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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명산

마루금을 고집한 오산(불수사도삼) 종주

한북 정맥을 마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배로부터 오산종주를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솔직히 오산 중, 불암산은 중학교 3학년 때, 수락산은 고1 때 살짝 맛만 보았고 사패산은 작년, 도봉산은 그 이전에 몇 번 그리고 삼각산은 사회에 나와서 몇 번 다녔을 정도로 많이 가보지 않았던 산들이다.

서울이 고향인 내가 오산을 멀리한 이유는 간단하다.

유원지라는 개념이 우선하였고 사람들이 -다른 말로는 행락객- 너무 많아 조용한 산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어린 시절부터 나의 뇌리에 너무 깊이 내재해 있었던 것 같았다.

 

오늘 산행에는 '이인석'님이라는 걸출한 산전문가와 그분 일행들이  일부구간을 리딩해 주기로 하여 별 부담 없는 산행이 될 것이나 그 고수들과 얼마나 보조를 맞출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먼저 생긴다.

 

2009. 11. 21.토요일 화랑대 역에서 일행들을 만나 버스를 타고 삼육대학교 앞으로 이동을 한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가 삼육초등학교 건물을 통과하기 때문에 오늘 산행은 삼육초등학교 정문에서 시작하여 삼육대 캠퍼스를 가로질러 신학관 옆을 거쳐 제명호를 지나 마루금으로 접근을 한다고 한다.

 

21:00

삼육초등학교 정문을 통과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21:08

신축건물 공사장을 지나 100주년 기념관을 지나자 신학관이 나오며 이내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판과 운산로라는 표석이 나온다.

제명호(James Lake)를 지나 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과연 오늘 45km 구간을 해내기나 할 수 있을까?"라며 나 자신의 능력을 반신반의하며 저멀리 내 빼듯이 앞서가는 선두를 바쁘게 쫓아간다.

 

 

21:19

드디어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인 마루금으로 올라선다.

불암산 정상으로 왼쪽은 서울 노원구이고 오른쪽은 남양주시 별내면이다.

사실은 지금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라고 보는 게 오히려 나을 것 같다.

벌써 몸에는 땀이 흐르고 혹시나 하여 준비하고 입고온 파카가 완전히 찜질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1:38

학도암 산거리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400여m를 내려가면 마애불상으로 유명한 학도암(鶴到庵)이다.

명성황후의 시주로 중창한 암자라고 하는데 암자치고는 상당히 큰 규모이다.

 

 

21:56

불암산 정상 남쪽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다.

오늘 유일하게 홍일점으로 참석하신 행복님이시다.

'철녀(鐵女)라는 별명에 걸맞게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력이 있는 기량이 탁월하신 분으로 비록 오산 종주에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오늘 산행은 무난히 마치시리라 믿는다.

 

 

구리 톨게이트와 구리시, 남양주시의 야경이다.

 

 

22:24

드디어 불암산(509.7m) 정상이다.

유독 산행시작 한 시간이 고역인 나는 정말이지 힘들게 이곳에 와서 드디어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즉 땀으로 온 몸이 가벼워지고 발은 이제 완전히 풀린 느낌이다.

 

 

삼각점을 확인하고 노원구 방향을 조망한다.

정말로 장관이다.

오늘은 안개도 없고 공기도 맑아 건너편 도선사까지 조망이 되는 등 정말로 기상 조건은 최적인 듯한 느낌이 오늘 산행의  좋은 징조가 되는 것 같다.

22:28

잠시 쉬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두꺼비 바위라는 푯말이 써 있는 바위를 지난다.

 

 

22:37

폭포약수터 갈림길이다.

식수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아 음용할 수 없는 폭포약수터 아래에는 허름한 절집인 '천보사'가 있다.

이 길은 그 길로 내려가는 길이다.

 

 

22:42

'돌산약수터' 갈림길이다.

이 불암산에 있는 약수터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약수터'라는 이름과는 달리 '음용' 내지 '식수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들이라니 좀 아이러니칼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23:07

드디어 덕릉고개이다.

수락산과 불암산 사이에 있는 이 덕릉고개는 선조의 효심이 얽힌 이야기가 있는 고개라고 한다.

 

'덕릉고개에는 경기도 기념물 제 55호인 덕흥대원군의 묘와 그의 부인 정씨 묘가 문 무인석의 호의를 받으며 남쪽을 향해 양지바른 곳에 안장되어 있다. 덕흥대원군은 조선의 제14대 왕인 선조임금의 아버지로 중종임금의 일곱 번째 아들로 태어나 임금에 오르지 못하고 셋째 아들인 하성군이 선조에 즉위하면서 대원군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생전에는 아들이 왕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1559년 (명종 14년) 5월에 서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경기도 남양주군 별내면에 예장되었다.

 

왕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그의 묘소가 덕릉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아들 선조 임금의 효성과 지혜가 녹아 있다. 선조는 어려서부터 현명하고 자애로운 부모의 영향으로 성품이 자상하고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리하여 왕위에 오르면서부터 아버지 덕흥군의 묘를 능의 수준으로 높이고 싶었으나 신하들은 끝내 불가하다는 대답 뿐 이었다. 선조임금은 할 수 없이 신하들을 설득하는 일을 단념하고 대신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믿을 만한 내시를 동문밖에 있는 가게로 내보내어, 별내면에서 나무와 숯을 실은 수례를 끌고 오는 장사꾼에게 어디를 지나서 이곳까지 왔느냐 물어서 그가 “덕흥대원군의 묘를 지나서 왔다”고 하면 장사를 못하게 돌려보내고, 만일 "덕흥대원군의 능을 지나서 왔다"고 하면 가게 안으로 불러들여 술과 밥을 후하게 대접하고 나무와 숯을 후한 값으로 쳐 모두 사들였다.

 

이 소문은 한 사람 두 사람 입소문으로 삽시간에 불길처럼 퍼져갔다. 그리하여 사방에서 나무와 숯을 끌고 온 장사꾼들이 모두 덕흥대원군의 능을 지나왔다고 떠들어 대니 정식으로 능이라 반포한 것보다 효과가 커서 후세 사람들은 저절로 이 묘소를 덕능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왕위를 계승하지 못한 아버지를 안타까이 여기고 묘소라도 왕의 반열에 올라 능이라 불리도록 애를 쓴 선조 임금의 효성이 지금도 굽이굽이 도는 길에서 느낄 수 있어 덕능고개가 더욱 정답게 느껴진다. 시간을 내 고갯길을 천천히 걸으며 길옆의 개망초며 산딸기의 맛을 음미하고, 묘역의 쪽동백 그늘의 참맛을 느껴봄도 좋을 듯하다.'

 

 

00:01

도솔봉(538m) 바로 아래 있는 갈림길이다.

열 명이 넘는 산객들이 열심히 컵라면이며 간식 등을 먹고 있는데 그 분들도 오산 종주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하였는데 내일 오후 세 시가 목표라고 한다.

그들을 뒤로하고 먼저 도솔봉을 향한다.

 

 

00:10

치마바위에 도착한다.

바위 덩어리인 불암산과 수락산은 바위 자체를 기어오르느라 서울과 남양주 등을 조망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야간 산행의 단점이긴하나 오늘은 어쩔 수 없으니....

 

 

00:16 

그리고 야간 산행을 할 때에는 물체가 본래 모습과는 달리 다른 형태로 우리에게 보여질 때가 있다.

지금 저 나무도 바위를 기어 올라 어둠 속에서 보았을 때에는 사람이 헤드랜턴을 끄고 앉아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었다.

군대에서 '경계'라는 과목을 배울 때 '야간에 보초는 절대로 한 곳만 응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런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리라.

 

 

00:37

수락산(637m) 정상에 오른다.

야경이 제대로 파인더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수락산의 유래를 본다.

일행들이 준비해 온 막걸리와 떡 등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이 구간은 겨울에는 절대로 오르지 않는게 나을 것 같다.

아무리 보험회사에 억하심정이 있어 보험금을 받으려 해도 얼음이 살짝 얼었을 경우에는 큰 사고와 직결될 수도 있어 피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얘기다.

 

 

01:07

드디어 홈통바위 구간이다.

상당히 가파른 암벽이 거의 40여m 정도 거의 직벽에 가까운 경사여서 상당히 긴장을 하며 내려와야 한다.

줄을 잡고 내려오는 바람에 일행이 다 내려오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이제 동막골도 2.9km 남았다고 한다.

 

 

 

01:29

비닐 천막이 설치되어 있는 도정봉(525m)에 도착한다.

그런데 반대방향에서 올라오는 랜턴 불빛이 보인다.

그들과 반갑게 산인사를 나눈다.

6명인 그 일행들은 12산 종주를 하는 사람들로 어제 08:30 독립문을 출발하여 인왕상, 안산을 거쳐 이곳까지 온 것인데 아차산까지 가는 일정이라고 한다.

무서운 사람들 같으니....

이제 무조건 내리막길이다.

 

 

 

02:33

동막골로 내려서는 계단길이 새로 설치하기 위하여 파놓았는지 철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야간 산행을 하는 산객들에게는 커다란 흉기로 다가설 것만 같다.

 

 

일행을 기다리느라 잠시 평상에 앉아계신 분은  오늘 산행 내내 선두 리딩을 해 주신 김동환님이다.

김동환님은 오늘이 4번째 오산 종주를 하시는 분으로 다음 주 정도에 단독으로 지리태극를 하신다고 한다.

 

그 옆에 가시는 분이 조무행님으로 이 구간까지만 마치고 부천 자택으로 귀가를 하셨는데 오산종주 기록이 12시간20분으로 상당한 기량을 갖추신 분으로 오늘은 후미를 맡아서 우리 일행의 낙오를 막아주셨던 분이다.

 

 

02:37

굴다리를 통과한다.

 

 

회룡교를 건너 3번 국도변에 있는 대가순대국집으로 들어간다.

신장개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식당인데 직원들이 워낙 친절하고 싹싹하다.

야간 산행을 하는 분들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04:27

가져온 매실주와 막걸리 그리고 소주 등으로 반주도 하고 산 이야기들도 나누면서 자연그럽게 휴식도 취한다.

이인석님 曰, "너무 무리하게 올라가면 초보자들의 경우 우이동에서 퍼진다."는 조언을 하신다.

너무 오래 쉰다 싶을 정도로 푹 쉬면서 맛있게 야참 겸 아침을 먹고 위 식당을 나온다.

 

길 건너에 있는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서 경기 북부에 있는 산에 가던 생각이 난다.

가까이에 현대아파트도 있고....

 

 

04:48

굴다리를 통과하여 호암사 입구 도로에 진입한다.

 

 

약수터 있는 곳을 건너 사패산으로 오르는 마루금에 다가선다.

 

 

05:22

안내판을 보니 이곳도 예전에 자연성곽이 있었던 곳이라는 것 같다.

밥을 먹고 바로 산행을 하여서 그런지 힘이 좀 들면서 잠도 솔솔 오기 시작한다.

 

 

05:29

범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호암사를 거쳐 올라왔으면 이 길로 합류가 된다.

범골마루금에 붙은 것이다.

 

 

05:46

드디어 사패능선에 선다.

여기부터는 한북정맥으로 최근에 지났던 길이기도 하다.

속도가 좀 더 날 것도 같다.

 

 

06:34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비몽사몽 간에 다리가 자동적으로 움직여 길을 걷는 것 같다.

구름 위를 걷는다는 것이 이런 의미인가?

송추사거리를 지나 포대능선에 달라붙는다.

 

06:36

산불감시초소에 다다른다.

돌부리가 발에 채이니 긴장을 하게 되고 아침이 밝아오면서 긴장이 되면서 정신도 들기 시작한다.

 

 

 

06:39

포대능선 상의 망월사 삼거리이다.

몇 년 전 여름 망월사에 있는 그 시원한 석간수를 마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07:08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헬기장의 정경이다.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틀자마자 원도봉 삼거리가 나오며 이제 도봉도 한 복판에 들어 온 느낌이다.

 

07:22

길이 미끄러운 관계로 Y계곡을 우회하여 지난다.

 

 

부지런한 산객들이 다락능선 쪽에서 올라오고 있으며 눈 앞에는 자운봉이 들어온다.

 

 

07:28

도봉의 잔설이 남아 있는 연봉들을 뒤돌아 본다.

 

 

07:31

마당 바위 삼거리다.

잠이 오다 사라지다 영 심신이 엉망이 되어 간다.

내 최고의 산행 시간이 10시간30분인 것을 보면 이제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 오긴하지만 아침이어서 그런지 아직 견딜만 하다.

오늘 산행 시간이 이제 식시간 포함 10시간 30분 정도를 진행하였는데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을 하는 것과 지난 벽 산행에 이은 10시간 산행과는 그 피로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07:59

전망이 좋은 너럭바위 위에서 주위를 둘러본다.

오봉을 오랜만에 깨끗하게 바라본다.

이어 삼각산 주봉들이 연이어 들어오고 상장능성 옆으로 노고산 부근도 보인다.

 

 

08:17

우이령 갈림길 전 헬기장이다.

아직도 고수 일행들의 행보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것 같이 경쾌하다.

 

 

 

 

08:27

드디어 우이령 0.3km 이정표를 지난다.

이제 나무 계단을 오르고 전망대를 지나고 바위덩어리에서 내리면 고수 일행들과도 헤어져야 한다.

다시 오봉을 보고 도봉 주봉도 가늠하고 바위 덩어리에 올라 우이암을 확인한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그 분들의 도움이 너무도 컸다.

정중하게 감사의 뜻을 보내며 완주 후 안부 전화를 할 것을 약속하고 우리는 한북정맥 마루금 진행을 계속하고 그 분들은 우이동 쪽으로 계속 진행을 하신다.

 

한북 정맥마루금임을 확인하는 원형철조망을 통과한다.

 

 

 

도봉은 멀어지는 반면 상장능선의 520봉과 그 뒤로 우이능선의 영봉(604m)이 눈에 들어온다.

08:58

우이령 전경초소에 지난 번에 보지 못했던 국공파초소가 생겨 잠시 주의를 기울인다.

그런데 벌써 출근을 한 한 직원이 초소 주위를 청소하고 있어 하는 수 없이 우회를 하여 '사방공사 기념판' 옆으로 오르느라 시간이 20분 정도 더 소비된 것 같다.

한북정맥 마루금을 타고 상장능선 상의 상장봉과 육모정 갈림길 안부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육모정 고개를 향한다.

이곳도 국공파통제구역이라 표지띠 하나 찾아볼 수 없으며 희미한 길을 따라 감각에 의존해 진행을 해야한다.

 

10:29

중간에 간식도 먹으면서 피로한 몸을 억지로 움직이는데 이제 삼각산 주봉도 눈 앞에 다가온 느낌이다.

 

10:35

드디어 육모정고개다.

뒤로 철탑이 있으며 이곳도 로프를 쳐 놓아 산객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영봉으로 오르는 길에 서울시내와  멀리 불암과 수락도 바라본다.

 

도봉 주릉이 한 눈에 들어온다.

 

 

11:23

영봉에 선다.

바로 앞에 인수봉과이 보이며 드디어 삼각에 들어온 느낌이다.

 

 

11:32

영봉갈림길 삼거리이다.

산객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11:39

인수사에서는 김장을 하느라 한참이나 분주하다.

 

 

 

인수봉을 정면에서 바라보는데 날씨 탓인지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를 않는다.

 

 

12:01

배고픔을 참으며 백운대대피소에 도착한다.

무척이나 힘들고 능력에 벅차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오름이었는데 그래도 오직 저곳에 오르면 뜨끈한 국물의 국수와 막걸리를 먹을 수 있다는 동물 본연의 의지로 오를 수 있었다.

우선 국수를 막걸리 반주와 함께 한 그릇을 해치우고 화장실 뒤로 가서 젖은 상의를 갈아입는다.

상당히 추웠는데 이제 한결 몸이 따뜻해진 느낌이다.

3인이 막걸리 두 통을 마시기는 하였는데 자연 아이스 막걸리인지라 몸이 그다지 더워지진 않은 것 같다.

 

12:46

푹 쉬고 올라오니 '위문'이다. 

 

13:10

노적봉이다.

이제부터 성곽만 도는 길이라 높낮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힘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 같으나 오가는 산객들로 길은 완전 정체 상태이다.

 

13:26

우선 용암문이다.

용암봉 바로 아래 있는 문인 것이다.

 

대남문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13:51

대동문이다.

넓은 광장이 산객들의 통행량을 짐작케 한다.

이정표도 복잡하다.

 

보국문을 향해 간다.

 

14:03

보국문이다.

 

14:31

대남문을 지난다.

지루하기 보다는 그래도 성문 세는 재미에  그나마 힘든 몸을 정신력으로 이긴다.

 

 

14:46

청수동암문이다.

참으로 이렇게 험한 암릉에 이런 성을 축조했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4:56

벌써 예정했던 18시간이 다 되어 간다.

어디서 시간이 더 소요가 되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지체 되었다.

도솔봉 부근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 번도 우리 앞을 지나지 않았으니 여기까지 못 온 게 확실하고... 

이제 비봉도 1.5km 남았으니 성곽에서 벗어 날 시간도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가 된다.

 

15:09

위험스런 바위 밑을 통과한다.

 

 

삼각의 뒷모습을 본다.

몰래 훔쳐보는 듯한 생각이 든다.

 

가야할 방향인 비봉 연봉이 들어온다.

 

 

 

15:18

진관내동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사모바위다.

구기동 쪽으로도 빠지는 이곳은 통행량도 무척이나 많은 곳이다.

 

비봉을 전면으로 보고 진행한다.

비봉이나 향로봉 모두 출입금지 지역이다.

몸 상태가 이럴 땐 이런 안내판의 경고문을 잘 준수하는 게 내 주특기이다.

 

15:29

향로봉을 통과하여 쪽두리봉으로 진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출금된 향로봉 앞에서 왼쪽 비봉탐방지원센터 쪽으로  100여m를 하산하다 우측길로 들어서야 한다.

향로봉 바로 아래 있는 길은 장비 없이는 어려운 길이므로 통제를 하고 있으니 조 더 건강한 몸으로 오래 살기 위해서는 우회도로를 타고 가야할 것이다.

이쪽에 '쪽두리종'으로 가는 이정표도 함께 설치하여야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진관공원 쪽으로 진행을 하다 다시 졸아오느라 20여분 알바를 한다.

 

15:55

이제서야 쪽두리봉 이정표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예전에는 지금 내가 온 길이 아닌 소위 '험한 코스'가 일반적인 코스였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제 쪽두리봉이 확실하게 보이고 몇몇 사람이 정상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봉우리 오른쪽으로 철탑이 보이는데 그 철탑을 보고 오른쪽으로 진행을 하면 길이 선명하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비가 오기 시작하여 우의를 입느라 시간을 지체한다.

 

16:32

쪽두리봉 전면을 바라본다.

봉우리 오른쪽 아래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그 길로 봉우리를 넘어서면 오늘 산행이 마무리 될 것 같다.

 

16:49

날도 어두워 오고 비는 축축하게 내린다.

쪽두리봉 뒷면이다.

바위를 내려오느라 미끄러움에 주의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19:20

대호아파트 옆 골목길을 나오며 불광역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 운행한 거리 : 약 45km

오늘 운행 소요시간  : 20시간 20분(휴식시간, 음식물 섭취시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