뚜껑이 있는데....
천왕봉 서쪽은 통천문 남동쪽은 이 개천문.
또한 개선문이라고 한다면 근래 누군가가 특히 호사가들이 지은 이름일 것이며 예전부터 내려오던 이름이었다면 분명 天과 친한 단어였을 터,
천왕봉과의 조화를 위해서라도 天에 한 표를 던집니다.
아!
좌측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촛대봉과 연하봉 그리고 우측의 제석봉 그리고 가운데 반야봉과 그 좌측이 노고단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빨리 천왕봉으로 올라가서 주변 산군을 봐야겠죠.
이쯤되면 조금 전의 힘든 기억이 말끔이 해소됩니다.
참고로 연하봉은 장터목 산장을 오르자마자 나오는 봉우리인데 현장에는 '일출봉'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도에 관한 한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가 더 권위가 있을 것이고 타당할 것인 바, 공단의 이정표는 무시하고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따라 표시하였습니다.
공단 이정표가 잘못된 게 어디 한두 가지이던가요?
다만 거리 표시는 100% 신뢰하여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위 사진의 'A'는 출입을 막은 곳으로 이름 없는 바위들의 모여 있는 석봉 군입니다.
한편 공단에서 이야기하는 연하봉은 1693.6봉으로 사진에는 가려서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좌측으로 영신봉이 머리 부분만 둥그스레 보입니다.
사진으로는 분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눈만큼 확실한 카메라가 어디 있겠습니까?
중산리 일대가 완전히 잠겼습니다.
그 뒤에 펼쳐질 낙남정맥도 .....
07:07
그러고는 천왕샘입니다.
시원하게 목을 적십니다.
그런데 여기 있던 안내판이 없어졌습니다.
이 천왕봉이 남강의 발원지라고 표기된 안내문이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참고도 #1
바로 이 안내판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 건재해 있었는데 없어졌군요.
이게 그 흔적입니다.
갑자기 좀 으스대고 싶어지는군요.
공단에서는 관련된 산행기를 모니터링을 하는데 아마 제 것이 포착이 된 거 같습니다.
좌측 천왕봉 바로 아래 직벽에는 천왕샘(지도 상 ‘다’의 곳)이 있다. 석간수인 이 샘의 물맛이 일품이다. 그런데 이 옆의 안내문에는 이 샘이 남강 발원지란다. 거짓말!
“거짓말? 여기가 남강의 발원지가 아니란 말이야? 그럼 남강의 발원지가 어디야?”
국립공원 안의 안내판을 잘못 써놨다니 장감독은 자못 놀란 표정이다.
“남강 들어봤지? 진주 남강. 논개가 촉석루에서 왜장 로구스케를 안고 떨어져 죽었다는... 그 남강의 발원지가 여기가 아니라는 말이지.”
“무슨 말이야? 여기 이렇게 써놨는데!”
하긴 어디든 안내판에 씌어져 있는 글을 보면 그 내용을 신뢰하기 마련이다. 산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의외로 엉터리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이던가?
남강의 발원지
그렇다. 그럼 남강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산경도(山經圖)를 보자. 백두산을 떠난 백두대간은 금강산을 거쳐 태백산 ~ 속리산을 지나 약1528.7km 지점에 이르러 남덕유산1507.3m을 만난다. 대간은 거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육십령으로 향하면서 좌측으로 산줄기 하나를 내어 놓는다. 그러면 대간과 그 줄기 사이에 물줄기 하나가 생기게 되는데 이게 바로 남강이다.
여기에 ‘산자분수령의 제2법칙’이 적용된다. 하나의 산줄기(A)에서 다른 하나의 산줄기(a)가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는 반드시 물줄기(b)가 하나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산줄기(a)는 이 물줄기(b)와 백두대간에서 나온 강 이른바 10대강 혹은 이 물줄기보다 더 큰 물줄기(B)와의 합수점에서 반드시 그 맥을 다 하게 된다.
즉 남덕유산이 남강의 시원(始原) 곧 발원지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가지 줄기는 대한산경표에 의하면 남강기맥이라는 도상거리 약 139.3km의 산줄기가 된다.
참고도 #1 남강기맥 (신산경표에서는 일부 진양기맥)
“무슨 얘기하는 거야? 갑자기. 대한산경표가 뭐고 남강기맥은 또 뭐야? 그리고 산경도는 또 뭐고? 산자분수령? 합수점? 가지 줄기? 갑자기 형 무슨 얘기를 그렇게 어렵게 하는 거야?”
참고도 #2 산경도 (1대간 1정간 13정맥)
“그래 하나씩 보자. 우선 산경도는 말 그대로 산줄기 지도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어. 장감독도 우선 그냥 슬쩍 넘어가듯이 보기만 하면 돼. 앞으로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을 얘기들이니까. 이 지도를 잠깐 봐. 우리나라 산경도는 백두산에서 나온 백두대간이 지리산 천왕봉까지 큰 줄기(굵은 선)로 뻗어있고 그 옆으로 정맥이라는 조금 더 가는 줄기들이 나와 있지? 이번에는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자. 그러고 백두산을 나무의 밑동이라고 보자. 그러면 백두대간이 나무의 큰 줄기같이 보이지? 거기서 옆으로 무수히 가지를 치는 작은 줄기들. 이 산경도에서는 그 작은 가지를 정맥이라고 부른 거야. 그러니까 가지 줄기니 뭐니 하는 얘기들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들을 나무에 빗대어 본 거야. 그래서 우리나라 산줄기 체계를 나무 수(樹)를 써서 수체계이론(樹體系理論)이라고도 하는 거지.”
말이 길어지고 자신에게는 처음 듣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조금은 헷갈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궁금증이라면 참지를 못하는 장감독이 벌써 지루함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니 별 부담은 없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 Ridgeline is genuine in that it never crosses water.
“그리고 ‘산줄기’와 ‘물줄기’를 보자. 아까 한 얘기 반복해서 얘기할 게. 가만히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봐. 하나의 산줄기(A)에서 다른 산줄기(a)가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는 분명 물줄기(b)가 나오고 그건 분명 계곡을 형성하게 돼. 크든지 작든지 말이야. 그렇지 않아? 산줄기가 분수령이 되는 건 확실하고 그 산줄기에서 내려 온 물들은 다 계곡으로 모이잖아? 그 개울이 모여서 천(川)이 되고 그 천(川)이 모여 조금 더 큰 천(川)이 되고 그러고는 그게 모여서 다시 강(江)이 되고, 그 강(江)들이 모여 바다로 흘러가고... 이게 자연의 이치 아니겠어?”
“그건 알지. 그런데 또 합수점이라는 건 또 뭐야? 산줄기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고?”
“합수점(合水點). 말 그대로 물이 모이는 지점이지. 양수리에 가면 ‘두물머리’ 있지? 합수점의 우리말이 두물머리 아니겠어? 그러니까 한 개의 물줄기 가령 남한강과 다른 하나의 물줄기 가령 북한강이 만나는 곳. 그곳이 두물머리라는 말이지.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는 두물머리가 무수히 많은 셈이지. 그 두물머리를 한자로 쓰면 합수점 혹은 합수머리이고.”
자전거를 타는 장감독이니 두물머리 얘기를 꺼내니 귀가 번쩍 열리는 것 같다.
“양수리. 나도 잘 알지. 자전거 타고 가봤던 곳이니. 그런데 그 합수점이 산줄기와 무슨 상관이야?”
“그럴 줄 알았다. 기다리고 있던 질문이야. 조금 전 얘기했어. 이 합수점은 산줄기를 얘기할 때 아주 중요한 개념이야. 나중에 자세히 보겠지만 산경표라는 책은 이 ‘합수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론이야. 그 핵심은 곧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고.”
“정말 머리 아프게 만드네. 산자분수령은 또 뭐야!”
장감독이 짜증을 낼만도 하다. 사실 천왕봉에 아직 오르지도 못했다. 즉 대간길에 아직 한 발도 내딛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무슨 복잡한 얘기를 많이 하는가 하는 불평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그래. 간단하게 산자분수령을 보자. 앞으로 계속 나올 얘기니까 미리 간 좀 보자는 거야. 지도 좌측을 보면 가장 굵은 선이 백두대간이야. 그리고 좌측 위로 남덕유산이 보이지? 감색글씨로 남강기맥도 보이고. 이게 백두대간에서 남강기맥이 가지를 쳤다는 걸 보여주는 산경도야. 앞으로 자꾸 애기할 거지만 우리나라 산줄기에는 반드시 계급이 존재해. 위계질서가 명백하다는 것이지. 같은 급이라도 서열이 있게 마련이고. 즉 군대에서 병장이라고 다 같은 병장이 아니잖아? 이게 아주 재미있는 많은 것을 보여주게 돼. 그러니까 그 계급 개념들의 한 가지인 기맥(岐脈)이니 지맥(枝脈)이니 하는 것들은 나중에 보기로 하자. 우선 백두대간(A)에서 남강기맥(a)이 가지를 쳤다는 것만 생각하자고. 자, 봐. 대간에서 남강기맥이 갈리는 그 사이로 남강(b)이 흘러나오지? 아까 얘기했잖아. 한 가지에서 다른 한 가지를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는 물줄기가 하나 흐르게 된다는.... 바로 그 원리야.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이를 영어로 번역해보면 'Ridgeline is genuine in that it never crosses water,' 정도가 되겠지. 이따 자세히 볼 거니까 우선 개념만 알아둬.”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문법적인 해석은 뒤로 미루고 여기서는 ‘산은 스스로 분수령이 된다.’고 해석하자. 이를 ‘산자분수령의 제1법칙’이라고 한다. 여기서 ‘自’를 스스로란 ‘부사(副詞)’로 본 거다. 고로 산줄기는 물을 건너지 못하니까 물을 만나면 그 산줄기는 맥을 다하게 된다. 그 물도 그냥 물이 아니라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합수점도 그냥 합수점이 아닌 자신보다 상위등급의 물줄기와 만나는 합수점에서!
일단 여기까지만 보자. 그리고 이 공식에 남강기맥을 대입해 보자. 백두대간에서 남강기맥이 갈리는 곳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남강(산자분수령의 제1법칙).
그러면 이 남강기맥은 어디서 맥을 다하여야 하나? 그렇다 남강보다 한 등급 위인 강과의 합수점에서. 그 강이 어느 강인가? 낙동강이다.
그러니까 이 남강기맥은 어디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도 이미 나왔다.
당연히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곳에서 끝나야 한다(산자분수령의 제2법칙).
그곳이 바로 합수점이다. 위 산경도의 의령군 지정면 성산리의 쌍절각 부근이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이고 이곳에서 남강기맥은 그 맥을 다 한다.
이런 원인을 제공했던 안내판이 사라졌다니....
이제 남들에게 이 얘기도 해야겠습니다.
07:09
이제 다왔습니다.
계단만 오르면 드디어 천왕봉입니다.
낙남정맥 상의 삼신산이 구름에 가렸고.....
07:19
정상 이 좀 시끄럽군요.
조금 전 올라오다 만난 외국인들 일행입니다.
오늘 휴일을 맞아 전국의 원어민 교사들이 모여서 단체로 지리산에 오른 것입니다.
저들도 우리나라를 떠날 때 두 가지를 못내 아쉬워 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는 처음에 손사래를 치던 김치에 대한 기억과 다른 하나는 집을 나서면 무조건 오를 수 있었던 '산'에 대한 추억일 것입니다.
07:20
지리산입니다.
그 중에서도 천왕봉입니다.
천왕이란 천상과 인간을 잇댄 존재인 반신반인 환웅일 수도 있고 단군 왕검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백두산신이 내려와 머물렀던 지리산신일 수 도 있습니다.
육당이 백두산에 오르면서 들렀던 사당에서 보았던 목주木主의 국사대천왕지위의 천왕이 이 천왕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봅니다.
흥분하여 떨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중봉1874.6m 그 뒤로 하봉1754.7m.
그 뒤의 두류봉1617.4m는 머리 끝만 살짝 보이는군요.
우측에 희미하게 보이는 고봉이 웅석봉1099.9m....
덕천지맥의 맹주죠.
조금 우측으로 파인더를 돌리니 웅석봉이 중앙으로 왔습니다.
좌측 봉우리들이 손짓을 하는군요.
암!
족보에 들어가 있는 봉우리들인데 불러줘야죠.
좌측 왕산925.6m, 우측이 필봉산858.2m.
그쵸?
중봉 우측으로 보이는 줄기들이니까...
족보를 따져볼까요?
산이라는 게 그냥 보는 것보다 녀석들 족보를 따져 보는 게 훨씬 친숙하게 되고 어디가서 '이빨(?) 좀 깔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 산줄기의 족보는 '산경표'입니다.
이걸 대간, 정맥에 기맥, 지맥이라는 개념을 보충하여 현대식으로 새롭게 만든 게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인데 아무래도 이 책을 혼자 저술하다 보니까 독단으로 흘러 산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결함을 보완하면서 새롭게 수계水系 위주로 새롭게 산경표를 짠 게 '대한산경표'로서 저와 '산으로' 박흥섭이 내놓은 산줄기 체계입니다.
자세한 건 뒤로 미루고 일단 천왕봉에서 가지를 쳐 중봉 ~ 하봉 ~ 도토리재~ 웅석봉을 지나 덕천강과 남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 거리 약54.4km의 산줄기를 덕천지맥(신산경표에서는 웅석지맥)이라 합니다.
이 덕천지맥을 진행하는 방법은 바로 이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중봉 ~ 하봉 ~ 독바위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면 왕등재에서 지맥은 우측으로 진행시키고 북쪽으로 가지를 치는 줄기를 보게 됩니다.
이 가지 줄기를 따르다 보면 왕산을 지나게 되고 더 북진하여 봉화산528m, 선바위산287m로 진행할 수도 있고 우틀하여 필봉산으로 가서는 산청군 금서면의 매촌리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줄기를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얘기는 나중에 또 보기로 하고 시야를 북쪽으로 돌리면,
조금 불만입니다.
미세먼지입니까 개스입니까.
흐릿한 것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비만 내리면 다 해결되는 것인데....
그래도 볼 건 봐야죠.
중간에 높이 솟은 봉이 삼봉산1187m.
그 우측 뒤가 오도봉1038.5m, 멀찌감치 우측에 희미한 게 법화산992.9m.
진행방향으로 가운데 멀리 반야봉1732m이 구름에 가렸고 그 우측 뒤가 만복대인데 그저 희미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그 앞 줄의 움푹 파인 고개가 비리재 그리고 그 우측의 삼정산1156.2m이 더 명백하군요.
그 우측으로 지리서부능선 상의 덕두산1151.5m은 명백한데 바래봉1146.8m은 구름에 가렸습니다.
멀리 웅석봉.
좌측부터 시루봉, 촛대봉, 아까 머리 끝만 보였던 영신봉 구름에 가린 반야봉과 그 좌측의 노고단.
노고단 좌측으로 왕시루봉.
바로 앞이 제석봉.
그 뒤 바위봉이 연하봉.
출금 표시된 옆 봉우리로 가서 천왕봉에서 외극인들 단체 사진 찍는 걸 보고.....
좋습니다.
나그네님 한번 찍어보고...
08:15
이제 본대가 도착하기 시작하는군요.
좋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천왕봉에는 볼거리가 하나 더 있었다. 왜구와 광신도 때문에 사라진 성모상이 그것이다. 뒤에 얘기하겠지만 이 성모상은 천왕봉을 지키다 14세기 말에 왜구에 의해 훼손당한 적이 있었다. 간신히 복원하여 놓은 그것을 1970년대 몰지각한 종교인이 ‘우상숭배’라고 하면서 또 훼손하였었다. 그것을 천왕사 주지 혜범이 어렵사리 찾아서 지금은 이 성모상을 천왕사에서 보관하고 있다.
“응. 나도 들어 봤어. 14세기말 최무선의 진포대첩과 연관된 얘기지. 그 전쟁이 화포를 이용한 해전으로서는 세계 최초였었다고 하잖아. 서양의 레판토 해전보다 191년이나 앞섰었고.”
“인물로는 천왕봉의 이 성모상과 고토 분지로, 최무선, 이성계 등과 그리고 역사적인 사건으로는 진포대첩, 황산대첩을 연결시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형. 근데 진포대첩이나 황산대첩 때 왜구 그 잔당들이 여기까지 와서 여기 있던 성모석상의 목을 쳤다? 이게 무슨 얘기야?”
“그게 참 재미있어. 나중에 해당되는 대목에서 또 얘기하자. 그리고 성모상 얘기는 김종직(1431~1492)의 유두류록(遊頭流錄)에 보면 자세히 나와. 나아가 후세 사람들이 그걸 다시 붙여놓았다는 말도.”
조금은 의아스러운 모양이다.
“그럼 그 성모는 누구야?”
"기록에 의하면 15세기 정도에도 이 천왕봉에는 성모묘(聖母廟)라고 하여 세 칸짜리 작은 사당이 있었어. 거기에 이 성모석상이 모셔져 있었고. 여기서 맑은 날을 보지 못할 경우 이 석상에 기도를 하면 날이 갠다고 했데. 속설에는 이 성모는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라고 하지. 이승휴의 제왕운기에서는 고려 태조 왕건의 어머니 위숙왕후라고 나와 있고.”
삼대가 덕을 쌓았어야 맑은 날을 볼 수 있다는 천왕봉. 방장산인(方丈山人) 남명 조식은 이 천왕봉에서 하늘을 보면서 이렇게 노래했다.
萬古天王峰 天鳴猶不鳴
만고불변의 천왕봉은 하늘이 울어도 오히려 자신은 울지 않는다네.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08:25
1시간 5분을 머물다 내려갑니다.
울진의 응봉산999m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인 덕풍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장의 길이를 가진 지리의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지금은 제힌 탐방제가 실시되는 곳이라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벡두대간을 북진으로 진행하는 분들은 여기서 백두대근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곳입니다.
그 분들에게는 감개가 무량한 곳이죠.
우리가 진행하는 곳은 결국 백두대간 중 '천왕봉 ~ 영신봉'까지의 약 5.4km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산줄기를 따질 때 특히 백두대간에 있어서 이 구간이 자못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는 그것입니다.
바로 이 구간이 산줄기의 대원칙인 '산자분수령'에 충실하지 못한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런 글을 읽는 분들은 "도대체 무슨 쓸데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늘어놓냐."고 불편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산은 그냥 가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 뭐 이런 게 다 필요하냐는 불만입니다.
정상석 옆에서 사진 한 방찍고 운해 았으면 탄성이나 내고.....
하지만 즐기는 거!
아는 만큼 보입니다.
그리고 보이는 만큼 더 즐겁습니다.
08:30
자, 출발합니다.
백두대간 길입니다.
가운데 맨 끝 봉우리가 반야봉입니다.
그 좌측 뾰족한 게 노고단.
이 천왕봉에서 저 반야봉을 거쳐 노고단 ~ 성삼재 까지를 지리 주릉主稜이라고 합니다.
이 주릉이 바로 대간길이 되기도 하고....
이 백두대간이 일본인 고토 분지로와 식민지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구간에는 소백산맥의 일부라고도 알려졌었죠.
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1990년 경만 해도 이 산줄기와 산맥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누구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때 지리산 같은 큰 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 지리산을 이 주릉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구분하여 동부능선, 서부(북)능선, 남부능선, 북부능선 등으로 구분지어 산행을 즐겼습니다.
200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런 능선 산행은 기회가 될 때 이야기 하기로 하고 오늘은 말이 나온 김에 백두대간 이야기를 계속해보죠.
관심 없으면 그냥 뛰어넘어도 됩니다.
그런데 혹시나 산행에 맛이 들려 백두대간을 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말발 좀 서는 내용이니 지도를 펴놓고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제목은 영신봉 고찰이지만 이 구간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영신봉 고찰
① 산경표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
지난 구간 얘기했듯이 영신봉은 여러 가지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우선 우리가 산경표를 알기 전, 후로 그 역할이 달라진다. 즉 우리가 산경표를 알기 전에는 영신봉 ~ 삼신봉 ~ 상불재로 이어지는 지리남부종주를 시작하던 곳이었다. 즉 예전에는 단순하게 지리 주릉에서 지리남부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라 생각하고 걸었었다는 얘기다. 그것이 산경표를 알고 난 후에는 낙남정맥이 백두대간에서 갈리는 곳이 되었다.
다시 말해서 산경표를 몰랐던 예전 산꾼들은 지리산의 많은 능선을 성삼재 ~ 천왕봉을 주릉으로 하여 동서남북으로 능선을 그은 다음 거기에 맞는 이름을 붙여 중거리 종주 산행을 즐겼었다. 그중 이 영신봉이 지리남부종주의 시작점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지난 번 잠시 이야기하였지만 영신봉 ~ 천왕봉 구간은 ‘산자분수령의 원칙’의 예외 구간이다. 아니 예외 구간이라기보다는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위배되는 구간이다. 산자분수령을 한 번 더 보자. 산자분수령을 관용구로 이해할 때 산줄기는 곧 분수령이 되므로 이 줄기 위로 비가 내리면 그 빗물의 어떤 것은 좌측 또 어떤 것은 우측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백두대간이 우리나라를 동서로 구분하는 줄기이므로 백두대간 위로 내리는 빗물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물들은 절대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영신봉 ~ 천왕봉 구간에 내리는 빗물은 그렇지가 못하다. 즉 이 구간의 대간길에 내린 빗물은 우측 즉 마천쪽으로 가면 임천을 만들고, 좌측 즉 시천쪽으로 가면 덕천강을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남강으로 합쳐져 낙동강으로 흡수된 다음 남해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낙남정맥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에서 나뉜 물줄기는 절대 만날 수 없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백두대간이라는 줄기가 남강이라는 작은 강 하나를 가르지 못하다니!
“무슨 얘기냐고? 생각해 봐. 백두대간이 뭐야?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하는 줄기잖아. 그러니 동쪽으로 가는 물줄기들은 낙동강이나 동해로 가게 되고 서쪽으로 가는 물줄기들은 서해나 남해로 가게 되잖아. 그런데 이 구간에 내리는 빗방울은 임천과 덕천강으로 각각 흘렀다가 다시 남강에서 만나게 되잖아. 그러고는 낙동강 ~ 남해로 가게 되는 거 아니야? 지난 구간 지도에서 확인해 봐.”
“그러네. 심각한 오류네.”
“산경표가 잘못 됐다고 여기게끔 됐잖아? 그래서 이것에 대한 반동으로 나온 게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야.”
박성태의 신산경표
누구든 쉽게 의심을 품고 회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명색이 백두대간인데 남강 하나를 가르지 못하다니! 그래서 산경표의 이런 오류를 해결하고자 박성태 선생은 고민 끝에 신산경표를 발표한다. 신산경표는 천왕봉으로 가는 대간 줄기를 이 영신봉에 이르러 우측으로 돌린다. 그러고는 그 줄기를 남해안 노량까지 진행하게 한다. 그렇게 하고 보니 백두산 ~ 노고단 ~ 영신봉 ~ 노량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만들어진다. 박성태 선생은 그 줄기를 ‘신백두대간’이라 이름을 붙인다.
참고도 #3 신백두대간 영신봉 ~ 노량 구간
즉 위 지도의 백두산에서 내려와 노고단 ~ 영신봉 ~ 천왕봉으로 가던 줄기를 영신봉에서 우회전시켜 삼신봉을 거쳐 금오산 ~ 연대봉 ~ 노량으로 이어지게끔 마루금(빨간선)을 그렸다. 그렇게 한 신산경표에서는 이를 산경표의 백두대간에 대응하여 ‘신백두대간’으로 부르겠다는 것이다. 신산경표에서 신백두대간을 고안해 낸 이유는 무엇일까? 괜히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산경표는 그 취지를 “대간은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하는 줄기이므로 그 정신을 따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이 말을,
⓵정맥도 10대강이 바다와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데 하물며 아버지 격인 대간이 바다도 아닌 산에서 맥을 다한다는 게 사리에 맞지 않다는 점.
⓶대간이 바다로 가야 백두대간이 온전하게 동서를 양분한다는 기본정신에 합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
등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그래서 신산경표에서는 대간의 끝을 ‘영신봉 ~ 천왕봉’에서 남해 방향으로 틀어 ‘영신봉 ~ 노량’으로 향하게 했고, 그 이름을 ‘신백두대간’이라 이름한 것이다. 그럼 끝난 것일까?
“그게 신백두대간이야? 그 방향으로 걸어보려는 사람들도 많겠네. 신선하군.”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
첫째, 산경표 교도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어. 신성불가침으로 여기고 있던 산경표에 감히 손을 댔다는 거지. 산경표는 산경표 대로 그대로 놔두고 정 필요하면 다른 이름을 붙이든지 해야지 왜 대간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만들고 또 산경표의 정맥들을 멋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냐는 거야.
둘째, 그러면 영신봉 ~ 천왕봉 구간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지. 신산경표에서는 천왕봉 ~ 웅석봉 ~ 백운산으로 진행하는 줄기를 ‘웅석지맥’으로 만들어 놓고는 그 분기점을 영신봉이 아닌 천왕봉으로 그대로 놔둔 것을 보고 하는 얘기인 거야. 이 점이 오히려 신산경표의 약점이 된 거지. 즉 이는 신산경표가 북한의 청북정맥이나 청남정맥 그리고 해서정맥이나 임진북예성남정맥에서 중간의 겹침줄기를 없애면서 이를 정맥에 포함시켰던 과감한 시도를 무색케 하는 결과가 됐어. 곧 천왕봉에 와서는 꼬리를 내렸고 이는 일관성의 결여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게 돼 버린 것이지.”
처음 듣는 용어에 정맥까지 동원되니 이해가 갈 리 만무할 것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지도를 펴가며 열심히 찾아본다.
“어려운 대목이야. 나중에 다시 살펴 볼 기회가 있을 거야.”
“조금은 이해가 갈 것도 같은데... 하지만 형. 이른바 신산경표의 태도는 고육지책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대간이 동서를 구분한다는 얘기는 맞고 산자분수령에 충실하자면 다른 방법이 없잖아? 그런데 사실 문제는 있네. 영신봉 ~ 천왕봉 ~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줄기를 지맥(枝脈)의 한 구간으로 봐야 한다면 결국 ‘천왕봉’이 지맥으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얘긴데 그걸 동의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더욱이 백두대간에서 천왕봉을 빼놓고 얘기한다는 것도 용서하지 못할 거 같은데. 신산경표는 영신봉 ~ 천왕봉 구간을 어떻게 했어?”
“그렇지. 어려운 얘기야. 어쨌든 신산경표는 그 구간을 ‘무명줄기’로 남겨뒀어. 사실 산경표에서도 그런 애매한 구간이 있을 때 그 구간을 ‘무명줄기’로 남겨뒀었거든. 청북정맥과 청남정맥 그리고 해서정맥과 임진북예성남정맥이 그랬던 거지. 그런데 그런 걸 해소하겠다고 한 신산경표가 다시 이런 애매한 구간을 ‘무명줄기’로 놔두겠다고 했으니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된 거야. 물론 그렇게 하지 않고 일반적인 신산경표의 편제에 따른다면 이 웅석지맥은 천왕지맥으로 그 이름도 바뀌어야 해. 그렇게 되면 지리산 = 천왕봉이라는 인식도 변해야 할 것이고. 그게 사람들의 동의를 받기가 어려울 거 아니겠어? 그 점이 신산경표는 싫었던 거야. 나아가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이 뭐야?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큰 줄기라는 것 아니야? 신백두대간이 굳이 우리나라를 동서로 구분하는 점을 강조하여 영신봉 ~ 삼신봉 ~ 노량 코스로 맥을 돌리겠다면 그 이름에서 ‘백두’라는 말을 빼라는 거지. ‘신(新)’자도 넣을 필요 없이 그냥 백노(白露)대간 혹은 백지(白智)대간‘으로 부르라는 것이지. 그리고 그러지도 못하면서 왜 영신봉 ~ 천왕봉 구간은 빈 공간으로 놔뒀냐고 비난을 퍼붓는 거야.”
“그럼 형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참고도 #4 금남기맥과 금남정맥
그걸 굳이 금강정맥으로 바꾸고 산경표의 정맥을 기맥으로 격하시킬 필요까지 있었겠냐는 거지. 그냥 금남정맥에 대한 개념으로 금남기맥이라 하면서 ‘이 금남기맥이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충실한 줄기’라는 부연설명만 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야. 다른 줄기도 그렇게 보자는 것이지. 가령 이 신백두대간만 해도 그래. 굳이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을 포함시킨 다음 ‘백두산 ~ 노량’이라고 구간을 설정해 놓으면 천왕봉이 애매해지잖아. 물론 영신봉이나 천왕봉이 다 지리산이니 ‘백두산 ~ 지리산 ~ 노량’으로 봐야 하고 지리산 안에 천왕봉이 있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할 수도 있겠고 우리도 그렇게 인식하고 대간길을 걸을 수도 있어. 하지만 웅석지맥이 문제가 된다니까. 대간 거리의 확정도 문제가 되고. 우리나라 산줄기의 큰 특징이자 자랑이 뭐야? 나라의 산줄기 길이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한편 산줄기에 관한 한 우리보다 일찍 일제의 잔재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은 백두대간을 ‘백두대산줄기’라 이름하였다. 그러고는 그 줄기의 끝을 여기서 우측으로 돌려 삼신봉1289m에 이른 다음 거기서 다시 우측으로 돌려 구재봉773.7m에서 마치게 그렸다.
낙남정맥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이 점에서 이중환의 택리지는 낙남정맥을 몰랐었다. 아니 이런 문제 때문에 낙남정맥을 억지로 무시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중환이 보통 사람인가!
어쨌든 여기서는 그저 간단하게 이곳이 낙남정맥이 갈리는 영신봉이라는 점과 낙남정맥은 우리나라 산줄기의 족보인 산경표에 나오는 우리나라 1대간 1정간 13정맥 중 하나의 정맥으로 글자 그대로 낙동강 남쪽을 받쳐주는 정맥이라는 것만 알아두자.
08:36
어려우시죠?
지금 대간을 하시거나 정맥을 하시는 분들도 이런 내용 모르십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연구 결과물입니다.
여기까지 연구한 사람 우리나라에서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그걸 알아서 뭐해?
사실 모르셔도 됩니다.
통천문을 지나,
08:47
제석봉 가는 길도 암봉 투성이입니다.
덕분에 이렇게 멋진 절경도 즐길 수 있습니다.
제석봉을 가기 위하여 저 암봉을 좌측으로 돕니다.
08:57
아니 그런데 갑자기 낯익은 한 분이 내려오시는군요.
"선배님 여기는 웬일이십니까?"
"그러는 현오님은 웬일?"
"저는 동네 산악회 대원들과 필요한 사진 몇 장 건지러왔건만 날씨가 이래서..."
이 선배님은 지인들과 같이 오셨군요.
대단한 준족이신데 이번 주말 해남지맥(신산경표에 의할 경우 땅끝기맥) 졸업식을 같이 하게 될 것입니다.
지리산에 오면 꼭 한 두 분 아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군요.
09:03
제석봉의 고사목 지대입니다.
많이 울창해졌습니다.
이 제석봉을 보면 예전 화전민들의 고단한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면이 연하봉(현장에는 '일출봉'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음)
그 뒤 좌측이 촛대봉.
우측의 밋밋한 봉우리가 영신봉.
우측 촛대봉.
좌측 뒤로 희미한 봉우리가 왕시루봉.
뒷중 우측 라인이 지리북부능선.
움푹 파인 곳이 비리재.
그 우측이 삼정산.
우측으로 등로를 따라 장터목 산장으로 내려가는 산객들이 보입니다.
아쉬움에.....
천왕봉을 한 번 더 돌아보고.....
09:22
그러고는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로타리 대피소와 함께 천왕봉 일출을 보려는 이들의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천왕봉 방향으로 좌측으로 가면 백무동으로, 우측으로 가면 다시 중산리로 가게되겠죠.
1시간 동안 라면에 밥을 말아 먹고 일어납니다.
충분히 쉬었습니다.
지도 #3
10:37
장터목 대피소를 떠나자마자 오르는 봉우리.
바로 연하봉1723.4m입니다.
공단에서는 여길 일출봉이라 작명을 해놓으셨고....
좌측으로 막아놨지만 사실 막아놓은 저 봉이 더 멋있습니다.
하지만 우측으로 발걸음을 돌려 나아가면 지리 10경 중 하나인 연하선경이 펼쳐집니다.
하나의 영화 세트장을 연상 시키는 곳.
비오거나 안개꼈을 때 한 번 더 오십시오.
구름 속을 걷는 듯한 그 분위기란......
10:43
지도 #3의 '가'의 곳입니다.
공단에서 얘기하는 연하봉이 바로 여기입니다.
연하봉을 지나 1693.6봉으로 향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덕유산이나 소백산이 훨씬 낫고....
백무동 방향.....
10:54
1693.6봉에 올라 지나온 공단 연하봉과 그 우측의 암봉을 봅니다.
11:10
정말 덥군요.
지도 #3의 '나'의 곳에서 우틀하고....
촛대봉은 구름에 가렸고 우측의 영신봉은 밋밋한 게 편해 보입니다.
좌측 시루봉.
구름에 가린 촛대봉.
11:29
촛대봉으로 오르려면 좌측으로 올라가야죠.
촛대봉에서 찬왕봉을 보지만 구름에 가렸고....
세석대피소와 영신봉만 명확하군요.
비탐방구간인 저 바위봉을 넘어서면 시루봉1578m을 지나 바로 거림으로 하산할 수 있겠는데....
11:46
또 내려가야죠.
예전에는 늦봄이면 이 일대가 철쭉제를 하느라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야영장을 폐쇄하고 이 일대를 다시 복원한 건 정말 잘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야영장을 폐쇄한 게 장터목이죠.
지도 #4
11:50
세석대피소 사거리입니다.
우측으로 가면 한신계곡을 통하여 백무동으로 내려가고 좌틀하면 거림입니다.
예전에는 한신 계곡 하산길에 두 군데 정도는 신발을 벗고 건너야 했습니다.
여름철 우기雨期 때는 통제를 했었죠?
직진하여 대간길을 따라 영신봉으로 향합니다.
가방이 좀 무거워 헬기장 옆에 놔두고....
12:07
그러고는 영신봉입니다.
제석봉과 천왕봉 그리고 그 좌측으로 중봉까지 확실하게 보이고....
우측 촛대봉.
영신봉 정상.
우측 촛대봉과 그 좌측 1693.6봉.
제일 왼쪽 구석이 천왕봉.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는 반야봉.
남쪽 낙남정맥도 마찬가지....
12:12
다시 등로로 내려옵니다.
이 뒤로 진행하는 길이 낙남정맥 혹은 지리남부능선 루트인데 이렇게 비탐방으로 막아놨으며 진행도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세석대피소를 경유하여 음양샘을 지나 삼신봉으로 진행하는 루트를 따르게 됩니다.
12:23
다시 세석입니다.
대피소 아래에 있는 취수장에서 물 한 모금 먹고 진행합니다.
12:32
거림과 의신 갈림길(지도 #4의 '다'의 곳)입니다.
거림은 좌틀하여 거림골을 따라 흐르는 내대천의 지류를 따라 진행합니다.
반면 우틀하여 의신을 따르는 루트는 이내 낙남정맥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그 낙남정맥을 넘어 대성골로 진행하면 의신이 나옵니다.
원래 영신봉에서 목책을 바로 넘어 이곳으로 왔어야 했지만 환경보호 문제로 약 300m 우회하였으니 정맥길에 접속하기 까지는 약 500m 우회하는 셈입니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 아픈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한 이현상이 최후를 맞았던 빗점골도 그 부근입니다.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것은 사상 문제가 아니라 그 의신이니 대성골이니 하는 곳의 물은 화개천이 되어 섬진강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내려가고 있는 거림의 물은 내대천 ~ 덕천강 ~ 남강 ~ 낙동강이 되어 남해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반면 이 낙남정맥 너머의 물은 화개천 ~ 섬진강이 되어 남해로 흘러들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낙동강과 섬진강 즉 10대 강을 가르는 역할을 지금 이 낙남정맥이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낙남정맥이라는 남한 9대 정맥 중의 하나인 낙남정맥과 완전히 이별을 하고 온전하게 하산 모드로 접어듭니다.
12:41
내대천 다리 하나를 건넙니다.
음....
좌측의 외삼신봉1286.7m 가운데가 두개의 삼신봉을 가르는 삼신봉1290.7m 그리고 우측이 내삼신봉1355.1m입니다.
우측 라인이 낙남정맥으로 가운데 삼신봉에서 좌틀하여 외삼신봉 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칠중대고지니 방화고지를 지나 옥산 방향으로 진행을 하여 마산 무학산을 지나 낙동강을 만나는 곳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반면 저 삼신봉에서 우틀하는 줄기는 내삼신봉을 지나 관음봉153.2m ~ 성제(형제)봉1116.2m ~ 신선대 ~ 봉수대를 지나 하동군 화개면 평사리로 떨어지는 지리남부능선이 됩니다.
아까 다 알아본 것이죠.
내려가는데 공단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군요.
나그네님을 기다릴 겸 10여 분 수다를 떨다 다시 하산을 합니다.
13:03
지루하기만 한 계곡 하산길.
이런 길을 내려가는 방법은 좀 뛰는 것입니다.
13:14
무념, 무상으로 내려가되 발부리만 조심하면서 속도를 좀 올리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13:18
그러지 고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는 지루하기만 하고....
13:32
언제 도착할 지 모릅니다.
세석 ~ 거림까지 6km.
산줄기 하는 사람들이 이런 산길을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항상 고개에서 구간을 마치게끔 구간을 정하니까...
아직도 2km남았으니...
12시 반 정도 세석을 지났을 것이니 10분 정도 노닥거란 것을 제외하면 얼추 시속 4km 정도 되는군요.
13:52
드디어 마을이 보이는군요.
식당사장님께 전화를 하니 계곡식당이라고....
13:54
공단 초소를 빠져 나오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식당차를 타고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버스로 가서 옷을 가지고 식당 간이 샤워실에 가서 씻습니다.
지하수라 그런지 아주 시원하군요.
1시간 정도 기다리자 대원들이 오기 시작하고....
식사를 하고 하산주 한 잔마신 김에 서울로 돌아올 때 까지 푹 잡니다.
더운 날씨 속에서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기회될 때 자주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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