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종주코스
이곳에서 좌측으로 작은 샛길 하나가 보인다. 이른바 덕유태극종주코스 중 장수 방향 루트다. 간단하게 ‘덕태’라고도 부른다. J3클럽이라는 중장거리 산행을 하는 모임을 만든 ‘배병만 방장’이 개척한 코스다. 수승대~갈미봉~백암봉~덕유서봉~영구산~학선교를 잇는 약 50.3km에 달하는 거리다. 참고로 태극종주코스는 이곳 덕유태극 코스와 지리태극, 설악태극, 속리태극, 소백태극, 영남알프스태극 등 여섯 개의 코스가 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태극이란 단어가 들어가니까 대강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태극종주에 대해서 얘기 좀 해 줘.”
“그러자. 앞으로도 계속 나올 테니까. 태극종주는 말 그대로 태극 문양 중, 음과 양의 경계선인 ‘~’ 모양의 능선을 이어가는 것을 말하는 거야. 이게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경 전후였지. 지리산부터 시작됐어. 지난번 얘기한 지리의 서부능선+주릉+동부능선의 이음이라고 보면 돼. 그런데 처음 그려진 이 ‘지리태극종주’의 그림을 보면 모양이 좀 일그러진 것을 발견하게 되지. 그래서 동부능선 방향으로 조금 더 수정을 하여 수양산~사리 마을로 가는 지금의 지리태극코스를 확정하게 됐지. 배병만이 그 코스를 새롭게 개척한 게 아마 20012001년 경일 거야. 그다음에 나온 게 설악태극 종주 즉 설태, 덕유, 속리, 소백이 계속 이어졌지. 영남알프스 태극종주만큼은 배병만이 아닌 울산의 모 산악회 작품이고.”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28쪽
덕유태극종주 코스는 전북 장수군 동향면 학선리의 학선교를 출발해 영구산 ~ 솔재 ~ 삿갓봉을 지나 덕유의 서봉에서 백두대간에 접속을 하여 백암봉 ~ 못봉을 지나 갈미봉에서 우틀한 뒤, 시루봉 ~ 호음산을 지나 거창의 수승대에서 마무리되는 루트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코스의 이음이 태극문양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 루트를 태극문양을 기획하고 그은 코스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우리나라 6개의 태극종주 코스 중 이 덕유태극 종주 코스는 장거리 종주 클럽인 'J3 클럽'의 방장인 배명만 님이 개척한 코스로 등로가 난해하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저에게는 언감생심인 루트이긴 하지만 장수군 방향은 좀 그렇고 거창군 쪽의 호음산을 위주로 늘어진 줄기는 늘 눈여겨보고 있던 곳!
마침 명산팀에서는 금원산 자연휴양림을 11월 첫 산행지로 잡았군요.
그렇다면 잡목의 저항이 여름철 같지도 않고 한겨울의 눈산행도 않을 정도이니 시기적으로 딱 지금일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금원산 명산 산행일 전후로 덕유 태극의 그 끝자락을 탑사하면 될 거 같습니다.
마침 나무지게 회장님으로부터 고남님께 전해 줄 사진이 있는데 금원산 산행 끝나고 지리산으로 이동을 하여 고남님을 뵙고 자신은 아직 가 보지 않은 구룡폭포를 답사하고 싶으시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산행 일정은 자연스럽게 금요일 덕태, 토요일 금원산, 일요일 구룡계곡으로 정해집니다.
토요일 산행의 리딩 대장을 맡은 이한검 대장님이 금요일 산행에 동참하겠다고 하시고.....
들머리인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의 도계인 빼재.
너무 늦은 시간인 08:30에야 도착을 했습니다.
2주전 들른 곳.
너무 정겨운 곳이죠.
무주 방향은 이제 완전히 막혀 있고.....
퍼걸러는 늘 저런 모습이고.....
대강 산행준비를 마치고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낙엽이 깊습니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어는 곳이나 발이 미끄럽습니다.
만추의 적막감 속의 산행.
발에 밟히는 오래된 잎사귀의 바스락 소리와 뒤따라오는 사내의 거친 숨소리만 나지막이 들려옵니다.
1.0km 지점을 지나고.....
1039.9봉에서는 4등급 삼각점도 확인합니다.
쉼터를 지나고....
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 냄새를 맡습니다.
등로 우측으로 무풍면과 설천면의 면계를 따라 늘어진 흥덕산 1283.1m과 지봉 1276.3m을 봅니다.
저 능선도 상당히 거칠다고 소문이 나 있어 산행을 강행하기에는 지금이 적기인데.....
케른.....
이제 거의 다 왔군요.
갈미봉을 찍고 다시 10m 정도 빽합니다.
이제부터 오늘 진행할 덕유태극 끝자락 산행을 시작합니다.
살아 있는 산.
거창의 산들.....
정말이지 산꾼들에게는 거창만큼 노년에 살만한 곳도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우측으로 소정리 마을이 보이고.....
최민식의 '카지노'에서 여자 조연의 이름이 소정이었는데.....
된비알도 이런 된비알이 없습니다.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무지무지한 된비알입니다.
한검 선사님 낙엽 때문인지 급경사 때문인지 아니면 다리가 풀려서인지 몇 번 미끄러집니다.
좌측 뒤로 덕유삼봉산 자락을 봅니다.
오늘 산행을 시작한 빼재마을도 보이고......
저 뒤가 수도산일 텐데.....
비탈이 조금은 진정이 될 무렵,
임도를 만납니다.
이런 곳도 있고....
861.4봉에서 4등급 삼각점(무풍 439)을 만나고.....
또 한바탕 비탈로 고생 좀 하다가,
칡목재로 떨어집니다.
고제면과 북상면을 잇는 1001번 도로로 차량통행은 거의 없습니다.
호음산까지 6.2km.
이정목까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로 오해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웬만한 사람이나 경력자 아니면 접근 불가한 곳이죠.
요 귀여운 것은 등로를 내는 작업을 하려고 대기 중인 거 같습니다.
등로만큼은 함양군에 비할 바가 아닌 거창군,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가는 밧줄 하나에 의지해 절개지를 오릅니다.
중앙 못봉과 좌측 횡경재.
아까 그 귀염둥이가 낸 길?
남이섬의 한구석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합니다.
조금 치고 올라가는데.....
지도에도 안 나온 임도로군요.
거창군 정말 마음에 듭니다.
못봉.....
좌측 중앙으로 뾰족하게 중봉이 튀어나왔습니다.
뒤로 덕유산 줄기...
산행이 어려울 정도로 등로가 거칩니다.
지난겨울 넘어진 나뭇가지 이른바 도사목倒死木들로 인해 등로는 아주 엉망입니다.
시루봉까지 임도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
숨도 고르고.....
주변도 둘러보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산행을 합니다.
송계사가 있는 소정리 마을....
작은 계곡의 단풍.
역시 물이 있어야.....
무룡봉....
못봉....
임도를 버리고 등로로 복귀합니다.
철조망도 넘어야 하고.....
아까보다는 양호해진 등로.....
고도를 높입니다.
중앙에 덕유산 중봉.
무슨 용도로 쓰이는 안테나인지....
상당히 견고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좌측의 봉황봉(남덕유산), 서봉에서 삿갓봉, 무룡봉 라인.
무룡봉에서 뒤로는 백암봉 중봉 향적봉으로 앞줄기는 횡경재 못봉으로.....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라인을 좀 당겨보고....
앞 라인은 백두대간....
중앙 우측이 못봉...
이렇게 이정목은 잘 설치되어 있으나 등로 사정은 형편없고....
이제 호음산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습니다.
만추.....
뒤를 돌아봅니다.
앞이 시루봉960.1m, 우측 뒤가 덕유삼봉산.
당겨보니 바위 아래 금봉암까지 보이는군요.
황강지맥 라인은 호음산에 올라야 제대로 보이려나.....
거창저수지....
그리고 호음산으로 올라섭니다.
정상석이 아주 귀엽습니다.
우리는 갈계방향으로 내려갈 거고.....
예전 정상석.....
3등급 삼각점(무풍 316)도 보고.....
주위를 좀 둘러봅니다.
가운데 라인의 보해산과 금귀봉 그리고 그 우측 뒤로 쫑긋한 박유산.
그 뒷줄 좌측부터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인덕산.....
바로 앞라인은 황강지맥의 877.2봉에서 가지 쳐 내려오는 단맥라인.....
조금 당겨봅니다.
좌측의 보해산과 금귀봉, 박유산이.
금귀봉 뒤가 오도산 그 좌측으로 두무산, 비계산.....
거창 군계 환종주할 때 들렀던 곳들이죠.
중앙 가야산과 그 좌측으로 단지봉과 수도산.
맨 좌측의 조금 전 지나온 시루봉 그 뒤로 대간길의 대봉, 덕유삼봉과 대덕산, 초재봉.....
바로 앞 안테나봉. 좌측 대간길의 못봉과 그 우측의 대봉....
갑자기 개구쟁이가 된 이대장님,
내일 진행할 좌측의 기백산, 중앙의 금원산과 수망령 넘어 월봉산까지 봅니다.
그 우측으로 칼봉산과 남령.
그 우측으로 봉황봉(남덕유)과 서봉, 삿갓봉에서 무룡봉까지....
그 라인은 우측으로는 백암봉 ~ 중봉 ~ 향적봉까지,
앞으로는 횡경재 ~ 못봉 ~ 대봉까지......
오래된 정상목.
이제 본격적으로 하산 모드입니다.
또 임도를 만나고....
우리는 직진하여 북상 갈계 쪽으로 하산합니다.
거창군에서도 그렇게 유도를 하고 있고.....
아무래도 등로가 부드럽습니다.
또 만나는 임도.....
산림 정책도 탁월하고.....
여름이라면?
갈밭소류지를 지나,
................
갈천서당 앞으로 떨어집니다.
여기서 차를 불러 37번 도로를 따라 빼재로 가서는 차량을 회수합니다.
'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추의 금원산...... (3) | 2024.11.11 |
---|---|
설태의 끝(장수대 ~ 대승령 ~ 대한민국봉 ~ 안산 ~ 모란골) (2) | 2024.10.14 |
덕유를 꿈꾸며.......덕유산에서 적상산 이어가기 2부 (7) | 2024.09.15 |
장군봉 답사에 앞서...... (5) | 2024.07.14 |
아차산은 작은산이라는 의미 (0) | 202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