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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009. 3. 17.~2009.9.13.)

백두대간(제8-1구간,삿갓재대피소 ~ 소사고개) 나홀로 산행 , 24.7km

덕유를 잇다.

근 2달 만에 지난 번 산방 기간 때문에 잇지 못한 덕유 구간의 땜빵 산행을 이제야 다시 재개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동안 그 구간을 잇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였던 것은 아니지만 4. 2.은 위와 같은 이유로, 5. 16.과 5. 23. 일정은 사무실 문제로 각 무위로 끝났었기 때문에 이번의 시도는 다른 구간의 그것에 비해 의지가 결연할 수 밖에 없었다.

구간 예상 소요시간이 ① 삿갓재 대피소 ~ 빼재 구간이 420분 정도 그러니까 7시간, ② 빼재 ~ 삼마골재 구간이 약 13시간 그리고 물한리 하산 시간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면 물한리에서 막차가 7시 10분이니 겨우 영동역에서 21시02분 새마을호를 타고 귀경은 할 수 있으나 이틀째의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다.

그렇다면 첫날 가능한 한 소사동까지 운행을 하여야 하는데 거창에서 황점행 첫차가 07:10에 있으니 그 차를 타고 08:10에 황점에 도착하여 1시간 20분 정도 걸려 삿갓재에 도착한다고 하여도 09:30.

아침을 먹고 출발할 경우 아무리 빨라도 10:00.

빼재 17:00 이후 도착.

소사동까지 가려면 20:00......

도저히 계산이 안 된다.

어쨌든 귀경하는 열차는 예약을 하였으나 황점에 최대한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방법 내지는 대책이 서지를 않는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 날인 금요일 새벽서부터 시작하는 발인제 등을 보노라니 아무 일도 하기 싫다.

사무실에 나가보았자 계속해서 그것을 보고 또 쳐진 마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나의 성격으로 보아 너무도 자명하다.

시청 앞으로 가 볼까?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배낭을 쌌다.

동서울터미널로 무조건 향했다.

대합실에는 티브이 앞에 모여 영결식 생방송을 보느라 정신들이 없다.

11:30 발 거창행 버스가 있다.

버스에 설치되어 있는 티브이에서도 그런 똑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15:00 거창에 도착하니 마침 15:30에 황점행 버스가 있단다.

16:30 황점에 도착하여 지난 번 맥주를 한 잔 사서 마셨던 슈퍼아줌마에게 삿갓재 대피소에 잠자리 여유가 있을까하고 묻자 직접 전화를 걸더니 올라가라고 한다.

그런데 무슨 불길한 징조일까?

등산화 끈을 조이는데 왼쪽 신발끈이 맥없이 끊어진다.

하는 수 없이 한 칸을 건너 뛰고 오른쪽 발은 너무 힘을 주지 않으면서 조일 수밖에 없었다.

쵸코파이와 약과 등 필요한 물건을 사고는 앞에 있는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17:10 삿갓재로 오르기 시작한다.

동결 건조 비빔밥 등을 따로 준비하였으니 삿갓재 대피소에서 햇반 등으로 아침 정도를 때운다면 내일 소사동까지는 충분할 것이고 그렇다면 일요일의 운행도 아무 문제없으리라.

지난 번 내려오던 길의 역순으로 운행을 한다.

표지목을 지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서서히 몸에 땀이 밸 즈음 국공파들이 퇴근을 하는지 내려오면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서둘러 올라 가셔야 하겠습니다.”

“예, 수고 하셨습니다.”라며 나도 가볍게 목례로 화답을 하고 삿갓골로 들어선다.

이제는 지난 4월의 타들어가던 가뭄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났는지 삿갓골의 물 흐름이 다소 힘이 들어간 듯 귀를 울리고 있으며, 약간의 높이가 있는 바위에서는 여지없이 그 낙차만큼의 떨어지는 물소리를 골짜기에 퍼뜨리고 있는 듯 보였다.

 

 

 

 

 

 

 

 1시간 10분 정도 걸려 대피소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은 다음 내일 새벽에 출발할 것을 대비하여 미리 주변 경관을 몇 장 카메라에 담아 본다.

 

삿갓재 대피소에서의 단상.

대피소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물론 집이나 호텔 혹은 여관의 그런 곳 같이 외부인으로부터 차단된 그런 곳이 아니기에 안락함을 추구하였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도덕이나 기본 양식 같은 것은 구비한 사람들이 드나들어야 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한다.

또한 산객들이라면 그 대피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예정 정도는 갖춘 사람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아무리 well-being 바람을 타고 너도 나도 산으로 몰려들고 있지는 하지만 적어도 밤늦도록 시끄럽게 술을 마시거나 발가벗고 자는 그런 추태는 보이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예전 대청 산장이나 장터목 산장 희운각 같은 데에서는 처움 본 사람들과 어울려 산 이야기를 하면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면서도 적어도 예의는 갖추었었다.

다들 같이 술을 마시면서 취한 사람 순서대로 잠을 자기 시작하였으니 말이다.

삿갓재 대피소는 난방 시설도 훌륭하게 잘 되어 있고 직원들도 친절하여 정겨움을 갖게 되는 곳인데 이용객도 그런 수준에 빨리 맞춰야 할 것 같았다.

 

삿갓재 대피소 출발.

 

 

밤새 뒤척이다 새벽 3시 정도 일어나 햇반을 데워 밥을 먹고 샘터에 내려가 500ml 수통 4개에 물을 가득 채우고 04:35 대피소를 나선다.

안내 표지판을 어둠 속에서 촬영을 하고 무룡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자 바로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 뒤로 암봉의 윤곽이 보이며 뒤로는 삿갓봉과 남덕유, 서봉의 스카이라인이 그리 멀리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남덕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헤드랜턴이 그 효용가치를 잃어갈 즈음 멀리 나무 계단이 육안으로는 식별이 되나 카메라에는 포착이 되지 않는다.

 

 

 

그 나무 계단을 오르면서 뒤를 바란본다.

삿갓봉과 남덕유 연봉이 더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고 앞으로는 무룡산이 보인다.

덕유 주릉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무룡산은 덕유산 고유의 부드러움이 돋보이면서도 정상부에는 제법 커다란 바위까지도 가지고 있다.

 

 

무룡산(1491.9m)에 올라 향적봉을 바라본다.

백암봉 뒤로 중봉 그리고 1232고지와 두문산으로 이어지는 연봉의 스카이라인이 땀을 식힌다.

 

 

1987년에 재설(再設)한 삼각점에서 백암봉과 귀봉, 대봉을 조망하고 표지목 뒤로 이제는 상당히 멀어진 삿갓봉과 남덕유 연봉을 바라본다.

 

 

 

 

잡목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곳을 지나니 산죽(조릿대) 군락이 나를 맞이한다.

 

그 길을 따라 마냥 올라가서 뒤를 돌아보니 무룡산이 상당히 뾰족하게 서 있다. 

 

  

 

숲속으로 난 길을 걷다보니 동엽령이 2km 남았다는 표지목을 지나가면 이젠 제법 남덕유는 아득하게 보이는 반면 향적봉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케언이 있는 곳을 지나자 멀리 동엽령 마루가 보이며 오른쪽으로는 지보봉 능선이 매끄럽다.

 

 

 

 

조릿대 군락지를 내려서자 동엽령이 1km 남았다는 표지목이 보이며 예의 부드러운 능선은 산행의 맛을 더해주고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병곡리계곡이 상당히 깊게 파여져 있다.

 

동엽령 마루를 오르는 길에 구름 사이로 해가 보인다.

오늘 처음 보는 해다.

 

그 마루에 올라서자 싸리등재로 연결되는 동남쪽 능선이 보이는데, 그 마루금은 귀봉을 넘고 지봉을 거쳐 빼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분수령이다.

 

병곡리 계곡과 그 너머의 산군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동엽령으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게 보이며 나무 계단을 내려서며 부드러운 오솔길을 내려가니 이내 동엽령이다.

안성면으로 가는 길과 갈리는 이곳에는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이기도 한 곳이다.

 

 

 

진행 방향이나 안성으로 내려가는 방향이나 로프로 통로를 제한하여 놓았고 바닥은 돌로 깔아 놓은 것이 흡사 중세의 유럽의 어느 도시의 도로를 연상시킨다.

 

그 사면의 억새풀이 너무도 괜찮은 것 같아 카메라에 담아 보았으나 눈에 보이는 것만큼 눈에 들지는 않는다.

 

다시 표지목을 지나는데 오래 전에 세워 놓았던 표지석이 눈에 띈다.

전북체신청(현재의 정보통신부) 직원들이 설치한 표지석에는 칠연폭포로 내려 가는 길이 기재 되어 있어 그 코스가 고동굴골 코스임을 알려주는 데 샛길을 없애려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의지에 의하여 그 글자가 지워져 있고 그 코스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산객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 되어 버렸다.

 

 

 

바위 암봉이 있는 곳을 지나는데 지나면서 보니 영화의 한 세트장 같아 보이고 그 곳을 지나니 가야하는 길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 길을 들어서자 숲 속에는 긴급이동전화중계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 들에 땀이 완전히 축축하게 흐르도록 오르면서 뒤를 바라보니 이제 남덕유가 너무나 멀리 있다.

 

향적봉을 뒤로 하고.....

 

08:09.

중계탑이 보이는 곳에 오르자 여기가 백암봉(1420m)이며 송계삼거리이다.

이곳까지 8.4km를 3시간 34분에 걸어 온 것이다.

 

 

 

직진을 하면 덕유의 주릉이고 오른쪽은 싸리등재로 연결되어 귀봉(1614m), 지봉(1302.2m)을 거쳐 빼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분수령이다.

신풍령 즉 빼재까지는 11km가 남았고 나는 그 곳을 조망해 본다. 

 

 

 

송계삼거리에서 1.4km를 왔다는 표지목을 지나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부드러운 능선 끝으로 백암봉이 보이며 오른쪽으로 뾰족한 향적봉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동엽령을 넘어 삿갓봉과 남덕유가 이제는 희미하게 보인다.

 

 

길은 아직도 평탄하며 가끔씩 조릿대 군락이 번갈아 가며 나를 인도한다.

 

 

 

송계삼거리에서 2.3km 지났다는 표지목을 08:29에 지나자 이상스럽게 생긴 나무들로 가득 찬 숲을 지나고는 이내 횡경재(1350m)이다.

 

 

08:55.

송계삼거리에서 3.2km 지나온 지점이고 앞으로 빼재까지는 7.8km 남았으니 시간상으로 12시까지는 충분히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횡경재를 지나 숲길을 걸으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귀봉이 보인다.

그런데 오늘 유별나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작년에 우연히 민둥산 산행을 가는 안내산악회를 이용하였다가 인솔자인 김동호 대장님으로부터 백두대간을 소개 받고 새해부터 그 산행을 결행하게끔 조언을 아껴주시지 않았던 분인데 지리산 구간 중 세 구간을 같이 하고 내가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자연히 멀어졌던 분인데 하산 후 그 분이 마련해 준 미역국과 북어국이 너무도 먹고 싶고 생각이 난다.

그 분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감히 대간 산행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 다시금 그 분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하산 후 메일이라도 하나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다진다.

그리고 그 팀들도 이 부근 정도를 산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09:13.

지봉 안부 즉 상여덤에 이르자 오수자굴로 가는 길이 있으며 가운데 백련사로 가는 길은 ‘등산로 아님’ 표시가 되어 있어 나는 길로 낙엽이 너무도 푹신한 길로 접어든다.

지봉안부다.

덕유산을 여러 차례 오른 내가 가장 지겨워하는 코스가 삼공리에서 향적봉에 오르는 고속도로 같은 등산로였는데 그나마 그 지겨움을 덜어주는 곳이 백련사였음을 나는 기억한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은거하던 곳에 하얀 연꽃이 솟아 나왔다 하여 절을 짓고 백련암이라고 했다고 하는 백련사.

지금도 백련사의 풍경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여하튼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은 너무도 푹신하여 혹시나 발이 삐지나 않을까 걱정을 할 정도였다.

 

 

 

 

지봉 바로 아래 있는 헬기장에 도착하여 바로 앞에는 지봉 정상이 있으며 뒤를 돌아오니 백암봉까지의 마루금이, 오른쪽으로는 향적봉과 그 철탑이 보인다.

 

 

09:20.

지봉(池峰) 즉 못봉(1342m)에 이르러 배낭을 이용하여 인물 사진을 한 장 남겨보고 아래에 있는 헬기장을 바라보며 향적봉을 조망해본다.

 

달암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갑자기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을 한다.

라일락이다.

라일락을 이런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데 더욱이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라일락이 그 꽃을 가지고 있고 또 그 향기를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윤형주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하와이의 민요이자 미국에 합병될 때 마지막 여왕이 가사를 붙였다는 '알로하오에'와 함께...

 

09:59.

신풍령 즉 빼재가 4. 7km 남았다는 표지목을 지난다.

 

달암재 즉 월령에 도착하여 잠시 쉬고 있는데 아랫마을에서 올라온 아저씨에게 부탁하여 인물 사진을 또 한 장 남긴다.

그 마을에서는 달암재를 월령(月嶺)으로 부른다고 한다.

 

 

 

 

 

10:30.

낙엽이 푹신한 오솔길을 올라서는데 양 옆으로 싸리나무 같은 것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1250고지 정도에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니 내가 온 능선과 향적봉 일대가 보인다.

 

 

 

이곳에서 직진을 하면 투구봉(1247.7m)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나는 크게 우회전하여 대봉으로 향하는 내리막 길로 들어선다.

 

 

소정리 마을이 발 아래 보이고 내가 갈 능선이 앞으로 펼쳐져 있다.

 

 

10:43.

오늘 처음으로 국립공원 말뚝을 만나다.

건설부로 표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오래전에 박아 놓은 것 같다.

 

안부로 내려서다가 오름이 시작되는 곳에 이르자 나무 밑에 있는 파란 풀들이 천상의 화원을 연상시킨다.

 

 

11:04.

갈미봉(1210.5m)에 올라선다.

대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좌회전을 하여 조금 오르면 나오는 곳이다.

 

 

 

 

 

갈미봉을 내려오면 바로 표지목이 나오면서 급경사가 나오는데 그 곳을 지나면 이름 모를 풀들이 나무 아랫둥이를 점하고 있는 푹신한 곳을 오르는데 사람 소리들이 나며 발자국 소리들이 심하게 난다.

 

산악회 사람들인가 보다.

그런데 맨 앞 선두에서 오는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아까 그렇게도 생각이 나던 송암산악회의 김동호 대장님이시다.

대장님에 따르며 동엽령 ~ 빼재 구간을 북진은 접근하는 길이 힘이 들기 때문에 역으로 남진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약 5분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대원들이 장난이 아니다.

항상 친절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김동호 대장님의 철학 때문인지 대원들이 관광버스 두 대로 운행을 할 정도로 대원이 많이 늘은 것 같다.

송암산악회의 무궁한 발전과 안전 산행을 기원한다.

 

 

 

11:31.

폐헬기장을 지나고 1039고지의 삼각점을 지나니 신풍령이 1km 남았다는 표지목이 나오고 찻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나무와 나뭇가지 사이로 하얀 것이 보인다.

철탑이 보이고 이내 도로로 내려선다.

 

 

빼재다.

11:58.

백암봉에서 빼재까지 즉 11km의 거리를 3시간 49분 걸렸다.

신풍령이라고도 불리는 빼재는 추풍령에 빗대어 새로운 추풍령이라는 뜻으로 신풍령이라 부르게 된 것인데 실제 이름인 빼재는 산적들이 잡아먹은 산짐승 뼈가 늘 수북하게 쌓여 있어 ‘뼈재’로 부르다가 ‘빼재’로 변했다는 설(說)과 산척(山尺) 즉 사냥이나 약초를 캐는 직업을 일컫는 말인 천민이 임진왜란 당시 산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적진을 바람같이 유린하였다는 말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說) 등이 있는데 그 말을 억지로 한자어인 수령(秀嶺)으로까지 만들어 표지석까지 만들어 놓은 것은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빼재에 도착하여 관광객들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두 장 남길 수 있었고 멀리 개명리의 저수지도 조망을 할 수 있었다.

 

 

 

 

익히 들었던 바와 같이 빼재휴게소는 폐쇄된 상태였으며 나는 약 20분 정도를 놀다 다시 나무 계단을 통하여 12:35 오르기 시작한다.

 

덕유삼봉을 향하여

 

계속 무미건조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그런데 여자 소리들이 나더니 이내 세 명의 아줌마들이 쉬고 있는 곳을 지난다.

그 아줌마들은 나물을 캐러 온 사람들인데 수고한다며 얼음물을 건네준다.

정말 속이 시원하다.

국립공원 지역 내에서 산나물 채취를 금지하는 이유는 자원 고갈 즉 입산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산나물을 채취하여 아예 나물들의 씨까지 말릴 정도로 그 사태가 심각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식물 보존 차원에서 그 채취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던 나로서는 산객들의 쓸데없는 취미가 농촌 지역 주민들의 부수입까지도 막는 결과가 되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웠다.

그렇게 아줌마들과 5분 정도 수다를 떨다 다시 운행을 계속한다.

 

 

 

13:21.

삼봉덕유산이 2.6km 남았다는 삼거리에 이르렀다.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은 거리지만 지독히도 오르막의 연속이다.

길은 뚜렷하게 나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서 그런지 잡목들의 가지가 팔뚝을 괴롭혀 상처가 날 지경이다.

 

한낮의 찌는 더위가 운행 속도를 늦추게끔 만들고 있으며 이는 1180고지 정도에 있는 삼봉이 2km 남았다는 표지목에 이른 시간이 13:51인 것을 보면 즉 600m 정도를 30분이나 걸렸다는 얘기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1185고지 정도에 있는 바위 암봉에서 아래를 조망해 본다.

봉산리 마을이 보이는데 산등성이가 파헤쳐져 있는 모습이 흉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가와 그 사이로 어지러이 나 있는 길이 사람 사는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약간의 암릉이 섞여 있는 진행 방향의 봉우리를 바라보며 아마도 세 개의 봉우리가 봉긋 솟아 있는 곳이 삼봉 정상 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계속 걷는다.

 

 

14:02.

금봉암 삼거리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른다.

뒤를 돌아봐도 내가 온 방향이 제대로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잡목이 하늘을 가려 간신히 한 커트를 찍어는 보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그런데 그런 길에서 나물을 채취하고 있는 듯한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채취하는 것은 둥굴레로서 그는 뿌리만 캐고 그 줄기는 그대로 묻어두면 다음 해에 다시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 둥굴레는 꽃이 잎 뒤에 숨어서 피므로 구별하기도 쉽다고 덧붙여 애기해 준다.

 

 

 

그 남자와 헤어지자마자 소사재가 2.5km 남았다는 표지목이 나타나면서 삼거리가 나와 나는 직진하며 운행을 계속한다.

 

 

 

14:50.

쉬엄쉬엄 천천히 오르다보니 어느덧 덕유삼봉산(1254m)이다.

 

진행하는 등산로의 우측에 약간 비켜져 있는 삼봉 정상은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곳이어서 표지목에 유의하고 오른쪽으로 표지띠가 날리고 있는 이유를 분명히 인식을 해야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봉을 내려오자마자 우측위로 바위산이 보이는데 그 곳이 아래에서 보었을 때 맨 왼쪽에 있었던 바위 봉우리로 정상석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뾰족한 돌로만 이루어진 곳이라 삼봉이라는 이름을 중봉에 양보 아니 빼앗긴 것 같았다.

그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본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원기동 마을도 산을 파헤쳐 밭을 만들어 놓아 보기가 약간은 흉측스럽다.

그 위로 삼도봉과 대덕산이 보이고 삼도봉에서 이어지는 수도지맥도 조망이 된다.

이윽고 내리막이 시작된다.

 

 

하산길로 접어 들기 위하여 몇 분 내려오다 보면 직진을 막아 놓은 나뭇가지가 보이고 나는 표지띠가 걸려 있는 급우회전을 하여 잘 만들어진 계단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15:50.

지루한 계단을 내려와 철책과 문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여 오솔길을 지나 드디어 그 유명한 소사동 배추밭에 도착한다.

 

 

 

 

 

 

 

가능한 한 배추밭의 가장자리를 밟으면서 숲길로 들어서니 이내 사과 과수원이 나오고 콘크리트 포장길을 빠져나가니 탑선슈퍼 안내판이 나오고 15:58에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 운행 거리 : 24.7km  운행시간 : 11시간 23분(휴식시간, 점심시간 포함)

 

 

 

*탑선슈퍼

이곳은 민박이 가능한 곳이어서 나와 같이 홀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나 몇몇이 모여서 대간을 타는 사람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이곳은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식사는 라면 정도나 가능하므로 밥을 원할 경우 본인이 준비를 하여야 하며 다만 버너와 냄비 정도는 빌릴 수 있다.

샤워도 가능하며 방 내부도 청결한 편이나 침구류는 약간 문제가 있으므로 그저 민박이니까 그러려니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겠다.

화장실은 밖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여야 하는데 내부의 재래식 화장실에 비해 깨끗하므로 이것도 문제가 없다.

주인집 내외가 아주 친절하므로 김치 한 포기 정도는 그냥 얻어먹을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환경인데 동물농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개, 오리, 닭, 토끼 등 많은 동물을 기르고 있어 자칫하면 더럽고 시끄러운 곳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훈련을 받았는지 아니면 교육이 잘 되어 있는지 이들은 나를 보고 짖거나 울지를 않으며 밤이면 이들도 잠에 빠지는지 조용하기 그지없어 안면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