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개요
1. 일시 : 2009. 11. 14.
2. 산행구간 : 봉수육교~큰넓고개
3. 산행거리 : 14.98km(고산자의 후예들 측정), 접속구간 제외
4. 산행소요 시간 : 4시간 25분(휴식시간 포함)
산행 기록
이젠 한북정맥도 마무리할 시점에 다다랐다.
대간을 끝낸 지 두 달여 만인데 고속진행은 분명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빨리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맥 자체가 집에서 가까운 데 위치해 있었고 그 길이도 다른 그것들에 비해서는 짧기 때문이었으리라.
다만 우리나라가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간 · 정맥에 관한 개념 없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마루금을 파헤쳐 놓아 이제는 그것의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한북 구간을 하면서 느낀 점이었다.
환경이라는 것은 한 번 제 형태를 잃게 되면 그 복구를 하는 데에는 그 파괴하는데 걸린 시간의 몇 백배의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태안의 사구(砂丘)의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그런데 이번 산행에서는 카메라의 메모리칩이 용량을 다 채운 관계로 지난 것들 중 필요 없는 부분을 지우면서 촬영을 하다 산행 시점부터 몇 장의 사진이 없어지는 관계로 부실한 기록이 되었다는 것도 유감이라면 유감이라 하겠다.
2009. 11. 14.
토요일인데도 오전에 상담을 원하는 의뢰인들과 만나느라 12시가 넘어서 사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다음날로 미룰 산행이지만 오늘은 구간이 짧은 고로 늦은 오후라도 충분히 가능한 땜방 거리 임을 감안하여 산행에 나선다.
차는 내촌 시내의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내촌에서 버스를 타고 봉수리로 이동하여 봉수리~큰넓고개 구간을 마친 다음 큰넓고개에서 버스나 택시로 내촌으로 가서 차를 회수하면 될 것 같다.
퇴계원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내촌에 내리니 13:50.
14:00에 봉수리를 경우 일동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아마 봉수리에 14:15에 떨어지는 그 차 같고 그 시간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지난 번 일동으로 갔으니 시간상으로 묘한 일치감을 느껴본다.
역시 14:15 봉수리에 도착한다.
14:35
간단한 산행 준비를 하고 지하 통로 부대 앞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요란하게 개(진돗개 백구인 것 같은데 상당히 종자가 좋은 것 같았다.) 짖는 소리를 뒤로하고 47번 신국도를 만드는 바람에 끊긴 마루금 흔적을 보며 산으로 들어간다.
숲길은 이내 부대 철조망으로 안내를 하고 탄약고 철조망을 따라 봉우리를 보며 힘을 낸다.
14:55
첫 봉우리(433.6m)에 오른다.
별 특징이 없는 봉우리에서 왼쪽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는다.
왼쪽으로는 운악산이 이따금씩 보이는데 아직 낙엽이 완전히 지지 않아서인지 조망이 그리 좋지는 않다.
15:01
두 번째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 상으로는 920m 왔다는데 시간은 6분 걸렸다.
믿으라고 하는 소린가?
어차피 산에서의 이정표의 역할은 방향만이라도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것으로 족하지 거리까지 요구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15:03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이한구님께서 넣어두셨다던 칼로리 밸런스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하였지만 이미 후답자의 배설물이 된 지 오래인 것을...
부대 철조망도 끝나고 멀리 봉수리 마을이 보인다.
에전에 군대생활을 하던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으면 항상 부대 옆에는 조그만 가게가 있어서 그 가게를 운영하는 할머니나 아주머니와 고참 병사와는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래서 일석점호가 끝난 다음에 졸병을 시켜서 담 너머로 소리를 지르면 술과 안주를 보내주었고 그 술값 등은 외상 장부에 기록이 되어 휴가를 갔다 오면 그 외상 값 갚는 것이 상례였었다.
또한 예하부대에서 사단이나 다른 부대에 볼 일을 보러 갈 경우 자신의 몫인 1종(쌀)을 가지고 가서 그 부대에 주고 얻어먹거나 장기 출장인 경우에는 ‘일보변경(?)’을 하는 행정적인 절차를 밟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군 생활을 맹호부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였던 나는, 졸병 시절 봉수리에 있는 부대로 볼 일을 보러갈 때 나의 사수는 항상 1종 계원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쌀을 가지고 부대를 나선 다음 봉수리에 있는 부대에서 일찌감치 볼 일을 본 다음 익히 알고 지내던 부대 옆의 가게로 가서 쌀을 주고 점심을 부탁하면 기름진 사제 쌀밥과 김치 그리고 찌개에 소주까지 마실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취기가 돌면 따뜻한 방에서 낮잠 한숨을 자고 저녁 시간에 맞춰 귀대를 하였던 몇 번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동네를 멀리 산에서 바라보니 옛 감흥에 잠시 젖는 것 같다.
15:27
봉우리 하나에 올라선다.
424.7봉인가?
이 봉우리 옆에는 관리하지 않아 완전히 복구가 어려울 듯 싶은 폐진지가 있다.
15:33
다른 부대 하나가 더 나오면 이제는 보초를 국군이 아닌 북한군이 서고 있다.
15:37
이정표를 지나는데 명덕3거리가 0.06km 즉 60m 남았다고 한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이정표를 세워 놓고 믿으라니...
600m의 오기일 게다.
15:43
한참이나 내리막을 걸어 명덕삼거리(실제는 명덕 사거리)가 보이는 곳에 도착한다.
축대를 차고 바로 산길로 붙는다.
왼쪽으로 개 사육장이 보이는데 에이원님이 고생하였던 것과는 달리 오늘 개들은 좀 조용하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묘지 몇 기가 있는 곳을 지난다.
2008. 8. 28. 개사육장의 악취로 고생을 하셨던 반더루스트님이 달아놓으신 표지띠를 지난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린 묘목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16:14
이제 수원산(水源山)도 거의 다 온 것 같다.
내가 근무할 때 이 수원산 도로는 군사도로로 비포장도로였었는데 언제인가 포장이 되어 있었다.
이 수원산은 구리를 통과하여 왕숙천이 되는 물의 수원(水源)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왕숙천은 이성계가 상왕 시절 며칠 머물었던 동네 옆을 흐르던 강이어서 왕숙(王宿)이라는 말이 생겼다 한다.
16:22
수원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갈림길이다.
마루금 상에 있음에도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이다.
16:32
새로 설치한 듯한 이정표를 본다.
16:37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 바로 옆에 있는 헬기장을 지난다.
이미 폐헬기장이 된 이런 곳을 산행하면서 너무도 많이 보아왔는데 그 필요성을 주창하며 많은 장비와 돈을 투여했을 공사였을진대 이제는 효용가치를 잃어서인지 아니면 관리 소홀에서인지 이렇게 잡목만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6:40
또 이정표 하나를 지난다.
16:42
약수터 정상이다.
약수가 있어서 약수터인지 그 이름의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삼각점을 확인한다.
포천 방향으로 구름에 숨은 햇빛이 이채롭다.
이제부터 길은 왼쪽 사면으로는 낙엽송이나 잣나무 등 침엽수가 차지하고 있다.
16:51
두 번째 깃발이 있는 봉우리이다.
구름도 많이 끼어 있어 이제 사위가 거의 어두워진 느낌이다.
16:58
폐헬기장을 또 지난다.
봉우리를 내려가면 또 침엽수 숲이다.
17:05
이제 국사봉도 많이 가까워졌다.
17:33
바람도 심하게 불고 완전히 어두워져 멀티프를 올리고 랜턴을 밝힌 다음 진행을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바위 덩어리가 있는 정상 바로 아래 이정표에서 증명사진을 촬영한다.
송전탑을 지난다.
멀리 내촌 부근의 야경이 흐릿하게나마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송전탑 옆에 누군가 나무를 태운 흔적이 있다.
정말 큰 일 날 사람이다.
18:06
흰 페인트가 칠해져 있는 바위를 지나 바로 옆 폐헬기장을 지나니 거기가 국사봉(641m)이다.
오늘 저녁부터 찬바람이 분다고 하더니 기상대 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증명사진을 촬영해본다.
18:35
이제 산행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간다.
국사봉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오니 급한 내리막이 나오고 이정표가 산행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18:39
길 왼쪽 채석장에서 대낮 같이 불을 밝혀놓고 야간작업을 하느라 굉음이 들려오며 시끄럽다.
추락을 예방하기 위하여 설치하여 놓은 철조망이 야간 산행이나 악천후 때 운행하는 산객들을 조금은 보호해 줄 것 같다.
18:52
그 유명한 육사생도 참전 기념비는 숲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있다.
19:00
큰넓고개에서 지난 구간을 이으며 오늘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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