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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설태의 끝(장수대 ~ 대승령 ~ 대한민국봉 ~ 안산 ~ 모란골)

대청봉 위로 솟아오르는 오늘의 일출

 

우신雨神과 함께하는 해밀의 종주산행팀.

인디안 기우제가 무색할 정도로 비와 친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그에 반해 저의 경우 제가 산에 출현하자마자 오던 비도 그칠 정도이니 과연  양신陽神이라 불릴만도 합니다.

각종 무속신앙 얘기가 매스컴을 달구고 있는 요즘 이런 신통력을 아는 몇몇 지인이 그 비결을 은근하게 묻습니다.

저의 대답은 늘 이 정도입니다.

"산신령님과 친해져라! 산에서 과일 껍질 안 버리고 늘 경배하는 자세로 산에 들라."

산친구인 산수대장님과 제 얘기입니다.

 

두 달 전부터 산수대장님으로부터 설태 참석 요청을 받습니다.

이래저래 일정이 맞지않음을 얘기하자 그렇다면 마지막 구간이라도 참석해 달라고 하시는군요.

달력을 보니 양력 10. 13.

음력으로는 9. 11.

천체의 움직임을 살펴보니 그날은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고 특히 남한의 경우 북백두대간 방향이 길하군요.

상서롭다는 얘기죠.

"그럼 다른 날은 일정때문에 좀 힘들 것 같고 10. 12. 토요무박산행은 무조건 참석하겠소."

 

2024. 10. 13. 00:10

수지구청역으로 나갑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가 서는 느낌에 눈을 뜨니 가평휴게소로군요.

그런데 밖으로 나가자 별이 보이기는커녕 안개가 자욱합니다.

대원들이 조금 걱정을 하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북천과 한계천이 합수되어 인북천이 되는 원통 그리고 그 인북천이 소양강에 합수되는 인제읍이나 기린면은 필시 이  운무로 인한 운해가 펼쳐질 것임은 천체의 기운으로 보아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들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올 때쯤이면 우리는 안산이나 대한민국봉에 올라 일출을 만끽하고 있을 터, 버스에 올라 다시 잠을 청합니다. 

03:04

장수대에 도착합니다.

예전에는 산장까지 있을 정도로 산꾼들과 친했던 곳이지만 교통수단이 워낙 발달된 지금 숙박이 필요 없다 보니 서울로 오가는 직행버스도 이제는 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산수님 사진을 가져왔음

단체사진을 찍고....

장수대를 출발합니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별자리 보기는 지리산 음정마을에서 벽소령을 오를 때 임도를 혼자 걸어오르며 이같은 별을 봤었는데.....

몽골에서 보던 은하수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하늘이 온통 별 천지입니다.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하 일출 전까지는  2023. 7. 27. 그 더운 날 서북능선을 걷고는 하산하던 때의 사진을 가져옵니다.)

우측 아래로 한계천과 그 한계천의 발원지인 한계령을 봅니다.

그러고는 대승폭포 조망처에 도착합니다.

독주폭포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승폭포에서 이 정도의 물줄기를 보는 건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모습은 아니더라도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을 볼 수 있는 곳도 이곳입니다.

설악 서북능선에서 본 가리능선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오르다 보면 이 아름다은 잣나무길을 걷게됩니다.

그러고는 마지막 개울에서 물을 보충하고는 고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한숨을 돌리게 되는 곳.

대승령입니다.

대승폭포 위에 있던 대승암에서 비롯됐을 대승령.

예전에는 유람하는 사대부나 승려, 심마니들이 장수대와 백담사를 넘나들었을 이 고개를 지금은 산꾼들이나 지나다니는 길이 되었습니다.

대승령의 4등급삼각점(설악432)
산수님 사진

대승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그러고는 12선녀탕 방향으로 진행하여 안산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좌틀합니다.

05:37

음....

좌측의 대청봉과 우측의 귀청.

그리고 그 우측 아래로 한계령을 넘어오는 차량의 불빛이 보입니다.

육안으로는 소청대피소의 불빛도 보이고 대청봉에는 성질 급한 산꾼이 정상석 아래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도 보이던데....

그러고는 대한민국봉입니다.

2022. 08. 21. 이곳을 지나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도 한수대장님 내외와 함께 걸었는데 이날 역시 전날까지 무던히도 오던 비도 그친 날씨였습니다.

대한민국봉에서 안산을 봅니다.

누군가 안산 정상에서 랜턴을 비추고 있군요.

야영을 한 사람들인가?

설악의 붉은 기운을 뒤로 하고 안산으로 향합니다.

가리능선.

가리봉,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

이제는 대청 좌측으로 화채봉까지 보이는군요.

날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안산.

운해로 덮인 북면 원통리와 인제읍.

좌측 가리능선의 끝은 합강교 부근으로 잠기고, 뒤로 소양지맥과 홍천지맥 사이로 운해가 강이 되어 소양호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제 날이 좀 밝았습니다.

오늘 처음 본 단풍

가리능선.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은 하나의 세트입니다.

조망이 되는군요.

대간의 끝을 봅니다.

아름다운 설악의 능선을 봅니다.

하나하나에 다 추억이 서려 있는 곳들.....

그러고는 그 우측의 대청과 귀청.....

우측의 점봉산.....

앞 우측의 가리봉과 주걱봉.

대원들이 저 가리능선을 한 번 걷자고 난리군요.

그러면 미리 국공에게 연락을 한 다음에 진행하기로 하죠.

가리능선은  공룡, 서북과 함께 설악의 3대능선 중에 하나로 꼽히죠?

대단한 운해.

우리가 오늘 가야할 능선.

계속 암봉을 오르내려야 하는 난이도 'A'의 코스입니다.

 

동영상으로 한 번 감상하시죠.

드디어 소청 뒤로 해가 떠오를 기미가 보입니다.

20분 전에 동해에서 떠올랐을 오늘의 태양이죠?

포토존.....

시시각각 달라지고....

드디어 해가 보입니다.

환성이 터집니다.

산수님.

그리고 날다람쥐님.

태양을 먹고 사시는 분.

반갑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라......

잘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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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행복한 사람.

현숙씨.....

점봉과 가리능선을 한 방에.....

독사진.

일출을 다 봤으니 이제 가시죠.

10시 정도면 다 걷히려나.....

북천 뒤로 향로봉으로 오르는 능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정상봉을 과감하게 훼손한 국공.

그 흔적 위에서 홀대장님이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새 정상석.

북설악도 보고.....

금강산도 봅니다.

안산을 내려오며 뒤를 돌아보고....

Sunshine님.....

현숙씨....

장산님.

암봉

가리능선

2년 2개월 묵은 제 표지띠.

설태의 안산 ~ 모란골 구간의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다음은 어디를 꿈꾸시는지.....

우측 끝이 귀청

향로봉

위험 구간.

누군가 봉사를 해주셨군요.

없던 로프가 생겼습니다.

저 먼저 내려가고.....

대기자.....

오르내림이 아주 심합니다.

절벽도 기어내려와야 하고....

이래서 비탐구간입니다.

이제 운해도 서서히 걷히고.....

가리능선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아직도 건재한 산수표 표지띠.

미시령 가는 길.....

노루궁둥이.....

멍청하게 나같은 사람의 눈에도 띄다니!

이것도.....

가을이 오는 소리......

이제거의 다 왔군요.

된비알로 내려섭니다.

완전히 걷힌 원통시내.

친절하신 장산님.

뒷사람을 보조해 주시느라....

된비알......

벼랑.....

마지막 봉우리를 지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다들 잘 내려오십니다.

혹시나 모르니.....

J3의 '골짝'님

이 분 표지띠를 약100장 정도 본 거 같습니다.

로프도 이 분 작품 아닌가 싶고......

된비알을 내려와,

드디어 묘지옆 평평한 길.....

그러고는 모란골의 마지막 민가.

수고들 하셨습니다.

한계3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찾아서....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서로를 격려합니다.

백담갈비집으로 가서,

정말 맛있게 뒤풀이를 합니다.

영실천의 물로 반알탕까지했으니......

오랜만에 만난 종주팀 대원들과의 산행.

이어지는 정상주와 화려한설악의 조망 그리고 운해에 일출까지.....

늘 보는 설악의 일출이지만 너무 행복했습니다.

오래오래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