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제9구간, 소사고개~삼마골재) 나홀로 산행 , 21.3km

다음날인 5. 31. 03:30경 기상을 하여 아침을 준비한다.

동결건조식품을 준비하였기 때문에 물을 끓여 물을 채우는 선까지 끓는 물을 붓고는 10분을 기다리면서 짐을 꾸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또 물이 많아 이것은 비빔밥이 아니라 죽이다.

이걸 먹으라고...

하는 수없이 개밥만 하나 늘려 준 꼴이다.

마지막 남은 버섯 비빔밥을 개봉해서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본다.

아무리 읽어봐도 나의 조리방법에는 이상이 없다.

분명 여기까지 물을 부우라고 해서 여기까지 부었는데 왜 죽이 되는가!

바보 같으니.

‘여기까지’라고 한 봉지 내부의 그을 보면 그 밑에 라인이 쳐져 있다.

당연히 죽이 될 수밖에.

탑선민박 사모님이 준 맛있는 김치를 김을 곁들여 포식을 했다.

어제 부탁해 둔 얼음물 500ml 짜리 생수 3통까지 챙기는 오늘 산행에 임하는 마음이 너무도 가볍다.

 

 

04:33.

민박집을 나섰다.

 

 

 

집 앞에 있는 콘크리트 도로는 정식 마루금이 아닌 것 같아 어제 보아둔 전봇대 옆길을 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경운기 길로 된 마루금은 이내 왼쪽으로 난 표지띠를 따라가자 이내 좁은 길로 들어선다.

그 길로 막 들어서며 둔덕을 넘어서는데.... 으악...

공동묘지이다.

예습을 할 때 어느 누구의 산행기에도 나오지 않았던 공동묘지...

아마도 선답자들은 낮에 이 길을 지났었던 것일까.

그러나 언제나 고인들은 우리의 산행을 잘 안내해주고 응원해 주신 분들이라 믿기에 가볍게 합장으로 그 분들의 영면을 축원하며 그 길을 지난다.

 

 

 

 

 

 

헤드랜턴이 비추어지는 길을 따라 도랑 옆길도 지나고 밭고랑도 지난다.

 

 

예의 배추밭도 지나면서 포장이 된 경운기길도 나오는데 길을 찾는데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흐름을 따라 감을 잡아가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멀리 비닐하우스가 보이는데 다가가보니 화원(부산농장)이다.

바로 옆으로 중장비 몇 대가 서 있는 곳을 지나 배추밭을 가운데로 지나 산등성이 옆으로 붙어 조심스럽게 지나다보면 낙엽송 숲을 지나게 되고 그것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삼도봉을 향하게 된다. 

 

 

05:12.

왼쪽으로 대덕산이 보이고 대덕농장 안내판을 따라 경운기길을 버리고 우측길로 들어선다.

 

 

급경사 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았다.

어제 지나온 삼봉이 보이고 그 오른쪽 뒤로는 향적봉이 보이며 스키슬로프로 보이는 벗겨진 부분이 겨울이 아닌 지금은 흉측스럽게 보인다.

 

 

 

왼쪽으로 저 멀리 백운산으로 보이는 산이 희미하게 보이며 무조건 올라가야만 하는 길이 컨디션이 좋아서인지 별로 힘이 들지 않는다.

 

 

 

05:55.

수도지맥 분기점인 1195고지에 오른다.

왼쪽으로 장쾌한 덕유 주릉의 스카이라인이 조망이 되며 그것을 보며 삼도봉(1248.7m)으로 향한다.

 

 

 

 

06:03.

거창군의 최북단인 삼도봉에 도착한다.

이곳은 경상남도 거창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군 등 3개 도가 만나는 곳이라 삼도봉이라 하지만 오늘 마지막 가야할 곳인 민주지산의 삼도봉(1176m)가 전라도와 충청도 그리고 경상도 등 3도가 화합하는 곳임을 기려 붙인 이름임에 비추어 이곳은 그냥 초점산으로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덕유산을 조망하여 대덕산을 향한다.

 

 

 

 

 

묵직한 육산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은 대덕산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돌이 있는 험한 길을 한참이나 내려와 다시 오르막을 올라야 하며 06:20경 뒤를 돌아보니 돌은 보이지 않고 부드러운 외형만 보이고 이내 나는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작은 소나무가 있는 능선에 다다르며 이제는 부드러운 능선의 오름인 대덕산을 향한다.

 

 

 

왼쪽 뒤로는 오히려 향적봉이 더욱 가까워진 것 같이 보이며 멀리 백운산도 조망된다.

대덕산으로 오르는 길은 분명 오름인데도 불구하고 평탄한 길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주위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삐죽 튀어나온 나무가 있으며 싸리나무 같은 것들이 도열하듯이 서 있는 곳을 지나자 숲과 키 작은 풀밭이 교대를 하며 나타나고 이내 정상부가 헬기장인 대덕산(1290m)에 닿는다.

 

 

 

 

06:40

대덕산의 유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기재된 표지판이 서 있으며 역광 관계로 정상석과 표지판 뒤에서 포즈를 취해 본다.

 

 

 

덕산리 일대를 조망해 본다.

무풍쪽 덕지리도 바라 본다.

 

 

향적봉의 사면도 보이고 그 옆에는 콘도인지 뭔지 모르겠으나 흰 건물 같은 것들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면 이내 숲 터널이다.

정산에서는 바람 때문에 상당히 쌀쌀했으나 여기는 나무들이 모든 것을 가려주어 춥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미친 듯이 내려가는 길이 곧 올라갈 것을 암시하여 주면서 그 고도 차이에 약간은 걱정되지만 어차피 이 길이 덕산재까지는 계속 내리막 일 것이므로 그런 걱정을 아예 포기해 버리는 편이 훨씬 낫다.

이 내리막은 경사가 심해서인지 계단을 지그재그로 만들어 나서 미끄러져 넘어질 염려는 없을 것 같다.

 

 

 

정상에서 약 20분 정도 내려오자 얼음골 약수터가 나온다.

정말이지 산에서 마시는 약수가 아니 약수가 아니고 그냥 샘물이라도 좋다. 명칭이야 어쨌든 그 약수물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이라는 표현은 부족하다 할 정도로 시원하고 맛있다.

여하튼 조금씩 녹아가고 있는 500ml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급경사를 계속 내려간다.

 

 

그렇게 15분 정도 내려오면 이내 평탄한 길이 시작되지만 나무로 하늘이 막혀 전혀 조망을 할 수 없다.

 

 

 

07:41

차소리가 나는 걸 보면 덕산재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 내려오는 길에서 조금 조망이 되는 곳을 만나게 되어 뒤에 있는 대덕산을 바라보고 아래로 덕산리를 조망해 본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한 가운데에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고 느끼고 발을 떼게 되면 얼마 되지 않아 덕산재다.

 

 

 

해발 644m에 소재한 덕산재는 김천시 대덕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이어주는 30번 국도로서 예전에는 무풍 사람들은 나제통로를 이용한 무주로의 교역보다는 덕산재를 통한 김천과의 교역이 더 많았다고 할 정도로 무풍은 전라도보다는 경상도에 가깝다는 것이 그쪽 사람들의 의식이고 실제 말투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전에 주유소였던 덕산재 휴게소는 법당으로 바뀐 채 문이 굳게 닫혀 있고 나는 그 법당과 자율방범대용 초소로 쓰이는 박스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서며 08:10 부항령을 향한다.

 

 

 

그 길을 올라서자마자 백두대간 60km 종주대회 참가할 선수들이 스템프로 확인을 하여야 하는 함이 보이며 잡목 사이로 난 푹신한 길을 마냥 올라간다.

길을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08:22

833.7고지에 이르니 크게 좌회전을 해야 한다.

 

 

 

 

 

야산 같은 곳을 계속 오르고 그 호젓한 길을 걸으면 낙엽송 숲이 나오고 휘돌다보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나무계단이 나오며 전망이 탁 트인 이곳에서는 멀리 어전 마을도 볼 수 있다.

08:39

그 나무 계단을 밟고 이름 모를 풀들이 발목까지 차 있고 그 호젓한 길을 걷노라면 도대체 힘이 하나도 들지 않으며 이따금씩 보이는 표지띠를 친구 삼아 천천히 여유 있게 걸음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조망이 되지 않는 이 길은 평탄하여 별로 힘이 들지는 않으나 마루금을 걷는 장쾌한 맛은 없어 약간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08:51

나무 사이로 간신히 가야할 봉우리가 보이는 곳에 이르게 되는데 그 봉우리를 오르는 길은 이렇게 키 작은 풀들이 줄을 지어 있는 곳으로 그 길을 따라가면 09:06에 아까 보던 그 나무 사이의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며 그 곳이 800고지 정도의 고도를 나타내는 곳이며 나는 직진을 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표지띠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튼다.

 

 

 

이내 내리막이 시작되고 그 터널을 지나면 낙엽송이 높게 서 있는 곳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백두연봉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가야할 곳이다.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걷다보면 예의 그 키 작은 풀들이 나무 아래를 장식하고 있으며 나는 그곳을 계속 오른다.

 

 

 

 

 

850고지 정도를 지나면서 암석들이 나타나면서 변화를 주는데 그것도 잠시뿐 잠깐 내리막을 걷다가 09:30 헬기장은 없어지고 그 자리를 나무가 대신하여 이곳이 과연 헬기장이었을까 하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곳을 지나자 마자 발에 삼각점이 걸린다.

853.1m 고지이다.

숲속에 간신히 박혀 있는 곳을 찾아 그나마 내가 어디를 지나고 있음을 지도와 비교하여 확인을 해본다.

다시 오솔길이 나타나며 계속 내리막이다.

 

 

09:34.

부항령 뒤로 봉우리가 보이며 이제 산행을 시작한지 5시간이 지난다.

오늘 예정된 산행 중 반 정도를 걸었다는 얘기다.

이름도 없는 무명봉들을 계속 지난다.

올랐다가는 내려가고 또 내려갔다가는 다시 오르고....

최소한 몇 고지 혹은 무슨 봉 이렇게 이름이라도 붙여야 할 텐데 도무지 이곳은 그렇게 명명할만한 봉우리 위의 조그마한 터도 갖고 있지 못하며 조망할 수 있는 너럭 바위 하나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코스간 소요 시간을 나타낼 때에도 30~60분 정도로 끊지 못하고 그저 두루뭉술

하게 ‘70분, 3시간 10분’ 정도로 표시를 할 수밖에 없는 게 그런 이유 같다.

 

 

09:53

돌 무더기가 있는 745고지에 다다른다.

찻소리가 나는 걸보니 이제 부항령이 멀지 않은 것 같다.

 

 

 

 

 

09:57 헬기장을 통과하고 참호를 두어 개 지나니 부항령이다.

10:06이다.

부항령에서 거의 3시간이 걸린 거리다.

오늘은 얼음물이 있어서 그런지 산행이 별로 힘들지 않다.

먹을 건 그리 많지 않지만 약과와 초코파이로 그런대로 견디고 있으며 갈증은 얼음물로 충분히 해소하고 있으니 상당히 편한 산행이다.

 

 

 

복숭아 나무로 보이는 나무에는 표지띠가 어지러이 날리고 있으며 부산낙동산악회에서 자세히 부항령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이 된 안내판을 부착하여 놓았다.

 

 

한참을 놀다 부항령 도로를 바라보면서 오르막을 타기 시작한다.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대간 마루금이며 직진하는 좋은 길은 약식으로 가는 길인 소위 우회로이다.

 

 

당연히 왼쪽 길을 선택한다.

상당한 경사의 오르막이다.

 

 

 

11:02

반갑게 표지띠가 맞아주는 조그만 봉우리를 올라 이장을 하여 주위의 풀과 다른 색깔을 하고 있는 묘지터를 지난다.

 

 

 

11:11

정상 같지도 않은 정상을 지나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아까 그 우회도로와 만날 수 있으리라.

 

  

바위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암릉 구간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구간을 지난다.

11:22

아까 그 우회도로와 만난다.

표지띠가 보이는 방향이 마루금 방향이다.

 

 

그 길을 지나면 바로 11:37에 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게 되면 지금 오르고 있는 봉우리의 내림길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 오름길은 돌도 많은 상당히 가파른 그것이다.

 

 

 

11:40

헬기장을 지나 백수리산(1034)에 도착한다.

 

 

 

 

 

김천산꾼들이 세워 놓은 정상석 뒤로 싸리재로 이어지는 능선과 그 뒤로 삼도봉이며 석기봉, 민주지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향적봉이 아직도 눈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아래 보이는 마을이 현내리 같다.

 

 

 

내리막은 바위가 상당히 많은 길이며 오른쪽으로 부항면 하대리가 보인다.

 

 

아까 갈렸던 길과 다시 합류한다.

또 안부로 내려가는데 나물 채집 겸 산행을 온 두 부부와 만난다.

오늘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안부에서 백수리산과 크게 우회전을 하던 봉우리를 쳐다 본다.

 

 

이런 곳에까지 밥을 들고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의 양심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평탄한 길이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가끔씩은 바위가 나타나곤 한다.

사람 소리가 나더니 문경에서 4명이 대간을 타는 일행들과 만난다.

삼마골에서 올라왔다는 그들은 덕산재까지가 오늘 일정이라고 한다.

 

 

 

돌밭을 오르자 봉우리 하나에 오른다.

12:05

1160고지인데 그냥 조그만 공터를 연상하면 된다.

이곳에서 희미하게 난 길로 들어서면 싸리재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크게 돌면 마루금이다.

 

 

 

 

 

앞에 봉우리 두 개가 봉긋 올라온 곳이 삼각점이 있는 암봉이겠고 뒤를 돌아보니 내가 지나온 백수리봉 일대가 조망되고 아직도 향적봉이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많이 올라온 것이다.

 

 

나는 표지띠를 따라 우측으로 크게 돌아 1170.5 고지를 향해 간다.

잡목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그 잔가지들을 해치며 지나는 길에 발에 밟히는 것.

그게 삼각점이고 그곳이 1170.5고지 정상이다.

그러니 그런 곳에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것도 참 난감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 곳이 작은 봉우리의 정상이므로 삼각점을 하나 박아 둔 것이 그나마 어떤 지점의 point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위안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

이 이름 없는 봉우리.

비록 명산의 반열에는 절대로 설 수 없는 작고 못 생긴 봉우리라 할지라도 이런 봉우리 하나하나가 대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볼 때,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 봉우리들을 어쩌면 나는 더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며 지나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곳을 내려서자마자 급우회전을 하면서 돌밭이 나온다.

 

 

 

그 숲을 지나면 평탄한 길이 조망되고 이내 돌계단이다.

 

 

 

그 돌계단을 내려가자 가까이 나무계단이 보이며 그 나무 계단과 이어지는 마루금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나무 계단을 내려서면서 난간을 이용하여 셀프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인상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은 정말이지 힘 하나 들지 않고 너무나 여유로운 산행이다.

이에는 얼음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아침에 먹은 동결건조식품이 각각 한 몫을 했다는 느낌이다.

 

 

 

무슨 품종인지는 몰라도 한 때 어떤 작물을 경작했을 밭뙈기를 지나 경운기 도로 같은 넓직한 길을 지난다.

이 길을 우측에 목책까지 설치되어 있는 아주 멋있는 길이다.

 

 

 

 

경운기 길을 버리고 목책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좁은 길로 들어선다.

13:13.

산죽 길이다.

그 산죽과 잡목으로 터널을 이룬 곳을 빠져 나와 뒤를 돌아본다.

 

 

 

부드러운 마루금을 볼 수 있으며 앞으로는 또 멋진 풀밭 사이로 잡목 밭이다.

그곳을 빠져나와 다시 뒤를 돌아본다.

13:27

바람이 조금 세게는 불고 있으나 땀을 식혀주어 산행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후조건이다.

 

 

 

 

13:53

조망이 터진 곳에 공터 같은 곳에 이르러 조망을 해 본다.

바로 지나온 마루금이 두툼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왼쪽으로는 덕유 연봉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오른쪽으로는 삼마골을 지나 밀목령을 지나는 마루금이 아름답다.

 

 

바로 앞 봉우리가 삼도봉이다.

손을 뻗치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삼도봉이 있다.

오늘의 산행도 그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내 사거리다.

왼쪽으로는 설천면 안골로 빠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부항면 해인리로 그리고 직진을 하면 삼도봉이다.

30m 아래 산삼약수터가 있단다.

 

 

 

나뭇잎으로 물을 모아 흘러내리게끔 만들어 놓은 산삼약수터는 정말 산삼 썩은 액기스를 섞어서 만든 물같이 정말 입안이 개운하고 정신이 맑아진다.

그 표지판을 만들어 설치하여 놓은 산객 김윤식님과 오상임님들의 정성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다.

한참을 쉬다 14:26에 삼도봉으로 오른다.

 

 

고속도로 같은 나무 계단을 오른다.

산사태로 망쳐진 길을 나무 계단으로 보수하여 놓은 듯 맨흙 투성이다.

 

석기봉이 보이고 삼도봉이 200m 남았다는 이정표에 다달아 뒤를 돌아본다.

 

 

 

 

 

 

장쾌한 마루금이 펼쳐져 있으며 오른쪽 멀리 향적봉이 흐미하게 그 윤곽만 보여준다.

14:36

삼도봉에 올랐다.

 

 

 

관광객이 찍어 준 인물 사진을 통하여 봐도 너무다 쌩쌩하다.

그만큼 오늘 만점 컨디션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는 삼도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세 개가 있다.

그 하나는 원래 내가 산행을 하던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날나리봉’이라 불렸던 것을 어감이 좋지 않아 현재의 ‘삼도봉’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는데 그곳은 전라남도 구례와 전라북도 남원 그리고 경상남도 남원 등 세 도(道)가 만나는 곳이기는 하나 전라도를 남북으로 분리시켜 부르는 것이고, 오전에 지났던 초점산도 전북 무주와 경북 김천 그리고 경남 거창 등 세 도의 경계점이기는 하나 이것도 경상도를 분리시킨 개념이지마 이곳만큼은 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그리고 경북 김천 등 순수한 의미의 세 개도가 만나는 우리나라 정통의 삼도봉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tip 하나.

지리산의 날라리봉은 원래 봉우리가 낫의 날 같이 생겼다고 하여 ‘낫날봉’이라 불렸던 것을 치기꾼들이 기어코 날라리로 바꾸어 부르는 바람에 지금의 삼도봉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정산에는 세 마리의 용울 태운 세 마리의 거북이 서 있고 이를 ‘삼도화합탑’이라고 한다.

매년 10. 10. 삼군 주민들은 이곳에 올라 조촐한 행사를 벌인다고 한다.

오른쪽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관광객들을 젖히고 내려오다 보니 14:51에 삼마골재에 닿는다.

 

 

 

 

 

밀목령으로 오르는 길과 해인리로 내려가는 길 그리고 내가 내려가야 할 물한리 방향 등을 카메라에 담고 아주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사진 한 장을 찍어달라고 관광객에게 부탁한다.

 

 

 

 

 

 

 

 

 

이로서 드디어 그렇게 마음에 짐으로 가지고 있던 덕유구간을 끝내고 버스를 타고 영동으로 가기 위하여 물한리 계곡으로 내려선다.

15:40에 주차장에 내려오니 17:10에 버스가 있다고 하여 주차장 옆 식당에서 아줌마가 등물까지 해주어 완전히 개운한 상태에서 동동주 한 사발을 다 마시고 영동으로 와서는 목욕까지 하고 예약해 둔 21:02 새마을호를 타고 영등포역에 도착한다.

오늘 운행 구간 :

마루금 21.3km  소요시간 : 10시간 18분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접속구간

하산길 4km 소요시간 4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