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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3회차

설악산 탐구(한계령 ~ 끝청 ~ 대청 ~ 소청 ~ 희운각~ 공룡능선 ~ 마등령 ~ 오세암~ 백담사)

 

 

 

2017. 8. 21. 발간될 졸저拙著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의 겉표지와 속표지

 

이번 주말 산행이 갑갑해집니다.

이상스럽게 모든 스케쥴이 맞질 않는군요.

명산을 반바지 입고 둘러보려해도 별로 내키지 않는 곳만 뜨고....

자차를 이용하려니 귀경시 밀리는 고속도로가 내키질 않고.....

 

그렇다면 만만한 게 지리요 설악입니다.

지리 화대종주나 할까요?

근데 요즘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문제로 이 더위에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차선책으로 지리 성중종주(성삼재 ~ 중산리) 혹은 설악의 서북능선까지 생각해 봅니다.

서북능선은 대승령 ~ 남교리가 마음에 걸리고....

결국 가기 싫다는 얘기군요.

그렇다고 농땡이치기는 그렇고 .....

그럴 때 무조건 손짓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공룡이죠.

사실 은근히 욕심나는 곳은 화채입니다.

그런데 그 비탐구간을 눈치보면서 철조망을 넘기도 그렇고....

그냥 공룡입니다.

예전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올라가 야영을 하던 시절을 생각하며 한계령 ~ 대청 ~ 공룡 ~ 설악동으로 결정을 합니다.

덥기는 해도 그런대로 만만한 코스일 겁니다.

'만만하다'라는 말에 사실 어폐가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 코스가 예전에는 난코스이자 당시 산꾼들의 로망이었던 그곳이죠?

지금은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는 쳬력적인 요인, 등로 사정 등도 원인遠因이 될 수 있겠지만 사실 직접적인 이유는 배낭 무게였습니다.

당시 배낭에 들은 버너며 코펠 그리고 먹을 양식 거기에 심지어는 알미늄 폴로 구성된 텐트 무게까지 따진다면 주행속도가 난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중거리 산행을 하게된 데에는 공단 측에서 많이 기여를 한 모양새입니다.

자연보호의 일환이기도 했고.....

 

자주 이용하던 안내산악회를 노크합니다.

금요무박도 아니고 토요무박이라서 그런지 성원이 안 되어 '자매산악회'와 연합하여 행사를 진행하는군요.

덕분에 좋은 산악회 하나 더 알게 되었습니다.

 

들쑥날쑥한 일기예보를 보니 일요일 오후가 문제지 오전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군요.

멋진 날씨와 조망을 기대합니다.

 

한 회원이 지각을 하여 서울을 조금 늦게 출발합니다.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한계령 개방시간은 3시 정도이니 불평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간 기착지인 설악휴게소에 잠시 쉬는군요.

잠에서 깨어 눈을 비비고 화장실을 가는데 누군가 저를 부릅니다.

또 산우들로부터 해방되지 못하는군요.

'잠자리'님.

제가 위에 게시한 책을 쓰기 위하여 백두대간울 확인 답사를 하던 중 도움을 받았던 산악회의 대원입니다.

대학원 석사 논문을 '백두대간'으로 설정을 하여 저에게 도움을 받겠다면서 여러가지를 취재하셨던 분.

그 팀들의 백두대간 졸업-2 산행지가 바로 한계령 ~ 마등령 구간이라는군요.

하산코스는 설악동이 아닌 백담사라 하고.....

어쨌든 오늘 산행을 하다 이 사람 저 사람 또 만나겠군요.

반갑고 행복한 불평(?)입니다.

덕분에 심심찮게 됐습니다.

 

한계령입니다.

현장의 날씨가 영 아니군요.

빗방울도 가끔 날리고.....

관광 버스 두어 대가 또 올라옵니다.

우리 차에서는 저와 다른 한 분.

두 명이 일단 한계령 ~ 대청봉으로 진행을 하고 나머지 분들은 다른 경로를 통해 설악산 어느 곳으로 떠났다 오후에 만나겠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안개비가 날리는 날씨 속에서는 사진 촬영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안개비로 인해 발광發光하는 스트로브 사이로 물방울만 보일 것이며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조망을 하면서 주위를 들러본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고.....

다른 방법을 생각합니다.

 

제 산행 습관상 산행기를 안 쓴다는 것은 좀 그렇고 더욱이 이번에 발간할 책 홍보를 위해서라도 산행기는 꼭 팔요합니다.

그렇다면 뿌연 사진보다는 얼마 전 위 책에  필요한 사진을 넣기 위해 당일로 한계령 ~ 오색을 진행 했을 때 찍은 사진들과 그 전에 진행했을 때 찍어 보관하고 있던 그것들을 적절하게 매치시키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진들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이런 사정상 시간과 눈에 펼쳐지는 장면이 잘 맞지 않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오늘 날씨 사정에 따라 제대로 찍은 사진들을 조합해 얘기를 풀어보는 게  그나마 이 억울함(?)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하죠.

아무리 설악이 가까워졌더라도 자주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잖습니까?

다른 데 들를 곳도 많은데....

 

참고로 산행기의 노란 박스 안의 글들은 이번에 발간될 책의 내용들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책이라서 조금 축약된 부분이 있는데 더 자세한 것은 부연설명으로 갈음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차에서 내립니다.

일단 한계령입니다.

예전엔 오색령이었죠? 

 

옛 이름은 소동라령(所東羅嶺)이었다. 그러던 이름이 택리지나 산경표에 오색령이라고 표기되었으니 적어도 조선 중반기 때인 17세기부터는 오색령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 그 이름이 지금의 한계령으로 바뀌게 된 계기는 197110월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는 인물인 김재규가 1103야공단을 지휘하여 44번 도로를 확 · 포장하면서부터다. 그 덕분에 만들어진 조침령은 순전히 한계령에서 축적한 기술력의 산물이다. 즉 한계령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3군단 예하 3공병여단에서 1983. 6. 10. 착공하여 1984. 11. 22. 완공한 것이 방동(현 진동리)과 서림을 잇는 21km 구간의 조침령 도로이다. 즉 시작은 군사용 비상도로였다.

 

물론 이 비포장도로는 얼마 뒤 일부 포장도로가 되었고, 다시 2006121일에는 터널이 뚫리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참 역사란 알다가도 모를 것이고 돌고 도는 것이 역사일 것이다.

 

더욱이 산경표나 옛 지도에는 오색령(五色嶺)이나 조침령(曹枕嶺)이라 표기되었던 것들이 지금은 오색령이 한계령(寒溪嶺)이 되는 것이나 曹枕嶺鳥砧嶺이 되었다가 지금의 鳥寢嶺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 예전에는 화석화(化石化)된 문화경관을 지명이라고 봤었는데 지금은 집권자나 가진 자들의 필요에 의해서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더욱이 새재가 조령(鳥嶺)이 된 것에 착안하여 무리를 지어 올라야하는 뜻의 조침령(曹枕嶺)하도 높은 고개라 새도 잠자고 지나던 고개라는 의미의 鳥寢嶺이라는 한자로 바꿨다는 것은 너무 자의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겠다.

 

지도 #1

 

한계령에서 설악에 들자면 올라야 하는 계단이 있죠?

03:05

바로 이 매점과 화장실 사이의 계단입니다.

그 옆에는 이렇게 표지석도 세워져 있습니다.

김재규는 이 한계령과는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인물이죠?

이 계단이 108개라는 것이나 이름 그리고 위령비와 설악루의 현판까지......

조금 이따 그 내용을 다시 얘기하기로 하죠.

계단을 오르자마자 만나는 이 설악루의 현판이 예전에는 김재규가 쓴 그것이었는데 이것이 예전의 그것인지에는 의문이 갑니다.

이 설악루가 새로 개보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설악루 앞에서 산행 준비를 하는 그 산악회의 또 다른 분들을 조우합니다..

산이라면 지나칠 정도로 열심이신 분들.....

자신들의 루트를 이야기하면서 함께 진행하면서 설악을 좀 보여달랍니다.

"제가 뭐 아는 게 있습니까?"라고 말은 하면서도 으쓱하면서 기꺼이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두 분이 더 함께 진행하기로 하여 졸지에 인원은 4인으로 불어납니다. 

좋습니다.

아는 건 없지만 책 팔아주신다 하니 서비스로 아는 것만 말씀드리기로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가 펼쳐질까요.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한계령의 키포인트는 우선 입구의 위령비입니다.

초소 옆의 그 위령비부터 보기로 하죠.

앞보다는 뒤입니다.

이 위령비 뒷면에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 위령비가 산악인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사실과  한참이나 동떨어진 얘기입니다.

내용인즉슨 이 한계령 공사를 하다가 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7인의 장병 이름입니다.

좌측에는 이 공사를 지휘한 부대의 부대장 이름도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한 당시 3군단장 김재규가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놓은 표지석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김재규는'라는 이름은 누군가 쪼아내서 없애버려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10, 26. 사건 이후의 일일 것입니다.

매번 오늘같이 새벽에 지나다 보니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질 수 없었던 것을 지난 번 산행에서 건진 것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설악산에 들었는데 설악산을 보면서 오르기로 하죠.

사실 한계3거리까지 뭐 볼 게 있습니까?

더욱이 이런 새벽에...

그것도 안개비가 스멀스멀 내리는 오늘 같은 날씨 속에서....

 

수리산이 설악산?

 

드디어 설산의 대명사 설악산(雪嶽山)이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곳이야!”

그래 이제 다 왔다. 이번 구간하고 다음 구간인 미시령 ~ 진부령을 하면 그 긴 백두대간을 다 마무리하게 되는구나. 근데 설악산이 눈이 많이 오는 산이라고 해서 설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니야. 물론 신증동국여지승람같은 옛 문헌을 보면 그런 취지의 글이 실려 있기는 해. 하지만 조선시대의 그런 문헌에 그렇게 씌어져 있기 때문에 설악의 유래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지.”

그래? 금시초문이네. 전혀 의심이 없었는데.”

그럴 거야. 이 설악도 사실은 雪嶽이라는 한자의 뜻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우리말 수리에서 온 이름이야. 한자가 들어오기 전에 우리 고유의 언어로 부르던 이름이었지. ‘수리에 큰 산을 뜻하는 악()이 붙으니 발음이 어떻게 되겠어? 수리악이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들어 설악이 된 거야. 그리고 그걸 한자로 쓰려고 하다 보니 마침 이 산에 겨울이면 눈이 워낙 많이 오기도 하니까 설()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의문도 없이 자연스럽게 雪嶽山이 된 거지. 그러니 설악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때는 아무래도 세종대왕 이전이겠지.”

 

오늘은 할 얘기 많겠네?”

그래. 오색령 얘기는 지난 구간에 어느 정도 했고. 이제 설악의 서북능선을 얘기하고 대청에 가서는 대청산장과 화채능선 그리고 잡채능선도 얘기해 보자. 관련하여 우리가 대간길인 이박사 능선을 타지 못하고 소청봉으로 우회해야만 하는 사연도 살펴봐야지. 그리고 만경대 얘기도 하고 공룡으로 가서는 천화대도 봐야겠지. 저항령을 넘어 황철봉을 보면서 설악태극종주 코스도 눈여겨봐야겠지. 그러고 나면 바로 미시령으로 떨어져.”

 

한계령과 10 · 26의 주역 김재규를 떼어놓고 얘기하기는 건 쉽지 않다. 오색령이라 부르던 고개에 한계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건 사실 오로지 그의 작품이다. 197112월 김재규가 1103야공단을 지휘하여 44번 도로의 확 · 포장 공사를 끝내고는 이 고개 이름을 한계령으로 부르게 한 것이다. 소동라령이었던 이름이 오색령을 거쳐 한계령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럼 오늘 구간을 시작하자. 한계령 휴게소에서 설악루를 거쳐 한계령 삼거리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 계단의 개수(個數)108개이다. 불교신자였던 김재규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의미 있는 숫자로 맞춘 듯한 느낌이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만나는 정자인 설악루의 현판도 그의 글씨란다. 그러고는 공단사무소가 있는 인원 체크기 바로 옆에서 위령비를 만나게 된다. 이 공사를 할 때 동원되었다가 아까운 목숨을 잃은 1103야전공병단 공병대원 6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김재규가 세운 것이다. 그 위령비의 희생자 옆에 김재규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10 · 26사건이 일어난 후 누군가에 의하여 쪼아져 지금은 그 이름은 볼 수가 없고 다만 그 흔적만 볼 수 있다.

 

맑은 날 이 루트를 오르다보면 잠시 허리를 펴는 곳이있습니다.

한참 오르다 잠시 바위가 나타나고는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지는 곳이죠?

관심있다면 그 바위에 올라 뒤를 돌아보게 되죠.

얼마 오르지 않았지만 설악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은 반사적으로 일으키는 절차일 것입니다.

그러면 필시 우리가 한계령에 내리자마자 산행 채비를 하면서 그냥 흘려보냈던 저 절개지가 보입니다.

보이면 뭐합니까?

대부분 그냥 별 생각없이 지나치게 되는데.

설명이 좀 필요한 대목입니다.

특히 대간을 하는 분들에게 그렇습니다.

대간을 하는 분들이 거의 다 빼먹는 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참고도 #1  백두대간 길

 

바로 위 참고도 #1의 노란색 구간이 바로 그 빼먹는 구간입니다.

북진을 하는 경우 이런저런 수단을 동원하여 필례약수 입구 도로로 무사히(?) 하산을 하기는 합니다.

그러고는 잽싸게 산악회 차량을 불러 현장을 떠납니다.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를 공단 직원들과의 원치 않는 조우때문이죠.

아니면 아예 이 구간만큼은 남진을 택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른 새벽에 출발함으로써 공단직원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어쨌든 꾼들의 들머리나 날머리는 모두 한결같이 필례약숫길 도로입니다.

그 다음 구간은?

그렇죠.

오늘같이 당연히(?) 그것도 너무 당연히 한계령 주차장에 하차하여 지금같이 그냥 '무념, 무심'하게 한계3거리로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의식이 있어 "악착같이 대간길을 완벽하게 말아 먹겠다!"는 서원을 세우더라도 '필례약숫터 길 ~ 1004.9봉 ~ 한계령' 구간은 저 절개지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서슬퍼런 공단직원들의 감시 눈초리를 피한다는 것도 그다지 쉬워보이지 않고 민간인들의 눈 또한 너무 많습니다.

"사실 그 구간을 하려고 했는데 그래서 포기했다."

저는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겁니다.

 

자, 그럼 그 바위봉을 내려와 잠시 바위에 로프까지 매어져 있는 비알을 내려갑니다.

어제 비가 많이 온 것 같습니다.

바위가 미끌미끌....

안전사고에 유의를 하여야겠죠?

03:20

이럴즈음 낮이었고 날씨만 좋았다면,

'야!'하고 탄성을 울릴 시간입니다.

딱 그럴 시간입니다.

좌측으로 귀청이 보이기 때문이죠.

드디어 설악의 품으로 들어온 느낌을 갖습니다.

우리나라 너덜지대라고 하면 북설악의 황철봉 너덜과 바로 저 귀청 너덜이 제 이름값을 합니다.

물론 밀양의 얼음골 너덜도 유명하긴 합니다.

하지만 산에 오르는 난이도를 직접 느껴본 이들이라면 아무래도 황철과 귀청의 그것들을 더 쳐주는데 주점함이 없을 것입니다.

한편 황철봉의 너덜을 그 동네 사람들은 '선담'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는 너덜, 너덜겅, 돌소렁이라고 불리지만 지질학적 용어로는 애추(崖錐)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나타나는 이정표를 보게 됩니다.

이제 1km 왔군요.

그러니 공단 이정표 상 한계령부터 중청대피소까지 거리는 7.7km 그리고 대청봉까지는 8.3km로 계산이 되는군요.

03:25

음...

가리봉.

그 우측으로 조그맣게 주걱봉도 보이죠?

저길 가기위해서는 아까 그 필례약숫길에서 대간길로 올라서서 1004.9봉으로 올라서 동진을 하여야 하는데 혼자서는 어려운 루트입니다.

저는 1987년인가?

그때 하고서는 미답이니 벌써 30년 정도가 지났군요.

정말 멋진 코스인데....

그 길이 참고도 #1의 '가리봉 루트'입니다.

비법정탐방구간인 게 마음에 좀 걸립니다.

대간길 곳곳이 비탐방구간!

청년일자리 늘리는 방안이 여기 또 있죠?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예산을 많이 주어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탐방로를 정비한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구간 특히 대간길은 열어줘야죠.

탐방객 수를 조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지역에 드나드는 사람들도 확실하게 단속을 하고.....

맞아 뒤질 얘기일 지도 모르겠지만 쓸데 없는 문화재 관람료 조로 징수(?) 당하느니 떳떳하게 국립공원시설관리비로 자진 납부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입니다.

가끔은 불자佛子이기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꼭 이럴 때입니다. 

03:30

각설하고...

이쯤되면 우측으로 대간길이자 서북능선의 연봉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그 바위봉을 내려오면,

평평한 길로 떨어져 길 한가운데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봅니다.

사람들이 그 나뭇가지에 앉아서 사진을 찍느라 얼마나 나무를 고생시켰던지 반질반질합니다.

지도 #1 '가'의 곳의 계단을 오릅니다.

계단 안으로 들어와 있는 저 나무를 조심하여야 합니다.

고개 숙이고 정신없이 오르다 박치기하기 십상입니다.

술에서 덜 깬 상태로 오르다 신령님으로부터 호되게 당한 제 경험담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겠죠?

기억 속의 다리를 지나,

잠시 뒤를 돌아보는데....

작은점봉산1295.5m이 뾰족하게 보이는군요.

그 너머가 곰배령이죠.

그러고는 한계령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귀청으로, 우틀하면 대청으로 각 진행하게 됩니다.

한계령에서 이곳까지 보통 1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오늘은 조금 더 걸렸군요.

대원들과 이 얘기 저 얘기 하느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를 부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볼 것도 없으니 바로 우틀하여 대간길을 이어가지만 상상 속으로 그림을 그려봅니다.

어디 한 번 둘러볼까요?

우측으로 중청이 보이고 그 왼쪽이 소청.

그리고 저 뒷라인이 공룡능선.

바로 아래가 용아장성인데 아직은 머리 부분만 보이고 그 전모를 보여주기에는 여기가 너무 좁습니다.

가운데 볼록 올라온 것이 속칭 마등봉1326.7m.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저 마등봉을 세존봉으로 표기하여 놓았는데 세존봉은 비선대로 내려가는 좌측 라인에 있는 것이죠?

이따 보게 될 것입니다.

그 좌측 라인이 황철봉1379.5m 라인.

이곳에서 마등령이나 황철봉을 보는 게 대청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가깝죠?

한계리의 모란골에서 올라오는 J3의 배병만 방장이 설정한 설악태극종주(약칭 '설태')코스와 만나는 곳도 이곳입니다.

이제부터 대간길은 서북능선을 타고 대청봉까지 진행합니다.

한계3거리를 지나 20분 정도 진행하면 드디어 발목이 붙들리기 시작하죠?

좌측 뒤로 점봉산1426m과 그 우측의 작은점봉산이 보이니 그 뒷줄이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한 한강기맥입니다.

점봉산 앞의 망대암산1246.7m은 점봉산에 파묻혀 있는 것 같고....

오히려 1124.1봉이 대간길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측의 이런 바위봉은 애교스럽고....

설악산의 4.2km 혹은 4.8km는 다른 곳의 거리보다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악산惡山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 악산이라 함은 나쁜 산이 아니고 바위가 많은 산이라는 얘기죠?

04:40

뿌리까지 나온 나무.

사람들이 너무 다닌 게 원인이겠죠.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지....

그런데 어두워 확실치는 않지만 이런 곳 상당부분이 철제 다리로 보완됐음을 오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좌측을 주시합니다.

용아장성 때문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우린 그런 데 안 갑니다.

 

사실 살방살방 이런 거나 보고 걸어도 조금도 아쉬움이 없는 곳입니다.

가리봉과 우측의 주걱봉까지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그 좌측으로는 한석산1119m과 매봉1066m이 보이고...

점봉산 좌측으로 늘어진 대간 라인.

그 좌측이 갈전곡봉1196.3m이니 그 뒤 희미한 라인이 오대산입니다.

 

점봉산.....

그러면 그 우측으로 가리봉과 주걱봉도 다시.

가리봉 좌측 뒤의 한석산과 매봉도 ....

좋다!

그 우측 그러니까 서북능선의 맹주 귀청도 한 방!

공룡이나 용아는 조금 이따!

소청, 중청과 앞의 끝청도 여기서는 오케이!

그러고는 1454.9봉에 오릅니다.

날은 밝아오지만 조망이 더럽기는 여전합니다.

실제 여기서 뒤를 돌아보면 이런 모습이죠.

귀청을 한 번 더!

조금 당겨서 좌측에 포인트를 주고 ....

귀청.

가리봉과 주걱봉.

가운데 한계령 도로인 44번 도로와 그 지선支線인 필례약수로 내려가는 도로의 갈림길을 봅니다. 

대간길이 명백하게 보이죠?

비록 마음 속으로지만....

대원들도 다들 그렇게들 느끼고 있습니다.

아쉽습니다.

점봉산과 작은점봉산.

그리고 그 앞의 망대암산.

갈전곡봉.

아무래도 오늘 조망은 틀렸습니다.

그냥 그림으로 마음으로만 만족합니다.

1464.8봉에서 이정표를 보고.....

사진은 더위에 늘어진 모습들입니다.

오늘 이 날씨 덕분에 파김치같이 늘어지지 않아서 좋으나 조망을 직접 못보니 그게 좀 아쉽습니다.

예전에 이 부근에서 보았던 '개선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1460.7봉의 삼각점은 그냥 통과하고....

지도 #2

끝청 올라가기 바로 전에 뒤로 돌아봅니다.

이제 가리봉도 시야에서 사라질 때가 되어 갑니다.

점봉도 멀어지고....

지나온 서북능선 뒤로 가리봉과 주걱봉을 보고 좌측으로는 점봉산으로 올라가는 대간길이 선명합니다.

좌측 가리봉,

가운데 귀청 그리고 그 뒤로 안산.

안산 우측 뒤가 용늪의 대암산1309m.

06:23

날이 밝았습니다.

끝청의 출입금지지역.

예전에는 이 길을 통해 오색으로 내려가기도 했었죠.

끝청에 올라 또 봐도.....

안산 우측의 뒷라인이 남쪽 백두대간의 끝 향로봉과 이어진 칠절봉1172m에서 가지를 친 매봉산 ~ 명당산 라인.

그 뒤가 희미하긴 하지만 소양지맥(신산경표에서는 도솔지맥).

개스가 끼지 않았을 때에는 명백하게 대암산1309m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속으로만 봅니다.

여기서 대암산을 보는 것보다 대암산에서 이곳을 보는 게 더 확실했던 기억이....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지저분하죠?

사진에 글을 집어 넣지않는 게 제 소신인데 오늘은 이해의 편의를 위해서  격식을 깨봤습니다.

끝청 뒤로 자리를 이동합니다.

사람이 여럿이다 보니 중간에 간식을 먹으면서 노닥거리는 횟수가 많아지는군요.

시간이 지체되는 이유입니다. 

고도를 높이니 용아가 더 확실해집니다.

용아장성의 시작을 보고 싶습니다.

그 자리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봉안처인 절집 봉정암이 있겠죠? 

혹시라도 놓칠까봐 눈을 씻고 봉정암을 찾아봅니다.

중앙 하단....

간신히 찾았습니다.

1984년 갔을 때에는 봉장암 옆에 매점이 하나 있어 등산객들 상대로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숙박도 할 수 있었는데 참 초라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 매점 뒤에 다 쓰러져가는 대웅전에서 스님이 한 분 계셨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달라졌더군요.

불교신자가 늘어서 그런가?

저 봉정암 뒤로 용아장성 릿지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지만 매년 한두 명씩은 목숨을 잃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우측으로 넘어가면 정규등로로 가야동 계곡 ~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갈 수도 있고...

그러니 오세암 지나 내설악 만경대에서 이 용아장성을 한눈에 조망하는 루트도 고려해 봄직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끼리 사진이나 찍습니다.

대단한 건각 '칼있으마'님.

오늘 저때문에 좀 답답하셨을 듯.

덕분에 저도 한 장 남겨봅니다.

한 달동안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하고 매일 간기능 검사나 하다보니 체형이 영 아닙니다.

저래가지고 산에 다닌다고  떠들고 다니니....

여하튼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용아장성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용아장성은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것 보다는 올려다보는 것이 제격입니다.

그래서입니까?

오세암 바로 옆의 만경대萬景臺가 그런 이유로 만경대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겠죠?

 

잠깐 만경대를 살펴봅니다.

책을 인용하기로 하죠.

장면은 백두대간 공룡능선에서 화채능선을 보며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그래. 지난 번 점봉산에서 남설악의 만경대를 얘기했지? 거기도 만물상이 있었고. 여기도 마찬가지야. 저 집선봉 일대를 만물상이라고 해. 금강산에서 따온 이름이지. 설악에는 세 개의 만경대가 있다고 했지? , 내설악 그리고 남설악의 것 등. 저 화채봉 조금 못 미친 1253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면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거기에 만경대가 있지. 거기서 보면 저 만물상이나 공룡의 천화대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또 내설악의 만경대는 아까 마등령에서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잖아? 그 길은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인데 오세암에서 백담사로 가기 위하여 첫 번째 계곡을 건너 언덕을 오르자마자 왼쪽으로 탐방로 아님표지판이 있어. 그 뒤로 10여 분 정도 올라가면 멋진 암봉이 나오지. 거기서 왼쪽으로는 오세암 전부를, 오른쪽으로 가서 보면 용아장성릉 전부와 서북능선을 한눈에 담을 수가 있지. 만경대란 그런 곳이야.”

그럼 만경대에 특별한  시설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암봉 같은 곳이라는 얘기네? 하긴 대()라는 게 봉우리 정상이 바위로 되어 있고 그 바위 위의 평평한 곳을 얘기하는 것일 테니....여기도 만만치 않은데. 설악 전부가 다 보이네. 동해에서 북설악까지 말이야.”

이따 오세암을 지나면서 다시 만경대를 보기로 하죠.

조금 더 가면 가리봉과 주걱봉은 안녕을 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끝청에서 중청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바로 조망처 하나가 더 나옵니다.

좌측끝의 소양(도솔)지맥이나 우측의 백두대간 칠절봉 ~ 향로봉 라인도 그렇고....

사실 별 볼일 없게만 느껴졌던 중청봉도 자세히 보면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흉물단지 두 개의 탁구공만 없다면 말입니다.

그런 안타까운 생각에 마음 속으로만 중청을 그려봅니다.

그 우측으로 대청도 말입니다....

아!

대청이 .....

끝청이 이런 곳입니다.

좌측 뒷라인.

점봉산 ~ 작은점봉산 ~ 우측의 가리봉......

13:35

중청봉은 우측으로 사면치기합니다.

그러면 봄이었다면 갓피어난 철쭉 뒤로 대청봉으로 오르는 길이 펼쳐지겠죠?

가슴이 뛰기 시작할 때가 이즈음입니다.

대청을 오르기 전 일직선으로 서 있는 공룡의 등背을 볼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저 대간길은 왼쪽 사면을 따라 내려와서 희운각 대피소 옆으로 떨어지게 되어있고 그 루트는 공룡과 이어지죠.

그 왼쪽 능선을 속칭 '이박사능선'이라고 합니다.

비가 왔을 경우 저 이박사능선의 왼쪽으로 흐르는 빗방울은 희운각 좌측의 개울(영실천 상류)로 흘러 가야동 계곡을 따라 북천이 되어 소양강으로 흐른 다음 북한강 ~ 한강이 되어 서해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숱한 지맥들을 다 가르게 되겠고.... 

이박사능선 우측으로 가는 빗방울은 천불동 계곡으로 흘러들어서는 쌍천이 되어 동해로 흘러들어 가게 됩니다.

빗방을이 저 능선에서 왼쪽으로 가느냐 오른쪽으로 가느냐 그 한끗 차이가 동해로 가느냐 서해로 가느냐 그 운명이 결정되는 겁니다.

이게 백두대간의 기본 역할입니다.

그리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제1법칙입니다.

즉 백두대간은 나라를 동서로 구분하는 우리나라의 기본 아버지 산줄기입니다.

그 북쪽에는 우리나라의 최고봉이자 신령스러운 백두산이 있고 남쪽에는 남한의 최고봉 지리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놀랄만한 신의 조화이자 배려입니까!

'태백산맥은 없자'의 저자 조석필 선생은 이 신비한 조화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산들이 거기에 있을 뿐!'

 

자, 어서 빨리 가봅시다.

06:52

소청으로 빠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대간을 하시는 분들은 대청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죠.

아까 그 이박사 능선이 비탐방구간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부득이 끝청삼거리 ~ 대청 ~ 끝청삼거리 ~ 소청 ~ 희운각....

그러면서 희운각에서 물을 건너게되는 것이죠.

 

바람이 무척 거셉니다.

빗방울도 얼굴을 때리고...

그러니 얇은 비옷을 입은 분들이 점점 더 많이 눈에 띕니다.

중청 대피소 앞에서 이 아름다운 정경을 떠올립니다.

자, 어디 볼까요.

드디어 좌측으로 공룡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그 우측 뒤로는 울산바위도 보이겠죠?

중앙의 저 하얀 바위덩어리가 울산바위죠.

그 왼쪽 뒤가 아까 본 신선봉.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조망처를 가진 저 신선봉.

그러니 그 왼쪽 능선이 백두대간의 황철봉.

바로 앞으로 옵니다.

초록색 나무 숲 옆부터 흰산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좌측으로 뻗어가고 있는 줄기가 바로 공룡능선.

그 숲이 좌측으로 끝나는 지점에서 동쪽으로 흘러가는 바위의 이음이 천화대天花臺.

천상의 꽃길이라는 얘기죠.

그런데 天花臺입니까? 아니면 天花帶입니까?

그 천화대의 중심은 뭐니뭐니해도 공룡과의 이음 부분에 있는 저 멋진 범봉이죠.

예전 달력을 보면 항상 한 장을 장식하고 있던 범봉.

그 좌측의 1275봉도 잘 생겼긴 마찬가지입니다.

그 바위군의 끝에 세존봉이 서있습니다.

그러니까 황철봉 바로 앞의 뾰족한 봉우리로 보이는 곳이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가는 능선좌측에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신선봉으로 가볼까요.

신선봉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우측 맨 뒤가 이곳 대청이죠.

앞 바위 연봉이 울산바위고....

이 신선봉은 이렇게 일출 감상지로 최적지입니다.

우측으로 눈을 돌릴까요.

좌측 하단이 공룡이 시작되는 신선대.

가운데 천불동 계곡을 사이에 두고 우측으로 흐르는 능선.

화채능선이죠.

가운데 최고봉이 화채봉1328.3m이고 그 좌측이 칠성봉1093.6m 그리고 우측 봉우리가 1216.7봉.

여기서 보이지는 않지만 저 화채봉에서 칠성봉과 1216.7봉이 갈리면서 골이 형성되죠(산자분수령의 제1법칙).

그 골짜기가 피골입니다.

지금은 비탐구간으로 막혀있지만 예전에 대청봉에서 설악동으로 가장 빨리 내려가는 코스는 바로 이 화채봉 루트였습니다.

대청 ~ 화채봉 ~ 칠성봉 ~ 집산봉 ~ 권금성(케이블카 이용) ~ 설악동으로 가거나 혹은 피골 서능선이나 피골 동능선을 이용했었습니다.

쌍팔년도 이야기 같습니다. 

참고도 #2  피골개념

 

추억도 되살릴 겸 지도 하나 보기로 하죠.

이 개념도에 나오는 숫자는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화채 능선을 봤으면 여기서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까 잠깐 이야기했던 곳입니다.

바로 만경대입니다.

어딜까요?

대청에서 화채능선을 타고 화채봉에 오르기 바로 전에 있는 1253봉이 포인트입니다.

1253봉은 바위봉이기 때문에좌측으로 우회를 하여야 하는데 좌측으로 된비알을 만나게 됩니다.

이 루트가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쪽으로 기가막힌 정경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참고사진  외설악 만경대 부근에서 화채의 만물상, 집선대를 보며...

 

대강 뭐 이런 곳인데 가보면 이래서 설악, 설악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울산바위 우측으로 이어지는 흰 암봉의 달마봉631.9m도 놓치면 안됩니다.

황철봉 ~ 울산바위 ~ 달마봉  ~ 주봉산은 해맞이 공원으로 이어지는 설태 즉 설악태극종주코스입니다.

말이 길어지니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죠.

참고로 울산바위를 본 김에 한 마디 더 할까요?

울산바위에 대해서 여러가지 얘기가 있죠?

금강산의 바위를 옮기다가.... 혹은 고성군수와 울산시장이 자릿세 다툼이라든가...

사실 울산바위의 옛 이름은 천후산(天厚山)이었다. 바람이 세게 불면 바위에 부딪쳐 소용돌이를 치면서 마치 하늘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니 울음()산이 울산이 되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중요한 이름이 이산(籬山)인데 생김새가 울타리()를 쳐놓은 것 같다고 울타리 를 썼던 것이다. 실제로 울산바위는 아래서 보건 혹은 위에서 보건 바위로 둘러친 큰 울타리 같이 보이기는 한다. 이런 이유로 생긴 울산바위가 지역이름인 울산(蔚山)으로 와전되어 설명되기도 한다.

같이 걷고 계시는 분들이 바로 화채를 가고 싶어하시는군요.

화채는 비탐구간이니 다음에 개방된 후에....

여기서는 산을 보는 방법이라든지 읽는 요령만 우선 봤습니다.

물론 지도 읽기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

07:03

중청대피소로 들어갑니다.

가방을 대피소 한켠에 놔두고 바람막이 하나 걸치고 올라갑니다

대청 우측의 화단이 많이 울창해졌습니다.

구상나무도 커졌고......

예전에는 허전했었는데 그동안 보존이 잘 됐습니다.

우측으로 점봉산........

가운데 멀리 가리봉.

우측으로 귀청과 그 뒤 안산.

뒤를 돌아 중청과 우측의 소청도 보고...........

 07:22

날은 좀 양호해지는데.....

역시 산꾼들은 날씨에 상관없이 찾을 곳은 다 찾습니다.

벌써 대청봉엔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1등급 대삼각점(설악11)도 보고.....

정상석 사진도 한장 남깁니다.

대원들과 함께 예전 대청산장이 있던 자리를 봅니다.

그 터는 이렇게 풀과 나무들이 사는 곳으로 복원되고 있고....

좌측으로 화채능선과 잡채능선(관모봉 능선을화채에 빗대어 부르는 이름) 갈림길이 보입니다.

거기까지만 보고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옵니다.

대피소 안 취사장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침을 들고 계시는군요.

막걸리에 소맥 두어 잔 곁들이고 ....

저의 산에서의 주식은 빵이었는데 여기서는 밥까지 먹고.....

이하 이어지는 사진은 제가 2016. 5. 21. 진행한 것입니다.

저희가 대피소를 나온 시간이 08:24이니까 사진의 시간 표시와는 약 70분 정도 차이가 나는군요.

다시금 진행할 공룡능선을 개요를 살피듯이 짚어보고....

 

끝청 갈림길에서 우틀합니다.

이 지점이 곧 서북능선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대간길이 아닌 우횟길을 걷습니다.

대간길에서 이탈합니다.

중청봉은 사면치기로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어느 정도 사면을 돌자 정면으로 귀(떼기)청봉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가운데로 용아장성도 고개를 들이밀고 있고....

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그러니까 저 용아장성 좌측으로 흐르는 물은 구곡담계곡으로 흘러 소청의 지천 물과 합친 다음 다시 용아장성 우측의 가야동 계곡물과 합쳐져 수렴동계곡 물이 되어 북한강으로 흐르게 되겠군요.

좌측으로 멀리 백두대간의 칠절봉1172.2m에서 흘러내린 매봉산1271.1m 줄기가 보입니다.

08:43

바로 봉정암으로 갈리는 지도 #2의 '나' 소청봉1581m 3거리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봉정암을 거쳐 수렴동 계곡 혹은 가야동 계곡을 통하여 백담사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우틀하여 예의 돌계단을 따라 희운각 대피소로 내려갑니다.

예전엔 겨울에 이곳을 그저 썰매타듯이 앉아 미끄러져 내려갔죠.

지금은 곳곳에 철계단을 많이 만들어 놓았더군요.

 

공룡 신선대가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이 사진이 아주 중요하죠?

희운각에서 올라오는 저 보라색 실선때문에 그렇습니다.

백두대간은 저 보라색선을 따라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저 신선대로 오르는 루트는 암벽으로 되어 있어 사실 능선을 걷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간꾼들이 자일을 갖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주황색 길로 진행을 하게되는 것이죠?

물을 건너면서 말입니다.

산자분수령에 위배되는 또 다른 한 구간이라는 점을 인식합니다.

이따 현장에서 확인하기로 하죠.

그런데 이리가면 어떻고 저리가면 어떻냐?

혹은 좀 생략하면 어떠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대간하는 분들에게 얘기하면 좀 곤란해집니다.

산에 왜 가느냐고 묻는 거와 다를 바 없는 질문이고 얘기니 말입니다.

그 공룡은 1275봉을 가운데 두고 그 뒤로 마등령 줄기가 우측으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이 발목을 잡습니다.

그래야 정상인데 오늘은 영.....

내려오는 길에 우측에 보이는 기암은 오히려 보너스 성격.

이제 공룡이 눈높이 만큼 다가온 걸 보니 많이 내려왔습니다.
우측 정상이 신선대.

모르긴 몰라도 저 신선대에 올라서면 공룡이 진행되는 모습과 소청에서 우리가 내려온 길, 대청에서 이박사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대간길 그리고 죽음의 계곡과 염주골이 양폭에서 천불동이 되어 만나는 모습.

그리고 화채에서 만경대로 내려오는 1253봉 능선 거기에 화채에서 칠성봉 그리고 집선봉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기절하지 않겠습니까?

북쪽으로 보이는 울산바위, 황철봉, 신선봉 그리고 달마봉 정도는 그냔 양념 정도일 겁니다.

그래서 이름이 신선대神仙臺 아니겠습니까?

좌측 공룡의 신선대와 우측 중앙의 화채봉과 그 좌측의 칠성봉을 봅니다.

음...

1275봉.

신선대.

1980년도 이전에 공룡능선을 탈 때에는 저 신선대를 올라 암봉으로 진행을 했었죠?

잠시 날이 개는 듯 합니다.

우측을 봅니다.

다행히 우측 이박사 능선에서 희운각으로 오는 줄기를 그려봅니다.

이박사능선의 마지막 마디일지언정 선명하게 보입니다.

희운각 대피소 지붕이 보이고 그 뒤로 화채능선이....

가운데 뾰족한 게 화채봉.

화채봉 앞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이 외설악 만경대로 내려오는 1253능선.

그 끝은 양폭산장입니다.

다 내려왔습니다.

 

09:22

대청봉과 중청봉 사이에서 발원하는 가야동계곡의 원천인 영실천입니다.

좌측의 이 길이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이제 서서히 길의 흔적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말로는 복원되고 있습니다.

저도 물을 건너 이제부터는 대간길을 걷습니다.

 

희운각 대피소 소고

 

희운각 대피소의 이름에 대해서 견해가 갈린다. 희운이라는 이름은 1969. 2. 15. 베레스트 원정대의 동계훈련을 하던 '고요의 계곡에서 10명의 대원이 눈에 묻힌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 이 사건은 신문 호외로 알릴 정도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이때 희운(喜雲) 최태묵이라는 이가 이곳에 변변한 대피소 하나 없어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사재를 털어 원정대원들의 동계훈련 시 베이스캠프 정도로 쓰일 대피소를 만들어서 이를 기부하였다. 그래서 이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호 '희운'를 따 이름을 지었다는 설과 그 이전부터 어떤 이유로 '희운각'이라는 팔각정자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대피소를 만들면서 그 정자의 이름을 따서 '희운각 대피소'가 되었다는 설이 양분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어느 분이 상당한 돈을 출연하여 대피소를 만든 것은 맞는 거 같다. 기록에 의하면 19655월경 이 자리에 이미 희운각이라는 팔각정이 있었다. 그러니 어쨌든 그 정자의 이름을 따서 희운각 대피소라고 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대피소를 지나 전망대를 잠깐 들르기로 합니다.

여기서는 공룡의 신선대와,

오른쪽 뒤의 화채,

 

그리고 가운데 대청과 우측의 중청, 소청이 보이는데 대간길이 대청봉에서 좌측 라인을 타고 이리로 내려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렇죠? 

09:43

희운각 대피소에서 20여 분 놀다가 일어납니다.

그러고는 무너미고개입니다.

여기서 우틀하면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겠고,

직진하면 공룡능선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직진을 하여 3분 정도 들어가면 우측으로 119구조목이 보입니다.

로프를 넘어 우틀하면 예전 공룡길로 이 길은 신선대로 진행하여 암봉을 타야하는 전형적인 암벽구간입니다.

아까 자세히 보았었죠?

바로 좌측은 가야동 계곡을 통하여 오세암으로 진행하는 루트이고....

저희는 당연히 직진하여 일반 등로로 걷습니다.

 

개울을 건넘을 확인합니다.

그러면 공룡의 첫 암벽이 나옵니다.
로프를 타고 오르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여기서 보니까 백두대간길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가운데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능선이 소청에서 내려오는 길과 확연히 가야동계곡으로 구분이 되며 대간 길은 좌측의 신선대로 부드럽게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설명할 게. 지금 이 사진은 공룡능선에서 대청봉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야. 우선 사진을 보자.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은 사진 상 명백하고 그리고 능선이 외설악을 감싸고 있는 화채능선이야. 이 능선은 대청봉 ~ 화채봉 ~ 칠성봉으로 연결되어 피골능선과 이어져 설악동으로 가는 산줄기지. 그리고 의 곳이 아까 끝청삼거리이정표가 있던 곳으로 조금 이따 다시 올 곳이라고 했던 곳이고. 그러니까 우리는 끝청에서 중청을 거쳐 지금 이 대청봉으로 올라왔잖아. 대간길이라는 게 중복이라는 게 절대 없거든. 그런데 우리는 다시 끝청 삼거리 로 내려가서는 거기서 우회전하여 소청봉 방향의 능선을 타야 돼. 그러고는 소청봉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능선 를 타고 희운각 대피소가 있는 로 내려오게 되지. 이게 현재의 등로인데 대부분의 대간꾼들은 이 길을 대간길로 알고 그렇게 진행을 해.”

대간길은 중복되는 길이 절대 없는 한 라인으로 된 거 아니야? 그런데 끝청 삼거리 ~ 대청봉구간은 예외란 말이야?”

의아해 하는 장감독의 의문은 충분히 이유가 있을 수밖에. 그도 이제 대간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어엿한 대간꾼인데.....

그럴 리가 있겠어? 대간길은 백두산부터 지리산 천왕봉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맥()이야. 여기에 예외가 있을 리가 있겠냐고. , 그럼 보자. 우리가 지금 능선 로 내려올 경우 대청과 중청 사이에서 발원하는 영실천을 건너게 돼. 물을 건너는 대간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도 별다른 의심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물을 건너게 된다? 대간길이 희운각 대피소 앞의 영실천을 건너게 된다? 이곳이 산자분수령의 예외 구간이라도 된다는 것이겠어? 아니지! 사실은 저 대청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능선 가 오리지널 백두대간 길로 이른바 속칭 '이박사 능선'인데 지금은 폐쇄된 구간이야. 지금 이 출입금지팻말이 그걸 얘기해 주는 거고. 지금 이 로프를 넘어 가는 이 구간이 대청 ~ 희운각 대피소 ~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보니 능선이 반들반들해지고 나무들은 다 뿌리를 들어날 정도가 되었지. 거기에 더하여 겨울이나 악천후 시에는 안전사고까지 발생이 되기도 했고. 공단 측에서는 생태계 복원 차원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부득이 이 구간을 폐쇄하게 되었던 거지. 백두대간이 산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이었어. 그렇게 시작한 자연휴식년제가 이 구간의 경우 2017. 2. 28. 종료되었는데 또 연장했을 것이니 사실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는 실정이야. 그러다 보니 대간꾼들은 부득이 저 소청 방향으로 진행을 하여 희운각 대피소로 가면서 대피소 앞에서 부득이 물을 건너게 되는 것이지.”

 

한편 저 대간길인 이박산 라인 좌측의 골짜기 가 예전에는 '고요의 계곡'이라는 이름을 가졌었다. 그러던 것이 1969년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동계훈련을 하던 중 눈사태로 10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죽음의 계곡'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화채능선 우측의 가 염주골로 거기서 발원하는 물은 죽음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에 합쳐져 천불동 계곡 물의 본류가 된다. 그러고는 저항령과 황철봉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들을 받아 쌍천이 되어 동해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똑같이 대청봉에서 흘러내리는 물도 저 이박사능선 우측으로 흘러가는 물인 영실천은 가야동계곡으로 흘러 북천이 된 다음 소양강이 되어 북한강을 이루고는 양수리에서 한강이 되어 서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그러니 한 끗 차이로 우측으로 간 물방울 하나는 서해로 가고 좌측으로 간 다른 물방울은 그 물방울과는 절대로 단 한 번의 만남도 없이 동해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0.8km 오는데 27분 걸렸군요.

이 지점에서 신선대에서 내려오는 암봉과 만나 다시 대간길에 접속하게 됩니다.

음..

우측 범봉.

중앙 가운데 1275봉.

그 뒤 마등령.

마등령 우측이 세존봉.

그 뒷라인이 황철봉.

제일 뒤가 신선봉 라인....

결국 주릉이 백두대간이라는 겁니다.

좌측 용아장성 너머 귀청은 계속 따라오고....

음...

천화대의 범봉, 왕관봉....

돌멩이를 타는 분들의 흑범길이니 염라길, 석주길....

그 뒷줄이 마등령 뒤 1326.7봉(속칭 마등봉)에서 세존봉...

그 뒷줄이 황철봉라인.

그 우측이 울산바위.

그 뒤가 신선봉....

울산바위 우측이 달마봉631.9m.

달마봉 앞 그러니까 그림 우측의 집선봉875.2m.

집선봉 뒤가 권금성이 있는 케이블카 기지이겠고....

백두대간 라인.

중심에 1275봉이 서 있습니다.

울산바위....

조망이 없는 오늘....

그래도 공룡에오면 날씨가 개이려니 생각했는데 그 꿈은 멀어져만 갑니다.

천화대 능선으로 빠지는 길이 코앞이군요.

천화대 라인....

우측이 설악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천불동 계곡 건너 화채봉.

화채능선은 좌측 집선봉으로 내려오고...

우측 중앙의 대청봉과 우측의 소청봉.

그리고 지나온 공룡의 흔적....

 이 이정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이 이정표의 좌측 가야동 계곡 쪽으로 보면 바위 밑으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웬만한 갈수기가 아니면 여기서 소량의 물을 건져 목을 축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비가 온 끝이라 그런지 물이 철철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보고....

1275봉 올라가는 길에 산객들이 달라붙어 있군요.

고도를 떨어뜨립니다.

그러고는 치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입니다.

조금 힘을 내야 하죠?

시간이 지체됩니다.

음 멋지고.....

 

우측 뒤 대청과 소청.

비가 오면 좀 미끄러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초봄에도 긴장을 좀 하여야 하고...

1275봉 바로 아래입니다.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지도에는 1266m라고 표기되어 있는 곳인데 산꾼들에게는 1275봉으로 알려져 있는 봉우리입니다.

전에는 이 이정표에 1275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바뀐 것 같습니다.

여기서 30분 정도 맥주와 소주를 털고 갑니다.

정말이지 '칼'대장님의 가방은 그야말로 끝도 없이 나옵니다.

그걸 다 어떻게 지고 오셨는지.....

우측 1275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

위험하게스리...

가운데 나한봉1297.4m 우측으로 마등령이 보이고...

한새봉이라고도 하죠?

먼지를 날리며 1275봉에서 내려갔었습니다.

............. 

지도 #3

세존봉과 우측의 울산바위.

거기서 이정표를 지납니다.

대청봉과 소청봉도 여전히 관측되고....

1280.1봉은 좌로 우회하고....

마등령도 1.2km남았군요.

이 걸음으로는 아직도 한 시간....

더욱 선명해지고 가까워진 세존봉과 울산바위.....

간식 타임에 10여 분 또 휴식......

양보의 미덕을 보여줘야 하는 곳.

도봉산 'Y 계곡'을 항상 떠올리게 되는 곳입니다.

이 코스를 통과해야 나한봉1297.4m이 앞으로 다가옵니다.

제일 뒤 화채능선.

그 좌측으로 중앙에 달마봉과 그 뒤가 속초시내.

세존봉.

멀리 대청봉과 서북능선.

그리고 우측 앞줄이 용아장성.

드디어 오세암으로 빠지는 삼거리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곳을 마등령으로 표기하여 놓았는데,

여기서 멀리 화채능선과 앞의 천화대 라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지도에서의 마등령을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서는 세존봉으로 표기하여 놓아 좀 혼란스럽기는 합니다.

당연히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앞세워야겠지만 지리정보원 지도가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예전 기억때문에 1186봉을 계속 세존봉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사실 고개라는 것이 두 개의 능선을 이어주는 그러니까 두 능선 중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것을 고개라 하고 그 고개는 대개 아래에서 올라올 경우 가장 쉽게 올라올 수 잇는 곳이기도 하니 이 삼거리가 마등령이 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정표에서 말하는 마등령 삼거리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좌틀합니다.

직진하여 마등령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비선대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우측의 화채(뒷줄 가운데 뾰족봉)와 거기서 그 우측으로 이어진 대청봉과 소청봉을 보고,

앞으로는 우측의 1275봉 등 공룡능선을 보고 그 좌측으로는 천화대로 갈라진 범봉이나 왕관봉 등도 보면서 내려가게 됩니다.

그 지루한 동계단을 내려가면서 그나마 이런 그림을 보면서 내려가는 위안을 갖습니다.

대단하죠?

음...

화채능선 아래에 있는 만물상.

이 정도 보고 다시 올라가죠.

그러고는 시간을 좀 앞당기기로 합니다.

5월에서 산행하기 좋은 11월입니다.

마등령 삼거리입니다.

내려가기 전에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13:22

오늘 대간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 시간 무지 걸리는군요.

이제부터 하산 모드입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뭡니까?

지난 여름 장마때 산사태가 났었다고 하더니.....

올해 5. 15.까지 통제를 한다고 하였는데 아직도.....

이제부터는 속초시와 인제군의 시계를 벗어나 온전하게 인제군으로 듭니다.

13:27

나뭇잎이 다 떨어진 텅빈 오솔길을 걸어 지도 #3의 '라'에 도착합니다.

사실 처음 생각에는 이곳에서 직진을 하여 1194.8봉을 지나는 루트로 진행하려 했었습니다.

예전에 걸었던 그 길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 모습도 보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와보니 산사태가 어느 정도 난건지 궁금한 생각이 앞서는군요.

좌틀합니다.

오세암 이정표를 따르고,

별다른 사태의 흔적을 아직은 발견 못합니다.

안전시설도 양호하고....

도대체 특별히 이상한 곳이나 산사태로 인하여 망가진 길이나 시설을 볼 수 없군요,

오세암에서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여기도 이렇게 통제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장마때 산사태가 난 흔적도 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여기서 오세암 가는 길이 예전과 달라졌죠?

지난 번 확인했었습니다.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계곡 쪽으로 좌틀하여 진행하게끔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렇다고 오세암 경내로 진입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니고 주방(향적香積)으로 가는 길을 막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아무나 지나는 분들이 식사를 할 수 있게끔,

이렇게 시설을 갖춰놓았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따뜻한 밥과 따뜻한 우거지국 그리고 염적무가 간소하게 차려진 식단이었습니다.

대적광전에 들어가 절을 올리고 시주를 하고 나와 간단하게 국에 밥을 말아 먹습니다.

14:18

30분 정도 머물다 다시 출발합니다.

대적광전을 지나,

오세암을 빠져나옵니다.

오세암 고갯마루에는 안내판이 좌우로 두 개 세워져 있습니다.

우측으로는 이 안내판.

그리고 좌측으로는 이 안내판이 있습니다.

설악산에는 만경대가 세 곳이 있다고 했죠?

남설악의 만경대와 화채능선 옆의 외설악 만경대.

그리고 이곳입니다.

한번 올라가 볼까요?

중간에 배낭을 벗어놓고 비무장으로 올라갑니다.

만경대를 올라가는 좀 험한 길입니다.

바위도 잡고 나무 뿌리에도 의존해야 합니다.

일단 만경대 전위봉에 올라섭니다.

일단 멀리 귀청이 보이고.....

용아장성의 모습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용아장성의 끝에 소청과 대청이 있었습니다.

저 용아장성이 봉정암으로 향하고 그 뒤가 소청 그리고 중청입니다.

이렇게 정리합니다.

외설악의 만경대는 공룡과 화채의 집선봉, 만물상을 보기 위함이고, 이 내설악의 만경대는 용아와 서북능선 그리고 명당 자리에 위치한 오세암을 관찰하기 위함이라고....

그러고보면 남설악의 만경대는 좀 처지는 편이긴 합니다.

아래로는 오세폭포가 보이는 가야동 계곡입니다.

좌측으로 건너가면 오세암의 정경이 드러나고....
이게 설악입니다.

그 뒤로 마등령 옆 능선이 펼쳐져 있고....

조금 더 동쪽으로 이동을 하면 서북능선쪽을 관찰할 수 있는데 바위가 많고 안정 로프도 없군요.
좀 위험합니다.

그냥 용아장성이나 한 번 더 보고,

백담사 방향의 만추나 한 번 더 느껴보고 내려왔습니다.

다시 오세암 고개입니다.

왕복 20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제 볼 것 다 봤고...

무조건 하산 모드입니다.

수렴동 삼거리에서 우틀하고....

영시암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영실천 옆의 수 많은 케른을 봅니다.

백담사 다리가 보이고....

익히 보던 안내판을 보고,

이건 처음 보는 거고....

예전 백담산장은 탐방센터로 바뀐지 오래고....

백담사 입구에서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순환버스를 타고 백담사 입구로 내려와 대원들이 예약해놓은 식당 샤워실로 가서 깨끗하게 땀을 닦아냅니다.

그런데 신나게 씻고 있는데 웬 묘령의 아가씨가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기겁을 하고 나가는군요.

괜찮으니까 들어오라고 해도 나가버리는군요.

우리 '칼'대장님이 보낸 분인가?

이런 데서 샤워를 할 때에는꼭 문을 잠그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끝입니다.

지루하셨죠?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냥 사진 몇 장 올려놓고 'v'자 몇 번 그리면 되는데....

같이 알자는 겁니다.

알고 가는 산행과 그냥 품파는 산행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누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죄다 거짓말의 확대재생산이고....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을 출간한 목적입니다.

많이 홍보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