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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명산

눈이 너무 그리웠습니다만.....

주위에서 눈을 보러 가자고 극성입니다.

그러나 한라산을 제외하면 그 어디에도 눈 온다는 소식은 없고.....

산수대장님으로부터 남덕유에 가면 그런대로 냄새는 맡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나무지게님은 지리산에 목말라하고 있지만 그곳 역시 먼지만 풀풀 날리고 있고.....

일찌감치 남덕유를 당일치기로 예약을 합니다.

 

가리왕산도 눈에 걸리기는 합니다만 다음으로 미룹니다. 

01. 22. 06:40경

사당동 1번 출구 부근은 관광버스 행렬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거의 200m는 되지 않을까요?

코로나 팬더믹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그냥 with-corona로 가는게 과연 나을까?

 

06:50 정시에 출발한 반더룽 산악회의 버스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갈아탑니다.

교차로 우측의 '토방'이라는 오리집도 생각하면서 며칠 전 유명을 달리한 늑대 형님도 그립니다.

서상 TG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육십령을 향해 올라가다 보니 좌측으로 백두대간의 할미봉이 보이는군요.

차창을 통해 한 방 찍어봤습니다.

언제 보아도 참 잘 생긴 모습입니다.

할미봉은 한 + 뫼에서 온 이름이죠?

그저 '높은 산' 혹은 '큰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거기에 괜히 할머니를 대입시키면 좀 곤란합니다.

영각사 주차장.

이건 언제 만들었지?

황석산을 배경으로 잘 만들어 놓았군요.

여기서 영각사까지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이건 뭐.....

지도 #1

매번 어두운 새벽에나 왔던 곳이니 어디가 어딘지 제대로 모르겠군요.

더군다나 예전과 주변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에 가는 사람들은 초행이나 본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하산 후 자신들이 가야 할 곳도 모르다니!

"황점마을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영각사 우측에 초소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에이. 그냥 아무 데로나 올라가보자. 걸어가면 길이지!"

우측 임도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아까 그 두 사람이 저를 따라오는군요.

길을 모르니 제가 무슨 선생님 같이 보이나 봅니다.

"저는 그냥 나무 데나 가는 사람이니까 저를 따라오면 고생하십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 마디 해줍니다.

"아... 예... 괜찮습니다."

그러더니 제 앞으로 가는데....

역시나 길은 길 맞는데 이정목도 없으니 정규 등로는 아님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길의 흔적은 뚜렷해서 저는 신경 끊고 묵묵히 갈 곳을 갑니다.

 

잔 가지가 얼굴을 때리고 계곡의 희미한 소로를 따르다 보니 이게 아닌가 싶은 모양입니다.

괜히 짜증을 부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보 같으니... 누가 따라오라고 했나? 그리고 등로가 따로 있나 걸어가면 길이지......"

계곡을 버리고 좌측 능선으로 불습니다.

차선책이 없었던지 두 사람은 계속 씩씩 거리며 따라붙습니다.

어쨌든 능선에 붙었으니 따라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저 먼저 치고 올라갑니다.

그리고 지금 오르는 이 길이 옛 남덕유 등로 같습니다.

진행 방향 좌측으로 할미봉이 상당히 가까워졌습니다.

아!

그리고....

남강지맥의 칼날봉과 월봉산 그리고 그 좌측의 수망령 지나 금원산과 기백산이 보이는군요.

지맥 외의 거망산은 월봉산에 가렸고 그 우측의 황석산만 그 위용을 뽐내고 있군요.

월봉산도 月의 훈이 달이고 달은 達이 변형된 것이니 達 = 馬 = 高 = 頭이니 모두 높다는 얘기죠.

고로 月峰山은 그저 높은산의 의미입니다.

좀 당겨볼까요?

그렇죠.

황석산 우측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벽소령 우측으로,

그 특유한 모습의 반야봉을 보려 하였지만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볼 수가 없군요.

다만 그 앞줄의 계관산1254.1m과 대봉산1251.7m 그리고 도숭산1041.0m 산줄기의 흐름은 명백하군요.

그 우측 대간의 백운산도 보고 싶지만 나뭇가지에 가려서.....

드디어 남덕유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앞의 전망대봉과 그 뒤의 남덕유.....

그러고는 1360.7봉입니다.

여기서는 하봉이라 이름하였는데 여기서 남강지맥에 접속하게 됩니다.

거리는 좀 엉터리로 표기되어 있더라도 옛 추억에 충분히 빠질 수 있는 귀중한 구조물입니다.

좌틀합니다.

눈이 좀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 목소리들이 간간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정규 등로에 접속을 하게 되는데 이제는 아예 눈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군요.

귀엽군요.

누가 이렇게 사랑질을 해놓으셨는지.....

계단이 시작됩니다.

조금 전 지나온 1360.7봉 뒤로 월봉산이......

그리고 그 좌측으로 금원산, 우측으로는 황석산이 보입니다.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구시봉 등 대간길이 보이고....

소위 중봉이라는 곳으로 오릅니다.

예전엔 밧줄과 말발굽으로 오르내리던 곳......

35년 전 추억입니다.

그 우측 뒤로 드디어 남덕유 전위봉이 보이는군요.

서상면 전경.

그 우측으로 백두대간 길.

눈발이 시작합니다.

남덕유 정상에 산객 몇 분이 보이고.....

멍하니 주변 경관만 보다 보니 손가락이 시리고 시간만 가는군요.

그나저나 뒤따라오던 두 사람은 제대로 따라오고나 있는 걸까?

걱정이 되는군요.

그러고는 남덕유산 정상입니다.

백두대간에서 남강지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이 되기도 하고......

이 남덕유산과 장수덕유로도 불리는 서봉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바로 남강이죠.

주지하다시피 이 남강은 함안군과 의령군 그리고 창녕군 등 삼개 군이 만나는 곳에서 낙동강에 합수되면서 그 맥을 다하게 되죠.

그러니 이 남덕유산에서 분기하는 이 남강지맥이 도상거리 약 139.3km를 달려 그곳에서 소멸한다는 것도 의문을 불허합니다.

쓸데없이 다른 팀들 단체 사진이나 찍어주다가 하산을 시작합니다. 

서봉 삼거리를 지나 내려오면서 서봉을 봅니다.

적어도 겨울산은 이 정도는 되어야지.....

이 분들도 반더룽 팀......

자기들이 맨 꼴찌인 줄 알았는데 절 보더니 안도의 숨을 내쉬는군요.

월성치 삼거리......

시간도 늦었고....

어차피 주최 측에서 시간을 적게 준 이유가 삿갓재보다는 이곳으로 하산을 유도하기 위함이었으니 저도 이 길을 택합니다.

그래도 빵을 안주로 막걸리 한 통을 비웠으니......

눈이 없어서인가요?

겨우살이도 흉년인 거 같습니다.

월성재에서 황정 마을까지 3.8km나 되나요?

임도급의 길이 나오고.....

위천을 건넙니다.

이 위천은 거창읍내에서 황강에 합수되겠죠.

37번 도로를 만나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남령으로 올라가는 길.

삿갓재로 오르는 길.....

우측 위천 개울로 내려가 땀을 씻고 신발도 깨끗하게 닦은 다음 차에 오릅니다.

당일치기 산행은 찝찝하기만 합니다.

산행을 했는지 안 했는지.....

주중에 지리산이나 한탕 더 할까?

그런데 시간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