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한남금북 정맥에 들지 못한다.
사무실 일에 쫓기다보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탓이다.
하는 수없이 가까운 산으로 가려고 하는데 고대산 아래에 있는 김치두루치기 집이 생각이 나서 친구에게 연락을 하자 무조건 함께 가자고 한다.
그런데 고대산만 훌쩍 올라갔다 내려오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동송으로 해서 금학산~고대산 코스를 떠올려 보기도 하지만 역시 4시간 정도면 끝날 산행이기에 역시....
지도를 보자 고대산에서 이어지는 코스가 지장봉을 거쳐 삼형제봉을 지나 향로봉 ~ 종자산까지 이어지는 길이 있다.
거리를 보니 20km 가 조금 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아무리 코스가 험하다 하더라도 8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좀 이른 시간에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다.
산행이 시작되는 '해뜨는 마을'이 있는 중2리까지 가는 버스가 포천시청에서 6시55분에 출발을 하고 이후에는 거의 80분 간격으로 운행을 한다고 한다.
차는 의정부에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친구 '벌떡'과 같이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로 6시20분 정도에 이동을 하나 포천시청으로 가는 버스가 경기도 제2청사 쪽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포천에서 버스를 놓쳐 하는 수없이 아침을 먹고 양문에 가서 택시를 타고 중2리에 도착한다.
08:35
간단하게 준비를 마치고 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왼쪽으로는 '해뜨는 마을'이라는 서울가정법원 수탁교육원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듯 건물이나 시설들은 손질이 되어 있지 않아 폐허화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08:36
첫 이정표를 지난다.
포천시는 이정표에 나와 있는 거리가 정확한 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산의 요소요소에 이정표 하나는 잘 만들어 놓고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북정맥을 하면서 받은 느낌은 화천군은 이런 면에서 포천시와는 비교가 되지도 않을 정도로 그런 쪽으로는 무관심했다.
마른 계곡 옆으로 올라가고 있는 사람이 비슬님과 벌떡님이시다.
종자산의 등로는 이렇게 돌이 많이 흩어져 있어 산을 오르는데 발이 돌부리에 자주 차인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이렇게 길은 로프가 등로를 안내할 정도로 가파른 길의 연속이다.
09:00
철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직벽에 도달한다.
그 바로 옆이 굴바위가 있고 지금은 방치되어 있는 움막도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계속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르다.
09:05
그 로프의 끝은 넓은 공터에 의자가 있는 곳이다.
전망은 좋으나 안개가 심하게 끼어 있어 아래 마을 쪽을 조망할 수 없다.
굳이 로프가 필요한 곳은 아니나 유사시를 대비해서인지 여러 곳에 로프가 설치 되어 있다.
09:36
617고지에 오른다.
안부에 도착한 것이다.
정상 부근은 온통 운무로 쌓여 있어 조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불만이다.
09:41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종자산 정상에 도착한다.
증명사진을 촬영하고 종자산의 유래에 대하여 알아본다.
예전에 한탄강에 홍수가 났을 때 물이 불어 많은 사람들이 떠내려가 인명 손실이 컸었는데 이때 간신히 산으로 올라가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내려와 후손을 번선시켰다고 하여 종자산이 되었다는 설과 예전에 3대 독자 부부가 자식을 낳지 못해 아까 지나 온 직벽 밑의 굴에서 기도를 드려 득남을 하였다고 하여 종자산 즉 씨앗산이 되었다는 설이 갈린다.
어쨌든 기도의 효험이 있는지 움막까지 있었던 것을 보면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았다.
정상에서는 이렇게 이정표를 따라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 이렇게 호젓한 길이 펼쳐진다.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운무때문에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다.
다만 오른쪽으로는 직벽으로 낭떠러지 구간이라 야간이나 시야 확보가 좋지 않을 때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은 구간이다.
10:02
616고지에 선다.
10:07
'중3리 마을 회관'으로 내려가는 1차 이정표를 지난다.
10:10
이정표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중3리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정표 상으로는 '중리저수지' 방향 곧 지장산 방향으로 등로 표시가 되었음에도 길에는 원형 철조망으로 진행을 박아놓았는데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가끔가다 표지띠도 달려 있고 길은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는 것 같았다.
10:24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591고지에 도착한다.
이제부터는 이정표에 '지장산'까지 표시되어 있는 것이 포천시의 배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익히 나는 한북정맥을 하면서 포천시의 많은 산을 지나왔는데 조금도 소홀한 구간이 없었음을 나는 기억한다.
10:30
벙커가 있는 575고지에 도착한다.
벙커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듯 잡풀 속에 그 효용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듯 하였으며 그 봉우리를 넘자마자 이정표를 볼 수 있었다.
그 봉우리를 지나자 바로 억새밭이 나오며 그 억새밭은 상당 규모로 길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였다.
그 억새밭을 빠져나오자 산판길 정도의 너른 길이 나온다.
바닥은 낙엽으로 푹신하긴하나 곧 돌과 바위가 운행을 어렵게 만든다.
멀리 향로봉(616m)이 보인다.
이렇게 낙엽 밑으로 돌이 많이 숨어 있어 만만하게 걷기에는 약간 부담이 있다.
10:51
가끔씩 있는 이런 의자가 산객들의 쉼터가 되기는 될 것 같다.
그런데 친구 '벌떡'이 다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주저 앉는다.
쥐가 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멋있는 길이 있고 이런 곳을 걷는데도 자꾸 쥐가 난다고 한다.
10:58
'창연처사'의 묘를 지난다.
11:00
사기막고개가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초소 같은 것이 보인다.
길은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실제 차 바퀴 자국도 있다.
진행방향으로 지장산 이정표가 있으며 경고표지판이 있기는 하나 등로는 아주 잘 나 있다.
그런데 친구 '벌떡'이 지꾸 쥐가 나고 이제는 허벅지까지 그 쥐가 올라와 산행이 불가능 해 질 것 같다.
산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므로 산행을 접어야 할 것 같다.
아쉽기는 하지만 하는 수없이 중리저수지로 내려간다.
11:25
이렇게 반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수해복구가 아직 덜 된 곳을 지나 지장산 안내문을 보고 오늘 산행을 마친다.
오늘 산행 거리 : 5.27km
오늘 산행 소요 시간 : 2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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