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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한북정맥(2009.9.26.~2009.11.26.)

이야기

한북적근지맥

기술한 바와 같이 한북정맥의 북쪽은 DMZ가 가로 막고 있어 일정 구간은 우리가 발로 밟을 수 없는 구간이어서 실제로 한북정맥을 하시는 분들은 대성산을 지난 수피령 구간부터 정맥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것이 정통적인 사고방식 같습니다.

그런데 수피령을 보다보니 그 위에 있는 줄기에서도 남한 쪽으로 줄기를 뻗은 것이 보입니다.

 

바로 적근산(1071m)에서 나온 줄기가 장고봉을 지나더니 1056.1봉에서 가지 하나를 치고 또 조금 지난 곳에서 한 줄기는 수리봉이라는 곳으로 진행을 하고 본 줄기는 한묵령을 지나 해산을 거쳐 두류봉까지 진행이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지도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적근지맥은크게 3줄기로 나뉘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1코스는 지맥갈림길에서 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우틀하여  화천읍 신읍리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제2코스는 그 갈림길에서 좌틀하다 주릉에서 빠져나와 두류산이 있는 파로호로 그 줄기를 담그고, 마지막 코스는 적근지맥의 주릉으로 한묵령을 지나 일산을 거쳐 화천천까지 진행을 하게 됩니다.

산행은 원칙적으로 백두대간에서 이어지는 줄기를 이어가야 할 것이나 DMZ 때문에 적근산부터 시작하는 방법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1056.1.봉에 가장 가까운 길에서 위 봉우리에 오른 후 거기서 갈라지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입니다.

 

제1코스 한북적근신읍단맥

 

주요 구간 : 1056.1봉 - 739.5봉 ~ 564.1봉 ~ 동지화 마을

 

4. 소요시간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늘아우 마을

 

08:56

 

 

 지맥 접속

2.8km

10:10

74분

 

  1056.1봉

1.2

10:42

32

7분 조망

  739.5봉

2.4

11:57

75

 20분 휴식

  564.1봉

4

13:42

105

10분 휴식

 동지화 마을

9.2

17:30

168

20분 알바

     계

19.6km

08:34

07:37

순 운행시간

 

민통선 안에 있는 1056.1봉은 민간인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이 봉우리가 갖는 의의는 여기서 민간인이 산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등로를 열어주는 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북서쪽으로 적근산이 보이며 그 왼쪽으로는 한북정맥이 대성산을 지나 광덕산, 백운산으로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정면으로는 굵은 줄기가 1056.1봉으로 달려오다가 우측으로 한 줄기를 내어 흰바우산(백석산)으로 달려 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너머가 북한 땅이니 아쉬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1056.1봉으로 달려온 줄기는 이곳에서 두 줄기로 갈라지게 됩니다.

이제 신읍리로 가는 줄기를 따라 가 봅니다. 진행 방향으로 급하게 내려가는 줄기는 고도표에서 보시다시피 처음에는 된비알이던 것이 곧 완만하게 진행을 하게 됩니다. 좁은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하던 등로는 00분 후면 드디어 민통선을 벗어나게 됩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비상도로에 도달하게 되고 이 군 비상도로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지방도로와 연결이 되어 등산객이나 나물을 채취하시는 분들이 자유롭게 출입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곳을 답사한 시점이 마침 봄이라 가족 단위로 나물을 채취하러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이 민통선과 가까운 지역이라 사람들의 출입이 뜸한 곳이어서 야생나물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시고 오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곳에서든 쉽게 볼 수 있듯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물 채취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주민들로 하여금 나물을 채취하러 입산하는 사람은 물론 산객들까지도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신고하는 사람들에게는 포상금까지 지급한다는 펼침막까지 동원할 정도입니다. 단속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른 봄에 나물을 채취함으로서 어린 순까지 채취하여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이 식물들을 먹이로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의 먹이까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이른 봄에는 땅도 해동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지반이 연약하여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있다고 하는군요. 순수한 산행만을 하는 이들에게는 산불방지기간과 더불어 산행이 통제되어 상당히 억울해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진달래도 피어 있고 나무의 잎들은 푸르러지고 있으나 아직 땅에 있는 풀은 지난 겨울의 색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에서 뒤를 돌아보면 지금 내려온 마루금 뒤로 1056.1봉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적근지맥이 힘차게 흐르고 있는 모습이 보이며 다시 그 왼쪽으로는 적근지맥이 대성산과 만나 왼쪽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주 줄기가 보입니다. 그렇게 내려오다보면 삼각점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가 739.5봉 입니다. 산행 시 삼각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굳이 새삼 강조를 할 필요는 없지만 삼각점은 자신의 현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며 그 지점의 높이는 물론 그 주위의 형세를 자세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삼각점이란?

삼각점은 평면위치의 기준이 되는 기준점이다. 건설부 국토지리정보원이 실시하는 기본측량으로서 수준점과 함께 국가기준점으로 중요도에 따라 1등에서 4등까지의 등급이 있다.
1등 본점(本點)의 40㎢에 1점으로 삼각점 사이의 평균거리는 45㎞
1등 보점(補點)은 40㎢에 2점으로 평균거리는 25㎞
2등점은 4㎢에 1점으로 평균거리는 8㎞
3등점은 4㎢에 1점으로 평균거리는 2㎞
로서 보이기 좋은 산꼭대기나 구릉 등에 매설(埋設)하고 있으며 평지에 설치된 삼각점도 있다.

이 삼각점들은 경위도원점(經緯度原點)을 기준으로 경위도를 정하고 수준원점을 기준으로 해발고도를 정한다. 삼각점의 표지(標識)로는 일시적인 경우에는 나무막대를 사용하나 영구적인 경우에는 돌기둥을 사용하고, 머리 부분에 기호를 새겨둔다.
삼각점에는 유지관리 및 사용의 편리를 위해서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적혀 있는 지명은 1:50,000지형도의 도엽명을 나타내고 숫자(11, 21, 303, 423 등)는 삼각점의 등급을 가르킨다.
11번부터 19번까지는 1등 삼각점,

21부터 29까지는 2등 삼각점,
301부터 399는 3등삼각점,

401부터 499까지는 4등 삼각점이다.
이러한 숫자의 기준은 1:50,000지형도의 1도엽 단위이다.

'재설 1984'에서 재설은 망실된 삼각점을 재설치하였다는 뜻이며 1984는 삼각점을 재설치한 년도를 말한다. 삼각점은 전국에 16,090점이 설치되어 있고, 1:50,000 및 1:25,000 지형도상에 △형의 기호로 표시되어 있다.

삼각점 대리석 기둥 상단부의 '+' 는 방위를 나타낸다. 글자를 바로 본 자세에서,  위쪽이 北이 된다.

 

이 지역이 군사지역인만큼 자주 나타나는 것이 방카입니다. 어찌 보면 이런 군사지역의 등로는 방카와 방카를 이어주는 교통호와 맞물려 있는 곳도 많고, 군인들이 다니는 길 자체가 마루금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산객들은 그 만큼  혜택을 보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마루금도 역시 군인들 덕분에 편하게 진행을 하고 있는 격입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시멘트말뚝이 있습니다. '군사보호지역'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말뚝을 보며 진행하다 좌측 줄기 즉 화천 13번 도로 건너편 줄기에 높게 솟아 있는 봉우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도(1:50,000, 도엽명 화천)를 보면 이 부근에서는 유일하게 산 이름이 삼각점과 함께 표기되어 있는 수리봉(919.2m)입니다. 이 수리봉의 왼쪽으로 솟아오른 봉우리 하나가 보이는데 이 봉우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봉우리가 됩니다. 즉 이 봉우리 뒤로 줄기가 하나 갈리는데 사실은 갈리는게 아니라 이 줄기가 적근지맥의 본류로서 이 줄기는 뒤로 넘어 가 한묵령을 거쳐 재안산 삼거리를 지나 마지막으로 해산을 일으켜 세우고는 북한강에 있는 파로호로 그 맥을 가라 앉히게 됩니다.  한편 수리봉으로 진행한 그 줄기를 바라봅니다. 그 수리봉에서 좀 더 아래로 눈을 돌려보면 화천읍 신읍리 솔골과 풍산리를 잇는 군 비상도로가 보입니다. 그 비상도로가 움푹 파인 것을 보면 그 절개지의 높이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제가 걷고 있는 이 마루금이 행정구역상으로는 군사지역으로 유명한 산양리가 있는 상서면과 화천읍의 면계(面界)이군요.

마루금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갈래길이 많아집니다. 이제 풍산리로 가는 비상도로가 바로 앞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진행을 하다보니 군훈련장 시설 같은 망루같은 곳이 보이고 그 곳은 레펠교장 같은 곳으로 약 50㎡ 정도 되는 좀 너른 곳입니다. 그런데 군부대가 있는 지녁들을 답사하다 보면 산에서 느끼는 것이 웬 쓰레기가 그렇게 많은가 하는 점입니다. 그 중에는 전투식량 포장지, 군용 음료 캔 그리고 아마도 동계훈련 중에 쓰였을 1회용 난방팩 등이 주로 보입니다.

00분 정도 더 지난 것 같습니다. 564.1 고지에 있는 삼각점 지점에 도착합니다. 그 삼각점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것이 또 군사도로인데 반사경 까지 설치된 것을 보면 통행량이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나물을 뜯으러 갔는지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등로가 더 명백해지면서 이제는 왼쪽으로 민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방카봉에 도착하는데 위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 봉에 굴뚝이 나온 걸로 알 수 있습니다. 공기 정화용으로 굴뚝을 만든 것 같습니다. 방카봉이 둔덕 같은 봉우리에 설치되었다고 한다면 봉우리에 나무가 보이지 않고, 평평한 곳이 보인다면 그곳은 틀림없이 헬기장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군용 목적인 것도 있을 수 있겠고 산림 화재 방지용 혹은 물자 수송 등 다목적으로 사용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내려오니 건너편 수리단맥 뒤로 아까 얘기한 해산이 보입니다. 1,000m가 넘는 산이다 보니 이곳에서도 잘 보이는군요.

00분 더 진행하였습니다. 좌측으로 진행하던 도로는 이제 삼거리가 되는군요. 이곳이 바로 신촌이라는 곳인데 원래는 '새말'이라 불리워지던 곳으로 예전에 원(院) 이 이곳으로 옮겨왔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삼거리에서 갈라진 길은 '새덕이 고개'를 지나 풍산리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고는 풍산리에서 460번 지방도로를 만나 해산터널을 지나 평화의  댐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최북단(북위 38˚), 최장(最, 1986m), 최고(最高, 700m)의 트리플 크라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해산터널은 양구군 해안면(펀치보울) 돌산령 터널(북위 38˚14), 사패산터널(4,000m), 대관령터널(750m)에게 각 타이틀을 넘겨주어 지금은 무관(無冠)이 되었습니다.

348고지에 있는 화생방 타종 기구를 지납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도로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23 송전탑도 지나고 정면으로는 마을이 보이면서 내(川)가 보입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줄기가 곧 물로 가라앉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동지화(東芝花) 마을로 떨어지면 오늘 산행은 마감이 됩니다. 신읍리의 중심이 되는 마을로 이 마을은 해가 많이 들어 옛날 동짓달에도 배꽃이 피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군요.  폐교가 된 분교 교사(校舍)도 있는 이 마을 동지화교(橋) 옆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여기서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단맥이 마현천(馬峴川)으로 잠기는 것을 보고 오늘 산행을 마감합니다. 

 

 

적근수리단맥

 

1056.1봉에서 우측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는 동지화마을로 흘러가고 다른 한 줄기는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있는 곳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이 왼쪽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사실 적근지맥의 본류입니다. 길 옆으로는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로프도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로는 우측으로 화천15번 도로도 보입니다. 그 뒤로 조금 전 걸었던 신읍단맥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마루금 뒤로는 대성산이 보이며 그 대성산이 있는 한북정맥의 줄기가 힘차게 남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1056.1봉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뾰족봉에서는 모든 걸 다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곳이 전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군사시설도 많이 있는 이 뾰족봉에서는 북쪽의 적극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적근산, 흰바우산은 물론 남쪽의 수리봉, 동쪽의 해산, 서쪽의 대성산 등 우리나라가 '산의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를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정경에 감탄사를 연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마루금도 신읍단맥과 같이 주로 하산을 하는 형국이기 때문에 산행에 별로 부담감은 없습니다. 1056.1봉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호계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989고지에 도달합니다. 이 봉우리가 갖는 의의는 여기서 수리봉으로 가는 줄기 즉 수리단맥은 후측으로 틀어야 하고 오리지널 적근지맥은 좌틀하여 한묵령을 지나 해산을 향하여 진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즉 여기가 위 지도의 '한묵령 갈림길'입니다.

이곳에 오면 산객의 눈으로는 산줄기를 따라가게 되고 그 줄기는 여러 갈래로 갈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줄기에 심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리단맥은 이 봉우리에서 크게 우틀을 합니다. 진행을 하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해산은 워낙 크게 보입니다.

 

 

반면 진행 방향의 수리봉은 조그마하지만 그러나 오똑하게 솟아 있습니다. 이곳으로는 산객들이 많이 다녀가셨는지 흔치 않게 표지띠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989봉에서 25분 정도를 지나면 바위 지대를 만납니다. 큰 바위 두 개가 위험스럽게 서 있군요. 그 가운데로 바위에 의지하여 오릅니다. 그러고는 만나게 되는 무명봉(980m)에는 이색적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좁은 길이기는 하지만 군인들이나 약초 캐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인지 길은 명백하고 뚜렸합니다. 그렇게 20분을 채 걷지 않으니 바로 말뚝이 하나 나오고 고도계는 920m를 가리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말뚝 하나가 박힌 이곳이 수리봉(919.2m)이군요. 그러나 분명 지도에는 이곳에 삼각점이 잇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디 숨었는지 확인을 할 수 가 없습니다. 유감입니다. 그곳을 지나니 헬기장 하나가 나옵니다. 멀리 설악산까지도 흐릿하게 눈에 들어오는데 비온 다음날이면 신선봉이며 황철봉까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곧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군 야전창고를 왼쪽으로 보며 진행합니다. 그렇게 10여 분 더 진행을 하니 돌로 헬기장 표시를 해놓은 헬기장에 다다릅니다. 이 헬기장은 돌에 흰페인트 칠을 하여 그 돌로 헬기장 표시 H를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즉 이곳에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삼각점을 만나게 됩니다. 2007년도에 재설한 것이라 지도에는 아직 반영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삼각점 봉에서 3분을 더 걷자 지도에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군 비상도로가 나옵니다. 이곳은 도로 공사로 절개지를 만들어 놓기도 한 점도 있지만 워낙 경사가 가파른 곳입니다. 정면으로는 진행이 불가하고 그나마 오른쪽이 좀 경사가 덜 합니다. 도로는 비포장 도로로 헬기장이 있으며 폭이 상당히 넓습니다. 솔골과 풍산리를 잇는 이 도로부터는 이제 민통선도 벗어나게 됩니다. 사륜구동차는 물론 군용 트럭도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너른 길입니다.  맞은 편 절개지로 군용 pp선이 바위 위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선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그 선을 따라 올라가면 통신가설병이 설치한 선로가 보일 것이며 경험칙에 의할 때 그 길은 곧 등로가 될 것입니다. 역시 그 선을 따라 올라가니 나무가 버팀목 역할을 하여 만든 계단이 나옵니다. 그 계단은 흙이 부서지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로프까지 매어 놓아 안전을 기하여 놓았습니다. 그 계단을 따라 오르면 화생방 타종기구가 나오고 그 봉우리 정상에는 역시 작은 미니 헬기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우측으로 759.1단맥이 조망되고 그 뒤로 대성산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자세히 보입니다. 좌측으로는 해산으로 이어지는 적근지맥의 본류가 높게 보이며 뒤로는 지나온 1056.1봉도 어렴풋이 보입니다. 다시 걷습니다. 등로는 그 고개를 낮추게 되는데 가끔씩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이 보이기도 합니다. 한강 이북의 산을 다니다 보면 이런 유해 발굴 현장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등로는 완전히 이곳이 마루금이라는 것을 확인하여 주는 듯이 곧게 뻗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11:28

한국전쟁 당시 전사자 발굴 현장입니다.

우리나라 이곳저곳에 이런 곳이 참 많군요.

이제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군요.

비가 오게 되면 이 마루금에는 작은 줄기가 많아 혹시 알바를 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도 많이 되는군요.

화려한게 핀 철쭉의 환대도 받습니다.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진행을 하다 왼쪽으로 틀어 다시 오른쪽으로 휘어 가는 모습이 흡사 어릴 때 보던 야구 만화책에서 투수인 주인공의 '마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궤적이면 분명 삼진 아웃일 것입니다.

푹신한 봉우리 하나를 지나,

12:13

너른 풀밭을 지나 봉우리로 향합니다.

중간에 방카도 보이고,

참호도 보입니다.

12:21  (N38 10.370 E127 43.425)

그러고는 이렇게 풀로 덮힌 폐헬기장(641m)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삼각점이 있군요.

여기가 643.1봉 입니다.

이 삼각점은 마루금에서 살짝 비켜진 곳에 있기 때문에 저는 다시 50m 정도를 뒤돌아 진행합니다.

다시 등로는 매끄럽게 진행이 되고

                 

저 앞 쪽에 있는 봉우리 하나를 또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등로는 편합니다.

 

하지만 갈림길이 많아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알바하기 십상인 곳이 이 구간이기도 합니다.

12:51

완전히 잡풀로 덮힌 폐헬기장입니다.

관리 상태가 안 좋은 곳이 참 많군요.

또 유해 발굴 지역 하나를 지나게 되는군요.

멀리 부대 막사 하나가 보이고 통신대 인 듯 안테나도 보입니다.

13:17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 나오는군요.

그러나 여기서는 그 방향으로 탈출해 보았자 더 고생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가능한 마루금이 제일 빠른 길입니다.

 

13:32

지적공사에서 박아 놓은 지적경계점이군요.

또 봉우리(456m) 하나를 오릅니다.

 

13:52

저런 형태의 봉우리를 보면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그렇지요.

대부분 이렇게 삼각점이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425,6봉이군요.

길이 갑자기 호젓하더니,

이렇게 이동 통신시설이 나오고,

멀리 군 막사가 보이는 탁 트인 곳이 나오더니...

아까 멀리서 가물가물 보이던 군 시설이 이제는 바로 앞으로 보이는군요.

14:16

그러고는 바로 도로로 떨어집니다. 

도면 상으로 #고갯마루가 지금 이곳입니다.

여기에 무슨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수준점 표시가 하나 되어 있고...

그런데 비가 너무 내려 이곳에서 산행을 접을까 생각도 해보았으나 그러면 언제 다시 오게 될 지 기약을 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강행하기로 합니다.

그냥 또 올라가다 보니 그런대로 진행할 만 합니다.

이렇게 꽃도 피어 있고....

비도 차츰 멎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까 그 도로가 보이고 멀리는 사격장 같은 곳도 보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작은 말뚝을 박아놓은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군요.

원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

전역한 지가 오래 되어서 그런가?

 

13:14

배가 무지 고픕니다.

가져온 막걸리를 크게 들이키니까 훨씬 나아지는군요.

이 송전탑은 어제 제가 지나올 때 본 그 송전탑과 이어진 것이군요.

저거 하나 설치하는데 1억이 넘게 든다고 하니 잘 관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힘들게 또 하나의 언덕에 오르고...

이제 알바도 몇 번 하고 전망도 제대로 안 돼 힘이 몹시 듭니다.

저 앞의 군 막사까지 가는데 두세 번은 알바 한 것 같습니다.

15:27

이 삼각점을 못 찾아 그렇게 알바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 삼각점은 우선 470고지 정도로 표기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도 직진을 하여야 하는데 길이 좋게 보이는 곳으로 좌틀하다 또 알바를 하게 되는군요.

16:30

드디어 아까부터 보고 쫓아 왔던 그 군부대 막사에 도달합니다.

아까부터 흐름이 이 막사를 비켜 가는 것으로 판단하고 두세 번 알바를 한 것 같은데 이 단맥의 마루금은 이 막사를 목표로 따라오면 간단합니다.

정면에는 부대 철조망이 가로막고 직진을 하는 것으로 흐름은 되어 있어 그냥 왼쪽으로 난 이 좋은 길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 길은 다른 길 즉 풍산리로 넘어가는 길입니다,

또 알바군요

16:42

다시 돌아와 마루금을 타다보니 이 봉우리를 넘어서면 제대로 된 마루금일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은 군부대 지역이므로 사진 촬영은 가급적 삼가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부대 철조망에 '지뢰 조심'이라는 겁나는 문구가 자주 보여 그 부대를 좌로 틀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우측으로 돕니다.

부대 정문에서 보니 또 왼쪽으로 '지뢰'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마루금 산행을 포기하고 길을 따라 내려 가기로 합니다.

우측으로 계곡에 구름이 보이는 데 스마트 폰의 촬영 한계 인 것 같습니다.

 

마을로 내려와 제가 애려온 마루금을 쳐다봅니다.

17:25

아까 그 도로를 만나 차를 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