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낙동정맥/낙동정맥(2011.11.12.~2012.12.8.)

낙동정맥 1구간(피재~정맥갈림길~통리역)

 

한강기맥을 마치고 정맥에 들 계획을 세웁니다.

북에서 남으로 산줄기를 훑으려 하였는데 아무래도 정맥 그리고 기맥, 지맥 이런 순으로 진행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듯이 산줄기도 그 격에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한강기맥을 이제 겨우 두 구간을 마쳤는데 후배로부터 자신의 친구가 총대장으로 있는 G산악회에서 낙동정맥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산악회에서는 1년 일정으로 2, 4주 토요일에 진행을 한다고 하는군요.

마침 그 산악회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좋은 소문을 들었던 터라 저는 저대로 기맥과 정맥을 하면서 오지여서 접근 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낙동정맥은 그들의 차를 이용하는 것도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내산악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저이지만 저는 저대로 저의 산행을 하면 된다는 생각과 그 산악회에서도 그 구간은 처음이기 때문에 '길 안내'라는 개념보다는 함께 구간 개척을 하는 정도로 이해하기로 합니다.

더욱이 산행 총대장이 후배와는 아주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여 총대장의 안내를 받는다는 기분보다는 뜻을 같이 하는 친구와 함께 정맥을 한다는 기분으로 참석하기로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날로 첫 구간을 하게 됩니다.

07:00

잠실 역 2번 출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탑승을 합니다.

오랜만에 산악회에서 가는 버스를 타서인지 분위기에 적응을 못해 조금은 어색한 기분이 드는군요.

몇 군데 더 들려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중부2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태백시로 접어듭니다.

중간에 두문동재 터널도 지나면서 차로 백두대간도 넘게 됩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11. 12.

2. 동행한 이 : G 산악회 대원, 비슬 그리고 저

3. 산행 구간 : 낙동정맥 1구간(피재~정맥 갈림길~통리역)

4. 소요시간 :  진입구간 1.3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피재

 

 11:01

 

 

정맥 갈림길

  1.3km

 11:19

  18

  9분 휴식

작은 피재

  0.9

 11:42

  23

 

대박등

  1.4

 12:07

  25

 

유령산

  4.4

 13:11

  64

  7분 휴식

통리역

  2.3

 13:58

  47

 

 9+1.3

 02:57

  02:41

순 운행시간

 

산 행 기 록

10:46

대간을 할 때 지나쳤던 삼수령에 도착합니다.

한강과 낙동강 그리고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오십천의 분수령이 되는 곳이라고 하여 삼수령으로 불리우는 이곳은 난(亂)이 있을때마다 삼척사람들이 이곳을 넘어 황지로 피난을 갔다하여 피재라고도 불립니다.

여기서 산행 준비도 하고...

어차피 오늘은 정맥 첫 날이라 간단하게 출정식도 갖는군요.

혼자 다닐 때도 마음 속으로나마 출정식을 가졌었는데 산악회에서는 공식적으로 하니 차이가 좀 있습니다.

대간을 할 때 저 정자 즉 삼수정에서 비를 피해 라면을 끓여먹었었는데 ....

산행 대장님의 간단한 인사가 있었고 산을 떠난 영혼들에 대한 묵념도 이어지며....

11:01

자, 이제 낙동정맥 갈림길로 가기 위하여 백두대간을 좀 밟습니다.

포장길로 오를 수도 있지만 온전한 대간길은 이정목을 따라가야 합니다.

11:19

대간길을 걷다보니 드디어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갈림길에 섭니다.

천의봉을 갈림봉으로 보기도 하지만 엄밀한 갈림길은 바로 이곳입니다.

대원들이 너도나도 기념 촬영을 합니다.

낙동정맥에 대한 코팅된 안내지도 보고....

11:28

조금 쉬다가 낙동정맥의 첫 발을 내디딥니다.

이제부터 저는 약 1년 정도가 걸려 부산 몰운대까지 진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4계절을 함께 할 낙동정맥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낙동정맥의 4계를 보는 것을 상상만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 첫 발은 이렇게 내리막 길입니다.

등로도 넓게 다져놓아서 진행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가끔씩은 소나무 너머로 조망을 허락하기는 하지만 내려가는 이 산은 육산이다보니 아무래도 조망은 썩 좋지 않습니다.

소나무가 많은 산이다보니 다른 잡풀들은 자라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소나무는 너무 꼿꼿하여 겨울에도 자신의 잎을 떨꾸지 않아 결국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잘라지는 불상사까지 당하게 되는데 그 남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여느 풀까지도 자라지 못하게 할 정도로 독하다고 하는군요.

목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납니다.

예전에는 목장과 등로가 구분이 안 되어서 목장주와 정맥꾼들 사이에 가벼운 마찰도 있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목장에 팬스가 쳐져 있어 이제는 그럴 일이 전혀 없게 되었습니다.

11:42

작은 피재에 도착합니다.

이 작은 피재는 남쪽으로는 태백시 황지동과 북쪽의 적각동을 잇는 35번 도로 상에 있습니다.

작은 피재 아래에 있는 회사 입간판이 멋진 돌로 되어 있군요.

왼쪽은 삼수령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우측 길이 강원환경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주위 환경을 줄러보느라 몇 분을 지체합니다.

11:44

이정목을 따라 진행합니다.

바로 구봉산에 오릅니다.

구봉산에 대한 친절한 안내문이 적혀 있고 이제부터는 마루금을 진행하게 되는군요.

앞에는 선두 그룹이 줄을 지어 산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원들이 해바라기언덕을 오르고 있습니다.

왼쪽으로는 낙엽송이 오른쪽으로는 시들은 해바라기 줄기와 억새 등이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아주 멋있는 곳입니다.

거기서 뒤를 돌아보니 매봉산과 풍력발전소가 보이는군요.

그런데 풍력발전소의 날개가 돌지를 않는군요.

오늘의 표지띠 중에서 제가 아는 분들 중의 첫 분이십니다.

배선생님은 1대간 9정맥을 두 번 종주하시고 100명산 답사를 마친 다음 지금은 1000m급 산을 454개 선정하여 그 산들을 섭렵하고 계신 중입니다. 

대단한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아까 보이던 해바라기 줄기가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었군요.

철근으로 해바라기 모형을 만든 구조물을 지납니다.

마치 성화 를 위한 시설을 하였던 곳 같습니다.

낙동정맥의 시작 구간은 참으로 부드럽습니다.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이 자연스럽게 분수령이 되어 낙동정맥을 만들고 있으니 진행방향으로 서쪽 방향은 자연스럽게 잡풀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봉산의 풍력발전소가 더욱 돋보이는 지점입니다.

12:07

대박등에 오릅니다.

삼각점이 있는 대박등에서 마음 속으로 제가 하는 일이 대박이 터지기를 조용히 기원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낙동정맥에는 유령산이라든가 구랄산 같은 조금은 이상한 이름들이 붙여진 산들이 있군요.

'등(嶝)'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몇 개 있습니다.

지리산의 불무장등, 영알의 시살등, 보개지맥 상의 주라이등이 우선 생각 나는군요.

그런데 멀리 보이는 봉우리(대조봉)에 포크레인으로 산이 깎이고 있는 것을 보니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채석장 같은 시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

송전탑이 보이고 등로는 계속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12:18

대조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우측으로 진행을 하면 아까 보이던 채석장 같은 곳 즉 대조봉으로 진행이 되는데 정맥길은 여기서 급좌틀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두툼한 낙엽 위를 걷게 됩니다.

가을에 이런 길을 걷다보면 꼭 만나는 게 있습니다.

속칭 '개뼈다귀'라는 것으로 썩은 나뭇가지가 저 낙엽 속에 파묻혀 있다가 걷는 이의 발에 걸리게 되는데 이것에 걸려 넘어질 뻔 함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씩은 가지고 있으실 겁니다.

고개 하나를 넘는데 표지띠가 무척이나 많이 걸려 있습니다.

돌계단이 되어 있는 급경사를 내려갑니다.

무덤 두 기가 있는데 저희 조상이 되시는 분이시군요.

상당히 높은 벼슬을 했던 분이십니다.

12:40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만나고,

등로는 전망대 방향으로 진행이 됩니다.

태백시 위생사업소인가요?

새로 지은 건물 같습니다.

왼쪽으로는 광산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등로는 잔돌들이 많이 산재해 있군요.

조금 힘을 들여 오릅니다.

이런 그림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만납니다.

이곳이 전망대이군요.

저 뒤로 보이는 산이 대간 상의 푯대봉이군요.

그 왼쪽으로는 함백산과 태백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비단봉이 보이는데 그 비단봉은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이른바 '멧선생 사건'은 두고두고 제 뇌리에 박혀 있는 사건(http://blog.daum.net/1kthlg2, 백두대간(제24구간) 혹은 okoutdoor 사이트 국내산행후기(대간, 정맥) #78342 참조)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등로는 돌로 포장을 해놓아 토사의 유실도 방지하고 산객들의 통행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3:11

유령산에 오릅니다.

삼각점이 있는 이 유령산에는,

이렇게 예쁜 정상석이 있군요.

앞에 선두를 달리시던 분들이 이곳에서 쉬면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한 분이 건네주는 귤을 맛있게 먹고 출발합니다.

오늘은 비슬님이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G산악회는 선두조가 스피드가 좀 있는 산악회로 유명한데 비슬님이 그런 선두조에 끼어서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7분 정도 쉬다가 출발합니다.

13:23

경사가 급한 된비알을 내려오니 느릅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느릅재에는 산신당(유령산영당)이 있는데 오늘도 무슨 제(祭)를 올리는지 문도 열려있고 사람도 있습니다.

차가 올라올 수 있을 정도로 너른 길입니다.

태백시 황연동 14통과 삼척시 도계읍 삼포리의 경계를 이루는 느릅령은 옛날 삼척지방에서 경상도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였다. 고개마루에 산신당이 차려져 매년 음력 4월 16일 솔안마을 주민들을 주축으로 유령제를 봉행한다. 제례 봉행시에는 삼척주민들도 참가해 지역간 공동발전과 화합을 다진다.

느릅나무(楡)가 고개마루에 많았다고 하여 느릅령(楡嶺)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느릅나무보다는 넘어 재, 넘을 재에서 유래하거나 낮은 산등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라 때부터 태백산으로 천제를 지내러 가기위해 이 고개를 넘었으며 안동과 봉화쪽으로 가기 위해서도 느릅령을 넘어야 했다. 당시 맹수가 많아 이 고개를 넘자면 불의의 참사도 당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 때문에 1000여년 전부터 느릅령 고개에 마련된 유령산신각에서 산신제를 봉행했다고 한다.

내려왔으니 올라가야겠지요.

13:37

정맥길에서 약 3m정도 벗어난 곳에 있는 조망터에서 동쪽을 조망합니다.

삼척시 도계읍이 보이고 그 뒤로는 동해가 보이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지않아 바다가 보이지 않는군요.

뒤를 돌아보니 멀리 매봉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백두대간이 이어지고 있군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정맥길 가운데 돌상의 머리 부분이 이렇게 떨어져 있는데 이게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13:42

된비알을 내려오는데 급좌틀하는 곳을 만납니다.

직진을 할 법도 한 곳인데 잘못하면 알바를 하기 십상인 곳입니다.

사실 이정표가 필요한 곳이 바로 이런 곳인데 이정표는 없고 임시방편으로 어느 산객이 나무로 직진방향 진입금지 표시만 해 놓았습니다.

좌측으로 돌자 길은 이렇게 낙엽이 두툼하게 덮혀 있습니다.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낙엽에 덮혀 나무도 보이지 않는군요.

조금 더 내려가니 그제야 계단이 보입니다.

잣나무 숲이 나오고 한 쪽이 무너진 돌탑 두 기가 보이는군요.

이곳이 느릅령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는데 아까 거기는 느릅고개 여기는 느릅령이라는 말인가요?

확인을 해봐야겠군요.

물소리가 나오며 작은 계곡을 오른쪽으로 만납니다.

그 계곡 건너에는 자작나무 숲이 있는데 야영하기 아주 좋은 장소 같습니다.

왼쪽으로도 큰 임도가 보이고....

그 숲을 빠져나오자 드디어 통리역이 보입니다.

기차 소리가 들리는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TV의 '임현식의 장터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통리역 5일장을 본 적이 있는데 통리장날의 국밥장사가 생각나는군요.

오늘은 장날이 아닌가봅니다.

 

13:58

통리역입니다.

그런데 내일 제가 속해 있는 '다모아산악회'에서 경주남산으로 유적답사를 가는 날이어서 저는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이곳에서 동대구로 가서 거기서 1박을 하고 내일 경주에서 다모아팀과 합류하기로 합니다.

기차는 미리 알아보니 15:20에 있다고 하였는데 다행히 좌석이 있습니다.

표를 예매한 후 G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오리고기와 게찌개 그리고 막걸리와 밥을 먹고 느긋하게 기차역으로 가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구로 향합니다.

오늘은 좀 짧은 구간이어서 약간 감질이 나기도 하였지만  산악회에서 낙동정맥을 진행하는 첫날이기도 하여 출정식을 하는 등 시작에 앞서 여러가지 행사도 있어 부득이한 결과라 이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