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은 백두대간을 비롯하여 남강지맥(진양기맥), 황강지맥(수도지맥) 등 정맥급 지맥은 물론 가천(양각)지맥 등 많은 산줄기를 품은 그야말로 '산의 고장'입니다.
일찍이 거창군계 환종주를 통하여 거창 산세를 맛본 저는 지금도 거창 부근의 산을 답사하노라면 그 때의 그 산맛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 부근의 산들을 염탐하기에 여념이 없기 마련이죠.
그래서 '덕유를 꿈꾸며'라는 기치를 내걸고 덕유를 뒤지고 다니면서 지근거리에서 늘 거창의 산군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명산팀에서 예정한 거창의 금원산 산행 날짜인 11. 09을 학수고대하면서 ......
그런데 사실 저같은 산줄기파들은 금원산하면 '황거금기'나 덕유산에서 이어지는 남강지맥의 한 명산을 떠올리게 되지 단산으로서의 금원산만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함양군 방향에서는 여러 차례 금원산은 올랐었지만 거창군에서 올라간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이번 금원산 자연휴양림으로 오르는 루트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덕유태극종주 끝자락 산행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뒤 해밀팀이 도착하는 시간에 앞서 위천면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우측으로 보이는 암봉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그저 958.7봉으로만 표기되었고 고유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금원산 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현성산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는군요.
현성산이라.....
거창군답게 이런 예쁜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이군요.
알겠습니다.
다음에는 저 현성산으로 올라 금원산 ~ 기백산 ~ 조두봉 ~ 다름재로 진행하여 위천으로 내려오면 되겠군요.
중앙의 금원산을 보며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금원산이라는 이름때문에 원숭이 모형을 갖다놨군요.
금원이니까 황금원숭이인가요?
재미있습니다.
지난 번 설악은 단풍이 색깔이 없었는데 여기는 아주 좋습니다.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리딩대장이신 한검선사님.
오늘 산행에는 어떤 풍광이 펼쳐질까?
자못 흥분됩니다.
물소리....
빛....
색깔....
그리고 산꾼........
오늘 색깔이 기대됩니다.
계곡 우측으로.
유선생님.
호가 뜻은 좋은데 발음이 좀.....
반들반들한 바위 위로 계류가 흐르고 ....
소沼.
금원산은 동저서고의 산세를 갖다보니 거창 위천 쪽은 이렇게 물 흐름이 좋은데 함양 안의 쪽은 너무 가팔라 이런 계류를 볼 수가 없습니다.
숙소동을 지나고....
음... 이 정도면.....
유안청 폭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진짜 가을이네.
물소리가 정말 좋습니다.
아! 그래서 유선생님 호가 瀯溪구나!
멋지네!
유안청 폭포.
원래는 가섭동폭이었다고 합니다.
거창 유씨 집안의 공부방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유안청劉案廳이 되었군요.
영화 남부군에서 남부군들이 폭포 아래에서 알탕을 하는 신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현상이 멀리서 얼굴을 보여주자 알탕하던 이들이 환호를 하던데 여기가 바로 그 장소하고 하는군요.
해팀들은 먼저 올라가고 저는 뒤에서 천천히 올라가기로 합니다.
문제는 금원산 정상에서의 조망이니까.....
천천히 색깔을 감상하며 오릅니다.
찍어놓고 보니 좋네요.
호음산도 빨리 이런 시설이 들어서기를......
제법 된비알......
저기가 현성산인데 완전한 봉우리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아직은 욕심이고......
부족하나마 멀리 대간의 뒷 라인이 보이기 시작하고....
성급하게 이름을 불러봅니다.
삼봉아!
대덕아!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빨강과 노랑은 없어지고....
하늘은 양호......
어디 조망이 되는 바윗덩어리 없나?
이정목도 보고.....
B팀이라고 얕보면 큰일납니다.
와우!
드디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중봉에 가려 향적봉은 보이지 않고....
민주지산과 석기봉도 관측이 되고......
어제 답사한 호음산과 시루봉.....
양각산은 수도산으로 인해 희미하게.....
금귀산 우측 뾰족한 게 박유산인데......
바로 앞의 조두봉.....
이름 좋습니다.
지리산이나 대봉산 등은 조금 더 올라가야.....
음 멋진 산마루님께서 포즈를 취해 주셨고....
이번에는 단체로......
제가 인물사진에 약해서리.....
셀카.....
아! 이제 금원산 동봉 정상입니다.
좌측으로는 기백산.
우측 용추계곡 뒤로는 황석산 남봉 등 그 일대가 그리고 그 우측으로는 거망산.....
그 뒤로는 지리산 웅석봉과 천왕봉, 만복대도 보이고.....
대단합니다.
그러고는 남강지맥 라인과 대간의 할미봉, 남덕유도.....
이 정도면 오늘은 일단 축복받은 날임이 분명하고......
조두산.....
거창시내....
수도산, 단지봉, 가야산......
아까 미리 다 본 것들.....
이것도 아까 다 본 것들....
백두대간 라인....
행복합니다.
이제 하산해야죠.
오랜만에 만추를 그리며 진행한 금원산.
기대한 만큼 산은 우리에게 다 내어주셨습니다.
늘 그랬듯이 산에서 만큼은 우리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걸었으니까 말입니다.
붉은색도 마음껏 보았고
누렇게 퇴색했다고 타박하는 대신 내년에는 더 예쁜 연두나 초록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산과의 대화를 마치고 작별을 고합니다.
지리산을 빠져나올 때 늘 마고할매께 그랬듯이 금원산 할배께도 그런 마음을 .......
할배.
또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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