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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낙동정맥(2011.11.12.~2012.12.8.)

낙동정맥 3구간(석개재 ~ 묘봉 ~ 용인등봉 ~ 삿갓재 ~ 석포리 반야마을)

 

낙동에 든지 이번 구간이면 3/27이니 아직 멀었군요.

두 번의 구간이 무난했었으니 이번 3구간이라고 해서 별로 다를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바로 동해안에 집중된 '눈'때문입니다.

하얀 설경은 겨울산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멋진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눈이 첫 눈이거나 습한 눈 그리고 폭설일 경우에는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특히 산행을 하는 산객들에게는 여러가지 다른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며칠 전 한강기맥을 할 때 그 습한 눈때문에 곤욕을 치른 바 있었던 저는 이번 눈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 지 자못 궁금해 지는군요.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12. 07.

2. 동행한 이 : 그랜드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낙동정맥 제3구간 (석개재 ~ 묘봉갈림길~ 용인등봉 ~삿갓재~ 석포리)

4. 소요시간 :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석개재

 

04:57

 

 

묘봉 삼거리

  3.0km

 07:09

 132

 

용인등봉

  1.5

08:20

71

 

임도

 3.2

12:04

224

20분 휴식

임도 삼거리

2.2

13:28

84

 

백화도량

5.3

15:09

101

 

버스 탑승

1.4

15:35

26

 

9.9(6.7)

08:31(127)

08:11(127)

순 운행시간

 

산 행 기 록

 

 

12. 9. 자정.

잠실을 출발한 버스는 회원들을 태우고 고속도로에 올라 섭니다.

정암사 주차장에서 컵라면 하나를 밥 조금과 함께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하는데 속이 살살 쓰립니다.

눈은 생각보다 더 많이 온 거 같아 걱정이 앞서는군요.

04:50

석개재에 도착합니다.

석개재에 도착하여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는 등 대원들 모두가 능숙한 솜씨로 손을 놀립니다.

아마 올 겨울 들어서 처음일텐데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하셨는지 아니면 매해 연례 행사로 하는 일이라 인이 박여서 그런지...

저는 지난 주 한강기맥 화방재~삼마치 구간을 할 때 한 번 연습을 했었기 때문에 조금은 손에 익습니다.

준비가 완료된 분들부터 이 안내판 뒤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오릅니다.

물론 이 팡 앞에 있는 임도를 따라 진행해도 오늘 산행 구간 중 1/3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삿갓재에 도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구간 날머리를 확인하며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봉화군의 도계(道界)인 석개재를 출발합니다.

지금부터 등로는 삿갓봉까지는 이 도계가 연결되는 구간이므로 가끔가다 우리는 표지띠 중 '경북도계종주'라는 글이 씌어져 있는 그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04:57

그런데 오늘은 헤드 랜턴이 필요없을 만큼 달이 밝군요.

마치 맨 뒤에 등로에 오른 저보다 더 뒤에 오는 분이 커다란 랜턴을 밝히고 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바로 동짓달 보름날이군요. 

바람도 세게 불어 하늘에 구름도 있을 리 없으니 저 달이 더 밝게 온누리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 카메라와 GPS의 배터리 소모가 너무 빠르게 집행됩니다.

GPS 배터리를 한 번 교체하였으나 축전지인 제 배터리가 맥을 추지 못합니다.

카메라는 파카 안으로 넣어 보온을 해주고 GPS는 기능이 정지할 때까지는 그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이제 동녘으로 해가 뜨려고 하는군요.

07:09

그러고는 처음 만나는 안내판은 바로 이 경고판입니다.

보통 이곳까지 1시간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역시 눈때문에 산행에 지장이 많군요.

묘봉으로 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이종목입니다.

묘봉은 풍곡리쪽의 문지골에 고양이가 많이 살았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문지골 막장에는 고양이 형상의 바위가 있어 묘봉(猫峰)으로 불린다고 한다.

 

한편 묘봉으로 0.5km라는 표기대로 이리로 진행을 하면 시간이 더 걸리고 아예 조금 더 진행을 하면 정맥길은 우틀하는데 이때 왼쪽에서 내려오는 길이 묘봉에서 내려오는 길이므로 이 길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선답자들은 이야기합니다.

참나무 숲을 지납니다.

앞에서 러셀을 하느라 힘을 쓰시는데도 불구하고 진도는 영 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러셀(Russel)이란 제설차를 발명한 미국 사람의 이름을 따서 심설산행시 눈길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러셀에도 3·3·3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즉 반드시 러셀은 최소한 3명이 각 3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3시간에 한 번은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법칙도 눈이 무릎에 오면 힘들어지므로 무릎을 넘겨 허벅지에 오면 탈출을 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낙동정맥은 유난히 조릿대 군락이 많고 잡목이 많아 눈의 깊이가 예측을 불허하니 총대장님과 함께 눈을 치고 나가시는 분들의 노고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나무의 잔가지에도 저렇게 눈이 걸려 있으니 저것도 바람이 불거나 눈이 조금 더 왔을 경우에는 다 꺾어져 진행을 방해하게 됩니다.

선두나 후미나 그게 그겁니다.

바위 구간이 없으니 조망도 별로 없습니다.

이런 날씨에 조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한 불만입니다.

08:08

강한 바람에 굳은 눈 위에 있던 눈이 보라가 되어 날립니다.

혹은 나무에 걸려 있던 것이 떨어지면서 얼굴에 달라붙기도 하고... 

실제 모습은 이런 기계를 통하여 보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색깔도 여러가지이고...

정맥길은 여기서 우틀하여 용인등봉을 향합니다.

그런데 이 봉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직진을 하여 약 1.7km 정도를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면 886.7봉을 지나 실제 용인등(龍仁嶝, 780m)이라는 봉우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 봉우리에는 장성 454라는 4등 삼각점도 위치해 있습니다.   

용인등봉(龍仁嶝峰)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마을에서 볼 때 문지골과 괭이골 사이에 솟아 오른 산릉의 최고봉으로 착한(어진)용이란 뜻을 담고 있다.  

용인등봉의 시발점인 산봉우리는 515m봉으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족발봉으로 통한다.

산세가 마치 수캐의 생식기처럼 보여 개족발봉이라 부르는데 한자로 구신암(拘腎岩)이라고도 한다.

개족발봉 동쪽 아래에서 문지골과 용소골의 물이 합수되는데 이곳에 패어든 용소골안 제 1용소는 옛부터 제를 지내는 신성한 구역이었다고 한다.

 

등(嶝)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들이 몇 개 있습니다.

우선 지리산의 불무장등, 영알의 시살등, 연천 보개산에 있는 주라이등 그리고 오늘 하나 더 배웁니다.

국립지리원 지도로 확인을 하여 봅니다.

 

 

가짜 용인등봉에 오르다보니 뒤로 묘봉이 보입니다.

완만한 마루금으로 묘봉은 정맥길에서 벗어났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저렇게 묘봉 자체 그러니까  그 덩어리 자체이므로 묘봉도 낙동정맥의 한 봉우리로 봐야 할 것입니다.

08:20

가짜 용인등봉(1120m, 일반등산지도에는 1124m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국립지리정보원 지도에는 1120m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에 오릅니다.

·희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의 줄기란 줄기는 다 다니시면서 저렇게 수고를 아까지 않아 주셨으니 선생님의 노고란...

산줄기를 다니다 보면 저 안내판 이외에 선생님의 갈색 표지띠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준·희님의 표지띠는 여영님 그리고 아름다운 강산님 등의 그것과는 갈색의 표지띠와 비슷한 연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랑하는 이에 대한 끝없는 마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분들과 차이가 납니다.

 

진행방향으로 997.7봉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삿갓재 못미처에 있는 봉우리에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흘러가는 861봉 줄기가 앞으로 보이고, 뒤로는 삿갓봉(1084m)에서 시작되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도계를 따라 형성되는 아구지맥이 삼면재에서 응봉단맥을 갈라 놓는데 그 단맥 줄기가 동해안을 향해 힘차게 뻗어 있습니다.

그 뒤로는 동해가 보입니다.

수평선까지도 보이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군요.

08:27

또 봉우리 하나가 나타나고...

이 동네는 그 유명한 금강송이 자라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나무가 쭉쭉 뻗은 게 참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조금 더 진행하면 들게 되는 울진군 서면에는 금강송이 유명한데, 이 적송(금강송)은 나무 속이 굳어지면서 노란빛을 띠는 속을 창자에 비유해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리며 목질이 단단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잘 썩지않아 조선시대에 궁궐건축이나 왕실에서 관을 짜는 목재로 사용했다고 하는군요.

또한 일제강점기 봉화지역의 금강송을 베어내어 봉화 춘양역에서 기차를 이용해서 서울로 실어갔다해서 춘양목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한편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일을 순리로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우겨 겨우 이루어진 것을 이르는 말'인데 춘향전과 연관하여 춘향의 '수청 사건'에서 유래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이곳 춘양고을에서 유래하였다고 주장한다고 하는군요.

즉 영주에서 철암을 연결하는 철도인 영동선은 원래 직선으로 이어져 춘양을 한 바퀴 휘감고 지나가게 되는데 당시 직선공사가 90% 이상 진척되었을 당시 춘양면 서벽리에 고향을 둔 자유당 국회의원의 강한 입김으로 우여곡절 끝에 철도가 춘양을 지나가게 된 것과 연결짓는다는 것입니다.

발음도 비슷하고 두 유래 모두 '억지로 진행한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는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군요.

-민병준의 '백두대간 가는 길'에서 인용-

 

 

 

 

바람이 강한 덕분에 하늘이 완전히 코발트 색입니다.

나무에는 한 덩이씩 솜뭉치가 걸려 있는데 그 아래로 한 줄로 늘어선 대원들이 질서정연하게 걷는 것을 보니 문득 스님들이 아침 예불을 드리러 갈 때 안행(雁行)을 하는 모습이 생각 나는군요.

참 대단한 겨울산의 정경입니다.

09:31

997.7봉에 도착합니다. 

여기까지 보통의 경우 2시간 40분 정도면 도착할만한 거리인데 4시간 반이 넘게 걸리고 있으니 오늘 완주는 이미 틀린 상황이고 어디서 탈출을 해야하는지 다들 총대장님 눈치만 살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 삼각점이 있는데 눈에 덮혀 있어 확인을 하지 못합니다.

조망이 트여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입니다.

삿갓재로 가는 길은 이렇게 겨우살이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군요.

제가 아는 약초 중 몇 개 안 되는 것 중 하나인 겨우살이 입니다.

오늘은 선행자들이 밟고 간 발자국을 보고 따라 걷는라 표지띠들도 많이 못 보고 가는군요.

그래도 배선생님 표지띠는 눈에 띄는군요.

장기간 우리나라에 살다 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떠나면 생각나는 게 두 가지 있다고 합니다.

바로 김치와 산인데 외국인들 중 우리나라 산줄기 특히 남한의 백두대간을 걷고는 북한에 있는 나머지 구간을 걷고 싶어 북한으로 들어가 이번에 금강산 주변의 대간을 밟은 Roger Shepherd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Shepherd씨는 우리 백두대간을 종주한 후 산행기를 엮어 Baekdu Daegan Trail이라는 책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그 책을 구입하여 신기한 눈으로 들여다 보았는데 다 아는 내용이니 좀 진부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우리 지명이니 용어들 가령 표지띠를 hiking ribbon으로 경직된 근육을 위해서는 jjimjilbang을 이용하라든가 하는 것들을 영어로 직접 대하니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하나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과연 만고의 진리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영역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관하여 우리식 영어가 아닌 오리지널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관하여 말입니다.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Ridgeline is genuine in that it never crosses the water.

그럴 듯합니다.

다음 주에 있는 올 송년회에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 선생님과 배창랑 선생님 그리고  Shepherd씨 까지 만나 북한 얘기나 많은 산들에 관하여 듣게 되니 풍요로운 한 해로 마무리 짓게 될 것 같습니다.

09:49

문지골 하산 코스입니다.

문지골은 1폭 부터 6폭 까지 있는데 결국 문지골의 제일 윗부분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문지골은 용수골에서 내려오는 그 유명한 덕풍계곡과 합쳐지게 됩니다.

덕풍계곡은 지리산 칠선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산 중 계곡이 깊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니까 덕풍계곡을 얘기할 때 응봉산 뒷 계곡으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낙동지맥의 삿갓봉에서 갈라지는 아구지맥이 응봉단맥을 분기시키는 925봉에서 내려오는 곅고이라고 이야기하여야 할 것 같군요.

09:50

드디어 삿갓재에서 이어지는 임도가 보이며 멀리 아구지맥 줄기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행시간은 벌써 4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갈 길은 아직도 멀고...

겨우살이가 정말 많습니다.

산당히 비싸다고 하던데...

이 아래 보이는 계곡이 문지골이란 말이죠.

삿갓재 전위봉 같습니다.

저 봉우리에서 250m 지나면 삿갓봉이고 그 봉우리에서 아구지맥이 갈려져 나갑니다.

선두에서 러셀을 하던 분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어 저도 20분 정도 쉬면서 얼음물과 빵을 먹습니다.

11:58

삿갓봉 전위봉에 오릅니다.

거기서 바로 옆에 있는 임도로 떨어집니다.

그 임도 바로 앞이 삿갓봉이고 그 삿갓봉에는 철탑 같은 게 서 있는 게 보입니다.

12:04

임도에 내려섭니다.

'사람과 산'에서 발행한 백두대간&정맥 GPS 종주 지도집(2005. 7. 3. 발행)을 보면 삿갓재를(N37˚ 04'47.03˝, E129˚ 08'05.24˝)로, 삿갓봉은 ((N37˚ 02'20.31˝, E129˚ 11'12.60˝)이었던 것이, 1대간 9정맥 종주지도집(2009년 11월호 부록) 지도를 보면 삿갓재를 1119.1m로 표기(N37˚ 02'35.3˝, E129˚ 11'04.5˝)로, 삿갓봉은 ((N37˚ 01'43.6˝, E129˚ 11'07.0˝)하여 놓았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좌표도 움직이는 것은 아닐텐데...

국립지리정보원의 지도를 봅니다.

 

 

지도의 시작점이 조금 전 본 삿갓봉의 전위봉(前位峰)이고  그 아래 붉은선 중 #현위치가 지금 있는 이 임도이며,  이 도로는 기술한 바와 같이 861봉을 거쳐 가곡천으로 잠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전위봉에서 80m 정도 걸어 만나게 되는 임도가 위 임도이며 이는 삿갓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삿갓재로 표시하여 놓아 혼란을 가중시켜 놓았습니다.

여기서 175m 정도 올라가면 만나는 곳.

그곳이 도계(道界)이자 아구지맥이 갈리는 삿갓봉(1119.1m)입니다.

그리고 삿갓재는 그 삿갓봉에서 140m 정도 떨어진 곳(1084m)에 있는 것이므로 임도로 걸으면 아까 그 임도에서 삿갓재까지는 300m 정도만 걸으면 나오는 곳입니다.

바로 저 봉이 삿갓봉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즉 우측으로 바로 진행하여 목표 하산지점인 석포리 반야분교 방향으로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임도가 있음에도 이렇게 잘못된 지도를 보느라 약간의 혼란을 겪다 가장 명백한 하산코스라 할 임도 삼거리 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1098봉을 오르면서 낙동 줄기를 바라봅니다.

13:28

낙동정맥 삼거리를 다시 만납니다.

정맥 줄기는 이제 왼쪽으로 완전히 떠나가므로 만약 우리가 정맥길을 탔다면 여기서 왼쪽 물을 건너 정맥 임도로 따라가야 합니다.

정맥 방향으로 표지띠들이 많이 날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직진을 하여 우측을 따릅니다.

불신골(佛神谷) 계곡입니다.

자작나무와 물푸레나무 그리고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숲입니다.

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졌는지 저런 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임도는 눈이 깊어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르려다 보니까 힘이 많이 듭니다.

허리가 뻐근해 오기도 하고....

나무들이 곧게 잘 자랐습니다.

멀리 인공구조물이 보입니다.

민가가 가까워졌고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사방댐이로군요.

2007. 7.에 완공된 것을 보니 2006. 에위니아 피해를 입은 다음에 이 댐을 만든 것이군요.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렇게 상류 지천에 사방댐 등을 만들어 관리를 잘 해야 하류지역에 홍수 피해가 없다고 합니다.

즉 산에서 내려오는 잔가지 등 나무들이 지류의 다리를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통에 상류의  죄없는 분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강은 이렇게 산의 모양새에 맞게 다 구불거리며 가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똑바로 편다고 환경이 보전 되겠습니까.

그런데 무슨 엔진 돌아가는 소리도 조금씩 나고 하여간 뭔가 기계음이 나긴 나는데...

산판차입니다.

발음 나쁜 왜놈들은 도락꾸라고도 하였는데 실로 '뽕'이라는 영화를 본 다음으로는 아마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15:09

반야마을인 이 동네는 부처님 냄새가 물씬 납니다.

불신골(佛神谷) 계곡이라는 이름도 그렇고 반야(般若)라는 이름도 그렇고....

거기에 백화도량이라는 기도처까지....

그런데 자료를 조사해 보니 이곳 마을의 이름은 반야(盤野) 즉 너른 들을 가르키는 말이었습니다.

이 백화도량은 하느님 도량이라고 부기를 해 놓았으니 저는 천주교 + 불교의 공식으로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불교를 기본으로 한 미륵신앙과 관계가 있는 증산도의 유파가 아닌가 생각이 되는군요.

여기를 지나 계속 걷기만 해도 반야분교는 나올 기미도 안 보이고 가끔 민가만 보일 뿐 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15:35

샘터교인가 다리를 건너서 또 걷는데 25인승 버스가 올라오고 그 버스에 앞서가던 분들이 탑승을 합니다.

저도 잠시 기다려 그 차를 타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가 내려오는 분들을 20여명 더 태우고 석포면사무소 앞으로 이동을 합니다.

사연인즉 석포면장님의 호의로 면사무소 버스를 무료로 기사님까지 딸려 이용을 하게 해주셨음은 물론 차고까지 내주어 저녁 식사와 뒷풀이까지 하게 배려를 해주었으니 석포면의 슬로건마따나 '변함없는 계곡과 인심 좋은 석포'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친절함의 표상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석포면 직원들의 호의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제비를 넣은 뜨끈한 돼지고기 김칫국에 밥을 말아 이를 안주 삼아 맛있는 김치와 무를 먹으면서 소주와 막걸리를 하산주로 마십니다.

내일은 한강기맥 땜방 구간을 진행하여야 하겠는데 아무래도 홍천 산간지방에도 눈이 많이 왔으므로 부득이 산행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한 2주일 정도 지나면 눈이 좀 굳어지니 그 때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오늘 러셀하시느라 고생하신 총대장님과 대원 여러분의 노고에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